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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까지 꺾이지 않은 그의 자존심

날씨가 봄날처럼 좋은데, 그저께 저녁부터 밤샘하며 놀았던 것이 1박 2일이 지난 오늘까지 여독이 안풀려서 허리가 끊어지는 듯이 뻐근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허리 힘 하는 좋다는 소리 들으며 지냈는데 이젠 아닌가 보다.

여튼 혼자 멍하니 있기도 그렇고 해서 뒹굴뒹굴 굴러 다니다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잡고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을 시작했다. 역시나 몸 컨디션이 나쁘지 질 녀석이 아닌데도 져서 시작하자마자 2패를 안아 버렸다. 꿉꿉한 기분에 또다시 퀵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등장한 녀석의 아이디가 WTF_U.
대충 'What The Fuck You'쯤 되는 아이디다. 내심 '드랍이나 안걸면 양반이다.'...했지만, 드랍을 걸지는 않았다. [어차피 워크래프트3는 드랍을 걸어도 소용없다.]

아이디는 참 엿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경기를 계속 했다. 초반에 6굴로 시작해서 광렙 사냥을 해서 3군데 사냥하고 3렙을 넘겼다.그리고 본진에서 굴을 약간 교체해서 휴먼 본진을 치고 빠지고 하면서 하다가 2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교전 때마다 굴을 잃더라도 마운틴 킹을 꼬박꼬박 죽여서 초반 확장을 통해서 인구가 60을 넘긴 휴먼을 40도 못넘긴 언데드 인구로도 상대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순간에 옵시디언 시테추와 프렌지 업그레이드 굴, 데쓰 나이트, 리치로 공격을 해서 여차저차 경기를 끝냈다. 그러자 나의 적 WTF_U는 기분이 많이 상했나 보다. 묵묵히 마지막 5레벨 아크메이지가 전사하자 사정없이 다음과 같은 채팅이 날아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렇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에서는 졌지만, 마음으로는 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꺾이지 않는 지조와 절개는 무인의 귀감이며 오늘날 나약한 우리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젊은 전사의 혼이다. 다시 한 번 그의 꺾이지 않은 자존심에 경의를 표하며..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moblog.dogsleepworks.com BlogIcon DS 2006.02.14 15:16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너무 웃겨서 웃어버렸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개로군요..

    • Hedge™ 2006.02.15 05:13 수정/삭제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입니다.
      외국 사이트에 가서 한글로 도배하며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만방에 펼칠 위인으로 사료됩니다. -_)..

최후까지 꺾이지 않은 그의 자존심

날씨가 봄날처럼 좋은데, 그저께 저녁부터 밤샘하며 놀았던 것이 1박 2일이 지난 오늘까지 여독이 안풀려서 허리가 끊어지는 듯이 뻐근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허리 힘 하는 좋다는 소리 들으며 지냈는데 이젠 아닌가 보다.

여튼 혼자 멍하니 있기도 그렇고 해서 뒹굴뒹굴 굴러 다니다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잡고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을 시작했다. 역시나 몸 컨디션이 나쁘지 질 녀석이 아닌데도 져서 시작하자마자 2패를 안아 버렸다. 꿉꿉한 기분에 또다시 퀵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등장한 녀석의 아이디가 WTF_U.
대충 'What The Fuck You'쯤 되는 아이디다. 내심 '드랍이나 안걸면 양반이다.'...했지만, 드랍을 걸지는 않았다. [어차피 워크래프트3는 드랍을 걸어도 소용없다.]

아이디는 참 엿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경기를 계속 했다. 초반에 6굴로 시작해서 광렙 사냥을 해서 3군데 사냥하고 3렙을 넘겼다.그리고 본진에서 굴을 약간 교체해서 휴먼 본진을 치고 빠지고 하면서 하다가 2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교전 때마다 굴을 잃더라도 마운틴 킹을 꼬박꼬박 죽여서 초반 확장을 통해서 인구가 60을 넘긴 휴먼을 40도 못넘긴 언데드 인구로도 상대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순간에 옵시디언 시테추와 프렌지 업그레이드 굴, 데쓰 나이트, 리치로 공격을 해서 여차저차 경기를 끝냈다. 그러자 나의 적 WTF_U는 기분이 많이 상했나 보다. 묵묵히 마지막 5레벨 아크메이지가 전사하자 사정없이 다음과 같은 채팅이 날아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렇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에서는 졌지만, 마음으로는 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꺾이지 않는 지조와 절개는 무인의 귀감이며 오늘날 나약한 우리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젊은 전사의 혼이다. 다시 한 번 그의 꺾이지 않은 자존심에 경의를 표하며..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moblog.dogsleepworks.com BlogIcon DS 2006.02.14 15:16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너무 웃겨서 웃어버렸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개로군요..

    • Hedge™ 2006.02.15 05:13 수정/삭제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입니다.
      외국 사이트에 가서 한글로 도배하며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만방에 펼칠 위인으로 사료됩니다. -_)..

  • Favicon of http://archvista.net/ BlogIcon 아크몬드 2008.10.30 17:01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저도 휴먼유저입니다만...
    재밌네요 ^^

    • Favicon of https://genesis.innori.com BlogIcon 얼음구름 2008.10.30 23:27 신고 수정/삭제

      카오스 말고는 게임을 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제 하면 제대로 양민이지 싶습니다.
      요즘 휴먼들은 타워도배가 기본이라고 하던데, 저때만 해도 타워도배가 매너와 비매너의 경계였거나, 아예 해법으로 등장하기 전인 것 같습니다. - -;;

英軍,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 파문

- 英軍,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 파문
현실은 때로는 교모하게 왜곡되어 대중에게 전달된다. 특종을 필요로 하는 매스컴에게 현실 왜곡은 그리 낯선 소재가 아니다. 편집의 묘미는 바로 자신이 원하는 의도를 청자와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 아닌가?
영국군의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라는 것을 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국 정규군을 '악의 화신'마냥 매도하고 선량하고 순결한 이라크 소년이 아무 이유없이 길거리에서 두들겨 맞는다.(?)
마치 하마스의 자살폭탄테러범들의 묻지마 대량학상(Genocide)도 아니고, 영국군이 그저 광기에 젖어서 '무고한 시민'을 두들겨 팬다. 그리고 언론은 고조되고 있는 反이라크 전쟁 여론을 자극하며 전쟁이 인간성 상실을 초래한다는 식의 소설을 쓰기 시작하며 이런저런 낭설을 퍼뜨린다.

정말 선량한 이라크 10대 소년이 영국정규군인들에게 아무 이유없이 구타를 당했을까? 정신병자나 조직폭력배들이나 '지나가면서 쳐다 보는 눈빛이 기분 나쁘다'고 사람을 두들겨 패고 살해한다. '절대惡'을 창조하여 무비판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고자 하는 인간의 새디즘적 욕구가 이런 식으로 표출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2차적 사고없이 그냥 액면 그대로만 받아 들여서 편집하여 내보내는 언론의 무책임함에 다시 한 번 냉소하게 된다.

내 눈에는 저 이라크 10대 소년이 또래 10대들과 때로 몰려 다니며 영국군인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욕설을 하다가 추격을 시작한 영국군에게 재수없게 붙잡혀서 흠씬 두들겨 맞은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는 되어야 좀 더 영국정규군인들의 폭력행위에 당위성이 붙지 않을까. 왜 그들이 "그래! 맞아도 싼 놈이야!"라고 외치는 것이 비디오 영상 속에서 흘러 나올까? 아무 이유없이 그 이라크 10대 소년이 맞아도 싼 놈이 된 걸까? 영국 정규군은 조직폭력배이고 정신병자이며 사이코패스에 미친놈들인가?

개인을 향한 집단 폭력은 분명 지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마치 '무고한 시민을 향해 군인들이 몽둥이질을 한다'는 식의 회색언론들의 왜곡은 더욱 지탄 받아야 할 것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chhwa75.cafe24.com/tts/saeros BlogIcon hwoarang 2006.02.13 16:36 ADDR 수정/삭제 답글

    사람을 선동하는 것은 정말 간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저것을 비디오로 찍은 사람은 누굴까요??
    예전 학대사건은 그들 스스로가 자랑할라구 찍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 Hedge™ 2006.02.14 02:51 수정/삭제

      충분히 가져볼 만한 의심이네요. 이라크처럼 치안이 난장판인 국가에서 비디오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어떻게 하필이면 저 상황에 저 곳에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볼 만 하네요.

英軍,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 파문

- 英軍,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 파문
현실은 때로는 교모하게 왜곡되어 대중에게 전달된다. 특종을 필요로 하는 매스컴에게 현실 왜곡은 그리 낯선 소재가 아니다. 편집의 묘미는 바로 자신이 원하는 의도를 청자와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 아닌가?
영국군의 이라크 10대 구타 비디오라는 것을 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국 정규군을 '악의 화신'마냥 매도하고 선량하고 순결한 이라크 소년이 아무 이유없이 길거리에서 두들겨 맞는다.(?)
마치 하마스의 자살폭탄테러범들의 묻지마 대량학상(Genocide)도 아니고, 영국군이 그저 광기에 젖어서 '무고한 시민'을 두들겨 팬다. 그리고 언론은 고조되고 있는 反이라크 전쟁 여론을 자극하며 전쟁이 인간성 상실을 초래한다는 식의 소설을 쓰기 시작하며 이런저런 낭설을 퍼뜨린다.

정말 선량한 이라크 10대 소년이 영국정규군인들에게 아무 이유없이 구타를 당했을까? 정신병자나 조직폭력배들이나 '지나가면서 쳐다 보는 눈빛이 기분 나쁘다'고 사람을 두들겨 패고 살해한다. '절대惡'을 창조하여 무비판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고자 하는 인간의 새디즘적 욕구가 이런 식으로 표출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2차적 사고없이 그냥 액면 그대로만 받아 들여서 편집하여 내보내는 언론의 무책임함에 다시 한 번 냉소하게 된다.

내 눈에는 저 이라크 10대 소년이 또래 10대들과 때로 몰려 다니며 영국군인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욕설을 하다가 추격을 시작한 영국군에게 재수없게 붙잡혀서 흠씬 두들겨 맞은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는 되어야 좀 더 영국정규군인들의 폭력행위에 당위성이 붙지 않을까. 왜 그들이 "그래! 맞아도 싼 놈이야!"라고 외치는 것이 비디오 영상 속에서 흘러 나올까? 아무 이유없이 그 이라크 10대 소년이 맞아도 싼 놈이 된 걸까? 영국 정규군은 조직폭력배이고 정신병자이며 사이코패스에 미친놈들인가?

개인을 향한 집단 폭력은 분명 지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마치 '무고한 시민을 향해 군인들이 몽둥이질을 한다'는 식의 회색언론들의 왜곡은 더욱 지탄 받아야 할 것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chhwa75.cafe24.com/tts/saeros BlogIcon hwoarang 2006.02.13 16:36 ADDR 수정/삭제 답글

    사람을 선동하는 것은 정말 간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저것을 비디오로 찍은 사람은 누굴까요??
    예전 학대사건은 그들 스스로가 자랑할라구 찍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 Hedge™ 2006.02.14 02:51 수정/삭제

      충분히 가져볼 만한 의심이네요. 이라크처럼 치안이 난장판인 국가에서 비디오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어떻게 하필이면 저 상황에 저 곳에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볼 만 하네요.

Georg Solti(게오르그 솔티) - Der Ring Des Nibelungen(니벨룽겐의 반지)

내가 생각하는 한국병(?) 중 하나가 소위 '대작'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무비판적인 호의와 비이성적인 가치 부여다. 영화계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면 대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음악계에서는 곡이 길면 '대작' 또는 '대곡'이라 칭하며 마치 수준 높은 것인 양 착각하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도록 암시를 걸어 버린다.
사실 이런 단세포적인 행위는 바다 건너 섬나라 왜국이 훨씬 더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의 일반적인 심리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비교적 정확도 높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한국병의 하나로 칭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비단 한국에 국한되는 오류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한때(고등학생 때) 내가 Dream Theater를 가장 좋아하는 밴드라고 지목했던 적이 있다. 요즘처럼 '~중의 하나'라고 지목하지 않고 하나의 고유명사를 정확히 지목하여 가장 좋아한다고 했을 만큼 그 시절의 Dream Theater는 내게 꽤나 큰 의미였다. 그 때 내가 드림 씨어터를 좋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대곡 지향(곡 길이가 긴)'의 밴드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곡 길이가 길면 왠지 '대작'인 것처럼 느껴졌고, 괜히 이 곡을 좋아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윗문단에서 지칭한 전형적인 한국병 중 하나를 앓고 있던 시기였다. 지금이야 곡의 완급조절을 못하거나 적당히 끊어줄 때 못끊어주면 3분짜리 대충 만든 파퓰러 뮤직보다 못한 취급을 하지만, 그 시절의 내게 곡 길이 10~30분씩 하는 곡들은 그 자체로 존경해야 만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니벨룽겐의 반지, 좌 : 게오르그 솔티, 우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게오르그 솔티(Georg Solti)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둘 다 엄청난 인지도를 가진 지휘자이지만,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아무래도 대중적인 지지도가 더 높은 카라얀이 더 '인기인'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하지만 이 '니벨룽겐의 반지'에 대해서 만큼은 게오르그 솔티의 인지도가 더 높은 듯하다. 대충 주워듣기에도 '니벨룽겐의 반지' 레코딩의 최고를 게오르그 솔티로 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이 오페라에 대해서 만큼은 생전에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듯 하다. [어쩌면 히틀러가 가장 사랑했다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곡을 지휘하는 유태인인 솔티와 나치 출신의 카라얀 사이에서 청자들이 솔티에게로 표가 쏠린건지도 모른다.]

니벨룽겐의 반지가 한국에서 완주된 것은 작년 9월 발레리 기르기예프를 통해서 처음 이루어졌다. 3박 4일간 공연을 하면서 표값이 30만 8천원(C석 기준)-110만원(R석 기준)에서 기록적인 액수를 요구했고 많은 '부르주아' 계급들이 '한국적 대작스러운' 이 오페라에 R석을 단 이틀만에 매진시켰다고 한다. [음악 공연을 위해서 110만원을 일시불로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계층이라면 부르주아라는 '적대적 감정을 유발하는 호칭'을 붙여도 틀리진 않겠지?]

사실 오페라를 18시간 55분동안 연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히 '대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도 하지만, 단지 '곡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대곡/대작'이라는 호칭을 너무 손쉽게 붙여왔던 우리들이었기에 단순히 곡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대작의 호칭을 붙이기에는 적어도 나 개인적인 평가의 기준은 매우 인색해져 버렸다. '찌질이들의 오버스러운 열광'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대곡을 만들겠다'라는 일념으로 곡을 길게 만들어서 대충 만든 '지리멸렬하게 길기만 한 곡'을 남발한 일부 무책임한 음악인들의 한심한 작태도 한몫 했을 것이다.


계속 게오르그 솔티와 니벨룽겐의 반지 등과 관련없는 글이 이어지고 있지만, 끝까지 무관련 난잡한 글로 갈꺼다. [자주 이런다.] 그저께 내 방에서 자고 간 후배 녀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히틀러/바그너/니벨룽겐의 반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는 과정에서 작년 발레리 기르기예프의 공연이 생각났고 자연스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하나 슬쩍 봤는데, 좌측 게오르그 솔티의 니벨룽겐의 반지가 9만 2천원 선이고, 우측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니벨룽겐의 반지가 12만원 선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다운로드를 선택했고, 지금 다운로드를 받고 있다. 12만원이면 내가 한 달에 음반을 구입하는데 쓰는 돈의 70% 이상이다. 오페라를 썩 즐기는 편도 아니고, 그나마 저렴한 게오르그 솔티의 음반은 품절이다. 그리고 보니 핫트랙스 매장에서 니벨룽겐의 반지 박스세트를 본 기억이 난다. [10만원 이하로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것으로 보아, 풀버전이 아니라 하이라이트 버전일 것 같다.]

Hedge™, Against All Odds..

Georg Solti(게오르그 솔티) - Der Ring Des Nibelungen(니벨룽겐의 반지)

내가 생각하는 한국병(?) 중 하나가 소위 '대작'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무비판적인 호의와 비이성적인 가치 부여다. 영화계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면 대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음악계에서는 곡이 길면 '대작' 또는 '대곡'이라 칭하며 마치 수준 높은 것인 양 착각하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도록 암시를 걸어 버린다.
사실 이런 단세포적인 행위는 바다 건너 섬나라 왜국이 훨씬 더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의 일반적인 심리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비교적 정확도 높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한국병의 하나로 칭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비단 한국에 국한되는 오류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한때(고등학생 때) 내가 Dream Theater를 가장 좋아하는 밴드라고 지목했던 적이 있다. 요즘처럼 '~중의 하나'라고 지목하지 않고 하나의 고유명사를 정확히 지목하여 가장 좋아한다고 했을 만큼 그 시절의 Dream Theater는 내게 꽤나 큰 의미였다. 그 때 내가 드림 씨어터를 좋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대곡 지향(곡 길이가 긴)'의 밴드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곡 길이가 길면 왠지 '대작'인 것처럼 느껴졌고, 괜히 이 곡을 좋아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윗문단에서 지칭한 전형적인 한국병 중 하나를 앓고 있던 시기였다. 지금이야 곡의 완급조절을 못하거나 적당히 끊어줄 때 못끊어주면 3분짜리 대충 만든 파퓰러 뮤직보다 못한 취급을 하지만, 그 시절의 내게 곡 길이 10~30분씩 하는 곡들은 그 자체로 존경해야 만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니벨룽겐의 반지, 좌 : 게오르그 솔티, 우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게오르그 솔티(Georg Solti)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둘 다 엄청난 인지도를 가진 지휘자이지만,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아무래도 대중적인 지지도가 더 높은 카라얀이 더 '인기인'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하지만 이 '니벨룽겐의 반지'에 대해서 만큼은 게오르그 솔티의 인지도가 더 높은 듯하다. 대충 주워듣기에도 '니벨룽겐의 반지' 레코딩의 최고를 게오르그 솔티로 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이 오페라에 대해서 만큼은 생전에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듯 하다. [어쩌면 히틀러가 가장 사랑했다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곡을 지휘하는 유태인인 솔티와 나치 출신의 카라얀 사이에서 청자들이 솔티에게로 표가 쏠린건지도 모른다.]

니벨룽겐의 반지가 한국에서 완주된 것은 작년 9월 발레리 기르기예프를 통해서 처음 이루어졌다. 3박 4일간 공연을 하면서 표값이 30만 8천원(C석 기준)-110만원(R석 기준)에서 기록적인 액수를 요구했고 많은 '부르주아' 계급들이 '한국적 대작스러운' 이 오페라에 R석을 단 이틀만에 매진시켰다고 한다. [음악 공연을 위해서 110만원을 일시불로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계층이라면 부르주아라는 '적대적 감정을 유발하는 호칭'을 붙여도 틀리진 않겠지?]

사실 오페라를 18시간 55분동안 연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히 '대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도 하지만, 단지 '곡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대곡/대작'이라는 호칭을 너무 손쉽게 붙여왔던 우리들이었기에 단순히 곡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대작의 호칭을 붙이기에는 적어도 나 개인적인 평가의 기준은 매우 인색해져 버렸다. '찌질이들의 오버스러운 열광'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대곡을 만들겠다'라는 일념으로 곡을 길게 만들어서 대충 만든 '지리멸렬하게 길기만 한 곡'을 남발한 일부 무책임한 음악인들의 한심한 작태도 한몫 했을 것이다.


계속 게오르그 솔티와 니벨룽겐의 반지 등과 관련없는 글이 이어지고 있지만, 끝까지 무관련 난잡한 글로 갈꺼다. [자주 이런다.] 그저께 내 방에서 자고 간 후배 녀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히틀러/바그너/니벨룽겐의 반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는 과정에서 작년 발레리 기르기예프의 공연이 생각났고 자연스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하나 슬쩍 봤는데, 좌측 게오르그 솔티의 니벨룽겐의 반지가 9만 2천원 선이고, 우측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니벨룽겐의 반지가 12만원 선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다운로드를 선택했고, 지금 다운로드를 받고 있다. 12만원이면 내가 한 달에 음반을 구입하는데 쓰는 돈의 70% 이상이다. 오페라를 썩 즐기는 편도 아니고, 그나마 저렴한 게오르그 솔티의 음반은 품절이다. 그리고 보니 핫트랙스 매장에서 니벨룽겐의 반지 박스세트를 본 기억이 난다. [10만원 이하로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 것으로 보아, 풀버전이 아니라 하이라이트 버전일 것 같다.]

Hedge™, Against All Odds..

Haggard - Herr Mannelig (Long Version)

Band : Haggard
Album : Eppur Si Muove
Date : 2004

Tracks
01 All´Inizio E La Morte
02 Menuetto In Fa-Minore
03 Per Aspera Ad Astra
04 Of A Might Divine
05 Gavotta In Si-Minore
06 Herr Mannelig (long version)
07 The Observer
08 Eppur Si Muove
09 Largetto / Epilogo Adagio
10 Herr Mannelig (short version)

그 옛날 이탈리아 Progressive Metal 밴드 Time Machine의 Galileo Act:II 앨범을 연상케 하는(색깔만 다르지 거의 베낀 수준으로 느껴진다.) Haggard의 2004년 앨범 이미지. 음악은 완전히 다르다. Gothic Metal 쪽에서는 상당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Haggard의 음악을 오랜만에 들어 봤다. 옛날에는 Paradise Lost, My Dying Bride 같은 고딕메틀 음악들을 꽤나 들었었는데, 요즘은 신파를 듣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어서 고딕메틀을 그만 들었었다. 옛날에 들을 때도 Audio Galuxy에서 다운로드 받았던 기억이 난다. 워낙 오랜만에 들어서 괜찮게 들었기에 한 곡 걸어 본다.


[밴드 맴버가 많아서 10만장(추정)도 팔리지 않는 앨범 수익으로는 밥벌이가 안될 것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junhogun.egloos.com BlogIcon Run 192Km 2006.02.13 09:57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스개로 누군가가 인력낭비라고 했던 기억이..
    ;;;
    서로서로 누가누군진 알겠죠..그래봐야 19명인데..

    • Hedge™ 2006.02.13 13:37 수정/삭제

      어차피 기타/드럼 정도를 제외하면 아마 거의 대부분 세션 형식으로 2잡 생활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방의 중소 규모 오케스트라 쪽에 다니거나, 레슨 등을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겠죠. 독일은 고전음악의 수요가 많은 곳이니까요.

  • hong9 2006.02.13 17:01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야;; 19명;;; 대규모밴드네요 허허허;;

Haggard - Herr Mannelig (Long Version)

Band : Haggard
Album : Eppur Si Muove
Date : 2004

Tracks
01 All´Inizio E La Morte
02 Menuetto In Fa-Minore
03 Per Aspera Ad Astra
04 Of A Might Divine
05 Gavotta In Si-Minore
06 Herr Mannelig (long version)
07 The Observer
08 Eppur Si Muove
09 Largetto / Epilogo Adagio
10 Herr Mannelig (short version)

그 옛날 이탈리아 Progressive Metal 밴드 Time Machine의 Galileo Act:II 앨범을 연상케 하는(색깔만 다르지 거의 베낀 수준으로 느껴진다.) Haggard의 2004년 앨범 이미지. 음악은 완전히 다르다. Gothic Metal 쪽에서는 상당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Haggard의 음악을 오랜만에 들어 봤다. 옛날에는 Paradise Lost, My Dying Bride 같은 고딕메틀 음악들을 꽤나 들었었는데, 요즘은 신파를 듣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어서 고딕메틀을 그만 들었었다. 옛날에 들을 때도 Audio Galuxy에서 다운로드 받았던 기억이 난다. 워낙 오랜만에 들어서 괜찮게 들었기에 한 곡 걸어 본다.


[밴드 맴버가 많아서 10만장(추정)도 팔리지 않는 앨범 수익으로는 밥벌이가 안될 것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junhogun.egloos.com BlogIcon Run 192Km 2006.02.13 09:57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스개로 누군가가 인력낭비라고 했던 기억이..
    ;;;
    서로서로 누가누군진 알겠죠..그래봐야 19명인데..

    • Hedge™ 2006.02.13 13:37 수정/삭제

      어차피 기타/드럼 정도를 제외하면 아마 거의 대부분 세션 형식으로 2잡 생활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방의 중소 규모 오케스트라 쪽에 다니거나, 레슨 등을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겠죠. 독일은 고전음악의 수요가 많은 곳이니까요.

  • hong9 2006.02.13 17:01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야;; 19명;;; 대규모밴드네요 허허허;;

  • Favicon of http://eriel.oranc.co.kr BlogIcon eriel 2006.03.22 22:27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이런밴드가 있는지는 몰랐네요.. 대단하군요.. - -;
    한번 들어봐야 겠습니다.. 요즘 프메 좀 안듣고 있는데
    다시 촉진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