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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설프니, 사회정의가 바로서질 않는구나

Rules Of Engagement (교전수칙) [2000]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에서는 美대사관을 공격하는 무장한 시위대를 진압하는 미해병대가 80여명의 민간인을 사살하는 것이 교전수칙의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사살할 수 없다'에 어긋난다고 하여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투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국민에겐 언론과 집회, 결사의 자유가 주어진다. 따라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 집단을 조직하고 집단의 이름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들은 사회정의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폭력적으로 이루어질 때만 인정되어지고 존중 받을 수 있다. 폭력적 방법을 통한 의사 표현은 국가적 레벨에 비유한다면 전쟁과 같은 수단을 선택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서 폭력의 부당함과 불법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홍콩의 WTO회의에 전세계에서 反WTO시위대가 모였다. 그 자리에서 한국의 시위대는 단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유는 단 하나다. 한국의 시위대가 매우 조직적인 투쟁집단으로서 결사[結社]가 잘되어 결사[結死]의 의지로 폭력시위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피켓을 들고서 구호를 위치며 행진을 할 때, 그들은 타국의 영토의 타국시위진압대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 땅은 한국 땅이 아니었으나, 한국 땅에서나 벌어지는 시위가 그대로 재연되었고 한국 언론은 홍콩 경찰이 '한국시위대에 비하면 다른 시위대는 어린애 수준'이라는 발언을 기사화했따. 하지만 한국언론들은 그 의미를 곡해하여 한국민들에게 묘한 자긍심(?) 같은 감정을 자극했으나, 한국 땅에서 외국 시위대가 폭력 시위를 벌였을 때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홍콩경찰의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시위대를 떠올릴 때 함께 연상되는 이미지를 생각해 보라. 화염병과 쇠파이프, 죽창, 빨간 깃발에 쓰여진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문구들, 삼각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머리 삭발하기, 붉은 머리띠..
이것들이 과연 언론의 편향된 보도 탓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시대에? 글쎄 당신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현장의 전경 친구들에게 한국 시위대가 시위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 보라.


영화 'Rules of Engagemnet(교전수칙)'를 처음에 언급한 것은 바로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후방의 탁상공론의 허무맹랑함을 주지시키기 위함이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인간이고, 시위를 진압하는 사람들도 인간이다. 시위를 진압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명령이 없는 이상, 먼저 행동하여 시위 진압에 나서는 일이 없다. 지금이 군사정권 시절도 아니고, 더구나 당신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노짱의 시대에 노짱이 시위대를 때려 잡으라고 명령했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방에 앉아서 TV를 통해 바로 보는 그 장면을 현장에서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목숨이 촌각을 다투는 전쟁터의 그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시위 진압용 방패로 몇 번 막으며 시위대의 인해전술에 밀려서 몇 번 넘어지다 보면 눈 앞의 시위대가 나의 생명따윈 안중에도 없는 폭도 이상의 존재로 보이지 않게 된다. 이후의 시위진압 전경들이 취할 행동이란 것은 그냥 말 그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을 것 같은 그 광경 그대로다.

전경들이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선제 공격한다면 그들은 분명 해산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위 현장은 100이면 거의 100은 시위대가 먼저 진압대를 공격한다. 진압대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으며 시위대 자신들이 다칠 경우 공권력의 무자비함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약자에 후덕한 일반 국민들의 여린 감성과 눈물샘을 자극하여 무자비한 가해자에서 선량한 피해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 웃긴 것은 無개념의 상징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 발언이었다. 국가가 분명 불법시위 엄단의 기치를 높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시위를 감행하다가 사망한 시위대의 일원에 대해 국가 원수 차원에서 공권력의 존엄을 짓밟으며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이다. 시위와 여론의 여린 감성을 자극하며 집권하고 탄핵의 위기를 극복하며 국회 과반수를 차지한 정권답게 국가의 공권력에 사망자가 발생했다라는 사실 자체에만 집중하는 여론의 등살을 버티지 못하고 그 스스로 국가의 신성함과 공권력의 존엄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말았다. 경창청장의 용기 있는 결정을 어리석은 국가통수권자가 다시 한 번 짓밟은 것이다.


이 땅의 시위 문화가 낡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 최근 WTO홍콩시위대와 관련한 해외 기사들일 것이다. 우리의 시위 방식은 너무 전근대적이고 지나치게 투쟁적이다. 소위 우리가 동경하는 선진국들의 시위에서 한국처럼 화염병과 각목,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시위는 없다. 홍콩시위진압대의 방패를 보았는가? 철제 방패가 마구 휘어지는 한국 시위풍토에 적합하지 않은 투명한 플라스틱 방패였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의 전경들이 살인자인가?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전경에 지원하고 있고 전경을 마친 자들은 하나 같이 한국의 '살인 시위대'를 비난하는데 여념이 없다. 한국에서 시위하다가 사람 죽은 일이 처음 있는 일인가? 시위 진압 경찰이 시위대에 맞아 죽은 사건과 실명하는 사건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가? 지금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위 농민시위대라는 자들이 들이미는 자료들은 진정 사실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시위대는 평화시위를 하는 그들을 방패로 마구 찍었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칼을 먼저 뽑은 쪽이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의 전경들도 자신의 목숨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상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스스로 자위권을 발휘할 권리가 있다. 프로파간다[Propaganda]에 쩔어버린 언론과 한국 시위대의 얕은 전략전술에 온국민이 속아 넘어가고 있다. 허준영 (前)경찰청장은 사의문 말미에 우리 사회에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P.S. : 열린당이 사학법 날치기 통과로 모범을 보이니, 경남도의회 같은 동네 시다바리도 간땡이가 커져서 국회 통근버스에서 선거구 분할을 날치기 통과했다고 한다. 윗물이 너무 맑아서 아랫물에 그대로 투영되는 듯하구나. 사학법 개혁이 정당하다고 확신한다면 야당과 협상과 타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대립과 투쟁으로 권좌에 오른 자들이라, 대립과 투쟁으로만 찍어 누르려 하니 야당 세력의 협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언론은 벌써 노짱의 지령이라도 받았는지 야당 세력이 국정 불안의 주범인양 몰아 붙이고 있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출발이다.


이제 놀러 간다. 저녁에 글 하나 뜨게 해놓았는데, 정작 본인은 집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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