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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 보스를 잡는 기분

[1만 마리는 때려잡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황건적 졸개. 하지만 오늘 만난 황건적 졸개는 자신들의 수괴 '장각'을 잡는 것보다 더 어렵고 심각한 데미지를 주었다.]


그 사이에 레벨업을 조금 해서 전체 갑옷 중에서 가장 멋있는 '영혼 갑옷'을 벗고 '정복자 갑옷'을 입었다. 이 게임의 아이템 이름들이 참 잘 지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일몰의 장검, 위엄의 검, 신념의 검, 돌격대검, 격전의 장총, 격분의 도끼 뭐 이런 식이다.


이제 레벨이 80레벨에 이르게 되면서 필드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은 정상적으로 사냥을 하게 된다면 전혀 무리없이 잡을 수 있다. 61레벨의 청해의원이 다소 전력의 구멍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못데리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 수준이 되니, 이제는 소위 '던전(Dungeon)'에 의지하게 되는데, 현재 이 게임에 존재하는 던전은 총 4군데다. 침략자 동굴/문어발동굴/발굴차 침입경록/폐허 골짜기가 그 곳들인데 앞의 3군데는 나의 레벨로는 입장할 수 없거나 이미 끝까지 진행한 곳이다. 남은 곳은 폐허 골짜기인데 이 곳이 참 사람의 어이를 상실케 한다. 입구의 몬스터인 새들이 좀 강하다 싶어서 던전의 다른 필드(사실 필드를 진행시키면 레벨이 더 올라가지만, 한결 상대하기 쉬운 몬스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처음 들어간 곳에는 '화적대' 졸개들이 들이 있어서 지레 겁먹고 빠져 나왔다. 화적대 졸개들은 일반 필드에 있는 화적대 졸개들의 데미지도 생각보다 크게 들어와서 의외로 나를 당황케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던전에 있는 화적대 졸대들은 84~85렙으로 필드의 몬스터들보다 훨씬 강할 것이 분명하기에 빠져 나왔다.

다음으로 들어간 필드에는 익숙한 황건적 간부/졸개 콤비가 있었다. 레벨이 87/88렙으로 심하게 사람 어이를 빼놓았지만, 이번에 새로 맞춘 위엄의 검+11(마법공격력 45%)와 위엄의검+11(물리공격력30%)X3자루의 힘을 테스트 해볼 겸 해서 항상 때려 잡아오던 황건적 졸개들을 때려 잡았다. 하지만 던전의 황건적은 일반 황건적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엄청난 맷집으로 나의 어이를 빼놓았다. 화면에 있는 저 녀석을 하나를 잡는데 주인공 캐릭터의 마나를 전부 썼다. 새삼 일전에 내가 지적했던 이 게임의 난이도 조절 문제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이 게임은 유난히 고레벨 유저들이 할 것이 없는 게임이라고 말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별로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많이 느끼기 시작했다. 던전에도 진입장벽이 워낙 높아서 그 장벽을 뚫을 수 있는 일정 수준의 레벨 이상의 유저들만 모여서 노닥거리니, 서로 다른 길드임에도 다들 알고 지내고 아이디 눈에 익고 이러면서 완전 동네 계모임 하는 기분이다. 던전이 많은 것도 아니여서 자리싸움도 좀 심하고 특정 길드와 길드끼리의 반목도 상당한 수준이다.(내가 후배와 만든 길드도 본의 아니게-혹은 의도적으로- 특정 길드와 반목이 심하다.) 이제 정식 버전으로 바뀌었으면 게임이 좀 발전하는 모습이 필요한데, 게임 개발자들의 의식 수준이 아직 이 초딩들이 바글바글거리는 유저들의 수준보다 낮은 것 같다. 점점 게임에서 할 짓이 없어져 간다. 그나마 길드와 길드 사람들이 접속하는 낙이다. 이번 주에 대구에서 길드원 모임이 예정되어 있다.


Hedge™,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