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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플레이어의 韓美FTA 광고.

나는 동영상 플레이어로 KMP(Korea Media Player라고 하던가?)와 곰 플레이어를 쓴다. 원래 곰 플레이어를 쓰다가 KMP를 같이 쓰고 있었는데, 일전에 벌어졌던 곰 플레이어의 스파이웨어 사건과 관련해서 곰 플레이어를 제거했었다. 그러나 최근에 '곰TV'가 나오면서 동영상 파일 없이도 쓰임새가 생긴 곰 플레이어를 다시 사용하게 되었고 일전의 그 스파이웨어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제작사의 양심을 믿기로 했다. [하지만 난 사실 IT벤처의 도덕적인 면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발등 몇 번 찍히면 누구나 나처럼 된다.]

'곰TV'를 사용하다가 보면 초반에 광고가 1~2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광고들 중에서 거의 1/3~1/4 확률로 韓-美 FTA관련 광고를 보게 된다.(광고 내용은 TV에서 보던 것과 동일하다.) 그 광고를 보면 마치 멕시코가 미국와 NAFTA를 체결할 때 쏟아내던 그 대통령의 연설과 '화장품을 미국에 수출하자'라고 열광적으로 홍보하던 CF모델 같았다. 아무래도 '상호의존'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보호주의적인 무역규제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약간은 표리부동할 수 밖에 없는 신중한 현실론 입장인 나로서는 이 CF가 여간 눈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려 '국정홍보처'씩이나 되는 정부의 높으신 분들이 왜 하필이면 이 조그마한 곰 플레이어라는 동영상 프로그램업체에게 스폰서가 되기를 자처했을까? ['아이팝'이 국정홍보처에 스폰서 해달라고 졸랐을 가능성을 상정하기에는 좀 무리겠지?] 여기서 나는 정부가 韓美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에 대한 감각이 둔감한 10~20대(하지만 가장 잘 안다고 큰 착각을 하고 있는)세대들을 향한 '적극적 선동(Propaganda)'을 시작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과의 FTA협상에 대해서 많은 정치경제 전문가들, 일부 여당의원과 심지어 親與성향의 언론들조차도 적극적인 반발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그들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오늘이 있게 한 소위 '넷心'인 것 같다. 오늘날 네티즌이라고 부르는 부류의 거의 대부분은 10~20대들이고 '포털언론권력'과 가장 근접해 있으면서 '현실감각' 또한 둔하며 쉽게 선동되는 10~20대들이 가장 친숙한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컴퓨터에서 1개 이상은 반드시 설치되는 '동영상 프로그램', 그 동영상 프로그램 중에서도 점유율 1위 플레이어(각종 자료실 다운로드 순위에 근거)인 '곰 플레이어', 그 곰 플레이어에서 서비스 하는 10~20대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중계방송/WWE/영화/음악 동영상 서비스, 결정적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반드시 봐야 하는 그 CF와 단 1~2개인 광고를 거의 모든 유저가 TV방송처럼 넘기지 않고 끝나길 기다리며 CF를 시청한다는 점.


사실 곰TV의 이 국정홍보처 영상물은 단지 상징물일 뿐이다. 마치 음모론처럼 느껴지는 이 연결고리가 10~20대가 대부분인 곰TV서비스에 국정홍보처의 CF가 나오는 것만큼이나 구린내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보다 총GDP경제 규모가 4배에서 8배 이상 차이(이 차이도 자본의 지배가 배제된 표면적인 수치의 차이일 뿐이다.)가 나는 일본/중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3%가 안된다고 '통계의 헛점'을 악용하는 이 영상 홍보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리고 이런 어린 유저들이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들 중에서 이런 식으로 쏟아지는 FTA관련 홍보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자신들이 보고 있는 영상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할 수 있는 수준의 지적 소양을 갖추고 있는가? 또다시 당신들의 얕은 세뇌에 이성과 정신을 지배당한 어린 네티즌들이 포털을 도배하여 탄핵정국시기처럼 "이것이 여론이다"라고 우기기라도 할 셈인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겠다는 일부 골수 노사모는 노짱과 뜻을 함께해서 韓美FTA도 지지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내 눈에는 설탕 등 극히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에 대해 3% 이하의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그 3%의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 우리의 5~13% 관세를 같이 0%로 낮추면 손익계산서가 누구에게 더 유리하게 나오는지 그들이 정말 모른다면 그들이 그 아둔함을 깨닫기를 살짝 기원해볼 수 밖에 없다. 죽자살자 '반미자주'를 외쳐대던 세력들이 추진하는 이 FTA의 손익계산서가 이미 우리보다 훨씬 수준 높은 정보와 자본, 연구력을 갖춘 미국이 2001년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롭다'라고 공개 해놓고 있는데, 우리가 이득이라고 우기기만 하면 흰돌이 검은 돌이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분명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韓美간의 자유무역협정도 거스를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다. 언젠가 해야할 것이라면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벌써 2001년도에 보고서가 나왔다. 그렇다면 연구는 최소한 2001년 이전 2~3년 정도 전부터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우리보다 몇 배는 더 풍족한 연구인력과 연구비 지원을 받으면서 말이다. 우리는 韓美FTA에 대해서 과연 얼마만큼 연구했고 준비해 왔는가?

韓-美 FTA를 추진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섰는가?
'국민'인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몇몇 '기업'들인가? 그것도 아니면 정쟁정국 속에서의 '정치적 승리'를 위해서인가? 어느 쪽이든지 노무현과 정부가 제시하는 그런 청사진으로 흐를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껏 노무현이 추진하던 정책 중에서 이렇게까지 일치단결된 반대가 쏟아지는 정책은 처음인 것 같다. 그것은 우회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가공할 정도의 파괴적 위력을 가진 패권국인가에 대한 우리들 내면에 숨겨져 있던(그러나 표현하길 거부했던) 두려움일 것이다.


Hedge™,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