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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일본의 독도측량계획에 여느 때와 다르게 분기탱천해서 해상봉쇄에 가까운 조치를 취한 채, 국내법을 적용하여 나포를 고려중인 우리 정부와 국제법을 내세워 개깡으로 밀어붙이려는 일본.

나는 역대 한국 정권들의 노짱식 표현을 빌리자면 '조용한 외교'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독도 문제는 무조건 우리가 맞장구를 쳐주면 손해다. 우리는 신한일어업협정만 제대로 조치를 취하면[기한이 3년짜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정권은 아직도 이걸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어서 협상자료를 준비하여 일본의 나쁜 선례(?)를 따라 일방적 폐기를 선언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 독도에 대해서는 별로 일본에게 잃을 것이 없다. 일본이 아무리 국제법적으로 논리정연한 주장을 펼쳐도 그냥 현상태대로만 흘러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본의 외교적 역량이 아무리 한국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하여도 실효지배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와 문제의 중간수역(이거 설정하는데 동의한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놈이 진정한 이 땅의 매국노다. 능지처참해야할 무능한 복지부동의 부패 관료이며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은 흡혈귀 놈이다.) 문제만 원상복귀 시키면 계속 배째라 외교로 일관하면 된다. 실효 지배는 그만큼 국제법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최근 유난히 집중되고 있는 일본의 한국에 적대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일본 국내정치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과 일본 지도층 내부에 팽배한 反노무현 정서를 시위하는 것이라는 해석, 韓美관계의 냉기류와 美日관계의 돈독에서 오는 외교적 자신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거나 독도 문제는 우리만 조용히 있으면 별 문제 없이 현상태로 유지될 일이다.

하지만 이번 측량계획은 '조용한 외교'를 지지하는 나도 발끈(?)했다. 해양측량은 일제가 조선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핑계삼아 실시했던 공작 중 하나였다. 지금와서 그런 100년도 넘는 과거의 역사를 꺼내기에는 철지난 소리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미래를 보는 창이라고 불린다. 아픈 과거를 되새김질 하면 누구나 화가 나기 마련이다. 노짱도 지난 번 전임 일본특명전권대사라는 직책을 가진 견공의 잡소리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가 외통부 쪽과 국내적 비난을 경험한 탓인지 요즘은 일본이 삐끗할 때마다 일본 대사를 재빨리 소환해서 '꽥-!' 큰소리를 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런데 당일에는 한국 정부의 독도 해상봉쇄에 대해서 만족해 했던 나인데, 다음날부터 갑자기 지금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어떤 면에서 일본이 계속 한국을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가며 찔러대는 이유는 한국이 특별한 반응(Re-Action)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이번처럼 국가적으로 호들갑을 떨면서 해상봉쇄를 하겠다고 공언하며 동해에 경찰력과 해군이 집결해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일본은 이 상황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이 국제법을 무시해가며 국내법을 적용하여 자신들의 국제법적으로 '정당한' 해양측량사업을 방해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국제법은 EEZ 내에서 어로행위만 금지하고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일본은 국제 사회에 한국 정부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힐 수 있을 것이고, 독도 지역에 대한 한국의 과민반응이 독도 영유권 수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자신감 부족 즉, '찔리는 구석이 있다'라는 식의 대외적 홍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머릿 속 깊은 곳에 박혀 있는 생각인 '과연 강대국 일본이 50년 넘게 약소국 한국에게 자국의 영토를 뺏겨 있었다는 사실을 국제 사회가 인정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 점에 대해서 어제 외교통상부에서 10년 넘는 외교관 생활을 하시다가 교수로 부임하신 나의 소속학과(정치외교학) 학과장님에게 문의해 보았는데, 국제사법재판소는 오로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문서상의 증거자료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심정적인 측면, 고문서 등의 것들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한다. 더구나 국재사법재판소에는 일본인이 2명 끼여 있으며 그 때문에 한국정부가 과거 심증적으로 反日감정이 팽배한 아시아사법재판소行을 고려했던 것이라고 한다. 즉, 내가 가진 '강대국이 약소국에 영토를 빼앗긴 채 5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우회적으로 '설득력이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1시간 이상 독도와 일본의 외교정책, 국제법과 관련된 설명을 들었지만, 내 머리는 여전히 이 사실-강대국이 약소국에게 영토를.. 문제-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무리 Money Talks라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한국은 이미 일을 저질러 놓았고, 일본은 정말 만족을 한 것인지 몰라도 풍랑을 핑계삼아 항구에 정박해 있다. 그리고 뜬금없이 외무성 차관이 방한하겠다고 껄떡쇠처럼 들락거리려 한다. 한국의 수많은 대외정책들 가운데 독도 관련 외교만큼 약소국 한국 외교력의 한계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을까 싶지만, 여전히 외교통상부 예산은 전세계 190여개 재외공관 모두의 운영과 UN분담금, 국제통상업무까지 떠맡은 막중한 임무를 단지 1500여명이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뭘하는 기관인지 알 길이 없는 여성(가족)부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책정 받고 있다. 그 인원으로 재외국민에 대한 보호업무와 제대로된 정보수집을 명령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될 것이다. 외교통상부 예산 좀 따따블로 늘리고 인력도 따블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이 나라 외교는 늘 당하고만 살아야 할 것 같다.

Hedge™,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