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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기

작년 여름 쯤에 방송 3사에 내가 다니는 학교와 학교가 속한 구청의 태만과 책임회피에 대해서 고발한 적이 있다. 방송 3사 중 한 곳이 나의 제보에 응하여 촬영을 나왔었고, 그 촬영분은 토요일 아침 프라임뉴스 시간에 집중취재 코너에서 방송이 되었었다.

그 때 당시에 나는 수백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피해자 인터뷰에 참여할 것을 권고했었다. 피해자 거의 대부분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었고 그 문제가 궁극적으로 우리 학교의 문제였기에 나는 참여율이 매우 높으리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내가 습관처럼 이야기 하는 비열하고 무책임한 젊은층들의 '저열한 기질'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깃발 들고 따르라고 외치면 인터넷 상으로는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서 당장 쿠데타라도 일으킬 것처럼 진노하면서도 나오라고 하면 아무도 안나오느 누군가가 해주겠지, 괜히 나가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닐까, 저 새끼가 뭔데 자기가 나서고 지랄이야, 있는 놈들이 좀 당하면 어때서?..등의 개소리나 지껄여 대며 슬금슬금 뒤로 빠지며 또 다른 화젯거리를 찾아서 벌떼처럼 몰려서 징징거리는 그 '기질'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 피해자 모집에서 들어온 제보는 단 3명이었고 그나마도 1명만이 전화 제보에 이은 직접 만남을 통해서 함께하게 되었다. 취재 과정에서는 나 혼자만 나서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1명은 피해자로서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 최소한의 성의는 보였다.

그 취재 분량이 방송되고 나서 한 달쯤 후에, 피해자 인터뷰 참여를 끝끝내 거부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여자 한 명이 자기 집에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왔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문자 메시지가 왔었다. 나는 담담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알아서 하세요.'


그래. 그 비열한 기질 덕분에 그들은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불의의 사건/사고로 다른 길에 처했거나.. 세상이 험하니 학교 학생들에게도 별 일이 많이 있더군.]
나는 그 소동을 벌인 이후에 약간의 후폭풍을 치뤄야 했다. 단대 안에서 강의 시간에 나를 알아 보는 애들이 많이 생겼고 그들 모두는 나에 대해서 좋은 감정 혹은 삐뚤어진 감정을 투과해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사실 이 쪽으로는 덕본 것이 좀 더 많다.]
그리고 몇몇 교수님들은 우회적이지만 노골적으로 내게 인터넷 게시판에서 괜히 일 벌려서 헛짓하지 말고, 그 시간에 공부나 하라면서 질책을 받기도 했다. [이 쪽으로는 손해본 것이 더 많다.]


그 사건 이후로 나는 적어도 학교와 관련된 모든 일에 냉소적으로 변했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벌어지는 등록금 논쟁에 찌질거리는 학생들과 예능계 대학생들의 살풀이(막말로 너희들이 제일 학교에 무관심한 주제에 돈 문제 떠들 때는 제일 시끄럽다. 그러면서 모이자고 하면 절대 안보이지. 의대 애들이 등록금 때문에 시끄럽게 구는 것 봤냐?)에 차가운 시선 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시끄럽지만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이자고 하면 아무도 안모인다. 그러면서도 이 인터넷 안에서는 무작정 시끄럽다. 사건사고마다 몰려 다니며 모두가 전문가처럼 한마디씩 뿌린다. 하지만 사실 아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너희가 저열한거다. 그렇게 살면서도 부끄럽지도 않아?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


학교 홈페이지에 갔다가 누군가가 그 때 그 사건을 기억하여 인용하며 이번 등록금 투쟁 시도에 대해서도 깨어 있는 학생들의 의지가 꺾일까봐 염려스럽다는 식의 글을 써놓았길래 몇 글자 [욕설을] 적어봤다.

Hedge™,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