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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처음 입학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엠파스에 보니 이런 설문조사를 한 것이 있어서 몇 개 가져와 봤다. 이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이 고교생이어서 그런지 순위에서 아주 기초적인 맞춤법이 어긋난 글이 몇 개 보인다. 그냥 수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붙여 넣었다.


1위 : 오티나 엠티가서 한방에서 남녀가 같이 자는 것
아직도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대한민국 순결교육의 승리라고 자신있게 외치고 싶다. 하기야, 나도 대학 입학식날까지만 해도 도대체 내가 왜 여자와 (이성적인)친구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는 모 여고와 미팅 자리가 있었는데, 모두의 제의를 뿌리치고 단호히 한마디했다. "여자랑 왜 사귀는데?"
그리고 고1때 길에서 나랑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내게 다가와서 한참을 찝쩍거렸던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의 내겐 그 여자가 마치 잡상인처럼 보였다. 먼저 다가와서 어필을 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나는 정말 미친X이었다. 잊고 싶은 과거다. -_);;


2위 : 꼭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셔야 하나?
21C의 한국임에도 불구하여 여전히 세계에서 제일 더러운 음주문화를 가진 국가 중 하나로서 각인되고 있는 이 나라의 슬픈 현실이다. 마치 술이 만병통치약인 양,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촉매제처럼 찬미하는 정신나간 국민들, 그리고 또 실제로 특정 부류들에게는 통용되는 가련한 국민들이 바로 한국인이 아니던가.
그들 대부분은 '술이 아니라 술자리를 좋아한다'라고 변명하지만, 술집에서 술을 안마시면 동참자들에게 바보취급 당할 뿐이다. 결국 자기합리화를 위한 말돌리기일 뿐. 술은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두통과 쓴맛, 텅빈 지갑과 전봇대 붙들고 구토하기 그리고 잠깐의 망각 뿐이다. 가끔씩 당신을 죽이기도 한다.


3위 : 컨닝~ 컨닝 않하면 바보가 된다는..
부정행위는 어디든지 있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정당화되어서는 안된다. 부정행위를 하는 놈들은 평생을 그런 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들의 행위가 부도덕한 것이라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한다. 마치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처럼 강의실이라는 PC방에서 교수와 조교라는 몬스터의 눈을 피해 미션을 클리어 하는 마냥 착각하며 부정행위를 즐긴다. 3류 인간의 3류 인간스러운 행위를 선량한 대학생들이 이해할 필요따위는 없기 때문에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로 당당히 뽑힐만 하다.
많은 후배들에게 나름대로 학내에서 최고학번이 된 내가 조언하건데, 이런 선배, 친구, 후배는 당신의 인생에서 10원어치의 플러스 요인도 되지 못하는 3류 인생들이니, 적당히 거리를 두어라. 나중에 당신에게 정수기를 팔아 달라고 전화가 올지도 모르니.


4위 : 영어원서로 공부해야 하는 것
나는 아직 GRE를 위한 TOEFL공부할 때를 제외하면 강의시간에 원서로 된 교재로 공부한 적이 없지만, 원서 강의는 언제나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교수의 출신 국가에 따라 발음도 천차만별이고, 어떤 교수는 자기 지방의 방언을 써서 이해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고교 교사들의 한글 강의만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전문용어가 마구 뒤섞인 외국어 강의는 높은 벽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5위 : 저보다 어리거나 동갑이 선배라고 깝칠때요.. -_-;
자신보다 어리거나 동갑인 사람이 선배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단 2가지 경우 뿐이다. 그 선배가 우월한 능력으로서 당신을 앞질렀거나, 당신이 열등한 능력으로 경쟁에서 패배한 2류 인생이 되었을 때인 것이다. 경제적 사정에 의해서 입학을 늦게한 것도 분명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낙오한 것이다. 재수, 삼수를 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자기보다 어리다고 선배라고 부르기 껄끄러운 것은 단지 패배자이면서도 그 패배를 수긍하지 못하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자존심은 자신의 인생에 10원어치의 플러스 요인도 될 수 없을 것이다.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선배로 둔 사람은 엄청난 수완을 발휘하여 진급을 빨리 하거나,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평생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직장 상사로 두고서 살아야 한다. 그 때가서도 나보다 어린 상사에게 상사로서 대우하지 않을텐가?


7위 : 여자들이 대놓고 담배를 핀다는 것
요즘 여자들은 원래부터 대놓고 담배 피웠다. 담배 피우는게 잘못된건가? 단지 익숙하지 않거나, 당신이 구닥다리 우월주의에 물든 마초이거나가 아닐까.
담배 피든 대마초를 피든 전혀 상관 없는데, 담배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피우지 마라. 나도 담배 필 때는 거의 혼자 따로 나와서 피운다. 밀폐된 공간에서, 길에서 아무렇게나 침뱉으며 불똥 튕기는 재미에 담배 피는 사이에 당신 주변에서는 당신은 개걸레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8위 : 학교를 안가도 누가 머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나도 나름대로 이 부분에 대해서 약간 적응이 힘들었다. 고교 시절에는 아침 5시 30분쯤이면 이미 학교 교실에 앉아 있었고, 집에 돌아오면 새벽 1시가 되어 있던 생활을 3년간 할 때도 특별히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못느꼈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는 9시 수업조차도 너무 버겁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한 번/두 번 출석을 빠질 때는 정말 조마조마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번 학기 성적이 시험을 상당히 잘봐서 꽤 기대를 했는데, 예상치보다 많이 낮게 나왔다. 출석이 너무 나빠서 그렇다. 8위의 설문에 적응한 대학생은 나처럼 된다. = =..]


10위 : 이해하기 힘들면서도 조금 있으면 다 이해하는 나
중고생 마인드로 대학생 마인드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중에서도 고학번들(중에서도 좀 제대로된 인간들)의 마인드는 제법 성인들의 현실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종종본다. 가끔씩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자신이 그런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14위 : 술을 많이 마셔야 좋아하는 선배들
2위에도 있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술로 사고를 치게 되어 있다. 특히 "먹고 죽자!!"라고 하는 사람을 주의해야 한다. 그 사람은 근시일 내에 분명히 사고를 치는 사람이며 그 빈도도 꽤나 높을 것이다. 역시 신입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다.

거참 누구누구 생각나게 하는구만. 술또라이가 워낙 많아서..


공동 14위 : 대리출석과 낮술,수업이 없는날,휴강,토요일 수업 없음
역시 3위와 크게 봐서 중복된다. 대리출석, 낮술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은 당신 인생에 10원어치의 플러스 요인도 안될 사람들이니 제대로된 선배를 찾아 다녀라. 후배들을 귀찮아 하는 선배들도 제법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선배들은 '총명한 후배'가 곁에 다가오는 것을 좋아한다.


공동 14위 : 대학(선배,후배)+군대(선임,후임) 서열문화의 극치
이걸 쓴 사람의 개념 상태가 참으로 궁금하다. '자유로운 대학'을 강조했던데, 자유로움의 극치를 보이는 미국의 대학에서도 선후배 사이의 신고식 같은 것들이 우리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까? 아니면 오늘날의 현실에서도 막연히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는 걸까? 아니면 오늘날의 신입생들이 선배들과 어울리기보다 자기들끼리만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현실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체대/공대생인가? 그렇다면 이해할만 하다.]

얼마 전 이라크에 파병되어 미군과 생활했던 영국군 장교가 자국 사설에서 '미군의 위계질서가 숨박힐 정도로 갑갑했었다'라고 토로했던 기사가 생각이 난다. 노 정권 들어서 점점 빠르게 나사가 빠져 나가는 우리 군대와 비교되지 않는가.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