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그게 억울한(아쉬운/부당한) 죽음인가?

美조직폭력배 두목으로 일가족 3명을 포함한 4명을 살인한 살인자의 처형에 대해서 그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였고 청소년 계몽을 위해 힘썼다는 이유로 사형집행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동안 각종 신문의 국제면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우리의 터미네이터 아놀드는 영화에서 자비를 베풀지 않았듯이 현실에서도 정의를 실현하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그러자 여린 감성의 여론은 아놀드를 비난하고 사형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글쎄.. 그가 말살한 하나의 가족 공동체는 어떻게 되는거지? 그들의 죽음은 위대한(?) 노벨평화상 후보님의 영광스런 후광에 비해 초라한 평범하디 평범한 일개 인간들의 하찮은 60억 중 '4개의 생명'일 뿐인가? 인권과 생명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만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이다.

'노벨평화상 후보'라는 사실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아까운 생명'을 사형제가 죽여 버렸다는 식의 몇몇 언론의 집필 방향과 지각 없는 인권단체의 사회정의 구현에 저항하는 분위기에 반대한다. 그들이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않으며 죄뉘우침을 가질 시간을 요구하는 마음 만큼이나, 나처럼 그들이 그토록 존귀함을 외치는 생명의 불씨를 자의적으로 꺼뜨린 만행을 저지른 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을 가진 자 또한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대해서 몇 글자 좀 더 끄적여 보자면..
노벨평화상 후보라는 것을 엄청나게 강조하는데, 대단히 미안하지만 노벨평화상에서 후보군 선발은 그야말로 광범위함 그 자체로서 국가 레벨 정도에서 인권/복지/평화구축에 좀 뛰었다는 사람들은 거의 다 후보군에 선발이 된다.
대표적으로 몇 명 언급하자면 당장 왠지 평화와는 거리가 좀 많을 것 같은 조지 W. 부시 現美대통령도 노벨평화상 후보였다. [이라크 전쟁이 특별히 부당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조차도 부시와 노벨평화상은 도저히 연결시킬 수 없다.] 여기서 벌써 노벨평화상 후보라는 것에 대한 환상이 좀 깨질만 하다.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손수 자국 군인 2100여명의 목숨과 이라크인 3만명(미국측 통계. 한 나라가 완전히 근본까지 뒤집어지는 전쟁을 했는데 3만명 밖에 안죽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을 열반의 세계로 인도하신 노벨평화상 후보 부시 대통령. 그가 주장하는 미국적 가치의 확산과 민주주의의 보급은 비교적 잘지켜졌다고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댓가는 너무나 비쌌다. - 사진이 마치 '전 세계는 나의 것이다!'라고 하는 것 같다.]



좀 더 고르자면 Rock음악 밴드 U2의 Bono(본명은 Paul Hewson)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고(비난하는건지, 그를 비난하여 지지 받는 걸 즐기는 건지는 알 수 없다.) Live8와 같은 아프리카 악성부채탕감 컨서트에 참가해서 자신들의 히트곡을 불렀다. [우리 나라 환경컨서트할 때, 환경컨서트라면서 자기 음악 홍보의 장으로 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U2는 올해 투어를 통해서 90여 차례의 공연을 전부 매진시켰으며 투어로서 가장 많은 수익인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외치던 아프리카 악성 부채 탕감을 위해서 자신의 수익을 헌납하겠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Pink Floyd의 David Gilmour는 Live8 공연 이후 급증한 자신들의 이전 앨범 수익금 전액을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명, '밥 겔도프'라고 Live8의 기획자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었다. 밥 겔도프는 Live8을 자신의 수익 사업으로 활용했다고 몇몇 음악인들과 공연 관계자로부터 맹렬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스위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우리 나라 사람 6명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선행 비슷한 일 좀 했다 싶은 사람들 중에서 이름 좀 알려진 사람들은 거의 다 오르는 것이 노벨평화상 후보였다.

나도 노벨평화상 후보라는 것에 약간의 환상(?)이 있었는데, 노벨평화상 후보군이 1만명을 넘기도 한다는 말에 정신이 좀 들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굳이 일가족을 말살(멸족이라고 할까..)한 그가 1979년부터 지금까지 살려 놓은 것도 미국 주헌법의 자비가 아닌가. 사형제에 찬성하는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은 내가 내는 세금이 살인자따위의 유지비에 1센트라도 쓰여지는 것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가 멸족한 일가족과 또다른 1명의 선량한 직원의 생명을 짓밟고서 노벨평화상 후보씩이나 했는데, 살려 두면 사회에 더 좋은 공로를 할 수도 있고 충분히 죄를 뉘우치고 있다고 여운을 남긴다면 같은 노벨평화상 후보였던 조지 W.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평화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지지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런지..

본문의 내용보다 곁다리 글이 더 긴글이 되어 버렸네. 어차피 다들 자기 할 말 다하고 사는 세상이지만, 사형제를 찬성한다고 사탄쯤과 동의어로 만드는 이 세상의 풍토는 참으로 역겹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