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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대구전

전세계를 식민지로 만들며 도둑질을 일삼아온 영국의 문화재 컬렉션(?)이 서울과 부산을 거쳐서 대구에 왔다. 대구 행소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대영박물관 대구전을 다녀 왔다.

소감부터 말하자면 박물관을 다녀와서 이번만큼 알차게 보고 왔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새로 지은 국립중앙박물관은 가보지 않았지만, 옛날 총독부 시절의 박물관에서 봤을 때는 어렸던 탓도 있겠지만 이만큼 놀랍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한마디로 전세계의 진귀한 것들을 훔쳐다 놓은 것을 가져다 놓으니 일단 눈이 돌아가는 레벨이 틀렸다.

[그나마 내가 알고 있는 극소수의 화가 중 하나인 프란시스 고야의 작품인 투우(Spanish Entertainment). 꼴에 고야를 안다고 고야 그림이 몇 점 전시된 것에 상당히 흥미를 느꼈다. 판화라고 되어 있었지만, 너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도저히 판화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명암 묘사를 위한 아주 섬세한 펜으로 그린 듯한 거미줄 형태의 묘사는 도저히 판화로는 불가능해 보인다. 모조품을 액자 포함 22만원에 팔고 있었는데 구입하진 않았다. 6~7만원쯤 했으면 구입했을지 모르지만, 22만원은 정말 모조품으로서 상식 이하로 너무 비쌌다. 사진을 찍었으나 비스듬하게 찍혀서 이미지로 대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일부 문화재는 손으로 만져볼 수 있게 유리 보호막이 걷힌 채로 있었다. 주로 석회암으로 된 문화재들이 그랬는데, 뭐.. 그렇다고 만져보라는 것은 아니었을 테지만, 나는 만져 봤다. [.....] 어쨌거나 신기한 것이 정말 많았다. 156cm짜리 성인 여자의 미라가 한 점 외부에 공개되어 있었는데 보자기에 싸여진 채, 몸을 숨기고 있어서 미라 자체는 볼 수 없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꼴리아. 이것 역시 판화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누가 보아도 판화로 믿기 어려운 정교함을 가지고 있다. 이것 역시 거미줄 형식의 묘사가 정말 판화인지 의심스럽게 했다. 액자 포함 99000원. 그나마 가격이 제일 낮아서 구입하고 싶었으나 그냥 참았다.]


미술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서양 미술은 워낙 정교하고 현대 미술의 기초가 된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무척 눈에 익었다. 그만큼 우리들 스스로가 문화재를 보는 눈까지 서구화되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그들의 문화재가 섬세하고 눈을 현혹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말도 된다. 램브란트의 작품이 몇 개 있었는데, 그의 화려한 작품은 전혀 전시되지 않아서 상당히 아쉬웠다. (남자 성기를 의미하는 남자가 포옹하는 램브란트의 작품을 내심 기대했었는데, 그런 화려한 그림은 한국에 오지 않았다.)


[기념품 코너에서 제일 비쌌던 녀석인 안토니아. 무려 30만원이었다. 하지만 기념품 코너에서 모든 기념품들 중에서 단연 돋보였을 만큼 압도적인 오라(Aura)를 풍겼다. 조각품 중에서 제일 싼 것이 내 손바닥보다 작은 이집트 짐승신(개 종류)이 7만원이었을 만큼 전반적으로 조각품이 비쌌다. 터놓고 말해서 다 비쌌다. 특히, 로제타 스톤 마우스 패드(일반 마우스 패드)를 15000원에 판매하는 것은 단연 압권이었다. 양심을 좀 되찾길 바래.]


디오니소스의 170cm가 넘는 조각 등과 함께 많은 그리스/로마 시대의 조각품이 전시되었는데, 다른 것들은 둘째치고서라도 그 정교한 묘사는 정말 실물을 요리보고 조리보고 하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시 위치가 상대적으로 좋지 못해서 크게 부각되지 못한 디오니소스 전신상의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같이 있던 여후배 중 한 명이 안티오크 흉상을 보고 잘생겼다고 그러길래 "나만큼 생겼네."라고 말했다가 '쌩' 당했다. [.....]

[15000원짜리 로제타 스톤 머그컵. 그 동안 내가 봐왔던 머그컵 기념품들 중에서 가장 비쌌다. 부르부르도꾸와 코케빵 머그컵도 1만원은 넘지 않았다. 역시 양심을 좀 되찾길 바래.]


지구상에 탄생한 숏다리 중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단시일에 확보했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아프리카 원정길에서 '쓸이'해온 로제타 스톤은 기념품 코너에서 상당히 인기였다. 로제타 스톤 티셔츠, 문진, 마우스 패드, 머그 컵 등. 한국에 전시된 로제타 스톤은 복제품이었는데, 대영 박물관에서 가장 가치로운 소장품 중에 하나라고 한다.


[난 체스를 좋아한다. 우리 장기보다 체스를 친척 형님에게 먼저 배웠었다. 전시물 중에서 체스와 관련된 문화재들이 있었는데, 상아(였던가, 다른 보석류였던가..)로 새긴 체스말이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인형 조각은 아프리카 쪽이 제일 볼만 했지만, 사진 촬영도 못했고 기념품 코너에도 없어서 내가 본 것을 어떻게 기록할 방법이 없네. 여튼 아프리카 인형이 제일 이쁘다. - 체스 가격을 보면 알겠지만, 또 한 번 양심을 좀 되찾길 바래.]


이 체스가 안토니아 조각상과 프란시스 고야의 투우 그림과 함께 가장 구입하고 싶었던 기념품이었다.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히니까 도무지 지갑이 열리지 않았다.

결국 내가 구입한 것은 2만원짜리 박물관 전시품 도감과 대영박물관 금화 열쇠고리. = =.. 체스말 저것은 어니 중국산 모조품이라고 하나 궁비하고 싶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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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mileday.egloos.com BlogIcon 상먀애인 2005.11.24 09:13 ADDR 수정/삭제 답글

    집이 계대 근처라 한번 가볼까 싶었는데, 입장료가 비싸 망설였었지요.
    안 가보자니 또 후회 할 것 같고.. 계대 학생증이 있으면 13000원인가? 할인 가능하다길래 지금도 고민중입니다.
    예전에 서울에서 로뎅 작품전 할때 가 봤는 기억이 지금도 생생함을 생각하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음..

    • Genesis™ 2005.11.24 18:34 수정/삭제

      5명부터 단체할인인가 그렇습니다.
      1만원쯤은 주고 보셔도 충분히 볼거리가 많을 만큼 진귀한(?) 것들이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교과서에서나 보던 유물들이 여러 개 와 있고 미라도 한 구 공개되어 있습니다. ^^;

  • Favicon of http://hisha.net BlogIcon hisha 2005.11.24 22:01 ADDR 수정/삭제 답글

    대영박물관 소장의 아프리카 조각상들 정말 예쁘지 않나요?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소위 모던함을 내세운 상당수의 근대조각들은 명찰만 모던일 뿐 옛 것을 답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 뿐.. 뭐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본인들로서는) 새로운 시도겠지만요. 유리보호막이 걷힌 것들은 시각장애인들이 만져볼 수 있게끔 의무적으로 걷어놓은 거였을겁니다. 영국 본관에서도 어지간한 것들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오픈으로 놔뒀더군요.

    • Genesis™ 2005.11.24 23:30 수정/삭제

      그래도 문화재를 일반인이 만지게 하면 훼손이 될텐데 괜찮을런지 모르겠네요. 저도 만지면서 손톱에 긁힐까봐 맨살 부분으로 만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