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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

내가 가장 최근에 주문한 책들 중에서 나의 불찰(?)로 인해 빠진 아주 흥미로운 책이 있는데, 최근 발간된 책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책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서전/평전 형식의 글을 굉장히 혐오한다. 자서전은 한 개인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것이 본뜻인데, 요즘은 이천수 같은 갓20살을 넘은 젊은 선수도 자서전을 내는 형국이고, 체 게바라 같은 악랄한 무장 게릴라조차도 수많은 평전 속에서 미화되는 형편이니, 내가 자서전/평전을 혐오하게 된 대에는 본뜻이 많이 퇴색된 탓도 큰 듯 하다.

이런 나의 악감정들을 물리치고 박철언의 자서전이 나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바로 내가 한국의 현대정치사에서 유일하게 공공의 적으로 맹비난을 퍼부을 수 있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전두환 정권의 수뇌 중 한 명이었으며 동시에 군부의 핏줄을 이어받은 김영삼 정권, 대통령의 레벨에서는 군부의 잔재를 떨어낸 김대중 정권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한 역사(?)를 좌지우지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맹종하지 않는다. 매사에 반대의 경우를 먼저 생각하는 나의 가치판단의 틀이 그렇게 만드는 탓도 있지만, 그 자신이 자신의 허물은 흐리게 하고, 그가 악감정을 품고 있는 자들에게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고 있을 것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그만의 사실 관계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독자인 나는 그 사건의 앞뒤 이야기의 톱니 바퀴를 맞춰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TV드라마 '제5공화국'같은 엉터리 픽션과 작가들의 상상의 나래 속에서 제멋대로 재단된 그런 엉터리 이야기보다는 훨씬 더 영양가 있고, 깊이 숨어 있는 그 곳까지 다뤄질 것이다. [서점에서 잠깐 읽어 봤을 때에도 권력의 중심에 있던 자다운 소위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가진 자의 이야기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철언'이라고 하는 폭풍의 눈 중 하나가 그가 탄압하던 언론의 자유를 통해서 자신에게 씌워진 죄명에 대한 일종의 저항과 반발을 그의 글을 통해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그가 민주화의 적이니, 군부의 졸개니 하는 악담만으로 매도하기에는 꽤나 괜찮은 기회가 아닐까 한다. 더구나 1, 2권으로 나눠서 책을 낼만큼 그 동안 주류 정치 세력의 정치적 탄압과 우리 어리석은 중우(衆愚)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제대로 항변조차 못하고 파묻힌 유능했던 모사꾼의 독기어린 반항이 궁금하지 않은가? 내 귀에는 그의 분노에 찬 절규가 들리는 듯 하다.

"이놈들아! 네놈들이 나를 이 꼴로 만들고도 무사할 줄 알았더냐!!"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 Favicon of http://kimc911.egloos.com/ BlogIcon 김C 2005.09.04 21:06 ADDR 수정/삭제 답글

    처절한 절규죠,절규...ㅉㅉ

  • wi007 2005.09.04 21:21 ADDR 수정/삭제 답글

    난 전두환 정권도 공공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네만...
    박정희 시대의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제의 안정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정권이지...물론 정치적으로 과오는 많았지만 최초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고, 올림픽까지...ㅋㅋㅋ

    • Genesis™ 2005.09.05 00:38 수정/삭제

      전두환은 박정희 개발독재의 온전한 수혜자일 뿐이다.
      전두환은 정치적 국가발전의 물꼬를 막고자 했던 제방이었고, 한국사회의 정치적 역량 부족이 그러한 제방을 붕괴시키지 못했을 뿐이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역량이 외견상으로 군사 독재를 무너뜨리는데는 아직 7년이 더 필요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