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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혼란의 시대

21C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X세대, 이해찬 세대, N세대 등을 경험했다. 이들이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쳤든지 나쁜 영향을 미쳤든지는 여기에서 풀어 보고자 하는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단지 이 사회의 가치관 혼란을 지적하기 위한 하나의 아이템일 뿐이다.

이들은 전혀 무관련인 것 같지만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다. 그것은 이들 모두가 '개성'이라는 것을 중시하는 시대적 조류를 타고 호칭되었다는 것이다. N세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N세대도 결국 개개인의 개성적 가치 판단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큰 흐름은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들 모두 개성적인 자아와 개성적 삶을 최고의 가치 중 하나로 여기며 20C의 끝물과 21C의 첫물을 살아가고 있다.

2006년 현재 공식적인 실업률은 5% 수준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인턴 등 계약직과 구직 희망 인력, 실제 대학생들의 체감 실업률을 감안하면 25% 수준에 육박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내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25%도 너무 많이 봐준 퍼센티지다.] 높은 실업률은 산업 구조의 자동화와 고효율화로 인해서 인력 수요 자체가 줄었고, 대졸자의 폭증으로 인한 과다한 (자칭 고급인력) 공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결과 과거 인력을 모셔가기 바빴던 기업은 넘쳐나는 인력들 가운데 자기 입맛에 맞는 인력들만 골라 먹는데 정신이 없다. [문제는 그 기분 좋게 골라 먹은 인재들이 1년 이내에 3할이 그만둬서 골라 먹는 재미 감소와 비용 손실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겠지.]

고실업의 시대에서 실업자들은 '취업비법'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취업에 용이한 자격증 취득이나 학력 등의 '하드웨어에 걸맞는 스펙'을 갖추어 기업의 입맛에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마구잡이로 모셔가던 시대보다 지금의 '맞춤형 인력'이라는 개념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욱 현실성 있고 제대로 된 세계관이 정립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되어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지극히 이치에 맞는 상황설정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우리에게 중시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던 '개성'이라는 가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무엇이든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던 이해찬의 교리(敎理)는 어떻게 된 것인가? 10년 이상 우리를 지배하고 있던 개성존중의 시대라는 표현은 20대에 진입함과 동시에 쓰레기통에 처넣어야 하는 무가치한 가치가 된 것인가?
나는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대가리에 떡칠하며 닥볏이나 세우고 징박힌  가죽점퍼를 걸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바다 건너 서구에서 쌍팔년도 시절에나 벌이던 남들 다하던 개성(?)을 개성이라 평가할 의도는 조금도 없다. 그런 개성말고도 우리가 아는 '개성적 인간'이란 것이 많지 않은가? 그런데 그것들이 어느 순간부턴가 무가치한 것이 되어 간다는 것은 지난 10년간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며 살아온 것인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개성'을 가치롭게 평가하며 떠드는 매스컴과 전문가 그룹들의 논평들은 모두 어떻게 된 것인가? 결국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원하는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으로서 대학의 관문을 활용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대학을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업학원 쯤으로 개명해야 하지 않을까.

P.S. : 학교 갈 시간이 되어서 여기서 어설프게 마치지만, 분명 고심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다.  '기업맞춤형 인간'이라는 낯선 용어가 나돌아 다닐 때부터 도대체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깊은 의문에 빠졌고 여전히 해답은 없다.

Hegde™, Against All Od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