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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 인종청소 : 희망 없이 버려진 땅의 쳇바퀴

[수단 노예 출신의 연사가 부시의 결단을
요구하는 연설을 벌이고 있다. 출처 : Rueters]

근대화 이후 인류사의 발전과는 별개의 문제로 저발전의 고착화(Development of Under-Development)와 고도 문맹, 시민의식의 결여, 사회기반 시설 미비, 기술/자본의 부족, 민족/인종/종교갈등과 같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은 싸그리 다 모아 놓은 듯한 검은대륙 아프리카에서 또한 번의 대량살상이 시작됐다. 그야말로 영화 'Tears of the Sun'의 브루스 윌리스의 대사처럼 '신이 버린 땅'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익숙한 소식이다.

사실 너무나 흔해빠진 일이어서 이런 일을 대형참사라고 호들갑을 떠는 것조차도 귀찮을 정도로 검은 대륙의 참사들은 왜곡되고 뒤틀린 그들의 역사만큼이나 바로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대형 참사의 발생지가 20년 내전과 평화협정을 거부한 반군으로 인해 '버려진 땅'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수단이라는 점에서 사건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세계인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 같다.

엄밀히 말해서 아프리카에서 몇 백명이 죽던지, 몇 천만명이 죽던지 간에 세계인들 대부분은 아프리카의 문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떤 서방선진국가도 아프리카와의 외교나 무역에 국가이익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는 없으며 지금도 철지난 종속이론에 찌든 그들은 그들의 삐뚤어진 모습을 서방 선진국들이 좋게 봐줄 리도 없다. 그나마도 60년대 독립러시 이후 80년대까지는 냉전 이데올로기 속에서 UN외교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77그룹의 역할 증대로 비교적 괜찮은 대우를 받았지만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의 아프리카는 그저 '완벽한 짐짝'일 뿐일지도 모른다. (석유만 있었으면 미국이 벌써 뛰어들었을 것이라는 식의 빈정거림은 무의미한 자기얼굴에 침뱉기일 뿐이다. 그렇게 말하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계 각국의 대량살상을 우리의 국익이 개입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해 왔었는가. 국제사회는 철저한 Give & Take다.)

이런 국제 사회의 인식과 무관심, 아프리카 각국의 저열한 정치와 시민의식,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서방의 환멸 등은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세계화의 시대에 아프리카 대륙의 또다른 추락을 운명지었는지도 모른다. 결정적인 상호이익을 줄 수 없기에 누구에게도 관심을 얻지 못하고 몇푼 안되는 이익에는 자국의 부패한 지배 계층과 서방의 거대 자본이 결탁하여 국부를 무제한으로 유출한다.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無知는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의지도 능력도 없게 한다.

[다르푸르 사태를 미국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일부 미국인들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전용 '스팸메일 발송기'. 딴지 걸고 싶지는 않지만, 자기들이 편지글을 다 써놓고서 "당신은 이름과 연락처만 제출하시오"라는 투의 이 서명 사이트가 좀 뭣하다. 똑같은 메일 100만통을 받아서 부시와 부시 E-Mail관리 담당자가 어지간히 심각하게 고민해(?) 볼 것 같다. '전체선택 → 영구삭제'를 누르지 않을까. 이럴 때는 옛날처럼 직접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아날로그가 좋다.]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흑인 기독교 반군 중 하나인 JEM(Justice Equility Movement)의 요구 조건 중에 '부통령직 할당'이란 요구가 있다. 인종적으로 종교적으로 전혀 다른 이슬람 정부를 신뢰할 수 없음에서 나온 정치적 입지 할당 요구일 것이다. 하지만 '요인암살'이 그야말로 밥먹듯이 이루어지는 아프리카의 현실에서 부통령직 할당이 의미하는 것은 이슬람계 대통령을 암살하고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여 국가권력을 무혈찬탈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마가렛 대처의 동생인 마크 대처가 고용한 '사이먼 만'이라는 용병기업 장교는 단지 70여명의 용병만으로 적도기니의 군사정권을 붕괴시키려 했고 작전이 실행되었다면 성공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일만큼 아프리카 각국 정부의 정치적 안정이란 것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물론 이들 반군의 현재 모습 속에서 또 한 번 발견할 수 있는 그들의 저열함은 자지권을 요구하는 반군조차도 하나로 단일하지 않고 수단자유해방군(Sudan Liberation Army)와 정의평등운동(Justice Equility Movement)의 2개 그룹이 3개의 분파로 갈라진 상태라는 것이다. 결국 너나 없이 같은 목적을 가진 녀석들끼리도 단합을 못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들이 제시한 조건을 인정하고 평화를 추구하면 이들이 그 동안 자행한 대량살상을 묵인하는 꼴이 되고, 수단 정부를 지지하게 되면 오사마 빈 라덴(그는 수단에게 십자군에 대한 성전을 요구하고 있다.)과 같은 배를 타야 한다.

UNPKO(Peace Keeping Operation)의 개입은 순전히 미봉책일 뿐이다. PKO가 투입되어서 제대로된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도 없을 뿐더러, PKO가 가지는 정치적 특징(개입 시점에서의 현상황 유지)은 필연적으로 불만세력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은 명백한 현상타파세력이며 또다른 문제를 잉태한 채, 그 발생시간만 딜레이를 줄 뿐이다. UN의 정신과 PKO의 작전 임무가 현재와 같은 이상 그들은 어떤 분쟁지역에서도 영원히 제대로된 평화를 정착시킬 능력을 부여받지 못한 채, 생색내기에 여념이 없을지도 모른다. 또 자국의 이익이 파생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다른 나라 사람들끼리의 전쟁에 제3국의 군인들이 피흘릴 이유도 없다. 전사자가 발생하면 국민적 반발과 함께 정치적 지지도만 떨어질 뿐이다.

아프리카가 저 지경이 된 것에는 역시 세계인의 무관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주시자의 눈'이 많은 곳에서는 저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시자의 눈은 '반드시' 경제적 번영 아래 파생되는 민주주의의 성장에서만 기초할 수 있다. 내 나라 내 조국의 혼란만으로도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감히 아프리카의 말도 안통하는/더구나 건국이래 자기들끼리 박터지게 싸우기만 해온 그들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준다는 것은 애초에 꿈같은 이야기일런지도 모른다. 매일 각종 신문사에서 국제면 만큼은 꼭 챙겨서 보는 나도 아프리카 섹션은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읽어봐야 깝깝한 그들의 소식을 섭취해야할 이유를 못느낀다. '천연자원을 누가 먹으려고 한다' 정도의 기사에나 관심을 가질까? 국제면만은 꼭 챙겨 보는 내가 이 수준인데, 그냥 대충 메인에 뜨는 신문만 챙겨서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아프리카에 이런 일이 있는지조차도 모를 수도 있다. [상당수의 사람은 어쩌면 나의 이 찌질거림을 보고 처음 다르푸르 문제를 접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오사마 빈 라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미국인들과 부시가 다르푸르 지역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공언을 한 마당이니 어떤 식으로든지 행동이 취해지긴 할 것이다. 이라크가 저 지경이 된 마당에 뭘 얼마나 액션을 취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지만, 적어도 물젖은 휴지처럼 무력한 'UN기'를 꽂는 것보다는 성조기를 꽂는게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아프리카의 현실이니 어찌될런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소말리아에 인도주의적 개입을 했다가 괜히 자국 군인들만 희생시키고 국민적 반발에 철수했던 미국의 전력(영화 '블랙호크다운'이 바로 그 이야기다.)을 볼 때, 무언가 획기적인 돌발변수를 바랄 수는 없다. 하물며 미국이 그런데 다른 나라야 볼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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