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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18 美日인도 합동군사훈련 실시.
[조지 부시와 인도총리 만모한 싱(Manmohan Singh)가 2006년 3월 2일 인도에서 전략적 파트너쉽을 토론하기 위해 만났다. Photo Source : 백악관. http://www.whitehouse.gov]
이런 美日의 경계심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가장 전략적이고 핵심적인 파트너 일본이 지역적 고립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동아시아의 지역 패권 야심을 숨기지 않는 일본에게는 북핵으로 인한 안보적 위협과 함께 동아시아에서의 세력확장에 형세가 불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어우러져 한국이 우방국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게 만들었고 그러한 상황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하였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국의 발호에 대한 견제라는 지상과제를 떠안은 美日의 눈에 들어온 것이 떠오르는 신흥지역공동체인 'ASEAN'과 함께 과거 비동맹권의 지주국가였던 '인도'였을 것이다.
특히 인도는 단일국가로서 그 전략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어 많은 주변강국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서 인도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인도 나름의 실리추구를 위한 합리적 노선 선택은 현재 '인도'라는 국가의 몸값을 원래 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한껏 올려 놓았고, 또 그러한 거품을 만들어내게 된 원천은 인도의 많은 인구와 넓은 영토, 오랜 영국식민지 생활을 통해서 얻은(?) 영어권 국가라는 조건에서 비롯된 빠른 경제적 성장과 '앞으로의 가능성'이라는 불명확한 가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냉전시기부터 주변국가들과 국지적 전쟁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국가의 경제적 성장보다 군사력에 더 집중해야 했던 탓에 과거 과잉투자되었던 군사력 분야가 역설적이게도 작금의 경제적 성장과 맞물려 인도의 몸값을 높였고 지금은 들어오는 오퍼를 놓고서 선택을 하기만 하면 되는 다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실제로 인도는 이번에 美日합동군사훈련 이외에도 중국, 러시아, 베트남과 함께 또다른 합동군사훈련을 가지기로 되어 있고, 중국과 인도 간의 개별적인 군사협력관계도 맺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의 양대 패권국이었던 美, 러시아 이외에도 오랜 적성국이었던 중국과도 협력관계를 통해서 자신들의 색깔과 노선을 모호하게 함으로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주변국가(주로 패권도전국가들)의 몸을 달게 만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주변국가들에게서 파키스탄과의 카슈미르 분쟁, 중국과의 국경분쟁 등에 대한 자국에게 유리한 협력관계를 이끌어내기도 하였으며 올해와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대륙간 탄도미사일 아그니-III 미사일 발사실험을 중국의 정치/경제/군사적 견제를 위해 인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 하에서 강행하는 나름의 성과도 거두어냈다. 또한 인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서는 중국, 러시아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가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명백히 21C의 인도는 20C의 인도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자신들과 함께 신흥공업국으로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는 영토분쟁의 직접당사자였던 중국과의 화해와 상생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이미 그들과 초보적 수준의 군사적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다. 동시에 군사적/에너지 부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 노력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심한 부담감을 가진 러시아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미국과는 다른 의미에서 인도의 협력필요라는 국가이익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미 발자국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서방의 대표주자인 美와 '일본외교의 사멸'1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을 딛고 일어선 일본과도 관계를 증진시키며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 노력하고 있다.(UN에서도 인도는 오래 전부터 가장 많은 JPO를 파견한 국가로서 UN제정에 커다란 '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자신과 관련된 각종 분쟁에서도 많은 우군을 확보하거나 분쟁의 수위를 낮추는데 성공하였고 美日과의 군사적 협력으로 중국/러시아/UN을 상대로 한 이후의 협상에서도 과거보다 훨씬 더 강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볼 때, 추후에 전개될 다극체제(Multi-Polar System)에서 남부 아시아의 한 축으로서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호하고 불분명한 외교적 노선은 인도에게 큰 리스크를 안겨줄 수도 있다. 인도는 여러가지 정황을 볼 때 여전히 비동맹 지향의 중간자적 입장에 서 있다. 일종의 여러 업체에 보험을 들어 놓으려고 하는 '근심걱정이 많은 고객'이라고 할까? 그러나 그러한 중간자적인 입장은 인도에게서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때는 인도와 관계를 맺는 모든 국가가 인도의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인도에게서 이익이 다하게 되는 순간(BRIC의 신화가 붕괴되는 시기.) 어느 누구의 편이라고도 단언할 수 없는 '회색의 인도'는 철저히 외면(고립이 아니다.)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2 실제로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정서적으로 전통적인 親서방 국가로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인도의 대외정책은 무작정 친서방 국가로 보기 힘들었으며 실제로도 오랜기간 국방 분야에서 소련제 무기에 의존해 왔었다. 국방안보분야에서의 협력관계는 그 어떤 협력관계보다도 중대한 사안이며 가장 치명적인 국가의 중대사를 그 국가군(진영)과 협력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안보 분야는 국가경영에 있어서 생존을 위한 최중요 가치로서 소속 국가 간 협력의 수준은 전방위적이라 볼 수 있다.
어제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언론에 추가적인 기사가 없었는데, 오늘자 신문에서 언론은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美日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단언해버리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 또한 그렇게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도가 중국과 러시아의 완충지대(Buffer-Zone)에 속하는 국가들과 직접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아무리 인도가 서방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인도는 냉전 시기에도 탈냉전(나는 지금도 또다른 의미의 냉전기라고 여긴다.) 이후에도 美에 절대적 우방이었던 적이 없다. 중국과는 직접적인 영토분쟁을 겪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겪은 역사가 있다. 러시아와는 군사협력을 공유했던 시대가 있었지만, 탈냉전 이후 러시아의 제국재건 노력에 대해 '민주적 제왕, 新짜르의 완충지대'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인도가 러시아의 의도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인도에게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일본도 완전히 인도의 우군이라 할 수 없다. 단지 우군이 되려할 뿐이며 우군이 되지 않았을 때는 오히려 관계를 아니맺은 것보다 못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며 그것은 어떤 점에서도 인도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어쩌면 인도의 이런 어정쩡한 입장은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인도가 맺는 각종 군사적 협력관계의 가상적성국은 누구인가? 누구를 택할 것인가? 미국인가? 일본인가? 중국인가? 아니면 파키스탄인가? 이들 중 어느 국가를 택하든지 간에 인도는 어느 한 진영(Block)으로부터 격리될 수 밖에 없다.3 한 쪽 진영은 접경 국가로서 국가안보의 중추적 요인을 내재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세계경제의 핵심으로서 자국 발전의 필수요소들이다. 만약 인도에게 남은 선택사항 중 마지막 가상적성국인 '파키스탄'을 이들과의 군사협력에서 가상적국으로 설정했다면 이들 국가들에게서 유효한 협력을 받기 힘들 것이며(기껏해야 묵시적 동의 수준이다.) 남부 아시아의 지역적 패권국가로서의 위상과 포용력에 치명적 오점을 남길 것이다. 인도의 미래는 겉보기와 달리 그리 장미빛이 아니다.
Hedge™, Against All Odds..
- 과거 냉전시기에 미국만 바라보며 살았던 일본에게 외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조적 의미였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이라크 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美를 위해 극단적인 親美외교를 수행함으로서 국제적 비난과 동북아 고립위기이라는 사태를 초래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이즈미의 그런 독선적 경향이 일본의 자주적 외교노선 정립에 미국이 후원자로서 배경에 존재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 이미 한국이 노무현 정권의 능력도 리더쉽도 영향력도 없이 '동북아균형자론'이나 '자주국방론(후에 협력적 자주국방으로 꼬리를 내렸지만.)'을 내세우다가 동북아 패권도전국가들은 물론 오랜 우방국이었던 미국에게까지 다소 소외되는 가벼운 수준의 국제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 [본문으로]
- 물론 이들 국가들 간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고도산업국가에 진입한 패권국 혹은 패권지향국가들은 공멸을 야기할 수 있는 직접적인 무력 충돌보다는 한국전쟁/베트남전쟁/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같은 간접적 대리戰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중국을 제외한 이들 국가들의 민주적 가치추구는 이들 국가들이 상호 간의 파멸적 미래를 선택하는데 거대한 장애요인이 되며 반드시 파멸적 상황을 저지한다. [본문으로]
- 부시 행정부를 통틀어 유일한 순혈 네오콘이었던 폴 울포비츠의 세계은행직 좌천(?)과 존 볼튼의 UN대사 좌천에 이은 해임, 도널드 럼즈펠드의 해임은 단지 상징적 위기극복의 요식행위였을 뿐이다. 지금도 신보수주의 진영은 미국 내에서 건재하며 미국 정계 전체가 이라크 문제 해결에 대한 노선의 차이만 있을 뿐, 신보수주의의 이념적 토대에 깊이 젖어들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9.11이후 미국 사회에 스며든 거대한 공포심이 만들어낸 치명적 변화이며 오랜 시간에 걸쳐 극복되어야 할 과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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