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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종료 선언 발언

참으로 의외이면서도 놀라운 발언이 공개되었다. 그것은 제목에 있는 것처럼 미국 백악관 토니 스노 대변인의 입에서 나온 북핵 先포기가 전제된 상태에서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료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美의 제의였다. 이미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재야에서 제기된 적은 있었지만, 북한이 유일한 '협상 상대국'이자 유일무이한 '교전당사국'으로 여기고 있는 美의 핵심 당직자의 입에서 공개적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교전당사국 문제는 한국전쟁 당시 美中北간의 휴전협상이 제기되어 협상이 진행될 당시 韓이승만 대통령은 종전/휴전협정을 거부하고 북진통일을 美측에 강력히 요구하였다. 2차 대전의 후유증이 완치되지도 않은 美의 상황과 공산당 혁명이 완성된지 1년만에 전쟁에 참전한 중국공산당군에게에서 국지전이자 장기전이 된 한국전쟁은 크나 큰 부담이었으며 모스크바의 위성국이나 다름없던 김일성 치하의 북한은 중소의 휴전의지를 받아들여 협상에 들어간다. 결론적으로 휴전이 확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승만 대통령은 거제도 인민군 포로소용소의 포로들을 석방하며 대국민포고문으로 포로들을 한국민으로 대우할 것을 요청하는 극단적 선택을 내리고 이후 美의 한국 달래기의 일환으로 韓美상호방위조약과 원조계획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휴전협정에서 이승만은 휴전을 거부하며 협정서에 서명하길 거부하였고 결국 美中北 3국만이 서명한 휴전협정서가 조인되었다. 이를 빌미로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한 번도 한국을 국제적인 공식석상에서 협상 당사국으로 인정한 적이 없으며 최초로 한국과 북한이 국제회의석에서 얼굴을 마주대한 것이 이번 6자 회담이다. 6자 회담 안에서도 북한은 꾸준히 北美양자회담만을 요구하며 韓을 협상대상국에서 배제하고 있다.


휴전상태를 정전협정으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서 국내외에서 다양한 견해가 피력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충돌이 오랫동안 휴지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교체 자체의 의미를 최소화하려는 시각에서부터 정전협정이나 평화협정이나 미국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며 미국에게 또다른 의미에서 대북압박 카드로서 새로운 칼자루를 쥐어주게 될 것이라는 시각까지 견해 피력의 스펙트럼은 꽤 넓은 편이다.

실제로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다고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북한공산당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습왕조에 걸쳐 요구해온 핵심목표는 결코 완수되지 않을 것이다. 駐韓美軍은 이미 GD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플랜에 의해서 신속기동군화 작업의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이고 더 이상 대북억지력만을 위한 지역주둔군의 역할만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이 맺은 다자간 안보협력체의 하나로서 北이 맺고 있는 분쟁 발생시 비분쟁발생국의 자동개입을 명시하고 있는 '朝中수호조약'보다 오히려 그 레벨이 몇 단계 낮은 낮은 레벨의 동맹조약을 수행하기 위한 일종의 주둔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잠재적 적성국은 북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駐日美軍의 보조적 역할로 격하된 상황에서 북한의 그와 같은 요구는 손쉽게 묵살 혹은 변호될 것이다.

[APEC회담이 진행중인 하노이에서 만난 노무현과 조지 W.부시. 그들의 의식 공유는 어느 수준까지이며 그들의 정책 공조는 어디까지인가? 노무현과 부시는 서로를 친구로서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동맹국의 탈을 쓴 꼴통쯤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Photo : 연합]


어젯밤에 처음 이 '한국전쟁 종료선언'이라는 파격적인 외교적 카드를 접하고 나서 나는 미국이 現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유사시 한반도와 동북아 동맹국에 대한 방위조약 준수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하룻밤동안 생각하면서 그와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은 지속적으로 어떠한 형태로든지 간에 한반도에 주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은 상호방위조약의 의무준수가 아닌 한국 내에 투자되어 있는 미국자본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의 유사상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억지력으로서 존재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김정일 왕조와 북한 군부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한반도에서 적대적 행위 발생이 자신들의 잠재적 적성국(평화협정으로 변환 이후의 미국과 일본 등)으로 존재하는 국가들의 북폭을 야기할 소지가 충분하며 그것이 자신들의 멸망을 결정지을 것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의 역할을 '지금까지처럼' 완전히 객체로서 돌려 놓고서 시나리오를 구성하더라도 평화협정 이후의 한반도 유사상황 발생은 이와 유사한 패턴의 시나리오로 억지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의 이런 전향적인(실질적인 알맹이는 없을지도 모르는?) 입장 변화에 대해서 한국 측의 끈질긴 설득과 외교적 접촉의 산물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떠난 자의 실언이며 韓이 전격적인 대북접근법의 변화가 없고 美日과의 외교적 공조 노력없이 親北的인 中과의 외교적 접촉에 열을 올리는 이상 앞으로도 韓/北 관계에서 韓이 北에 주도적인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여 밑도 끝도 없는 '北核의 中윤허설'이라는 음모론을 쏟아내고 떠난 프랑스의 정치평론가 '기 소르망'의 공상이 현실일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이루어졌던 對北제재조치를 조금씩 조용히 수위를 조절하거나 해제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에 대노(大怒)했던 중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빠른 조치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외교 정책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서 접근해야 하며 다양한 이념과 의식의 스펙트럼을 가진 국내적/국외적 입장을 초월적으로 수렴한 가운데에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지금의 노정권처럼 특정 스펙트럼을 완전히 배제한 채, 자신의 획일적 코드만으로 정책을 확정, 추진하는 단세포적 접근법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한 것이 좋다면 단순하게 살아도 좋다. 하지만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복잡한 사고와 접근법을 하는 사람들이며 단순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복잡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지배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내 삶의 철학인 동시에 세상의 철학이기도 하다. 이 노정권은 '중국은 우리의 친구이고 미국(부시)은 우리의 잠재적 적성국'이라는 사고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틀려 있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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