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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때 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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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때 보냈던 상자.

다소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난 그 유치함이 좋다. 그 유치함을 유치했던 시절에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에 그 유치함을 더 즐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번거로웠던 것들이 너무 그리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꼭 이번에는 하고 싶었다.

이 상자를 받았던 사람이 워커홀릭이어서 야근이 많고 대학원까지 다니느라 늘 피곤해 해서 약국에 가서 피로회복을 위한 자양강장제를 하나 사서 담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물로는 좀 안어울리는 것 같다. [약사에게 25살 여자/꼴초/알콜중독/잦은 야근의 환자(?)를 위한 약을 달라니까 한숨을 푸욱- 쉬었다. ^^..] 책상 한쪽 구석에 놓아 두면 예쁠 것 같아서 빛을 받으면 고개를 끄덕이는 '노호혼'을 샀는데, 케이스가 커서 그냥 알맹이만 상자에 넣으니 완전히 파묻혔다.

손재주가 없어서 다 담고 나서 포장지를 감싸는 것도 한참 머리를 굴려야 했다. 어차피 다 사온 것들을 모아서 담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상자를 가득 담으려고 머리를 굴리고 초컬릿을 까먹으며(!) 마음이 무척 편안하고 즐거웠고 행복감에 젖었었다. 사소함들 속에서 묻어나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아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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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ower Kings - Love Supreme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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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구나.

화이트데이다.

까칠한 사람들은 상업적이라고 빈정거릴테지만, 그 상업적 이벤트로서라도 삭막하고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 작은 위안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상업적이라고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비난하는 것이고, 조금이라도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즐겁게 보내며, 무적의 솔로부대로서 나름의 전투적 자세(?)로 하루를 색다르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그렇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난 조금이라도 좀 색다른 느낌으로 즐겁게 보내고 싶어. 요즘의 난 내 삶에 무척 빠르게 지쳐가고 있음을 느끼거든.. 어제는 정말 생명보험 2개쯤 미리 들어놓고 유사시(?)를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다.


발렌타인데이 때 다시 만나게 된 사람이 있다. 무척이나 그리웠고 또 보고 싶었는데, 누군가 내 운명의 끈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색욕에 빠져서 망나니로 지냈던 날 2년 동안 괴롭히다가 뒤늦게 용서한 것인지 그 인연의 끈을 다시 이어 주었다.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화이트데이를 위한 작은 선물상자를 준비했다. 주말에 급조해서 산 것이지만, 이미 머릿 속에 오래 전부터 어떤 것들을 담을 것이라고 구상했었고 어디에 있는지 알아 두었던 덕분에 금방 상자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택배를 보낼 시간이 없다. 구미의 일터에서는 일도 바쁘고(정확히 말해서 그렇게 바쁜 편은 아닌데, 일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택배회사에 전화해서 물건을 보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여동생에게 부탁을 하려 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서울에 올라갔고, 어머니께서는 그놈의 집안 말아먹을 자원봉사라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도무지 비협조적이다. 낮에 상자 좀 부탁한다고 3번 4번 전화해서 그렇게까지 부탁을 했는데도 어머니께서 그냥 맹탕으로 계셔서 10시 반쯤에 집에 들어와서 대뜸 짜증을 내버렸다. 원래 나와 그리 원만한 관계가 아닌 아버지께서는 늘 그렇듯이 무슨 일인지도 모르시면서 내게 화를 내시고 어머니께서는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다고 역정이다. 그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지칠대로 지친 요즘의 나에게는 그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차피 대화가 단절되어 가는 가족이라 해명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져 버렸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내 짧은 평생을 그렇게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어느새 선물상자를 담고 포장지를 감쌀 때의 그 설레이는 기분과 흥분되는 행복한 기분들은 절반쯤 저편으로 떠내려 버리고 말았나 보다. 집에서 늘상 겪는 일이지만 오늘따라 왠지 무척 서러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언제부턴가 집안에만 들어오면 말문과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에 더 익숙해져버린 나는, 그들로 인해 끝없이 삭막해졌던 가슴에 끝없이 물을 주며 풀 한포기를 틔워 보려고 하지만, 그 작은 풀 한 포기를 보는 것이 너무나 힘겹다. 내 가슴에 난 풀 한 포기를 보고 싶다.

Hank Mobley - No Argument

P.S. : 이거 보내는게 며칠 늦어지겠네. 보낼 때까지는 다시 즐거운 마음을 되찾아야지.(방법은 의외로 간단해.)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고 받는 사람도 마음이 편할테니..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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