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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 행세/사람의 행색 [잡담]

어제 원래 어디에 가려고 했는데 여차저차 사유 때문에 갈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그냥 TV 조금 보다가 시간떼우기 겸해서 정장을 꺼내 입고 E마트에 들렀다. [원래 정장을 매우 즐겨입는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마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겪은 문제는 표정관리다. 나는 이상하게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맨 처음 오게 되면 표정이 상당히 날카로워진다. 미간에 상당히 힘이 들어가고 눈매가 예리해진다. 몇 분 지나면 평소의 얼굴로 돌아오지만 일종의 징크스처럼 갑자기 공공장소에 나서면 한동안 표정 관리가 안되는 것은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는 나의 버릇이다.


사람의 행색은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대하는 첫번째 기준점이 된다. 정장을 즐겨 입는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낀다. 나는 힙합풍이나 빈티지 스타일을 거의 입지 않는다. 특히 힙합풍은 나 자신도 질색일 뿐더러, 헐렁한 옷 자체를 입지 않는다. 그것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멋이고 편안함일지 모르지만, 그들 세대만의 문화코드일 뿐이다. 그들 세대와 코드를 공유하는 나조차도 그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걸 입고 돌아다니면 '애취급' 이상의 대우를 받기 어렵다. 그리고 그런 옷을 입는 사람들도 20대 후반만 되면 절대 그런 옷을 입지 않는다. 우리 90년대 X세대들이 바로 그 헐렁한 옷의 1세대였지만, 지금 20-30대 중에서 그런 옷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정장을 입고 바깥을 돌아다니면 사람의 행색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머리를 잘 빗어 넘기고 E마트 내부를 돌아다니자 왠 중년의 부부가 내게 다가와서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했다. 그들은 내가 매장 내부의 직원인 줄 알았던거다. 이내 내가 손님이라는 것을 알고 미안하다며 떠났다. 매장 내부에서 후줄근한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서 매장에서 물건을 만지작거릴 때와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릴 때는 매장 직원들의 눈빛부터가 다르다. 정장 아니면 너저분한 차림에 모자를 푹눌러 쓰는 옷차림 둘 뿐인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 절감한다. 오늘 원래 버튼으로 소매를 채우는 적당한 가격의 드레스셔츠와 청바지에 두를 벨트를 구입하려고 갔었기 때문에 정장 코너와 피혁 코너를 들락거렸는데 한참 물건을 만지작거려도 제지하는 이가 없다.


어느 중년 부부가 나를 매장 직원으로 오해했다가 떠난 이후, 갑자기 신문에서 보던 혼자 사는 미혼남들이 장보기를 많이 한다는 기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매장 입구로 되돌아 가서 작은 바구니 하나를 들고 왔다. 카트를 몰기에는 도저히 그 정도 부피의 짐을 구입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작은 바구니를 들었다. 바구니를 들고 식료품 코너를 돌아 다니는데, 아무리 봐도 남자 혼자 바구니를 들고 와서 장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신문 기사는 역시 믿을게 못된다. 특수한 소수의 이야기를 마치 대세인 양 떠벌이고 선동하여 정말 그것이 대세가 되도록 만들려고 한다.

여튼 혼자 바구니를 들고 돌아 다니면서 무료시식코너에서 뭔가 먹을 심산으로 돌아 다니다가 (먹는)밤을 좀 먹다가 보니, 저 멀리 시식 코너에 시식코너 담당으로는 매우 보기 힘든 늘씬한 여직원이 시식담당을 하고 있었다. 내가 또 걸(Girl)들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바구니를 움켜쥐고(.....) 쫓아 갔더니 무슨 이상한 술을 판매하면서 시식하는 곳이었다. 나의 주량을 감안할 때 대낮부터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자진 퇴각하였다.

대충 장을 보는 분위기를 냈지만, 내가 살만한 것들은 애초에 제한되어 있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신용카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카드로 냉장고/세탁기라도 결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원래 매장에 나올 때 생각했던 드레스 셔츠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없어서 구입하지 않았다. 내가 워낙 부모님께서 사주는 대로 그냥 대충 입어서 옷고르는 것에 대해서 두리뭉실한 것으로 알지만, 내가 가뭄에 콩나듯 옷을 사러 갈 때는 상당히 이것저것 따진다. (애초에 의류전문매장에 가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

청바지에 두를 벨트를 구입하려 할 때, 내가 딱 원하던 스타일 '벨트에 금속제 징이 무수히 많이 박힌 Judas Priest 필의 불량 벨트(?)'가 딱 한가지 있었다. 평범한 가죽제 벨트는 수백개가 걸려 있어도 그런 류의 밸트는 딱 2개 있는 걸로 보아, 대형마트에는 역시 정상인의 취향을 가진 정상인들만 오나 보다. 그걸 구입하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벨트를 잘라서 길이 조절을 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강호동 허리도 아니고 그렇게 굵은 허리를 가진 남자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그 벨트는 구입하지 못하고 라인이 여러 개 들어간 가죽벨트를 사는 선에서 벨트는 마쳤다.

그 외에는 햄스터를 구입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살아 있는 물건은 집에서 상의를 거쳐야 할 것 같아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들과 함께 웃으며 즐겁게 구경했고 바로 옆에 있던 웰빙코너 삐리리에서 허브티를 하나 샀다. 허브티도 독일에서 수입해 온다. 허허.. 오렌지민트라면서 원료가 전부 독일제네. 우리 나라에 사과조각/당근조각/오렌지조각/오렌지/민트 생산 안되나? '히비스커스'라는 건 없을 것 같네. 정말 코딱지 만한 병인데 1만원이다.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놓은 것 같은 허브티]

머리에 떡칠할 하드젤도 하나 구입하고, 초코파이와 박빙의 대결을 펼친 끝에 오예스 2상자 번들이 내 바구니에 담겼다가, 롱...어쩌고 하는 초컬릿 발린 과자로 교체되었다. 옛날에는 초코파이가 정말 비쌌는데, 요즘은 초코파이도 번들 대열에 합류해 있었다. 옛날만큼 안팔리겠지.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내가 자주 가는 분식집이 있다. 나는 그 곳에서 떡뽁기와 김밥을 자주 사먹는다. 떡뽁기를 퍼담는 동안 빨간색 그 지저분한 컵(?)으로 오뎅국물을 꼭 한 컵을 퍼먹으며 3천원을 건내고 김밥과 떡뽁기를 건내 받았다. 어제 E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들어가는 길에 그 가게에 들리자 가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2분이 '평소와 전혀 다른 나의 행색'에 놀란 듯이 다른 사람 같다며 취직했냐고도 물으며 머리 모양이 바뀌어서 못알아보겠다고 한다. [나는 대학에 들어온 이후 오늘까지 머리 모양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사람이 왜 자신을 단정하게 해야 하는지 단정하게 입고 다녀보면 안다. '아이'에서 머물고 싶다면 단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옷차림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어리게 할 수 있고 사람들도 자신을 그와 유사한 형태로 대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을 도피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적어도 몸은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조만간 정신도 어른이 되어야 한다.

미혼남 행세/사람의 행색 [잡담]

어제 원래 어디에 가려고 했는데 여차저차 사유 때문에 갈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그냥 TV 조금 보다가 시간떼우기 겸해서 정장을 꺼내 입고 E마트에 들렀다. [원래 정장을 매우 즐겨입는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마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겪은 문제는 표정관리다. 나는 이상하게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맨 처음 오게 되면 표정이 상당히 날카로워진다. 미간에 상당히 힘이 들어가고 눈매가 예리해진다. 몇 분 지나면 평소의 얼굴로 돌아오지만 일종의 징크스처럼 갑자기 공공장소에 나서면 한동안 표정 관리가 안되는 것은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는 나의 버릇이다.


사람의 행색은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대하는 첫번째 기준점이 된다. 정장을 즐겨 입는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낀다. 나는 힙합풍이나 빈티지 스타일을 거의 입지 않는다. 특히 힙합풍은 나 자신도 질색일 뿐더러, 헐렁한 옷 자체를 입지 않는다. 그것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멋이고 편안함일지 모르지만, 그들 세대만의 문화코드일 뿐이다. 그들 세대와 코드를 공유하는 나조차도 그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걸 입고 돌아다니면 '애취급' 이상의 대우를 받기 어렵다. 그리고 그런 옷을 입는 사람들도 20대 후반만 되면 절대 그런 옷을 입지 않는다. 우리 90년대 X세대들이 바로 그 헐렁한 옷의 1세대였지만, 지금 20-30대 중에서 그런 옷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다.

정장을 입고 바깥을 돌아다니면 사람의 행색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머리를 잘 빗어 넘기고 E마트 내부를 돌아다니자 왠 중년의 부부가 내게 다가와서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했다. 그들은 내가 매장 내부의 직원인 줄 알았던거다. 이내 내가 손님이라는 것을 알고 미안하다며 떠났다. 매장 내부에서 후줄근한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서 매장에서 물건을 만지작거릴 때와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릴 때는 매장 직원들의 눈빛부터가 다르다. 정장 아니면 너저분한 차림에 모자를 푹눌러 쓰는 옷차림 둘 뿐인 나는 그것을 누구보다 절감한다. 오늘 원래 버튼으로 소매를 채우는 적당한 가격의 드레스셔츠와 청바지에 두를 벨트를 구입하려고 갔었기 때문에 정장 코너와 피혁 코너를 들락거렸는데 한참 물건을 만지작거려도 제지하는 이가 없다.


어느 중년 부부가 나를 매장 직원으로 오해했다가 떠난 이후, 갑자기 신문에서 보던 혼자 사는 미혼남들이 장보기를 많이 한다는 기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매장 입구로 되돌아 가서 작은 바구니 하나를 들고 왔다. 카트를 몰기에는 도저히 그 정도 부피의 짐을 구입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작은 바구니를 들었다. 바구니를 들고 식료품 코너를 돌아 다니는데, 아무리 봐도 남자 혼자 바구니를 들고 와서 장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신문 기사는 역시 믿을게 못된다. 특수한 소수의 이야기를 마치 대세인 양 떠벌이고 선동하여 정말 그것이 대세가 되도록 만들려고 한다.

여튼 혼자 바구니를 들고 돌아 다니면서 무료시식코너에서 뭔가 먹을 심산으로 돌아 다니다가 (먹는)밤을 좀 먹다가 보니, 저 멀리 시식 코너에 시식코너 담당으로는 매우 보기 힘든 늘씬한 여직원이 시식담당을 하고 있었다. 내가 또 걸(Girl)들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바구니를 움켜쥐고(.....) 쫓아 갔더니 무슨 이상한 술을 판매하면서 시식하는 곳이었다. 나의 주량을 감안할 때 대낮부터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자진 퇴각하였다.

대충 장을 보는 분위기를 냈지만, 내가 살만한 것들은 애초에 제한되어 있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신용카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카드로 냉장고/세탁기라도 결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원래 매장에 나올 때 생각했던 드레스 셔츠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없어서 구입하지 않았다. 내가 워낙 부모님께서 사주는 대로 그냥 대충 입어서 옷고르는 것에 대해서 두리뭉실한 것으로 알지만, 내가 가뭄에 콩나듯 옷을 사러 갈 때는 상당히 이것저것 따진다. (애초에 의류전문매장에 가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

청바지에 두를 벨트를 구입하려 할 때, 내가 딱 원하던 스타일 '벨트에 금속제 징이 무수히 많이 박힌 Judas Priest 필의 불량 벨트(?)'가 딱 한가지 있었다. 평범한 가죽제 벨트는 수백개가 걸려 있어도 그런 류의 밸트는 딱 2개 있는 걸로 보아, 대형마트에는 역시 정상인의 취향을 가진 정상인들만 오나 보다. 그걸 구입하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벨트를 잘라서 길이 조절을 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강호동 허리도 아니고 그렇게 굵은 허리를 가진 남자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그 벨트는 구입하지 못하고 라인이 여러 개 들어간 가죽벨트를 사는 선에서 벨트는 마쳤다.

그 외에는 햄스터를 구입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살아 있는 물건은 집에서 상의를 거쳐야 할 것 같아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들과 함께 웃으며 즐겁게 구경했고 바로 옆에 있던 웰빙코너 삐리리에서 허브티를 하나 샀다. 허브티도 독일에서 수입해 온다. 허허.. 오렌지민트라면서 원료가 전부 독일제네. 우리 나라에 사과조각/당근조각/오렌지조각/오렌지/민트 생산 안되나? '히비스커스'라는 건 없을 것 같네. 정말 코딱지 만한 병인데 1만원이다.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놓은 것 같은 허브티]

머리에 떡칠할 하드젤도 하나 구입하고, 초코파이와 박빙의 대결을 펼친 끝에 오예스 2상자 번들이 내 바구니에 담겼다가, 롱...어쩌고 하는 초컬릿 발린 과자로 교체되었다. 옛날에는 초코파이가 정말 비쌌는데, 요즘은 초코파이도 번들 대열에 합류해 있었다. 옛날만큼 안팔리겠지.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내가 자주 가는 분식집이 있다. 나는 그 곳에서 떡뽁기와 김밥을 자주 사먹는다. 떡뽁기를 퍼담는 동안 빨간색 그 지저분한 컵(?)으로 오뎅국물을 꼭 한 컵을 퍼먹으며 3천원을 건내고 김밥과 떡뽁기를 건내 받았다. 어제 E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들어가는 길에 그 가게에 들리자 가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2분이 '평소와 전혀 다른 나의 행색'에 놀란 듯이 다른 사람 같다며 취직했냐고도 물으며 머리 모양이 바뀌어서 못알아보겠다고 한다. [나는 대학에 들어온 이후 오늘까지 머리 모양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사람이 왜 자신을 단정하게 해야 하는지 단정하게 입고 다녀보면 안다. '아이'에서 머물고 싶다면 단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옷차림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어리게 할 수 있고 사람들도 자신을 그와 유사한 형태로 대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을 도피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적어도 몸은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조만간 정신도 어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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