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 중앙일보]
언젠가 중앙일보 귀퉁이 기사로 뉴욕에서 70억원을 호가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가지고서 최정상급 바이올리스트가 거리의 연주자로 몰래 1일 연주를 했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쓰려고 했던 것이 시간이 흘러흘러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도 그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서 비슷한 시도를 한 중견 바이올리스트의 기사가 눈에 띄어서 다시 글을 끄적여 본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하는 사고의 편견이 있다. 그것은 문화는 '대중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과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문화는 아무리 고급문화를 지향한다고 하여도 그 의미가 없다는 식의 논리가 그것이다. 이번 기사에도 어김없이 그와 유사한 내용의 글들이 신문기사 덧글 공간을 차지하며 가벼운 논쟁을 벌였다.
물론 이러한 논쟁이 벌어지는 까닭은 그 논쟁의 주체가 평소 도도한 학처럼 체통을 지키며 고급임을 자부하며 세상을 거만하게 내려다 본 고전음악(속칭 '클래식' 음악)계가 대화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더 격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마치 군가산점 문제에서의 코리안 꼴페미들의 시시콜콜한 이기주의적 피해망상과 같은 맥락이다. 평소에 꼴보기 싫은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귀족 같은 이미지의 존재라고 할까? 별 것 아닌 것이 어깨에 힘준다고 하면서도, 내심 그들이 향유하는 그 고급문화의 세계(?)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동경 같은 것들이 그와 같은 갈등을 유발했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동방신기가 거리공연을 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면, 그건 단지 동방신기가 이제 유통기한이 다된 퇴물일 때문이라고 치부할 것이다.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그 대상이 평소 거만하리만큼 그 권위를 요구했던 (더불어 '클래식의 대중화'를 외쳐대던)고전음악이 일반대중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는 수모(?)를 겪은 것이기 때문에 논쟁이 있는 것이다.
예술은 반드시 대중성을 지녀야 하는가? 그 물음에 대해서 적어도 나는 단연코 'No!'라고 말한다. 나는 예술이라는 것의 범주 자체를 매우 주관적으로 평가하며, 상업문화에 대해서 예술이란 호칭을 붙이는데 대해서도 뚜렷한 견해를 피력하기보다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다른 입장이지만, 적어도 대중성을 띄지 못하기 때문에 그 예술은 쓰레기이며 변해야 한다는 편협한 사고에 대해서만큼은 동의할 수 없다. 예술의 분야는 마치 스포츠의 분야와 같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는 축구에 대해서 거의 관심이 없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것은 마치 예술에 있어서 '장르'와 같은 의미다. 동방신기 같은 애들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야구/축구 같은 스포츠라면 고전음악은 국내에서 지독하게 인기가 없는 핸드볼처럼 비인기 종목 혹은 소수의 팬에 의해서 움직이는 종목일 뿐이다. 그리나 특이하게도 소수의
애호가들을 가진 고전음악이 경제적 관점에서의 사회상류층을 구성하는 계층들이 애호하는(그들이 진심으로 그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사교를 위해서 좋아하는지는 내가 그들이 아니기에 알 수 없지만.) 문화패턴으로서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잡은 것 뿐이다.
아니꼬와도 어쩔 수 없다. 우리들이 추종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화패턴으로 클래식 음악이 선택되고, 재즈음악이 선택된 것은 그들 상류사회의 취향이 어떻게 그들과 맞은 것일 뿐이다. 클래식 음악을 대중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클래식음악이 쓰레기이고 하급문화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소수가 알아주는 문화세계가 오히려 더 깊은 전문성과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이 보아왔다. 게다가 재즈음악과 고전음악은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굉장히 고등교육과정까지 완벽히 구비되어 있는 분야다. 그것을 굳이 부정하려 드는 것은 억지이며 자격지심과 다름없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음악은 단순히 즐길 뿐이라는 말은 분명히 옳은 말이지만,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말 또한 옳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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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거의 10년 가까이를 락음악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말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2년쯤 전부터 락보다 재즈음악이 조금씩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이야기할 때 락음악보다 재즈음악을 먼저 얘기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것은 단순히 나의 음악적인 기호가 변했을 뿐이다.
그런데 살짝 재밌는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기 시작했다. 락음악을 좋아한다고 할 때의 사람들과의 반응과 재즈음악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이 조금씩 변화한다는 걸 느낀다. 락음악을 좋아한다고 할 때는 세대에 불문하고 약간씩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재즈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면 약간 '다른 시선'으로 보며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그 '다른 시선'이라는 것은 대충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반응을 보인다. 이 '다른 시선'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는 것은 음악이 가지는 사회적 계급(?)에 대한 무의식 중의 인식이며 그것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그것이 실존한다는 것 자체를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음이다.
최근 마스트리히트에서 성악을 공부한다는 형님을 두 분 알게 되었는데, 그 형님들과의 대화에서도 내가 Jazz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의 형님들의 반응과 Rock도 좋아한다고 했을 때의 형님들의 반응이 다소 상반되게 나타났다. 음악에 대한 사회적 계급은 명백히 실존하며 그것을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다. 음악에도 스포츠처럼 '종목'이 '장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며 그 장르를 좋아하는 것은 스포츠에서 야구와 축구를 논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P.S. :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요즘 내 귀를 괴롭히는 아이비 - '유혹의 소나타'라던지, 아베 마리아(누가 불렀더라?)같은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내 귀가 Metallica 음악을 들으면서 고문이라고 느끼는 무슬림들과 같은 기분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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