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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편안하기 : 서울에서..

주말동안 서울에 다녀 왔다. 2년만에 다시 만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최소한 매달 만나게 될 것이지만, 2년만의 첫만남이기에 내심 무척 긴장되고 떨렸음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재회 순간의 어색함을 떨쳐내기 위해서 손부터 잡았던 것이 나름대로 주효했던 것 같다. 금새 어색함을 떨쳐낼 수 있었다.

늘 그렇지만, 내가 움직일 때마다 언제나 날씨가 협조를 안해준다. 난 무슨 내 머리 위에만 먹구름을 달고 사는지, 내가 움직일 때마다 늘 구름이 꾸지리하게 끼거나 비가 서럽게 내린다. 주말의 서울 날씨도 별로 내게 협조적이지 않았지만, 머리카락이 좀 감당 안되게 헝클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그 순간의 내 기쁨과 즐거움을 꺾기에 녀석들의 방해공작은 하찮고 역부족이었다.

만나자마자 바로 떠난 곳은 대학로에 위치한 천년동안도. 정말이지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서울에 사는 애들이야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곳의 소중함을 잘 못느끼겠지만, 내게 있어서 그 곳은 일종의 멋이 시작되는 곳처럼 인식되었다. (물론 현장에서의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들과 음악에 대한 존중을 잃은 서울관객들의 모습에 환상이 살짝 깨어지긴 했지만.)

천년동안도 2007년 3월 3일 공연 중 일부. 이정식씨가 새벽에 DJ하는 CBS 올댓재즈를 자주 청취한다. 그는 내게 있어서 정말 멋진 중년이다. 내 옆에 서 계시길래 괜히 인사를 했었는데 여간 뻘줌한게 아니었다. 이 부분은 대구에서도 심심찮게 보던 고희안씨의 솔로잉 부분. Prelude 공연 때 이후로 처음이다. (고향이 대구랬던가?)


모르겠다. 서울에서는 그런 멋진 공연들이 거의 매일 펼쳐져서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너무 하찮고 특별하지 않게 들리는 것일까? 내게 이정식씨가 펼치는 연주는 그야말로 열정과 연륜이 넘치는 너무나 멋진 공연이었고 내가 보고 싶었던 그런 공연이었다. 나는 옆에 재나를 두고도 최소한 이정식씨의 공연동안에는 내내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서울의 관객들은 그냥 먹고 마시고 떠들고 내 앞의 외국인 커플들은 그들만의 키스타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고, 내 뒷자리의 아저씨 관객은 술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내 뒷자리의 그 아저씨 정말 대박이었다.)

이정식씨는 천년동안도 이외의 장소에서는 공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가 만약 대구에서 공연을 펼친다면 아마도 그는 자신이 연주하는 동안에 숨죽인 채 자신의 음악에 완전히 몰입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가진 대구의 재즈음악을 사랑하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에 굶주린 대구 지역의 (보수적인) 관객들은 연주자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는다. 천년동안도에서 서울 관객들의 실망스러운 모습과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재나의 말처럼 음악과 늘 밀착되어 있는 그들의 생활 때문에 매주 펼쳐지는 그 공연이 새삼스러울 것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편안하게 그야말로 그들의 연주를 BGM삼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면에서 내심 이정식을 앞에 세워 두고서도 마구 떠들고 놀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부러웠을까? (같은 한국인 맞아? ㅠ_ㅠ..)


3부 공연을 했던 J-Story. 난 사실 처음 보는 밴드인데, 연주력이나 맴버들의 보컬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객원 보컬을 두고 있었지만, 실제 맴버 3명(객원 3명)의 보컬 능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아서 상당히 놀랐다. 락필이 짙게 베인 테크니컬한 연주를 펼쳐서 의외였다. 기타리스트가 아주 팔방미인이더구만. (소리가 약간 찢어지니, 볼륨을 낮추고 클릭해 보세요.)

어젯밤에 새벽 1시가 넘어서 천년동안도에서 나왔는데, 내가 술을 못마셔서 넘쳐나는 호프집과 주막들 사이에서 커피샵을 찾아서 대학로와 종로를 1시간쯤 헤매다가 커피샵을 간신히 찾았는데, A.M.3:00 문을 닫는 카페에 A.M.2:45에 도착해서 그냥 나왔다. 1시간 정도 대학로 근처를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추운 날씨 덕분에 잠잘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곳곳에 짱박혀 있는 나이트클럽 덕분에 인근 숙박업소들이 모두 빈방을 찾을 수 없을만큼 꽉꽉 들어찼다. (아-역사는 밤에 이루어지느니라- 옴마니반베홈-) 어제 정말 적어도 대학로와 종로 일대는 빠짐없이 돌아다닌 것 같다. 새벽 5시가 넘어서 간신히 한참 외곽에서 방을 하나 구해서 쉬었는데, 오늘 몸살이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뿐했다. 다만 다리에 근육통으로 둘 다 절름발이 신세가 되었을 뿐.. = =..

여튼.. 주말동안 정말 근심걱정 하나없이 너무나도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야말로 Lou Leed의 Perfect Day가 생각나는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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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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