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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이승엽

통산 400호 홈런을 치던 날에 쓴 글이어서 글이 최신 정보와 안맞을지도 모르겠다.

[Photo : 연합]

제2의 전성기? 과히 표현이 듣기 거북한 감이 있지만, 이승엽의 최근 몇년간의 성적을 감안해 보면 충분히 이런 소리를 들을 법 하다. 일본 진출 이후에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불명예스러운 플래툰 시스템에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했던 롯데지바 마린스 시절을 생각하면 올시즌 일본 최고의 타자로서 부활하는 모습은 실로 감개무량하기까지 하다.

그 동안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꽤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제대로 빛을 본 선수는 선동렬 정도이며 정민태, 정민철은 2군에서 빌빌거려야 했고 조성민은  꽤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부상으로 무너졌다. 이상훈은 '야생마'라는 별명처럼 제 풀에 부화뇌동하며 결국 국내에서 은퇴했고, 이종범도 뚜렷한 성적없이 부상으로 좌초했다. 이런 가운데에 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홈런 부분에서 재팬리그 단독 1위를 질주하는 이승엽의 성적은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며 10년에 한 번 나오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던 한국리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다.

일각에서는 이승엽이 대구 지역 출신의 삼성 라이온즈 출신이란 이유로 매도한다. 특정 지역의 경상권에 대한 그 뿌리도 없는 피해의식과 증오심(과 그에 상응하는 경상 지역의 그 지역에 대한 반발 증오심)과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유치한 반발심이 커리어의 대부분을 대구와 삼성에서 보낸 이승엽에 대한 매도로 이어진다. 일본야구는 자국언론조차도 인정할만큼 외국인 선수에 대한 편견과 냉대가 극심하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조금만 부진해도 교체되는 용병의 신분이 아닌가. 국내에서 최고의 자리만을 누려 왔던 선동렬이 일본 진출 첫해에 패전 마무리로 등판 것이 "야구를 시작하고 난생 처음 느끼는 굴욕이었다"라고 말할 만큼 용병의 신분은 불확실한 것이다. 이승엽의 성공가도는 바로 이런 국내외의 저항세력(?)들의 냉소를 딛고 일본야구 최고의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서 일어선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사실 지금도 그의 기록을 깎아 내리려는 사람들은 그의 솔로홈런 비율과 타점 문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이전에 썼던 글을 통해서 그가 속한 올시즌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때 빠진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는데, 현재 최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이승엽의 앞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현재로서는 전혀 부재하다. 이승엽의 앞에서 '이승엽 이펙트'를 받아먹을 선수도 없고 이승엽의 뒤에서 이승엽을 거르지 못하게 막아주는 방패막도 없다. 클린업 트리오의 3, 5번 타순의 부상과 부진은 이승엽 홀로 고군분투하는 현상황에서 그의 타격이 집중 견제를 당하고 고의사구 등을 통해서 걸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는 일본야구 특유의 '근성'이라는 가치관으로 인해서 그에 대한 고의사구 남발은 없는 편이지만, 이제 그의 기록이 40홈런을 넘어서고 좀 더 높은 '상징적 기록'을 향해서 다가갈수록 그에 대한 집중 견제와 사구(死球)는 대단히 심해질 것이다. 이는 이미 지난 2001년 2002년 터피 로즈와 알렉스 카브레라가 재팬리그에서 겪은 일이기도 하다. 홈런 신기록에 대한 재팬리그의 치졸함은 1999년 코리언리그가 보였던 그것(내 기억이 맞다면 두산-삼성전이었다.)보다 더 심각하고 노골적이다.


한국의 두산 베어스에서 한국야구를 장기간 경험한 적이 있는 타이런 우즈는 이승엽의 기록을 낮추며 요미우리의 파크 이펙트(Park Effect)가 그의 홈런의 배후에 있으며 그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것이 전혀 없다고 깎아 내렸다.(더불어 자신이 요미우리에 있으면 이승엽보다 더 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심술(?)은 현재 이승엽이 보이고 있는 기록 앞에서 그의 옹졸함에서 비롯된 것임 이외의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이미 이승엽의 홈런/타율/타점/득점 기록 등이 우즈의 반박을 뒤집는다. 더불어 파크 이펙트 문제도 요미우리보다 더 작은 구장이 여럿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올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PETCO Park가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PETCO Park의 파크 이펙트를 거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큰 구장이 홈런이 적게 나오는 것은 상식이다. 요미우리보다 더 작은 구장을 쓰는 선수들이 이승엽보다 더 못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 더불어 요미우리 타선의 총체적 침묵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없다.

그의 타율은 오늘자 기록으로 현재 0.331로 국내에 있던 그 어느 시즌보다도 높은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국내 소속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대표적인 타격의 구단(현재는 얘기가 좀 다르지만..)으로서 그가 활약하던 당시에 양준혁/마해영/김한수/신동주/강동우/박한이 등 걸출한 타자들이 그의 전후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심지어 9번 타자였던 김태균조차도 20홈런을 기록하던 시절이 있을 정도였으니 타격에서의 전후 지원은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요미우리에서 이승엽을 받쳐주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그의 타격은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최고다. 기술적으로 발전이 없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재팬리그의 수준을 깎아 내리는 것이다. 기술적 발전없이 국내리그보다 한 수 높은 재팬리그에서 국내리그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현재의 이승엽은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의 페이스다. 56홈런을 치던 시즌보다 더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는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꿔왔다고 한다. 이미 2003년 LA다저스로부터 찬밥 대우를 받은 쓰린 기억 탓인지 LA다저스를 제외한 모든 MLB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고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실제로 LA다저스로 진출해도 Jeff Kent, Normar Garrciaparra 등이 있는 상황에서 당장 주전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떠드는 구단은 뉴욕 양키즈다. 뉴욕 양키즈는 어느 선수에게든지 루머를 몰고 다니는 흥청망청의 구단으로 'Luxury Tex'도 매년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다른 팀에서는 주전을 차지할 선수들도 양키즈에서는 곧잘 벤치 맴버로 전락한다. 양키즈가 정말 이승엽에게 뛰어든다면 그들은 최고의 배팅을 할 것이 틀림없지만, 주전을 원할 이승엽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것이다.

노모 히데오/스즈키 이치로/시게토시 하세가와/사사키 가즈히로/마쓰이 히데키/다다히토 이구치 등이 MLB에서 진출하여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MLB에서는 '재팬리그의 최고 선수들은 MLB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올시즌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시즌을 마무리 지을 이승엽의 MLB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MLB구단들이 의심할 가능성은 추호도 없다. 단지 그의 몸값이 얼마이며 그가 어느 팀에서 1루수 주전 자리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이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誌는 이승엽을 올시즌 눈여겨 보아야 할 Free Agent Player 전체 9위로 지목한 바 있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MLB진출은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나는 그가 멍청한 시카고 컵스 프런트와 구단 덕분에 성장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트리플A에서 썩다가 좌초될 운명에 처한 최희섭의 못 다 이룬 MLB최초의 한국인 슬러거의 등장을 고대한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디비전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이 아니라, 주전 1루수 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1루 포지션이 취약한 팀이다. 그 팀이 약체여도 상관없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주전 자리이며 그를 필요로 하는 팀들은 코리안 마케팅과 교포 마케팅 능력을 갖춘 유색인종에게 중부/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美서부 지역의 팀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정도가 1루수가 취약하면서 美서부에 위치한 팀들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이승엽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제리 콜란젤로 시절에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은 애리조나, 경로당 구단을 만드는데 더 관심이 많은 듯한 샌프란시스코, 애드리언 곤잘레스라는 전도유망한 유망주를 보유한 샌디에이고 등이 이승엽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어디든 좋으니 잘 정착하길 바란다.


Hedge™, Against All Odds..

이승엽 : 영양가 없는 홈런 논쟁

[Photo : 닛칸스포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초중딩도 韓美FTA를 어디선가 주워듣는지 신문 덧글 게시판에 끄적여 놓은 이야기를 볼 수 있고 유머 코너에는 심심찮게 성인들도 어려워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초딩을 희화화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사회에 중요한 장단점을 시사한다.

장점은 물론 대중들의 중요 정보에 대한 접근성 향상이다. 과거처럼 TV나 신문에 의존적이던 시대와는 달리, 뜻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의해서도 정보가 창출되고 또 손쉽게 공유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존재한다. 완전한 빛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한 정보의 홍수가 만드는 단점은 바로 어설픈 지식이 만드는 어설픈 논리와 어설픈 아집이다. 이승엽에 대한 영양가 없는 홈런 논란이 바로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먼저 '영양가 없는 홈런'이라는 것의 개념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무엇을 영양가 없는 홈런이라고 하는가에 대해서는 무척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야구를 10년 이상 관전해온 나이지만 나도 내가 가진 견해가 정확한 것인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나에게 영양가 없는 홈런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굳이 정의를 내리라면 팀이 4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고 있을 때 터지는 홈런(도루/번트 등도 마찬가지다.)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즉 홈런이 주는 효과를 최소화시키는 상황에서 터지는 홈런은 팀의 승리와 연관되기보다 개인 기록과 연관되는 이벤트성 화력시위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반면 '영양가 있는 홈런'에 대한 정의를 내리라면 나는 조금 여러 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다.

1. 팀이 '동점' 내지는 '1~2점차의 적은 리드를 유지'하고 있거나 '지고' 있는 상황
2. 누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누상 : 1루/2루/3루 베이스)
3. 타선이 투수의 호투에 전반적으로 봉쇄되고 있는 상황
4. 상대팀 하위 선발 투수가 등판한 경기에서 초반 다득점에 활용되는 홈런


1번의 이유는 승부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2번의 이유는 당연히 다득점에 유용하기 때문이며 3번의 이유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투수의 자신감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4번의 이유를 선정한 까닭은 하위 선발 투수들은 구위가 그리 좋지 못하고 효과적인 결정구를 가지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감독과 투수 코치의 신뢰도가 낮으며 (극)초반에 실점을 시작하면 벤치의 인내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때문에 초반 하위 선발 투수를 홈런으로 흔들면 중간계투진이 조기에 투입되고 3연전 레이스에서 팀에 중장기적인 우위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이승엽의 홈런이 영양가가 없다고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이승엽의 홈런은 대부분 솔로홈런이기 때문에 홈런 갯수에 비해서 타점이 낮고 이승엽의 홈런이 팀의 승리와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까지 24개 홈런 중에서 14개가 솔로홈런으로 솔로홈런 비율이 무려 60%에 육박한다. 단순한 솔로홈런과 타점과의 관계, 이승엽의 홈런과 팀의 승패의 관계를 연계시켜 보면 이승엽의 홈런은 다소 영양가가 떨어지는 감이 있다.

그러나 그런 판단을 내리는 그들 대부분은 야구가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와 같은 '오판'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 나는 인터넷이 전하는 짧은 야구지식(소위 '지식인' 같은 것들)이 매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들 대부분이 야구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 모두는 재팬리그에 진출해 있는 '이승엽이라는 개인'만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승엽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이런 온화한 표현보다 더 구역질나는 표현으로 그들의 아둔함을 비하하고 싶다. '그냥 한국와서 돈성 탁구장이나 지켜라'라던 놈의 면상을 보고 싶군.]

야구는 최소 9명 최대 10명(DH-지명타자-가 뛸 경우)이 하는 경기다. 그런 경기에서 타점이라는 것은 본인이 홈런을 쳐서 루상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누상에 주자가 있어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승엽의 24개의 홈런 중에서 14개는 누상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승엽이 특별히 누상에 주자가 없어야 마음이 편안해서 홈런을 더 잘치는 걸까? 이승엽의 피 속의 기질은 혼자 돋보여야(?) 더 잘할 수 있는 걸까?

스포츠심리학 측면에서 볼 때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투수와 타자는 평소보다 더 긴장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점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투수는 타점이라는 '기회'를 잡은 타자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일본인 투수들이 특별한 혈통이어서 누상에 주자가 있어야 이제 좀 어깨가 풀려서 공을 더 잘던지는 反지구인적인 별종들은 아닐터이니 '이승엽이 누상에 주자가 없어야 더 잘치는 영양가 없는 타자다'라는 가설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승엽의 최근 홈런 페이스는 거의 매경기 펼쳐지고 있고 이승엽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타선에서 4번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 말은 이승엽 앞에 속칭 '테이블세터(Table-Setter, 이것이 MLB에서 쓰는 정식 야구명칭인지, 일본식 표기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이름 그대로 3,4,5번 중심타자 앞에서 그들이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밥상을 차려 놓는 '반찬'인 선수들이다.)'이라고 하는 팀에서 제일 발이 빠르고 재간이 좋은 리드오프(1번 타자), 감독의 작전수행능력이 탁월한 2번 타자, 팀내에서 가장 컨택트가 좋고 장타력도 지닌 3번 타자가 있다는 것이다.

즉 이승엽에게 타점이 적다는 것은 테이블 세터진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거나 3번 타자가 다 받아 먹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매번 3번 타자가 다 받어 먹을 수는 없는 현실에서 이승엽 이외에 40타점을 올리고 있는 고쿠보 히로키를 제외하면 뚜렷한 타점원도 득점원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니오카가 40득점으로 분전하고 있고 개막전 리드오프였던 시미즈는 23득점(타율 0.242)에 불과한데 팀내 득점 4위(3위에 24득점이 2명)다. 기본적으로 중심타선 앞에서 테이블세터들이 테이블을 세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기록상으로도 증명된다.

실제로 나는 일본야구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주전타자들의 기록만 보아도 이렇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승엽이 솔로홈런이 많기 때문에 영양가가 없다는 것은 매우 이승엽 개인에게만 집중해서 야구를 보고 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야구에 대해서 매우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의 홈런들은 거의 대부분 내가 개인적으로 영양가 있는 홈런이라고 평가하는 4가지 중에서 1, 3번에 해당되는 상황에서 터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2, 4번은 수퍼스타 한 명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배리 번즈(Barry Bonds))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매년 물방망이로 고생하며 고의사구 때문에 배리 번즈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팀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배리 번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승엽이 이처럼 리드오프와 팀타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 속에서 지금과 같은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이와 같은 이승엽의 선전이 더 높이 평가되어야 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심한 투수들의 견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과 그가 일본야구의 '용병'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아예 MLB처럼 이방인들이 절반 가까이 뒤섞인 리그라면 모를까, 순수 일본혈통이 지배하는 재팬리그에서 한국인으로서 그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는 것은 그가 코리안리그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실력적으로/정신적으로 성장해 있음이다.


마운드와 타석에서는 투수와 타자 간의 승부 뿐이다. 하지만 공이 배트에 맞고 난 이후에는 10~13명(타자+투수+외야수 3명+내야수4명+포수+주자 최대 3명까지)+주루코치가 모두 함께 움직이는 엄청난 군무(群舞)가 되는 것이 야구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타점은 혼자만 잘하면 아무리 잘해봐야 1타점이다. 솔로 홈런도 어떤 상황에 터지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고영양가의 홈런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솔로홈런을 많이 치기 때문에 영양가가 없다는 단순공식은 야구를 쉽게 보는 사람들의 단견이라고 단언한다. [모 기자처럼..]

Hedge™, Against All Odds..

이승엽과 월드컵 미녀(들?)


올시즌 재팬리그의 이승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오늘 현재 센트럴리그 타격 5위(0.323), 타점 4위(48개), 장타율 2위 (0.617), 최다 안타 7위(75개)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99년까지는(99년 이승엽의 홈런 기록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마지막 경기에 있었던 고의사구 남발은 리그 순위가 확정된 상태에서 프로야구 전체의 축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는 것을 인위적으로 파괴한 언스포츠맨쉽의 극치였다.) 가능한한 많이 찾아 봤었기 때문에 이승엽의 모습이 상당히 익숙한데, 재팬리그의 이승엽이 타율 0.323을 치고 있는 것이 상당히 놀랍다. 내 기억이 맞다면 0.323은 이승엽이 코리안리그에서도 쳐보지 못한 성적으로 기억된다. (늘 3할을 턱걸이하거나, 0.29x 후반대에서 왔다갔다 했었다.)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무덤으로 삼고 갔던 일본야구에서 섬나라 왜인들의 텃세를 이겨내고 리그 최정상권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갑자기 정민철/정민태/이상훈/조성민/이종범 등이 생각난다. 그들이 정말 그렇게 저평가될 정도로 형편없는 선수들이었는지 의문스럽다. 물론 최고만을 경험했던 그들이 일본에서 밑바닥을 치자 그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멸했을 수도 있지만 2부리그로 전락해서 영영 못올라올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P.S. 아래의 여자. 어제 국내 월드컵 기사면을 장식한 여자다. 어제는 못느꼈는데 오늘 다시 보니, 왠지 2002년도에 '미나'라고 하는 떨거지가 생각나게 만들었다. 자칭 '월드컵 미녀'라는 그 아줌마도 이런 식으로 국기 걸치고 자세 잡고 나와서 매스컴에 사진 돌려댔었지. 이 여자 이 사진 말고도 포즈 잡은거 몇 개 더 있다. 하여튼.. 골때리는.... - -..


근데 말이야. 왠지 당신보다 코스타리카의 그녀들(?)이 더 예뻐. = =..


이 쪽은 질도 좋은데다가 5인조 여성그룹이란 말이야. 어쩔꺼냐구. -_)y-.o0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백마가 더.. -_);;

갑자기 코스타리카의 16강 진출을 기원하고 싶어진다. [......]

Hedge™, Against All Odds..

야구 : 이승엽과 심정수

오늘 KBO에서 통산성적들을 검색해 보다가 갑자기 작년(재작년인가?) 생각이 떠올랐다. 나처럼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와 내 방에 앉아서 이승엽과 심정수 중에서 누가 더 한국야구史에 기록될 만한 뛰어난 선수인가 하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였다. 당시 야구를 보는 시각에 닮은 꼴이 많았던 우리는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이승엽이 뛰어나지만, 내가 감독이라면 심정수를 택할 것이다..라고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 심정수/박진만이 100억대 FA계약을 맺으며 이 연봉이 합당한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던 때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통산 기록을 꼼꼼히 비교해 보면서 기존의 결론과는 다소 다른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승엽이 한국에서 이뤄놓은 성과에 대한 감탄(?)이랄까. 그가 일본야구 혹은 MLB진출 시도를 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렀다면 한화 이글스의 화신이 될 장종훈, KIA의 이종범 등은 정말 범접하기 힘든 '위대한' 통산성적을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워낙 발이 느린 양반이다 보니 도루와 3루타는 상위 리스트에는 이름도 못올리지만, 심정수보다 2년 가량 선수생활을 차감하지 않고도(비교할 당시에는 삼성에서의 심정수의 성적은 이뤄지기 전이었다.) 나머지 병살타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심지어 '피삼진'까지..)에서 심정수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통산 성적에서 비교해도 무엇하나 빠지는 곳이 없는 압도적인 기량을 펼쳐 보였었다. 30살도 안된 나이에 한국을 떠난 그가 남긴 성적표의 경쟁 상대들은 하나 같이 한국 야구판에서 뼈를 묻은 백전 노장들이다.

TV중계가 아니면 아무래도 자주 보기 힘든 MLB 선수들과 달리, 이승엽과 한국야구 경기는 충분히 많이 봐왔기 때문에 사실 타석에 선수가 들어섰을 때의 '포스' 자체는 이승엽보다 (삼성으로 오기 전의)심정수가 좀 더 강하고 생각한다. 터놓고 말해서 한국에서의 이승엽은 비슷한 성적대의 선수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클러치 능력이 취약한 선수 중의 한 명이었고 그의 홈런에서 거의 40% 정도가 솔로 홈런이라는 점이 그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순간(주자가 루상에 있는 시점)에 위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시각을 자아냈다. 결국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와서야 홈런 기록도 깨고, 한국시리즈의 패전 직전의 상황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쳐내는 등 야구전문가들의 여러 가지 악담들을 다 씹어주고 떠났지만, 세인(世人)들은 쪼잔해서 이승엽을 씹는 사람들은 아직도 그런 것들을 걸고 넘어진다.

어쨌거나 이제 이승엽은 국제적으로 노는 진정한 스타로 발돋움 했고 지금의 이승엽이 그 때의 이승엽 레벨도 아니지만, 심정수는 어째 많이 비리비리하게 골골거린다. 삼성 라이온즈도 '돈성'이라느니 '한국의 양키스'라느니 하는 악담에 시달리다 보니 선수들도 뉴욕 양키스의 선수들을 닮아가는가 보다. FA계약으로 왔다하면 양키스 FA선수들처럼 삽을 들던지, 포크레인을 들던지 저마다 이전 기량에서 자꾸만 성적을 깎아 먹으니.. [최근 몇 년간 양키즈 FA중에서 제대로된 선수가 있었나 싶다. 게리 셰필드 정도? 저주의 땅인가.]

[심정수. 아.. 열라 보기 거북해. = =.. 난 근육질이 왜이리 싫지.]

정수형. 몸값 좀 해줘. 아님 덩치값이라도.. = =.. 왜이리 못해. ~_~;;

Hedge™, Against All Odds..

MLB : 박사장, 드디어 복귀인가-!!

'C. Park'가 마침내 몸값에 합당한 피칭을 완전하게 소화해냈다. 올시즌 널뛰기가 좀 있었지만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던 박찬호가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4사사구를 기록하며 완봉승(Shutout) 조건을 갖췄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검증된 물타선'은 오늘도 철저히 박찬호를 저버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LA다저스의 서재응 등판 경기를 보면서 내가 옆에 있던 후배에게 했던 말이 있다.

"둘 중 1점이라도 먼저 실점하는 팀이 진다."

그만큼 샌디에이고와 LA다저스의 타선은 '허약' 그 자체다. 그런데 문제는 타자들의 면면은 절대 허약하지 않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Petco Park가 '너무 크다'라는 문제점도 작용한다. 너무 큰 구장 덕분에 투수들의 구장효과(Park Effect)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타자들의 Park Effect는 매우 부정적이다. 실례로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그 허약한 팀에서 가공할 클러치 능력을 자랑했던 브라이언 자일스(Brian Giles)가 샌디에이고에 와서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 펫코 파크가 주는 효과가 결코 무시할 그것이 못되나 보다. 어쨌거나 오늘 박찬호는 완벽투를 펼쳤고 나는 그 사실이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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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병현도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콜로라도 타선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막히며 승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박찬호처럼 마지막에 팀이 역전해서 패전은 면했지만, 7이닝 7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이란 것에 사람들이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7이닝 4실점 정도면 사실 투수로서는 어느 정도 할만큼 한 셈이다. 그 과정에서 9탈삼진을 기록한 것도 수비하는 타자들이 투수의 구위를 신뢰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했을 것이다. '퀄리티스타트를 못했지 않느냐'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소소한 흠집을 가지고 김병현의 이어지는 호투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뱅핸이'가 부상에서 컴백하고 이제 겨우 2경기를 뛰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부상에서 막 돌아와서 이 정도 성적이면 매우 잘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투수가 로저 클레멘스, 탐 글래빈, 그렉 매덕스는 아니다.


오늘도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승짱' 이승엽은 날을 잘못 골랐다. 온통 쏟아지는 박찬호 무실점 완투 소식에 승짱의 연속 경기 홈런이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묻혀 버렸어-!

오늘은 유쾌한 날..


Hedge™, Against All Odds..

재팬리그에서 호성적을 기록중인 이승엽

해외 진출에 성공한 야구선수들이 2006년 초반 총체적 부진에 빠져 있다. 우리가 'WBC영웅들'이라고 부르던 이들 중 해외파 대부분이 극도의 부진 속에서 소속 구단에서 자신들의 지위조차 위협 받는 숨가쁜 상황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MLB가 아닌 재팬리그이긴 하지만, 최고의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있어 약간의 위안이 된다. 일본의 삼성 라이온즈/뉴욕 양키즈(압도적인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본판 라이온즈/양키즈 팀이다.)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이 바로 그다.

내가 재팬리그 쪽에는 거의 관심이 없어서(몇 개 팀이 뛰는지도 모른다.) 그의 초반 페이스가 현재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일본 최강의 팀에서 4번 타순에서 붙박이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며 재팬리그 전체에서 타격 수위를 기록하며 15경기에서 20득점(R), 15타점(RBI) 4홈런(HR)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활약상을 상식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야구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야구를 상당히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번 WBC에서 일본이 한국에게 2차례 석패로 무너지고, 세계최강이란 교만함에 젖어 있던 미국올스타즈를 박살낸 이후에 이 같은 경향이 상당히 심해졌다. [야구 기사 아래만 보면 WBC와 연계해서 부진한 선수들을 욕하거나 일본야구를 조롱하는 애들이 많다.] 야구를 전혀 모르더라도 해외축구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들 정도만 되어도 '바깥 세계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기 때문에 일본야구를 얕보지 않는 편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프로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는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는 아직 정상권의 강팀들의 아성에 도전해야 하는 신출내기의 지위일 뿐이다. 그렇기에 'MLB'와 '재팬리그'를 '개척'한 박찬호와 선동렬의 공이 더욱 높이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임선동, 조성민 등에 밀려서 빛을 보지 못했던 풋내기 박찬호가 MLB에서 2년간 마이너 짬밥으로 고생(이라고 하기에는 한국 프로선수들의 처우가 마이너리그 선수들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하며 사이영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까지와 언제나 정상에만 위치해 있다가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그가 스스로 밝히기에 충격 받았다고하는) 패전처리 등판을 해봤다는 선동렬의 재기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은 한국 야구가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동시에 우리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재팬리그에서도, MLB에서도 일본의 기세에 밀려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야구(시애틀 매리너스 같은 팀은 아예 대주주가 일본계 닌텐도社일 정도이고, 일본야구 출신 선수는 37살의 구대성조차도 뉴욕 메츠에 진출할 만큼 MLB에서 일본계 입김은 강하다.)의 올해 모습에서 이승엽의 고군분투가 고독(?)하기만 하다.
- 아직 1경기 등판했을 뿐이지만, 올해만큼은 박찬호/서재응 등이 재기할 줄 알았다. 그러나 현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피칭이다. 최희섭은 아예 마이너리그에 떨어졌고, 보스턴에서 그의 자리는 결코 생기지 않을 것이다. [Photo : Sportsnip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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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 쌀나라 감독이 헌납한 심리전의 승리


[초딩 曰 : "ㅋㅋㅋ 내가 날고 있3~!" 사이월드의 어느 사진에서 본 내용 패러디]

쌀나라(美) 올스타즈는 전력상 최강의 팀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을 언급할 수도 있지만, 단기전 야구는 공격력보다 수비력으로 승패가 귀착된다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투수진은 명백히 미국팀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소 1~2수 이상 낮은 레벨임에 틀림없다.

'한국 드림팀'은 사실상의 최약체다. 8강 안에 들어 있는 팀 중에서 한국팀이 쿠바를 올림픽에서 이겨본 적이 없고(내가 아는 한 전패다.), MLB전력의 베네주엘라,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보다 강하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연봉 총액의 비교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를 비교대상에서 제외하면 최하위다.

현재의 쌀나라 올스타즈는 말그대로 PC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꿈에서나 보던 팀이다. 문자 그대로 수퍼스타이며 알렉스 로드리게스 1인의 연봉이면 한국 드림팀 전체를 팀맴버로 꾸릴 수도 있을 정도의 파괴력이다. 그들은 애초에 패배를 염두해 두고 한국전에 임하지 않았으며 한국전은 그들이 2005 Season Cy Young Award 2위 단트렐 윌리스(Dontrell Willis)를 선발로 내세웠다는 점을 제외하면 멕시코에게 설욕을 위한 준비작업 쯤의 일환으로 여겨졌을 것이 분명하다. 아마 단트렐 윌리스마저도 '한국팀을 어떻게 요리할까'라는 고민만을 했지, 패배는 커녕 고전할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언론은 반복적으로 '한국은 준비를 많이 했고, 미국은 준비를 덜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드림팀은 약팀이고 쌀나라 올스타즈는 최강전력이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레벨차이가 존재하며 전장에 나서는 장수들에게 전쟁 준비의 정도는 전쟁 결과에 직결되는 것이며 패장의 변명이 되지 못한다. 어차피 모두가 똑같은 조건이며 자국 리그의 페넌트레이스를 앞둔 시점에서 부담스러운 WBC참가를 결심한 선수들이기에 누가 준비를 더했고, 누가 못했다는 식의 변명은 무의미하다. 이는 지난 멕시코戰 관련글과 그 이전의 글에서도 분명히 언급된 바 있다. - 더구나 멕시코戰은 선발 로드리고 로페즈가 아예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면 된다"라고 할 정도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더 이상 어떠한 변명도 패배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미국은 한국이 멕시코를 단지 1점 차이였지만 승리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자신들이 '섬나라 왜국 올스타즈'에게 껄쩍지근한 신승을 거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섬나라 왜국 올스타즈'가 번번히 한국 드림팀에 패배했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적어도 제대로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도 하고 나왔더라면 쌀나라 올스타즈의 전력이라면 패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Vernon Wells, Derek Jeter, Brian Schneider와 Alex Rodriguez가 경기결과에 좌절하는 모습. 무너진 자존심과 패배한 자국 중 어느 쪽이 더 아픈가? Photo : World Baseball Classic Official Website]

하지만 쌀나라 올스타즈는 패배했다. 1-2점 차이도 아니고, 9회말까지 몰려서 간신히 2점을 따라잡은 4점차 패배다. 더블A올스타 수준의 올림픽 미국대표팀에게조차 이겨본 적이 없는 한국드림팀은 쌀나라의 메이저리그 올스타즈를 꺾음으로서 한국야구史를 새로썼다.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정신 상태에서 찾는다. 쌀나라 올스타즈의 머릿 속에는 '고전' 또는 '패배'라는 단어가 없었음에 틀림없다. 여기에 더불어 나는 '양키즈 신드롬(Yankee's Syndrome)'그냥 내가 임의로 붙인 말)을 원인으로 꼽고 싶다. 21C의 뉴욕 양키즈 팀이 겪는 고민, 그것은 수퍼스타들의 창궐(?)로 인해 너나 없이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 또는 내가 아니어도 '대신할 사람은 많다'라는 안이함을 꼽고자 한다.

2:0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쌀나라 올스타즈는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Ken Griffey Jr.의 홈런으로 증명되었다. 자신들이 가진 화력과 투수력이 한국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라고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적을 상대함에 있어서 자신감이 한국팀에 뒤쳐졌을 리가 천부당만부당이다. 그럼 쌀나라의 패전의 원인은 무엇인가? '정신 상태'에서 패전의 원인을 찾는다면서 왜 자신감이 뒤쳐지지 않았으리라 확신하는 것인가.


[쌀나라 감독 '벅 마르티네즈'가 이승엽에게 고의사구를 내주는 순간, 경기는 끝난 것과 다름 없었다. 선수들은 감독으로부터 전해지는 승리에 대한 불신에 일종의 패닉 상태에 빠졌고, 그 일시적 공황은 최희섭의 쓰리런 홈런과 함께 몇몇 선수들의 '전의상실'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야기했다. 쌀나라 감독은 승리에 대한 집착에 자신이 지휘하는 선수들이 누구인지 자각하지 못했고, 그들을 불신했으며 그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패전의 결정적 원인을 나는 벅 마르티네즈 감독이 이미 김인식 감독과의 전략싸움과 선수단 장악능력에서 실패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분수령은 한국과 일본을 거친 어느 무명의 한국드림팀 타자 '이승엽에 대한 고의사구 지시'였다.

벅 마르티네즈 감독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던 이승엽을 거르고 상대적으로 많이 약한 김태균을 상대하고자 선택했다. 감독으로서 그의 선택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지휘하고 있는 선수단은 다른 팀도 아닌 쌀나라의 자존심 메이저리그 올스타즈였다. 그들의 자부심은 말 그대로 무한대이며 한국팀에 대한 자신감이 멕시코의 로드리고 로페즈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동양 무명 타자에 대한 감독의 고의사구 지시는 그들의 자존심과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일순간에 무너뜨렸음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붕괴는 최희섭의 쓰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9회에 와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분위기 자체가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역전된 상태에서 한국 드림팀은 더 이상 어린애 손목꺾기 수준의 팀이 아니었다. 오늘의 메이저리그 올스타즈는 코리안리거 수준의 공조차도 칠 수 없는 무기력함 그 자체였던 것이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틀 스포츠Mental Sports다. 심리적 요인이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티브 블레스 신드롬'(Steve Bless Syndrome)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경기력 장애 현상 등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스포츠에서 오늘의 감독의 오판은 미국야구史에 돌이키기 힘든 수치를 남기고 말았다고 생각한다. - 너 땜에 너네 나라가 진거야. 난 글케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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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 쌀나라 감독이 헌납한 심리전의 승리


[초딩 曰 : "ㅋㅋㅋ 내가 날고 있3~!" 사이월드의 어느 사진에서 본 내용 패러디]

쌀나라(美) 올스타즈는 전력상 최강의 팀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을 언급할 수도 있지만, 단기전 야구는 공격력보다 수비력으로 승패가 귀착된다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투수진은 명백히 미국팀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소 1~2수 이상 낮은 레벨임에 틀림없다.

'한국 드림팀'은 사실상의 최약체다. 8강 안에 들어 있는 팀 중에서 한국팀이 쿠바를 올림픽에서 이겨본 적이 없고(내가 아는 한 전패다.), MLB전력의 베네주엘라,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보다 강하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연봉 총액의 비교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를 비교대상에서 제외하면 최하위다.

현재의 쌀나라 올스타즈는 말그대로 PC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꿈에서나 보던 팀이다. 문자 그대로 수퍼스타이며 알렉스 로드리게스 1인의 연봉이면 한국 드림팀 전체를 팀맴버로 꾸릴 수도 있을 정도의 파괴력이다. 그들은 애초에 패배를 염두해 두고 한국전에 임하지 않았으며 한국전은 그들이 2005 Season Cy Young Award 2위 단트렐 윌리스(Dontrell Willis)를 선발로 내세웠다는 점을 제외하면 멕시코에게 설욕을 위한 준비작업 쯤의 일환으로 여겨졌을 것이 분명하다. 아마 단트렐 윌리스마저도 '한국팀을 어떻게 요리할까'라는 고민만을 했지, 패배는 커녕 고전할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언론은 반복적으로 '한국은 준비를 많이 했고, 미국은 준비를 덜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드림팀은 약팀이고 쌀나라 올스타즈는 최강전력이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레벨차이가 존재하며 전장에 나서는 장수들에게 전쟁 준비의 정도는 전쟁 결과에 직결되는 것이며 패장의 변명이 되지 못한다. 어차피 모두가 똑같은 조건이며 자국 리그의 페넌트레이스를 앞둔 시점에서 부담스러운 WBC참가를 결심한 선수들이기에 누가 준비를 더했고, 누가 못했다는 식의 변명은 무의미하다. 이는 지난 멕시코戰 관련글과 그 이전의 글에서도 분명히 언급된 바 있다. - 더구나 멕시코戰은 선발 로드리고 로페즈가 아예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면 된다"라고 할 정도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더 이상 어떠한 변명도 패배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미국은 한국이 멕시코를 단지 1점 차이였지만 승리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자신들이 '섬나라 왜국 올스타즈'에게 껄쩍지근한 신승을 거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섬나라 왜국 올스타즈'가 번번히 한국 드림팀에 패배했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적어도 제대로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도 하고 나왔더라면 쌀나라 올스타즈의 전력이라면 패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Vernon Wells, Derek Jeter, Brian Schneider와 Alex Rodriguez가 경기결과에 좌절하는 모습. 무너진 자존심과 패배한 자국 중 어느 쪽이 더 아픈가? Photo : World Baseball Classic Official Website]

하지만 쌀나라 올스타즈는 패배했다. 1-2점 차이도 아니고, 9회말까지 몰려서 간신히 2점을 따라잡은 4점차 패배다. 더블A올스타 수준의 올림픽 미국대표팀에게조차 이겨본 적이 없는 한국드림팀은 쌀나라의 메이저리그 올스타즈를 꺾음으로서 한국야구史를 새로썼다.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정신 상태에서 찾는다. 쌀나라 올스타즈의 머릿 속에는 '고전' 또는 '패배'라는 단어가 없었음에 틀림없다. 여기에 더불어 나는 '양키즈 신드롬(Yankee's Syndrome)'그냥 내가 임의로 붙인 말)을 원인으로 꼽고 싶다. 21C의 뉴욕 양키즈 팀이 겪는 고민, 그것은 수퍼스타들의 창궐(?)로 인해 너나 없이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 또는 내가 아니어도 '대신할 사람은 많다'라는 안이함을 꼽고자 한다.

2:0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쌀나라 올스타즈는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Ken Griffey Jr.의 홈런으로 증명되었다. 자신들이 가진 화력과 투수력이 한국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라고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적을 상대함에 있어서 자신감이 한국팀에 뒤쳐졌을 리가 천부당만부당이다. 그럼 쌀나라의 패전의 원인은 무엇인가? '정신 상태'에서 패전의 원인을 찾는다면서 왜 자신감이 뒤쳐지지 않았으리라 확신하는 것인가.


[쌀나라 감독 '벅 마르티네즈'가 이승엽에게 고의사구를 내주는 순간, 경기는 끝난 것과 다름 없었다. 선수들은 감독으로부터 전해지는 승리에 대한 불신에 일종의 패닉 상태에 빠졌고, 그 일시적 공황은 최희섭의 쓰리런 홈런과 함께 몇몇 선수들의 '전의상실'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야기했다. 쌀나라 감독은 승리에 대한 집착에 자신이 지휘하는 선수들이 누구인지 자각하지 못했고, 그들을 불신했으며 그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패전의 결정적 원인을 나는 벅 마르티네즈 감독이 이미 김인식 감독과의 전략싸움과 선수단 장악능력에서 실패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분수령은 한국과 일본을 거친 어느 무명의 한국드림팀 타자 '이승엽에 대한 고의사구 지시'였다.

벅 마르티네즈 감독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던 이승엽을 거르고 상대적으로 많이 약한 김태균을 상대하고자 선택했다. 감독으로서 그의 선택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지휘하고 있는 선수단은 다른 팀도 아닌 쌀나라의 자존심 메이저리그 올스타즈였다. 그들의 자부심은 말 그대로 무한대이며 한국팀에 대한 자신감이 멕시코의 로드리고 로페즈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동양 무명 타자에 대한 감독의 고의사구 지시는 그들의 자존심과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일순간에 무너뜨렸음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붕괴는 최희섭의 쓰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9회에 와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분위기 자체가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역전된 상태에서 한국 드림팀은 더 이상 어린애 손목꺾기 수준의 팀이 아니었다. 오늘의 메이저리그 올스타즈는 코리안리거 수준의 공조차도 칠 수 없는 무기력함 그 자체였던 것이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틀 스포츠Mental Sports다. 심리적 요인이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티브 블레스 신드롬'(Steve Bless Syndrome)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경기력 장애 현상 등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스포츠에서 오늘의 감독의 오판은 미국야구史에 돌이키기 힘든 수치를 남기고 말았다고 생각한다. - 너 땜에 너네 나라가 진거야. 난 글케 생각해.

Hedge™, Against All Odds..

WBC : 기적(?)이라고 하면 기분 나쁠까?

기적이라고 표현해 버리면 한국팀이 기분이 나쁠까? 하지만 나는 정말 한국팀이 멕시코를 잡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방망이 쪽으로는 거의 기대하지 않았었고, 투수력도 크게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시점에서 팀내에서 가장 안정된 선발투수인 서재응은 제한된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피칭급의 경기 운영을 펼쳤다. 중간계투진도 정말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난타당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정대현이 통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 이 과정에서 포수 진갑용의 보이지 않는 투수 리드가 수훈갑으로 작용했다. 포수는 언제나 진흙 속에 파묻힌다.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선수은 박찬호다. '재활의 신' 김인식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보직을 마무리 투수로 바꿔버릴지도 모를 만큼 '클로저(Closer : 마무리 투수의 별칭)' 박찬호의 유용성을 대내외에 시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보치 감독조차도 WBC에서 클로저로서 뛰고 있는 박찬호의 활약에 대해 의아해 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그의 부활의 다른 부문을 통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 그러나 역시 연봉값을 하려면 선발투수로서의 부활이 급선무다.

이승엽의 예상 밖의 대활약도 매우 놀랍다. 어제 경기 예상 포스트를 쓸 때는 그의 성적 자체가 대만/일본/중국팀을 상대로 쌓은 전적이기에 상대적으로 美대륙의 팀들과 레벨이 다른 약체들을 두들긴 탓에 뻥튀기가 많이 된 점을 지적했었다. 그러나 비록 1회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발 투수 '로드리고 로페즈(Rodrigo Lopez 2005년 15승 12패, 방어율 4.90 209.1이닝 투구)'가 몸이 덜풀린 상태에서 초반 많은 투구로 어리둥절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대포를 터뜨렸고, 이는 1회초 서재응을 상대로 똑같은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멕시코 타선이 해내지 못한 집중타를 이루어냄으로서 초반 기세를 꺾어 불안할 수도 있었던 마운드에 안정감을 준 것으로 해석해 본다. 즉 나는 이승엽의 투런 홈런이 경기에 가장 결정타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해서 모든 것은 경기 결과에 따른 추측이다.

VOD를 한 번 보려고 했는데, WBC는 VOD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저녁에 5시쯤에 순대국밥 집에서 후배랑 국밥을 먹다가 경기결과 방송을 보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와 버릴 정도로 기뻤다. 양키들은 또 홈텃세를 부린 모양이던데, 일본도 양키텃세에 당하는구만.
[Photo : World Baseball Classic Official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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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 기적(?)이라고 하면 기분 나쁠까?

기적이라고 표현해 버리면 한국팀이 기분이 나쁠까? 하지만 나는 정말 한국팀이 멕시코를 잡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방망이 쪽으로는 거의 기대하지 않았었고, 투수력도 크게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시점에서 팀내에서 가장 안정된 선발투수인 서재응은 제한된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피칭급의 경기 운영을 펼쳤다. 중간계투진도 정말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난타당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정대현이 통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 이 과정에서 포수 진갑용의 보이지 않는 투수 리드가 수훈갑으로 작용했다. 포수는 언제나 진흙 속에 파묻힌다.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선수은 박찬호다. '재활의 신' 김인식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보직을 마무리 투수로 바꿔버릴지도 모를 만큼 '클로저(Closer : 마무리 투수의 별칭)' 박찬호의 유용성을 대내외에 시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보치 감독조차도 WBC에서 클로저로서 뛰고 있는 박찬호의 활약에 대해 의아해 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그의 부활의 다른 부문을 통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 그러나 역시 연봉값을 하려면 선발투수로서의 부활이 급선무다.

이승엽의 예상 밖의 대활약도 매우 놀랍다. 어제 경기 예상 포스트를 쓸 때는 그의 성적 자체가 대만/일본/중국팀을 상대로 쌓은 전적이기에 상대적으로 美대륙의 팀들과 레벨이 다른 약체들을 두들긴 탓에 뻥튀기가 많이 된 점을 지적했었다. 그러나 비록 1회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발 투수 '로드리고 로페즈(Rodrigo Lopez 2005년 15승 12패, 방어율 4.90 209.1이닝 투구)'가 몸이 덜풀린 상태에서 초반 많은 투구로 어리둥절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대포를 터뜨렸고, 이는 1회초 서재응을 상대로 똑같은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멕시코 타선이 해내지 못한 집중타를 이루어냄으로서 초반 기세를 꺾어 불안할 수도 있었던 마운드에 안정감을 준 것으로 해석해 본다. 즉 나는 이승엽의 투런 홈런이 경기에 가장 결정타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해서 모든 것은 경기 결과에 따른 추측이다.

VOD를 한 번 보려고 했는데, WBC는 VOD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저녁에 5시쯤에 순대국밥 집에서 후배랑 국밥을 먹다가 경기결과 방송을 보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와 버릴 정도로 기뻤다. 양키들은 또 홈텃세를 부린 모양이던데, 일본도 양키텃세에 당하는구만.
[Photo : World Baseball Classic Official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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