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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의 색깔을 잃어버린 삼성 라이온즈

[SK와이번스의 수석코치로 확정된 삼성 라이온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만수]

언제부턴가 대구삼성 라이온즈를 향해 '라이거즈'라는 요상한 별칭이 붙기 시작했다.
'라이거'는 호랑이와 사자의 비정상적인 교배를 통해서 태어나는 제3의 생명체로서 성격이 매우 포악하고 생식 능력이 없어서 종족번식이라는 생명체의 기본적 본능이 충족되지 못하는 강하면서도 약한 생명체다. 다름 아니라 90년대 삼성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해태 타이거즈(現기아 타이거즈의 전신)의 대표적 감독 김응룡과 대표적 투수 선동렬이 삼성의 프런트와 감독 자리에 앉으면서 생긴 골수 삼성팬들의 불만에서 나온 소리다.

나는 특별히 지역 소속팀의 감독이 지역의 인재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믿는 야구 애호가 중 한 명이다. 프로 스포츠는 승리해야만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는 이길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밝은 비전(예를 들면 유망주로 넘치는 팜 시스템 같은 것들일 것이다.)을 제시해 주어야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돈많고 잘생긴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처럼 매력 있는 팀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삼성 라이온즈 한 팀에서만 커리어 전체를 보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보조코치 이만수의 SK와이번스行은 여러 가지로 대구삼성 라이온즈의 경영 방향이 진정 지역팬들을 위한 운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약간의 회의를 들게 한다. 기본적으로 구단 프런트는 야구계의 원로급인 김응룡 씨가 들어 앉았다. 김응룡 씨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원로이며 현역으로 뛰기에는 나이도 너무 많다. 그렇다면 차선으로 떠오르는 것은 선동렬 감독이다. 美MLB를 예로 들 수는 없겠지만, 선동렬 감독보다 1살 더 많은 로저 클레멘스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게 현실이다. 선동렬 감독은 현재 한국 프로야구팀 감독들(역대 감독들가지 합쳐도) 중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한국처럼 위계질서가 뚜렷한 문화권 속에서 자기보다 젊은 상관을 보시기란 상당히 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이다. 군의 진급심사나 사법계의 판사승급과정에서 가장 손쉽게 TO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바로 기수가 낮은 인재를 고위직에 앉히는 것이다. 그럼 동기 중에 승진을 못하거나 더 높은 기수의 고위직 인사들이 반강제성을 띄고 스스로 옷을 벗게 된다. 가장 평화적이면서도 가장 비참한 세대교체 방법인 것이다.

선동렬의 젊은 나이는 바로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 같다. 선동렬 감독보다 5살 이상 연장자인 이만수 코치가 코치 경력없이(미국 코치 경력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미국식이 통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감독으로 발탁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이만수 코치가 1착으로 떠올릴 삼성으로 가려니 후배인 선동렬이 감독 자리에 앉아 있다. 젊은 나이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더불어 이만수의 선수 은퇴 과정에서의 서먹한 분위기는 지금 생각해도 삼성이 나사빠진 짓을 했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김응룡-선동렬 감독라인의 삼성 진입 이후 삼성의 승률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최근에 와서 삼성이 '돈성'이라고 욕을 먹고 있지만, 삼성이 과연 과거에도 연봉 부문에서 타 팀과 비슷한 레벨에서 놀았는지 되새겨 보면 삼성의 돈성 비난이 최근에 와서 부각된 것이 새삼 우습다. (정확히 말해서 '한국 야구 애호가들의 야구를 바라보는 눈의 Average'가 높아진 덕분이라고 본다.) 삼성의 선대 감독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얘기이지만, 결국 김응룡-선동렬 이전의 삼성 라이온즈 감독들은 감독으로서의 재능과 선수를 보는 안목이 김-선 감독보다 뒤쳐졌을 뿐이다. 물론 그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FA도입과 괘를 함께 하지만, 과연 한국 프로야구 FA중에 전력에 도움이 된 존재가 있는가 살펴보라. 한국FA는 전력 강화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김응룡-선동렬 감독의 투수중심적 지휘 스타일이 옳은 판단이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삼성에는 삼성의 스타일이 있었다. 타력의 팀이라는 삼성의 스타일, 1번부터 9번까지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던 시절의 삼성 타선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지역 야구 애호가들이다.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승리의 댓가로 대구삼성 라이온즈의 색깔이 흐려지는 것은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삼성라이온즈의 혼(魂)이었던 이만수의 SK行은 분명 지역 야구애호가들에게 나쁜 뉴스로 각인될 것이다. 다만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동렬 감독의 웨이버공시할 수 없었기에 선동렬 감독의 계약만료 때까지만 SK에 이만수를 임대한다고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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