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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말하셨지. "잘 모를 때는 비싼게 좋은거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잘 모를 때는 비싼게 좋은거다."
나는 오늘 그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였다. [......]

오늘 E마트에 차 와이퍼를 구입하러 갔다. 장마철에 와이퍼를 쓰는데 전면 유리와 마찰음이 꽤 심해서 아버지께서 바꿀 때가 된 것 같다고 하시길래 오늘 구경도 하고 충동구매(?)도 할 겸 해서 E마트에 놀러 갔다. (배도 고팠기 때문에 E마트 안에서 파는 맛이 제법 괜찮은 냉면도 먹을 겸.)

하지만 내가 이 날까지 운전을 하면서 차에 대한 관심이 워낙 낮고 와이퍼라는 것도 처음 사보는지라 어느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 좋은지 알 길이 없었다. 매장에는 꽤나 많은 브랜드의 제품들이 인치별로 놓여져 있음에도 나는 풋내기 슛을 던지는 강백호 마냥 허우적거리기만 했다. 그래서 E마트의 매장 직원을 불러서 물어 보려고 했으나 매장 알바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알바들은 모두 나보다 어린 애들이었다. 얼굴은 30대 초반쯤 되어 보였는데.. = =..]

처음에는 유명한 공구 브랜드인 보쉬(Bosch)社의 와이퍼를 들었는데(가격도 상당히 저렴했다. 1개당 5800원이었던가?), 그 옆에 있던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품이 눈에 들어 왔다. 그렇다. '그 분'이 오신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브랜드의 제품들 사이에서 나는 NASCAR에서도 쓰이는 제품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보고야 말았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유난히 활처럼 휘고 와이퍼 외측 부분이 커버로 잘 덮인 1개당 10800원짜리 녀석을 2개 들었다. 다른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쌌음에도 녀석에게 눈이 꽂히고 나니 다른 제품들이 보이질 않았다.


그냥 나오기 좀 서운해서 2년째 갈아끼우지 않았던 카시트도 조금 큐트한 디자인(?)으로 2개 사고 새 휴대폰을 사고 나서 자석이 적용되질 않아서 무용지물이 된 휴대폰 꽂이도 하나 새로 샀다. 이 휴대폰 꽂이가 정말 귀여운데 두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모델이다. 손가락 5개까지 철사 같은 것으로 만들어져 굽힐 수 있어서 한 손으로 휴대폰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은 대심(大心?)한 V자를 만들어서 붙였다. 와이퍼에 꽂는 윙(와이퍼에 바람 저항 어쩌고저쩌고 하는 핑계 삼아 뽀대로 꽂아 놓는 차량용 눈꼽?)도 같이 사고, 워셔액 분출구에 덮는 은색 커버도 사고.....여튼 이것저것 자잘한거 많이 샀다. 대한민국 대표 양아치 차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순정품틱하게 다녔던 나도 이제 슬슬 양아치 차스럽게 녀석을 요란하게 만들게 되는 것인가.

* * * * * * *

매장 아르바이트 중에 내 고교 친구가 있었다. 와이퍼를 사면서 매장의 직원을 찾다가 녀석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내 이름을 불렀다. 약 1년반 정도 연락이 끊겼던 탓에 잠시 잊고 있었던 나를 무안케 하는 그의 반가운 인사는 내가 잊고 있던 세 사람과의 인연의 고리를 다시 회복시켜 주었다.

오늘 애들을 만나서 뼈다귀 감자탕을 시켜서 노가리를 까다가 FTA가 어쩌고 최근에 재밌게 본 영화 얘기 등을 하다가 PC방에 워크래프트3 카오스를 하러 갔다. 이 친구들은 카오스의 고수들이어서 공개방에서는 한마디로 레벨이 다른 플레이를 펼친다고 했다. 나도 왠만한 방에서는 거의 에이스로 활약해 왔기 때문에 나를 소개할 때 '재야에 묻혀 있는 에이스'라고 소개했다. 좀 오바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카오스는 정말 자신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한 녀석은 정말 잘하는데, 한 녀석은 나보다 별반 나아보이지 않았다. 역시 나는 '재야에 묻혀 있는 에이스'였던거다! [......]

녀석들과 나의 새로운 연락처를 주고 받고 나서 헤어지고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 녀석을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왔다. (물론 다음 번 카오스를 할 때는 팀전방에서 같이 하기로 했다.) 녀석들을 알게된지 벌써 10년도 넘었는데, 때로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망각의 공간으로 떠밀어 버리기도 하는 내가 다소 한심하게 느껴진다. 어찌되었거나 다시 만났으니 된거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음악을 하는 밴드 중 하나인 The Mars Volta와 함께 마무리.

[##_Jukebox|cfile8.uf@2457DE425877EF3330C782.mp3|01 Vicarious Atonement|autoplay=0 visible=1|_##]The Mars Volta - Vicarious Atonement
[Amputechture, 2006]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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