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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기고문 하나

[월간중앙 기고문 보기]


월간중앙 10월호에 역사학자 이덕일 씨가 기고한 글이다.
사실 아무리 강조한다고 해도 오늘날의 우리에게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는 그리 뼛 속에 와닿는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이해찬 前총리의 교육부 장관 시절 그가 정력적으로 추진한 제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는 아예 '국사'과목이 선택과목으로 편입되면서 요즘 저학번 대학생들의 역사 인식은 말 그대로 바닥 수준이다. 그들에게 이와 같은 기본 지식에 대한 기억을 상기하길 요구하는 것은 일정 부분 이상 무리가 따른다.

내가 8~10년 전에 배운 고교 국사 교과서의 기억을 되새겨 보면 위와 거의 일치한다. 연나라 장수 위만이 고조선에 들어오면서 철기가 전래되고 위만조선이 한나라의 공격에 멸망한다는 이야기다. 기원전 2333년에 세워졌다는 조선에 대한 고증은 전적으로 신화에 의존하여 설명했었고, 그것이 곰 토템 부족과 호랑이 토템 부족과의 융합 과정임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교사는 없었다. 중간에 2천년의 역사는 완전히 증발한다. 사서가 너무나 희박하기 때문이리라.

고조선의 영역에 대한 당시 교과서의 표기는 실로 두리뭉실하기 짝이 없었다. 당시 고조선의 영역을 만주와 요동/요서에 걸친 제법 큰 영토로 그려넣기는 했었지만, 고조선인 거주지역(?)이라는 두리뭉실한 이름으로 베이징-산둥반도까지 마치 고조선의 영역인 것처럼 보여지게 그려넣고 있었다. 일주일에 국영수 3과목만 각각 6시간씩 18시간을 공부하던 시절이었지만, 그와 같은 그림의 '의미(거주지역과 통치영역의 차이랄까?)'를 설명해 주는 교사는 없었고 또 고조선 분야는 중간/기말/수능 시험에서 거의 1문제 안팎의 출제 범위에 불과했다.


어쩌면 우리는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왜곡에 떳떳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 번도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자 노력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아예 선택과목으로 격하시킨 것도 모자라서 지금도 취업에 가장 중요한 영어 이외의 모든 학문(영어가 학문인가?)은 경시 받는다. 우리 국사 교과서를 만드는 교과서 편찬위원회의 학자들과 일선 교사들조차도 대충 돈이나 받아 처먹을 궁리만 하여 조금만 고증을 하면 금새 드러날 논리적 모순마저도 귀찮다고 그대로 대충 끼워넣기 하다가 '식민사관'이니 어쩌니 하는 잔소리를 듣는다.

지금 시대에 '식민사관'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그들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 왠만한 대학 역사학 교수를 찾아가서 만나 보라. 요즘 식민사관이라 부를 만한 왜곡된 지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를 찾기란(특히 젊은 교수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게으르고 복지부동/무사안일해서 이런 헤프닝을 야기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게으름과 무사안일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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