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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복제인간이었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뉴욕 메츠라는 팀에는 소위 '외계인'이라고 불리는 수퍼에이스급 스터프를 가졌던(과거형) 선발투수인 페드로 마르티네즈(Pedro Martinez)라는 선수가 있다. 그는 LA다저스에서 형인 라몬 마르티네즈와 함꼐 데뷔했으며 딜리아노 드쉴즈를 얻기 위해서 LA다저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現워싱턴 내셔널스) 간의 트레이드는 결과론적으로 역대 최악의 트레이드로 기록되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다른 말로 '유리몸'이라는 놀림을 받는다. 유리처럼 손대서 쓰러뜨리면 깨질 듯이 부상을 자주 당해서 나오는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상으로 헤맸으며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부리는 팀은 페드로가 부상이라도 당할까봐 페드로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신호를 보내면 바로 그를 강판시킨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에는 투구이닝까지 조절하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 언제 부상을 당할지 모르는 귀하신 '유리몸'이시기 때문이다.


오늘 한국과 이라크의 준결승전을 보면서 나는 이라크 선수들이 유리몸의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중동의 카타르 땅에서 아랍에리미트 심판이 이라크 선수단의 경기를 심판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이미 정치적/경제적 후진국들의 소굴인 중동 한복판에서 '공정함'이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월드컵에서 스위스전을 감독한 아르헨티나 심판의 뺨을 왕복으로 사정없이 싸대기를 날리며 그에게 예수님이 될 것을 강요할 법한 아랍에리미트 심판의 휘슬과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봉선화와 같은 이라크 선수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보약이라도 한첩 지어주고 싶은 안쓰러움이 들었다.


오늘 드랍볼을 잡으면서 넘어져서 공에 턱을 부딪혀 턱이 으스러질 뻔하고, 이천수의 미르코 크로캅을 한 방에 K.O.시킬 것만 같은 하이킥에 오른팔을 맞고 팔꿈치 아래가 가루가 될 뻔한 이라크 골키퍼. 머리를 부딪쳐서 땅에서 뒹굴고 있는데 아랍에미리트 심판조차도 신경을 안쓰고 이라크 진영으로 넘어가 버리자 아픈 머리를 긁적이며 억울한 분을 삭여야 했던 어느 이름모를 이라크 공격수. 정말 인류애적 차원에서 귀공들의 아픔을 포용하고자 하는 바이다.

전원이 살인이 가능한 격투기로 무장한 리퍼블릭 오브 코리언들이 그대들의 왜소한 체구와 허약한 골격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 난투극을 벌여서 그대들의 페드로급 유리몸을 으스러뜨리고 말았구나. 그대들 중 일부가 그토록 그리워 한다는 '대량살상범/테러후원자' 후세인 대통령께서 미국 형무소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일이로다. 더불어 지난 번에 경기 자체는 비교적 매너있게 했으나, 심판이 제대로 처돌아서 싸잡아 비난 받은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위대한 페르시아와 이슬람 제국의 후예인 그대들의 경기력을 배우도록 국가인권위원회에 탄원서를 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힘써 보겠네.


페드로도 울고, 케리 우드도 울고 갈 그대들의 유리몸. 어디 비싸서 침실에서 아내와 잠자리라도 불태워 보겠소? 일부다처제가 아직도 지켜진다고 하던데, 밤마다 정말 금지옥엽 같은 몸뚱이 어디 안부러지게 관리하랴, 아랫도리에 열도 뿜어내랴, 사모님 만족시켜 드리랴 정말 그대들의 크나 큰 삶의 무게를 미쳐 깨닫지 못하였소이다. 죄송하구려.

부디 이라크. 우승하시오. 우승하더라도 전원 사망사고가 나거나 신체장애를 입고 귀국하지는 마시오. 결승에 오른 상대팀은 한국보다 더 격투기를 잘해서 결승에 올라갔을테니 말이오.


"인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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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의 비운이 한국에게 덮쳤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Photo : 연합뉴스

1920년 8월 16일 메이저리그 경기 중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 레이 채프먼은 상대팀 뉴욕양키즈의 언더쓰로 투수 칼 메이즈에 의해서 머리에 빈볼을 맞고 수술 끝에 사망하는 대사건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 내가 직접 기억하는 사건으로는 시카고 컵스 시절의 새미 소사(Sammy Sosa, 현재 무적 상태이나 현역 복귀를 준비중이다.)가 머리에 빈볼을 맞고 선수보호 헬맷이 박살나는 위험천만한 사건도 있었다. 운동경기 중에는 아무리 점잖은 스포츠라고 하더라도 항상 부상과 사망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단지 그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안 건드렸는데 제풀에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임수혁 선수처럼 언제 어떻게 불운이 닥칠지 알 수 없다.

물론 130년이 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이런 사망 사고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과학이 발전하고 선수의 안정을 중시하는 견해가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으면서 고의적으로 선수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게 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 야구의 빈볼이나, 축구의 악의적 태클처럼 상대 선수의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저지르는 비신사적 행위까지는 규정으로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면이 있다.

오늘 신문사 사이트를 열어 보니 아시안 게임과 관련해서 한국선수가 죽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낮에 계속 밖에 나가 있어서 몰랐는데, 오늘 승마 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아시안 게임 사상 최초의 사망사고 희생자가 되었다는 불운한 소식을 접했다. 선수 개인과 가족의 불운임은 물론이고 축제 분위기여야 할 카타르 아시안 게임의 분위기가 한풀 꺾일 만큼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하여 매우 유감스럽다. 승마 장애물 경기가 사망사고에 이를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경기인 줄 미쳐 몰랐다.

승마 관련 기사를 보니, 내가 고2때 세계주니어 대회에서 2위를 했던 우리반의 공부를 지독하게 안하던 녀석이 생각난다. 내가 만났던 운동하는 녀석들 중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신 상태가 제대로 박힌 괜찮은 녀석이었다. 그 때 국가 상비군에 편입되었었는데,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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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Doha)아시안 게임 개막식

[Photo : 연합뉴스]

어제 아끼는 모 후배를 집에 데려다 주고 집에 1시 30분쯤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어머니께서 거실에서 Doha아시안게임 개막식 행사를 보고 있었다. 석유부국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역대 최고로 화려하고 돈을 많이 들인 초호화판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마치 하계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화려함을 자랑했다.

개막식 행사에 나오는 진주캐는 약혼남과 바다의 노래를 부르는 약혼녀의 이야기도 여느 개막식 행사에서 보기 힘든 가장 카타르적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컨셉트를 가진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조난을 당한 주인공이 '6개의 아시아'와 만나서 구조되고 6개의 아시아의 넉넉한 인심으로 행복해진다는 내용도 지극히 아시아적이면서도 축제의 의미를 드높이는 아주 괜찮은 컨셉트였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역시 6개의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은 있었지만 한국은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아직 한국은 멀었다'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정도면 선진국이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이라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이 자화자찬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보아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끼리 아무리 띄워주고 대단하다고 자찬해도 외부에서 그렇게 보지 않으면 그것은 초라한 생일상일 뿐이다. 결국 아시아 내부에서조차도 우리는 그리 의미 있는 문화적 영향력도, 두드러진 경제적 영향력도 없는 어중간한 국가였던 셈이다. 단지 그 뿐이다. 그것이 지금의 우리가 인정해야할 명백한 사실이고 극복해야 할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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