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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언 : 프로게이머는 수전증(?)인가. -_);;

드러내놓고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나름대로 게임방송을 즐겨본다. 예전에 워크래프트3 리그가 펼쳐졌을 때는 매주 챙겨서 봤지만, 워크래프트3가 시들해지고 나 자신도 워크래프트에 대한 관심이 많이 멀어져서 지금은 게임방송을 거실에서 혼자 밥먹을 때나 커피 마실 때 본다.

언젠가 신문 기사의 인터뷰에서 나온 적이 있는데, 혼자 밥먹을 때 게임방송을 보면 정말 최고의 궁합이다. 원래 게임을 볼 줄 아는데다가 자기들끼리 흥분해서 막 떠들어주는 엄재경/김동준/김도형/김창선/서광록 해설위원 등의 추임새(?)는 마치 네로 황제가 저녁 만찬 때마다 가무를 즐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적어도 나는 그래.]

썰렁한 글 조금 [Click]


게임 방송을 보다 보면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기는 사람으로서 참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보게 된다. 바로 극초반에 너무나 한가로워야 할 그 시간에 선수들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마구 부셔져라 두들겨댄다는 것이다.

스페셜포스야 초반부터 적의 저격이 시작되면 시작 후 5초 안에 적과 조우하기 마련이니 초반에 시작하자마자 '앉았다 섰다' 하는 무의미한 클릭질은 그저 시청자의 눈을 아프게 할 뿐이다. 그 때문에 항의가 접수된 것인지 요즘은 방송 경기에서 선수들이 초반에 베이스에서 출발할 때 앉았다 섰다 클릭질을 하지 않고 아예 '걷기'버튼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는 이거 상태가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 워크래프트야 안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렇다 치고, 스타크래프트는 적어도 게임을 해봤다는 사람은 거의 다 할 줄 아는 게임이기 때문에 대충의 게임 룰을 왠만하면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유저들은 맨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본진과 일꾼 4마리만이 존재하며 그들을 미네랄에 붙이고 나면 간단한 부대 지정과 지역 지정(Shift+F2~4)을 제외하면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 일꾼 4마리를 가지고서 미칠 듯한 기세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클릭해 댄다. 미네랄을 클릭했다가 본진을 클릭했다가 일꾼을 드래그로 긁어댔다가 하나씩 찍기도 하다가....아주 난리도 아니다. 처음에 볼 때는 일꾼 4마리 뿐인 저 상황에서도 저들은 엄청난 무언가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일꾼 4마리가 있는 저 상황에서 저 난잡한 클릭질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 그냥 경기 시작과 함께 손가락 풀기 정도의 의미?


재작년쯤이었나? 아직 내가 워크래프트3를 조금 할 때였다. 이종 조카 2명(초딩/중딩)이 우리 집에 놀러와서 내 컴퓨터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그들은 워크래프트3를 하는 게이머였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하다가 나에게 워크래프트3 하냐고 묻길래 한다고 그랬고, 조카들이 내가 하는 걸 한 번 보여달라고 했다. 프로즌 쓰론와서는 허접한 찌질이 게이머가 되어 버렸지만, 오리지널 시절만 해도 언데드로 아시아 800위를 찍던 흔히 말하는 '왕년에는 나도 좀 한다'던 게이머였다. 그래서 래더 게임을 한 판 하는 걸 조카들에게 보여줬다.

조카들이 내가 하는 모습을 보더니 화면 전환이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프로게이머처럼 한다고 놀라워 했다. 조카들에게는 게임의 내용보다 정신없는 화면 전환과 빠른 손놀림 그 자체가 일종의 경탄과 환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 때 경기 자체를 이기기는 했다.) 프로즌 쓰론에 와서 게임 실력은 추락했지만 APM은 거의 줄지 않아서 210~240정도 나올 때였다. 그 때는 선수들도 270~290쯤 할 때였으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조카들이 보기에는 손만 빠르면 고수로 통하고 '멋진 삼촌으로 존경'받던 그런 시기였다. [......]

혹시 선수들의 초반 빠른 손놀림이 내 조카들처럼 순진한 아이들의 눈을 현혹시키려는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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