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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진 길


오래간만에 산책을 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대구수목원과 수목원 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왕복 6차선 도로 좌우에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잘 닦여져 있는데, 그 길을 다른 많은 운동을 위한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함께 걸었다.

다들 과장된 몸짓으로 에너지 소모량을 높이기 위한 듯한 걸음을 했지만, 나는 여유로이 뒷짐을 쥐고 휴대폰MP3를 들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래도 내가 남자여서 그런지 나를 뒤에서 추월해간 어느 헤드폰을 낀 늘씬한(키는 조금 작은) 아가씨의 과장된 걸음에서 파생되는 엉덩이 흔들기(?)와 돋보이는 허리라인이 내 눈을 한동안 잡아 끌었던 것을 제외하면 매우 평화로운 한 시간 반이었다.

사진 속의 도로는 삐뚤어지게 찍혔다. 근데 실제로도 도로가 약간 지금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 나의 지독한 전지현카메라로 이 정도 퀄리티(?)를 찍어낸 것이 자랑스러울 지경이다. 야경촬영모드로 해놓고 가로수 받침대 위에 올려 놓고 10초 딜레이를 설정해서 찍었다. 그냥 손으로 쥐고 찍었으면 심령사진이 나왔을거다. - -;;


우리 아파트에서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가로수와 가로등인데, 눈으로 볼 때는 불빛이 결코 이렇게 안보이는데 카메라는 가로등의 불빛이 이렇게 예쁘게 보이나 보다. 그저 눈부시기만 불빛인데 사진기로 찍으면 무슨 우주쇼를 보는 것 같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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