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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다.

오늘 마침내 문제의 사랑니를 뽑았다.
정말.. 공포의 도가니탕이었는데, 의외로 쉽게 뽑혀서 정말 나 자신도 놀랐다.

어릴 적부터 치과와 매우 깊은 악연(초딩 때 한 2년쯤 매주 치과에 갔던 기억이 난다.)으로 인해서 치과의사를 인류의 흡혈귀(?)쯤으로 여기며 살아온 나였기에 치과를 간다는 행위 자체가 전혀 과장없이 오금이 저려오는 공포다.

사실 다커서도 그렇게 서럽게(?) 울어본 적도 치과 때문이다. 올해 초에 사랑니를 하나 뽑고 정말 너무너무 아파서 정말 비굴하리만큼 거실을 뒹굴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었다. 사랑니를 뽑는데도 2시간이나 걸렸고 무통마취라는 것을 3차례나 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치료였기에 그 고통이 더했던 것 같다. 뿌리가 3개 난 사랑니를 뽑고 나서 치과의사분도 "아이고 손님 같은 힘든 환자는 다시 못받겠다고"라고 할 정도로 길고 지루한 진료였었다.


그런데 오늘 갔던 치과도 4명의 원장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치과인데,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그 때 그 치과다. 오늘도 내가 거의 실성 상태로 진료대에 누워 있으니 간호사들이 번갈아 가면서 성장의 과정이라는 둥, 그래도 뽑으러 왔잖아요 라는 둥 전혀 공포에 질린 내 귀에는 들어오지도 않는 말로 나를 위로(?)하려 했다. (마치 어제 상상플러스에서 이휘재의 말이 신정환의 머리를 맞고 튕기는 장면이 생각나네.)

나를 진료하러 앉은 의사도 그 때 그 사람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것일까? 의사의 표정이 살짝 굳는다. 녀석.. 나도 네가 싫다.

이 양반 오늘 완전 작정을 했는지, 펜치를 들고 아주 제대로 흔들어 댔다. 캐쉑.. 나의 비명에도 아랑곳 없이 마구 누르고 조이고 흔들어 댄다. 이빨이 갈리는 소리도 들리고 잇몸이 뿌리째 흔들리는 느낌도 나고 여튼 정신없이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녀석의 횡포에 힘없는 환자인 나는 사정없이 당하기만 했다.

한 2분쯤 흘렀을까? 벌써 끝났단다. 사실 지난 번에 뽑을 때를 생각하면 이건 아프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치과 쪽에서도 경험이 좀 축적된 것일까? 내게 일단 무통마취부터 시켜놓고 난 다음에 처방전을 뽑아서 약국에서 진통제부터 받아 와서 1첩 먹고 수술을 하자고 한다. 그래야 마취가 깰 때 덜아프다나. 일단 내가 지금 입에 솜을 물고서도 이렇게 타이핑을 할 수 있는 것을 보니 그들의 새로운 진료법(?)은 성공한 듯 하다.

너무나 쉽게 뽑힌 사랑니에 그냥 기뻐서 솜을 입에 물고 외계어를 해대는 내게 나를 펜치로 흔들어댄 의사가 다가와서 쉽게 뽑았다고 안아프고 안붓고 하는거 아니라고 한마디하고는 무슨 서부의 카우보이처럼 훽 돌아선다. 이 양반, 분명 나를 기억하고 있었던거다.

오늘 사랑니 뽑으러 간다니까 타임앤테일즈의 길드 형님들이 살아서 오라는 둥, 내가 그 고통을 잘 안다는 둥 그러면서 별별 공포분위기를 조장해댔던게 생각난다. 일단 지금까지는 문제없지만 이 시간 이후에 블로그에 포스팅이 가능할지는 나조차도 모르겠다. 아흑..

여튼 아직은 마취가 덜 풀렸고 아픔도 거의 없다. 이 상태로 다 나았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마도 나의 그런 소박하고도 가련한 기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무참히 깨어지겠지. 갓땜..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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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과 식은땀

사랑니 때문에 고생이 많다. 사랑니라는 예쁜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주는 이 미숙한(?) 치아는 오늘날은 거의 빼서 없애버려야 하는 불필요한 존재쯤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나도 이미 왼쪽 사랑니 하나를 잇몸을 찢어서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을 뽑아냈다. (뿌리가 3개로 난 녀석이어서 뽑는데 2시간이나 걸렸고 1주일 넘게 고생했다.)

이제는 오른쪽 사랑니가 문제다. 왼쪽은 아예 잇몸 속에서 나오지도 못했지만, 오른쪽 사랑니는 절반쯤 나오다가 말았다. 이번에도 잇몸을 찢고 뽑아야 할 것 같은데 상당히 고민스럽다. 원래 오늘 사랑니를 뽑으러 갈 계획이었는데, 병원에 예약도 하지 못했을 뿐더러 내가 간밤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자다가 휴지로 흐르는 땀을 닦고 뒤척이는 난리부르스를 펼친 탓에 눈을 떴더니 이미 오후 3시가 넘어 있었다. 일어나서도 한동안 정신을 못차렸다.

사랑니를 가지고 주변인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안좋은 소리 뿐이다. 가끔씩 쉽게 뽑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옆으로 누워서 나서 뽑았다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잇몸을 찢고 뽑은 사람도 있고 이래저래 가관이었다. 병원에 가기는 가야겠는데, 참...걱정이 앞선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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