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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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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스포츠서울]

최근 MLB관련글이 전혀 없었지만, 여전히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해온 박찬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최근 박찬호의 신변에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나 약간의 끄적임을 하고 싶어졌다.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다.

각종 뉴스 사이트에서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졌다시피, 7년간 박찬호의 에이전트로서 활동해온 '스캇 보라스'를 박찬호가 해고했다. 박찬호로서는 이상과열로서 터무니 없는 몸값이 지불된 예비먹튀 '마스자카 다이스케'와 역시 터무니 없는 몸값이 지불된 배리 지토, 속물로 낙인 찍혀 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J.D.드류, 제프 위버 등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자신의 계약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내내 불만이었던 듯하였고, 그의 변화한 FA시장에서의 위상에 걸맞게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에이전트를 찾기 위해 보라스를 해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즌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스프링 캠프가 불과 3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를 압박하고 있다.

스캇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큰손 에이전트로 매년 총액 연봉 규모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켜 약 5%가량의 샤이닝 보너스를 챙겨온 에이전트계의 거물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즈'의 주인장이다. 한때 변호사를 꿈꾸던 그가 그대로 변호사에 머물렀다면 수만명에 이르는 미국 변호사들 중에서 최상위 1%만 누릴 수 있는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고액연봉자가 되기 위해 사법부의 권위와 투쟁해야했겠지만, 그의 타고난 치밀함과 극도의 이성적이고 타산적 사고력 덕분에 오늘날 그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연봉 200백만 달러 이상을 올리는 큰손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었다.

현재의 박찬호와 스캇 보라스는 어떤 구도일까?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초창기 탐 크루즈와 영화 후반의 탐 크루즈의 경쟁자였던 스포츠 에이전트의 이미지가 스캇 보라스의 이미지라고 봐도 거의 무방하며 쿠바 쿠딩 주니어의 초라한 모습이 오늘날의 박찬호와 매치시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쿠바 쿠딩 주니어의 매치역인 박찬호는 영화 후반부의 탐 크루즈 같은 에이전트를 필요로 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만큼 현재 박찬호의 가치가 그의 능력 이하로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박빠/박까 등의 이상한 인터넷 찌질이놀음을 배제하고서 순수하게 박찬호가 가진 커리어와 박찬호의 현재 능력이 정말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 받을 정도로 하찮고 쓸모 없는 것인가? 박찬호가 진정으로 오카 토모카즈, 은퇴를 저울질하는 현재의 David Wells, Tony Armas Jr. 등보다 저평가할 만큼 무력한 선수인가? 나는 결단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그를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박찬호는 올해 33세이며 투수로서 아직 최소 4년 이상 더 역할할 수 있는 선수이며 그의 커리어 113승 87패, 방어율 4.37(이것은 부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텍사스 시절의 3년을 합친 성적표다.) 통산 100승은 커녕 승보다 패가 더 많고 가장 최근인 2006년 시즌 성적도 박찬호보다 전혀 나을 것이 없는 오카 토모카즈(장출혈로 장기간 결장한 박찬호보다도 투구 이닝까지 적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상당한 금액의 1년 계약(토론토는 애초에 다년 계약을 제시했으나, 오카 측에서 1년 계약으로 수정했다고 한다.)을 맺는 현실은 진정으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것은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보스턴 레드삭스 계약 과정에서 일본인 선수의 영입이 선수 자신의 자질 이전에 팀 마케팅 분야가 일본시장 진출이 용이하게 하게 위한 일종의 기름칠 작업이 아닌가.

스포츠조선의 민훈기 기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불과 며칠 전에 스캇 보라스가 금주 안으로 박찬호의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며 2개 이상의 팀과 협상중이라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美현지에서는 박찬호와 관련된 루머가 뉴욕 메츠에서 흘러나온 것을 제외하면 너무나 깊은 침묵에 빠져 있다고 우려했었고 바로 다음날 박찬호는 스캇 보라스를 해고해 버렸다. 물론 스캇 보라스로서는 더 이상 자신에게 당장의 큰 금액의 샤이닝 보너스를 안겨주지 못할 박찬호가 아쉽게 느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박찬호가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는 현재 시장상황에서 그의 내년에 대해서 너무 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박찬호가 정말 고질적 신체에 결함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2006년까지 투수 연봉 TOP5에 들었던 초고액 연봉 투수였고 그 만큼의 자질을 평가 받았던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을 결국 보라스가 낮게 평가한 것이거나, 다른 거액연봉선수들 때문에 박찬호에게 상대적으로 시간을 덜 할애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보던지 간에 박찬호의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은 분명하다. 박찬호의 그 동안의 커리어와 보여온 역량을 감안할 때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올 시즌의 활약여부다. 정상급 투수들 중에서 리그를 가리는 투수들은 매우 많다. 4연속 Cy Young Award Winner와 통산 300승의 위업을 달성한 'Master' Greg Maddux조차도 커리어 전체를 투수에게 유리한 내셔널리그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물론 중하위 투수들은 말할 것도 없다. 스캇 보라스의 의지박약이던지, 박찬호 개인의 내셔널리그 서부리그 고집이 부른 화인지는 이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단은 내셔널리그에 남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풀타임 선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팀과 1년 계약을 체결하여 2007년 시즌에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며 2001년 FA시즌의 박찬호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길 이외에 이와 같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방법이 없다. 그가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연봉 1400만 달러로 5년 계약을 맺었을 때처럼 자신이 가치가 극소화 되어 있을 때는 그에 맞는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프로 선수들 스스로가 말하는 '프로의 세계'가 아니던가. (물론 나는 그것에 반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투신할 수 있는 새로운 에이전트 확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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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가 많이 아픈가 보다.


올해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유난히 자주 아프다. 김병현은 이미 장기간 DL에서 허덕였고, 박찬호도 15일자 DL에 올랐었다. 서재응도 햄스트링으로 DL에 오를 분위기이고 박찬호는 또 장출혈이 재발해서 피가 모자라단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나를 포함한 많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려하던 시나리오가 하나 있었다. WBC출전 이후에 체력적인 문제로 인한 시즌 성적의 저하를 우려하는 것이 그것이다. 실제로 스프링캠프와 스토브리그를 체계적으로 보내지 못하고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그 다음 시즌을 곧잘 말아먹고 부상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상황을 우려했다.

WBC후유증인가? WBC에 참가했던 주력 선수들 중 적지 않은 선수들이 부진이나 부상을 겪고 있다. 한국전에 선발등판했다가 오만 추한 꼴은 다 보이고 강판당한 플로리다 말린스의 단트렐 윌리스도 2005년 Cy Young Award Winner라는 영예에 걸맞지 않는 평범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스턴의 제이슨 베리텍도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본 야구 쪽에서도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일본야구에는 관심이 없다.) WBC에 나갔던 선수들이 평년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거나 잦은 부상에 DL을 들락거리고 있다고 한다. 국내 야구에서도 이종범/손민한 등이 부진한 것을 WBC 참가에 요인을 두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자신 있게 WBC탓을 지적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데릭 지터(Derek Jeter)' 같은 경우는 WBC참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99년 이후 커리어 하이 성적을 향해 달리고 있고, '알렉스 로드리게스(Alex Rodriguez)'도 타율에서 좀 부진할 뿐 평년 수준의 성적을 올릴 것이 확실하다. 역시 WBC멤버인 '체이스 어틀리'는 그야말로 날아다니고 있고 데이빗 오티즈/매니 라미레즈 쌍포는 여전히 보스턴 전력의 절반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WBC가 원인이라고 지적할 수 없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것 또한 분명하다.


박찬호의 장출혈 증세는 일종의 불가항력이다. WBC와는 무관한 그의 신체적 트러블이 발생한 것이다. WBC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반까지 박찬호의 올시즌은 텍사스 시절 부진을 떨쳐냈다고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장출혈로 또다시 피의 1/3을 소실했다고 하니 '박까'들이 모여서 '돈을 쓰고 죽어야지'라며 비아냥거리기 바쁘다. 마치 타임앤테일즈에서 무한대회 우승자에게 귓말을 보내서 '돈 좀 주세요'라고 구걸이나 하는 저열한 인간들과 유자한 '3류 인생'들의 배아픔에서 비롯된 찌질거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짜증이 난다. 또 한편으로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13년이 되어가는 현재에 와서도 박찬호 만큼의 성적을 기록하는 후배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한국인 야구선수들의 현실이 다소 씁쓸하다. 아직도 박찬호 한 개인의 성적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한국의 야구애호가의 쓸데없는 걱정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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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가 생각보다 더 많이 아픈 모양이네.

[Photo : ChanhoPark61]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전담 기자인 라일 스펜서에 의하면 박찬호가 제이크 피비의 아내 '케이티 피비'와 팀 전속 물리치료사인 '켈리 칼라브리스', LA에서 온 친구 한 명 등 세 사람으로부터 수혈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에 아파서 로스터에서 이탈했다고 할 때는 그냥 가벼운 장염 정도로 생각했었다. 운동선수들은 워낙 사소한 병에도 뻥튀기를 10만배로 쳐서 진짜 얼마나 아픈지 갸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제이크 피비의 아내(제이크 피비가 나보다도 몇 달 어린데 벌써 아내가?)와 팀 물리치료사, 친구들에게 수혈을 받았고 피비의 아내가 실신할 정도로 많은 수혈을 받은 것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증상이 심한 모양이다. 다음 주 주말쯤에 로스터 복귀와 등판을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호들갑의 수준을 볼 때 그 때 등판도 그 때 가봐야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냈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성적이 회복세에 접어 들면서 다시 한 번 느껴지는 것은 팀내에서 그의 입지가 상당히 두터워졌다는 것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의 삭막한 분위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스몰마켓팀인 샌디에이고(샌디에이고가 스몰마켓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클까?)의 동료들 중 다수가 그의 수혈에 자원한 점 등과 팀의 배려 수준이 텍사스 시절의 그것보다는 훨씬 온화한 분위기임이 느껴진다. 올시즌 완벽한 부활 시즌이었음에도 불안한 부상(?) 탓에 내년 FA시장에서 썩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지만, 지금의 성적보다 조금만 더 개선된 상태(12승 정도, 4점대 초반)로 시즌을 마치면 텍사스 시절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커리어가 감안된 상당한 수준의 연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감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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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아쉬움이 남은 박찬호 선발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리딩히터(수위타자)' 박찬호가 오늘도 감각적인 타격으로 1안타를 추가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팀 전속 해설진들도 '타자나 다름없다'면서 박찬호의 타격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며 화면에 줄을 그어가며 설명할 정도로 투수로서는 탁월한 타격을 보여주었다. (현재 타율 0.345)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수비진과 일부 몰지각한 홈팬들은 팀을 자칫 패전으로 몰고갈 뻔 했다. 특히 오늘 아쉬웠던 장면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박찬호가 나오는 경기마다 미칠듯한 기세로 뛰어주는 마이크 캐머런(Mike Cameron)이 저지른 중견수 수비 실책(3루타로 직결되었다.)과 8회초 수비에서 우측 돌출된 펜스에 바짝 붙은 PETCO파크 최단거리 홈런을 캐치할 수 있었던 브라이언 자일스(Brian Giles)의 '오늘의 명장면(Play of the Day라고 매일 경기마다 선정하는 경기장면이 있다.)'급 수비를 샌디에이고 홈팬으로 추정되는 어느 개념없는 아저씨가 자일스의 글러브 위에서 타구에 손을 대서 자일스의 홈런 타구 캐치를 방해하면서 홈런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더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자일스의 글러브 위에서 타구에 손을 대서 공을 땅에 떨어뜨린 그 아저씨가 자일스의 글러브가 홈런볼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고 손으로 밀치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찍혔던 것이다. 그의 행동은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가 계속되게 만든 그 헤드폰 낀 무개념 청년급의 관중이 아닐 수 없다. [당시 그 청년은 20여명의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테러 위협 속에서 귀가해야 했고 후에 신분이 폭로되었다.]

오늘 박찬호는 매우 효과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 실책과 관중의 어처구니 없는 경기개입이 아니었다면 능히 8이닝 3실점에서 3실점 완투 경기 수준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고 본다. 특히 4회 이후의 플레이는 과거 최정상급 투수였던 LA다저스 시절의 그 모습을 다시 보는 듯이 완벽했다. [다만 그 때와 다른 것은 삼진이 적었을 뿐.]

특히 배리 번즈(Barry Bonds)와의 대결이 인상적이었는데, 3개 뿐이었던 탈삼진 중 2개가 배리 번즈에게서 뽑아 냈으며 철저히 틀어막힌 번즈는 타격 도중 자신의 타구에 발목을 강타당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부상을 우려케 할 정도로 꽁꽁 묶였다. [그 타격 이후의 수비에서 좌익수 플라이를 안정적으로 수비하는 것으로 보아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승리는 뽑아내지 못했지만 베터랑 투수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어떤 환경에서도 팀이 요구하는 조건을 수행할 수 있는 노련함이 돋보이는 매우 긍정적인 경기였다. 1, 2회에서 투구수가 급격히 늘었음에도 기존의 탈삼진 지향의 플레이를 했다면 결코 8회까지 투구를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배리 번즈를 제외하면 철저히 맞춰잡는 플레이로 일관했고 다행히 유난히 저돌적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선이 이에 호응(?)해 주면서 초반 2이닝에서 40여개의 투구수를 쓰고도 약 60개 정도의 투구수로 6이닝을 틀어막아 107개의 투구수로 8이닝까지 경기를 이끌었고 전날 연장전으로 무리한 불펜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 참고로 어제 있었던 연장전에서 투수 박찬호가 핀치히터(흔히 말하는 '대타')로서 타격에 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연장전이었고 동점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팀의 선발투수를 대타로 기용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 정도로 그의 타격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음을 코치진이 인정하고 있음이 아닐까 한다. [그 타격에서 박찬호는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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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 패전과 몇 가지 흥미로운 점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문자 그대로 대량실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너무 정신없이 뒤흔들려서 보는 동안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들었다. 초반부터 스즈키 이치로와 애드리언 벨트레(Adrian Beltre)에게 안타/힛바이피치(속칭 데드볼/死球)를 내주면서 무사 1, 2루가 되었을 때도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평소 강했던 라울 이바네즈에게도 홈런을 허용했고, 장기간 부진했다가 최근에 회복세에 있던 섬나라 왜인 '조지마 켄지'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것은 나를 정신적 공황 상태로 몰아 넣었다.

경기 외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있었다.

PETCO Park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 / 한 경기 최다 솔로 홈런 기록
볼 것도 없이 오늘 PETCO파크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는 펫코파크 개장 이후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이다. 짧은 펫코파크의 역사와 거대한 규모를 감안할 때 공식적인 기록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한 경기 8홈런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더불어 한경기 8홈런이 모두 솔로 홈런으로 기록되었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아마도 이승엽 홈런이 영양가가 없는 홈런이라고 하던 찌질이들은 이 8홈런이 모두 영양가가 없다고 우겨대겠지만, 이 8홈런은 모두 필요할 때에 적시에 터진 홈런들이었다.

박찬호 도우미?
어느 선수든지 간에 궁합이 맞는 선수들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는 아마도 그 궁합이 맞는 선수가 마이크 캐머런(Mike Cameron, 34)에릭 영(Eric Young, 40)이 아닐까 싶다. 둘의 공통점은 올시즌 형편없는 타율과 장타력을 보이고 있지만, 박찬호 경기에서는 그 얼마 안되는 장타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는 점이다.

마이크 캐머런은 박찬호 등판 경기 때마다 특유의 호수비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마이크 캐머런의 수비력은 정말 누가 보아도 광범위할 정도의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안정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열흘쯤 전의 박찬호 등판 경기 때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장타력은 오늘 경기에서도 에릭 영과의 백투백 홈런(두 명의 타자가 연속해서 홈런을 치는 것)으로 에디 과다도(Eddie Guardado)를 빈사상태로 몰아 넣으며 샌디에이고에 찾아왔던 2차례 역전 찬스를 만들어 냈다. 지난 번 박찬호 선발등판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 직전까지 갔었지만, 단타하나를 남겨두고 다저스의 계투 투수인 오달리스 페레즈(Odalis Perezz)가 고의사구나 다름없는 볼넷을 내줌으로서 무산된 바 있다. 마이크 캐머런의 시즌 타율은 0.249이다.

에릭 영은 사실 나이도 있고 기량이 많이 저하되어서 제대로 출전도 못하고 있다. 대타 기용이나 교체맴버 투입이 그의 활약의 대부분이다. (물론 그도 정말 이름처럼 Young할 때는 53도루까지 했던 大盜 수준의 발군의 도루 능력을 보였다.) 그런 에릭 영의 올시즌 홈런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원래도 홈런을 많이치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나이 때문에 정말 홈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2개의 홈런이 모두 박찬호 선발 경기에서 나왔다. 현재 에릭 영의 시즌 타율은 0.227이다.

'제이미 모이어', 박찬호를 상대로 올시즌 첫 타점을 뽑아내다
43세의 백전노장 투수인 제이미 모이어(Jamie Moyer)에게 안타와 타점을 허용했다는 것은 오늘 박찬호가 얼마나 공이 좋지 않았는지 여실히 증명해 주는 사례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21년째에 접어든 제이미 모이어의 통산 타점이 단지 6타점에 불과한데 7타점째가 박찬호를 상대로 뽑아낸 것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참고로 박찬호는 통산 29타점이며 올시즌에 이미 4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박찬호의 시즌 타율은 0.375다. (제이미 모이어는 오늘 타석에 들어선 것이 올시즌 첫 타격이었다.)


섬나라 왜인 콤비네이션. 박찬호를 뒤흔들다
스즈키 이치로는 인격적인 면에서 정말 최악의 인간 중 하나다. WBC에서는 그의 명성 때문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는 결코 조직을 리드하고 선도할 만한 인품을 가진 선수가 못된다. 굳이 그의 재팬리거 시절 한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한국을 비하한 발언(한국 땅에 처음 밟은 느낌을 묻는 기자 질문에 "김치냄새가 난다"라는 답변으로 제대로 뚜껑 열리게 만든 바 있다.)이라던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와 WBC 등에서의 사소한 발언들과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의 이치로의 벤치에서의 입지를 살펴보면 결코 동료들과 유화적인 선수는 못된다. 나는 적어도 이치로가 경기 중 벤치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탁월하다. 그를 보면 마치 Ty Cobb의 현신(現身)을 보는 것 같다.

Ty Cobb은 1905년부터 1928년까지 선수로 활동했으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 스타다. 통산 타율 0.367(MLB 역사상 1위)/통산 안타 4191개(MLB 역사상 2위)/통산 도루 891개(MLB역사상 3위)/통산 득점 2245점(MLB역사상 2위)을 기록했다.

그는 자폐아 기질이 강한 매우 무뚝뚝하고 황폐한 성격의 소유자로 팀내에서 친분을 가진 선수가 한 명도 없었고 묵묵히 '타석에서 자신의 할 일'만을 했다고 한다. 그의 장례식에는 단지 3명의 참관인만이 있었고 그의 묘비에 새겨진 유일한 3단어는 지금도 내가 모든 블로그 글의 마지막에 적고 있는 Against All Odds..이다. (절대 노래 제목이 아니다.)

벤치에서도 수첩을 보며 초짜 메이저리거다운 성의를 보이며 박찬호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친 조지마 켄지도 아직은 시애틀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에서 사실상 일본인 구단주의 구단이나 다름 없는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여 주전자리를 꿰찼지만, 연평균 500만 달러라는 포수로서는 비교적 높은 연봉을 감당할 정도로 성적을 보이려면 아직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오늘 투수 리드도 생각보다 좋지 못했고 9회 에디 과다도가 등판하자마자 난타를 당하고 있음에도 언어장벽 때문에 포수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경기를 속개함으로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급작스런 상승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8회 에디 과다도의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에디의 너무 빠른 투구 페이스와 무딘 공끝 때문이었겠지만, 포수로서의 조지마 켄지의 역할이 생략된 탓도 있다.
결국 9회 팀에서 최근 가장 강력한 투수였던 J.J. Putz의 3연속 단타로 맞이한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조쉬 바드(Josh Bard)가 타석에 서자 참다 못한(?) 투수 Putz가 조지마 켄지를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마운드로 직접 불러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스카우팅 노트북을 만들어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실전에서 필요한 포수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9회말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지마 켄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몰랐다.


오늘 박찬호는 전반적으로 안좋았다. 특별히 잘했다고 느낀 점은 1회초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 정도. 초강세를 보였던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최근 2연전이 무진으로 종결된 것이 매우 아쉽다. 인터뷰에서는 어제 음식을 잘못 먹어서 배탈이 났었다고 하는데, 컨디션도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괜히 '짤방' 하나. 스즈키 이치로-!! 넌 이거나 처먹어-!! - 카를로스 델가도(Carlos Delgado), Photo :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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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 시즌 4승 달성

[Photo : Sandiego Padres Official Website]

박찬호가 시즌 4승을 달성했다. 4회까지 퍼펙트에 가까운 완벽투를 펼치며 투구수 44개에 불과한 탁원한 구위를 보였으나, 5-6회 2회 동안 J.D. Drew와 같은 전통적으로 박찬호에게 강한 타자에게 10구가 넘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는 등의 다소간의 불운이 따르면서 투구수가 96개에 육박하며 7회에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흠잡을 곳 없는 구위였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시종일관 경기를 안정적으로 리드해냈다. 노마 가르시아파라(Nomar Garrciaparra) 같은 對박찬호 상대로 7할이 넘는 타격을 보인 천적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해낸 것도 유효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상대전적이 대부분 박찬호가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에 이루어진 기록들이어서 지금의 박찬호와 매치업 시키기에는 다소 무리한 점이 있다.)

오늘 박찬호의 투구를 안정적으로 유도해낸 것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안정적인 수비진에 있었다. 특히 오늘 공수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친 마이크 캐머런(Mike Cameron)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1회초부터 외야로 넘어갈 수도 있었던 타구를 특유의 빠른 발과 위치선정으로 안정적으로 캐치해 냈고, 브라이언 자일스(Brian Giles)와 다소 간의 사인이 교환되지 않으면서 충돌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우익수쪽 타구를 중견수가 캐치해 내는 최고의 수비형 중견수로서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공격에서의 그의 활약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2루타-3루타-홈런(홈런은 LA다저스의 2번째 투수인 서재응에게서 Petco Park에서 기록)으로 이어지는 사이클링 히트 기록 수립 직전까지 가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사이클링 히트 기록은 4번째 타석에서 LA다저스의 문제아 오달리스 페레즈(Odalis Perez)가 사실상의 고의사구를 통해서 볼넷을 내줌으로서 달성되지 못했지만, 마이크 캐머런의 활약을 퇴색시키지는 못했다. (결국 오달리스 페레즈는 41살의 노장 에릭 영에게 시즌 1호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것도 광활한 Petco Park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정신 상태가 헤이한 녀석은 어쩔 수 없다.)

[Photo : Sandiego Padres Official Website]

'록키산맥의 무적 호랑이(?)' 비니 카스티야(Vinny Castilla)의 주자일소 2루타도 인상적이었다. 넓디 넓은 Petco Park가 아니었다면 오늘 비니 카스티야 1홈런, 마이크 캐머런 2홈런을 기록하며 홈런포로 애런 실리(Aaron Sele)아주 작살을 냈을꺼다.

오늘 LA다저스의 패배는 전적으로 지난 스토브리그 동안 오버페이 논란을 일으킨 라파엘 퍼칼(Rafael Furcal)이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회초 상식 이하의 수비력으로 2차례 에러를 기록한 그의 수비가 1회초 4실점의 도화선임은 재고의 여지가 없으며 타격에서도 전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케니 롭튼(Kenny Lofton)에게도 펜스플레이에서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있다고 했지만, 거의 펜스를 직접 맞추는 타구가 3차례나 작렬한 상황에서 40살의 케니 롭튼에게 그 이상의 수비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젊은 선수가 다저스의 중견수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상황에서 그것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기대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타석에서 영 시원찮았던 브라이언 자일스의 우익수 수비가 조금만 더 타구 판단과 위치선정에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면 오늘 박찬호의 1실점이 무마될 수도 있었는데, 아쉽게 원바운드 캐치가 되면서 1실점을 허용하게 되어 상당히 아쉬웠다. 브라이언 자일스는 피츠버그 시절의 강력함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타선에서 자일스를 받쳐주는 강타자가 없는 관계로 너무 심한 견제를 받고(볼넷도 엄청나게 많다.), Petco Park의 광활한 넓이에서 오는 홈런 부재가 압도적인 대포가 아닌 자일스에게 너무 큰 압박감으로 다가 오는 것 같다.

그 외에도 부진에 빠져 있는 칼릴 그린칼리어 그린이라고도 하던데, 스펠링은 Khalil Greene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태생으로 Clemson대학교(University) 출신이다. 혈통이 어디 이태리나 프랑스 쪽인가?]의 부진이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타율이 0.215까지 떨어져 있었다. 박찬호의 통산 110승과 내셔널리그 전구단 승리 기록도 큰 의미는 없지만 기억할만 하다.

P.S. : 내일 김병현 등판 경기는 아침에 하는 관계로 거실 TV통제권에서 밀려 경기를 관전하지 못할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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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찬호 스타일'로 경기를 짓누르다.

[그 분. 공포의 4할타로 경기를 지배하시다. Photo : ChanhoPark61]

참으로 오랜만에 거실에서 너무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관전한 박찬호 선발등판 경기. 비가 많이 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홈구장 'PNC파크'에서 그 분께서 강림하셨다. 그 옛날 강한 시절 그 모습 그대로의 그 분께서..

우천시 야구에서는 여러 가지 손익계산서가 나온다. 비가 와서 볼 컨트롤이 힘들고 구속이 떨어지는 점, 내야수들이 불규칙 바운드와 불량한 그라운드 상태로 인해서 슬라이딩 캐치나 정상적인 수비가 불가능한 점, 외야수들의 펜스 플레이 난조, 플라이볼 처리 능력 저하..
물론 타자들에게도 타구가 기대만큼 뻗지 않는 점이나 물먹은 볼의 반발력이 떨어지는 등 어느 정도의 핸디캡이 존재하지만, 투수 쪽에서 감수해야 하는 엄청난 핸디캡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오늘 박찬호의 구위는 초반에 약간 컨트롤이 불안정한 감이 있었다. 볼로 판정되는 공들은 너무 많이 빠져서 전혀 배트를 끌어내지 못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비가 온 탓인지 초반에 몸이 덜풀린 감이 있었고 큰 점수차에서 오는 안정감이 약간 긴장을 풀었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대폭발하고 있는 피츠버그 타선은 비 탓인지 그 열기가 완전히 식어 버렸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이었다. 매가 약이고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 6회 앞선 두 타석에서 2번의 삼진으로 돌려세운 피츠버그의 대표적인 타자 제이슨 베이(Jason Bay)에게 정타를 맞고 외야펜스까지 날아가는 장타를 허용했다. 너무 잘맞은 공이었기 때문에 박찬호가 5회 오늘의 3번째 안타를 치고 진루했을 때 너무 오래 비를 맞은 탓에 어깨가 식은 것이 아닌가 우려했었다. 그러나 그는 매를 맞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후속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간만에 LA시절 전성기를 보는 듯한 눈이 즐거운 탈삼진 퍼레이드를 보았다. 이게 원래 찬호 스타일이었다. 맞아야 정신 차리고 조낸 잘던지는거. 외줄타기를 하지 않으면 던지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박찬호 아니었던가.


6이닝 무실점, 8탈삼진, 5피안타, 2사사구 투구수 92개. (여기에 보너스로 3타수 3안타, 2타점까지.) 사실 기록만 보면 8이닝 수준까지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구위였지만, 너무 어이없이 빠지는 볼이 많아서 불필요한 투구수가 조금 있었고, 정말 신뢰할 수 없는 마이크 피아자의 팝볼 처리와 블로킹 능력 때문에 투구수가 몇 개 더 늘었다. 아무리 비가 오고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는 상황이라지만 피아자의 팝볼 처리 능력은 정말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외야로 뻗은 플라이아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타구들이 우천으로 인한 야수들(콕 찍어서 말하면 40살로 전혀 Young하지 않은 Eric Young)의 시계(視界)불충분으로 인해 2루타 처리 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오늘 경기의 심판들로서도 상당히 난감했을 것이다.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그 정도의 강우라면 사실 경기가 지속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배수시설이 환상적인 메이저리그의 구장에서 바닥에 물이 그 정도로 고일 정도라면 한국의 야구장 같았으면 정말 경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을 것이다.(5회 칼릴 그린의 타구가 홈플레이트 부근을 맞고 튀는데 물이 첨벙거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No Decision Game을 선언했을 때 생길 반발이 부담스러웠는지 무리한 경기를 지속시켰고 기어이 5회를 채웠고 무슨 베짱인지 6회까지 진행시켰다. (아마 5회에서 바로 끊어 버리면 피츠버그 측에서 들고 일어날 것 같았나 보다.)

글은 박찬호가 좀 불안불안한 것처럼 썼지만, 전체적으로 박찬호는 안정감 있게 던졌다. 결정적일 때 위력적인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 틀림없다. 더구나 우천 경기였다. 누가봐도 투수가 절대 불리한 상황이었고, 피츠버그는 박찬호에게 맥을 못췄다. 6이닝 투구를 마치고 경기가 종료되어 공식적으로는 Shutout(완봉승) 경기로 기록되었다. (박찬호 커리어 3번째 완봉승이며 2001년 LA다저스 시절 이후 처음이다.) 투구수를 길게 끌어가는 탓에 완투승 자체가 많지 않은 박찬호에게는 꽤나 간만에 '기록상의 완투' 포인트를 하나 올렸다.

- 서재응은 홈런 2방에 3실점하고 조기 강판되는 걸 봤다. 서재응이 너무 죽을 쑨다. 투구수 여유도 많은데 4회에 조기강판된 것을 보면 벤치의 신뢰를 많이 잃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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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이젠 정말 박사장의 부활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Official Website 메인 화면. 그의 개선된 위상이 느껴진다.]

박찬호가 오늘도 제대로된 실력을 발휘했다. 이제는 정말 그의 부활에 대해서 세인(世人)들도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 '그가 상대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다(?)'라며 '이제 곧 각 리그의 강팀들과 대결하는 시기가 되면 판가름 날 것이다'라고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 실제로 최근 박찬호가 호투를 펼친 팀이 강팀이라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상대하는 팀의 투수들은 절대 약하지 않다. 크리스 카푸아노, 브랜든 웹(2회)은 결코 호락호락한 투수들이 아닌 리그 정상권 투수에 도전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브랜든 웹은 2006년 사이영상 수상을 노리는 투수다. (이제는 정말 '신예'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다.) 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허약하기 짝이 없는 타선을 상대하는 그들이 샌디에이고 타선을 막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들의 구위를 탓해야지 박찬호의 '운'이라고 폄하기엔 무리수가 많다. 제대로된 3할 타자 한 명 없는 샌디에이고가 아닌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졌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샌디에이고보다는 강한 타선을 상대할 샌디에이고 투수들이 상대 투수에게 이겼다는 것은 그 날 그 샌디에이고 선수가 잘했다는 것 이외에 어떤 평가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예전 같으면 정말 박찬호 경기 관전평도 쓰고 구위나 투구폼, 상대 투수에 대한 평가 등을 쓰겠는데, 우선 내가 요즘 너무 바쁘고 앞으로도 바쁠 예정이다. 과거처럼 인터넷으로 VOD를 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해서 생중계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학교를 다닐 때는 생중계를 볼 수가 없다. 그냥 인터넷 신문 기사와 몇몇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글을 끄적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나만의 관전 느낌이 가미되지 않는다. 이 글도 그냥 그의 승리를 기억하기 위한 글 수준에서 그칠 것이다.

여튼 그의 부활이 공고화되어 가는 현실이 매우 반갑고도 당연한 것인데, 한편으로는 너무 낯설다. 그만큼 그의 부진이 길었음이리라. 그를 지켜 보며 그 때문에 한때는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았었던 나로서는 매우 길고 길었던 인고(忍苦)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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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 2승

[Chan Ho Park's streak has been caught entirely by Josh Bard. (Lenny Ignelzi/AP) San Diego Padres Official Website]

박사장님께서 오늘도 비록 약체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하셨지만 깔끔한 호투를 펼치시어 무실점으로 밀워키 타선을 봉쇄하사 팀에 승리를 안기시니, 샌디에고 언론과 한국 언론이 기뻐 어쩔 줄 몰라 몸부림을 치메,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시대에 본좌도 그 기쁨 누리고저 이렇게 포스트를 남기니, 어찌 기쁘지 않을쏘냐? 박사장님 빠돌이인 본좌, 요즘 '살 맛 수치'이 살짝 상승하고 있음이라.

Top Play : 350k (Source : San Diego Padres Official Website)

그건 그렇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샌디에고 타선이 밀워키의 에이스이자 떠오르는 샛별인 크리스 카푸아노(Chris Capuano, 카푸아노의 작년 페이스와 성적은 밀워키에게 밀알 같은 희망이 되었으리라.)를 상대로 이렇게 집중타를 터뜨려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박찬호 자신까지 크리스 카푸아노를 상대로 시즌 첫 안타를 쳐내 버렸으니 말 다했다. - 마크 벨혼의 삼진으로 박찬호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오늘의 무실점으로 방어율도 참으로 오래간만에 3점대 중반을 찍고 있어서 흡족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올해는 정말 제대로 부활 페이스를 가동할 모양이다. 안사람이 밤에 잘해주는 모양이지? -_);;


반면, 김병현은 앨버트 푸홀스(Albert Pujols)에게 홈런을 맞으며 무너져 4와 2/3이닝, 7실점하며 무너졌다. 앨버트 푸홀스는 역시 기재(奇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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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사장, 드디어 복귀인가-!!

'C. Park'가 마침내 몸값에 합당한 피칭을 완전하게 소화해냈다. 올시즌 널뛰기가 좀 있었지만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던 박찬호가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4사사구를 기록하며 완봉승(Shutout) 조건을 갖췄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검증된 물타선'은 오늘도 철저히 박찬호를 저버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LA다저스의 서재응 등판 경기를 보면서 내가 옆에 있던 후배에게 했던 말이 있다.

"둘 중 1점이라도 먼저 실점하는 팀이 진다."

그만큼 샌디에이고와 LA다저스의 타선은 '허약' 그 자체다. 그런데 문제는 타자들의 면면은 절대 허약하지 않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Petco Park가 '너무 크다'라는 문제점도 작용한다. 너무 큰 구장 덕분에 투수들의 구장효과(Park Effect)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타자들의 Park Effect는 매우 부정적이다. 실례로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그 허약한 팀에서 가공할 클러치 능력을 자랑했던 브라이언 자일스(Brian Giles)가 샌디에이고에 와서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 펫코 파크가 주는 효과가 결코 무시할 그것이 못되나 보다. 어쨌거나 오늘 박찬호는 완벽투를 펼쳤고 나는 그 사실이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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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병현도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콜로라도 타선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막히며 승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박찬호처럼 마지막에 팀이 역전해서 패전은 면했지만, 7이닝 7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이란 것에 사람들이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7이닝 4실점 정도면 사실 투수로서는 어느 정도 할만큼 한 셈이다. 그 과정에서 9탈삼진을 기록한 것도 수비하는 타자들이 투수의 구위를 신뢰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했을 것이다. '퀄리티스타트를 못했지 않느냐'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소소한 흠집을 가지고 김병현의 이어지는 호투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뱅핸이'가 부상에서 컴백하고 이제 겨우 2경기를 뛰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부상에서 막 돌아와서 이 정도 성적이면 매우 잘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투수가 로저 클레멘스, 탐 글래빈, 그렉 매덕스는 아니다.


오늘도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승짱' 이승엽은 날을 잘못 골랐다. 온통 쏟아지는 박찬호 무실점 완투 소식에 승짱의 연속 경기 홈런이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묻혀 버렸어-!

오늘은 유쾌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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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단신 : 희비의 쌍곡선

박사장, 오늘도 승리..하는 줄 알았다네.

누가 그랬던가?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언제나 함께 날아든다고..

김병현의 쾌투로 인한 승리와 함께 박찬호의 1회 가뿐한 3자 범퇴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벽 사우나를 다녀 왔는데, 그 사이에 박찬호가 한순간의 무너짐으로 전체 경기를 그르칠 줄이야..

내가 좋다고 호들갑을 떨면 꼭 담판에 삽질을 해대서 요즘 한국 선수들이 너무 부진해서 미신에 기대는 의미에서 잠자코 있었는데 잠자코 있어도 안되는 경기는 안되나 보다. WBC의 여파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박찬호의 널뛰기 피칭은 무어라 설명할 길이 없다. LA다저스 시절의 박찬호를 마냥 그리워할 수도 없는 노릇. - 개인적으로 샌디에이고의 너무나 무기력한 공격도 투수의 진을 뺏다고 본다. 누구 말처럼 코치가 수비훈련시키는 것처럼 똑딱이 타구만 친다. (팀 홈런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앨버트 푸홀스 개인 홈런수보다도 적다.) 5경기 동안 득점도 경기당 1점 수준으로 최악이고.. 하지만 누가 뭐래도 박찬호 본인의 실투가 결정적이다.

김병현의 6과 2/3이닝 1실점 9탈삼진의 호투가 오늘의 위안거리. 그 외에..
- 뉴욕 양키즈가 전이닝 득점 기록을 세우며 승리했다. 다만 8이닝 득점승이어서 메이저리그와 한국/일본 모두를 포함해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는 9이닝 전이닝 득점 승리 기록이 또한 번 무산됐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130년도 넘게 야구를 해왔는데, 9이닝 전이닝 득점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 그렉 매덕스(Greg Maddux)가 또한 번 승리를 챙기며 개막 5경기 전승을 기록하며 4월을 마쳤다. 단순히 5경기 5승 무패 기록 뿐만 아니라, 방어율 1.35, 투구이닝 33과 1/3이닝을 투구하며 경기당 평균 6이닝이 넘는 41살의 나이를 의심케 하는 스테미너를 과시하고 있다. 사실 투구 자체가 크게 힘들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분명 투구를 하는 이상 스테미너를 갉아 먹는다. 매덕스보다 단지 2살이 많은 로저 클레멘스가 자신의 스테미너에 의구심을 가지며 선수 복귀를 늦추는 것을 감안할 때, 매덕스의 풀타임 선발출장은 그가 자기관리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무엇보다 나이를 감안할 때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방어율이 꽤 인상적이다. - 현재 방어율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John Thompson이지만, 그의 지난날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성적붕괴 시기만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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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단신들

원래 박찬호 경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전하고 박찬호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왠지 앞으로는 한국 선수들의 이야기를 조금 자제하고 싶다. 잘했다고 괜히 뭐라고 한마디 지껄이면 다음 경기에서 꼭 부진해 버리는 꼴을 반복적으로 보니, 아무도 상관없는 일임에도 괜히 나 혼자만의 징크스가 되는 것 같다. 여튼 어쨌거나, 오늘은 박찬호가 잘했다. 그러나..
Reuters와 MLB Official Website,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홈페이지에서도 제대로된 큼지막한 박찬호 이미지는 없네. 샌디에이고 홈페이지에는 박찬호 얼굴만 대빵만하게 찍어 놓아서 좀 거북한 이미지가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최근 2~3일간 나의 관심을 끌었던 MLB기사들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이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루이스 곤잘레스, 300홈런 500 2루타 달성
[Arizona Diamondbacks' Luis Gonzalez tips his helmet to the crowd from second base after becoming the 21st player in Major League Baseball history to hit 500 doubles and have at least 300 career home runs, during the sixth inning off of San Francisco Giants starting pitcher Matt Morris in Phoenix, Arizona April 18, 2006. Gonzalez and Barry Bonds are the only active players to have accomplished this feat. Photo : REUTERS]

애리조나 타선의 조용한 핵, 루이스 곤잘레스가 현역 선수로는 배리 번즈와 함께 유이(二)한 300홈런 500 2루타 타자가 되었다. 사실 2000-2001년을 제외하면 크게 두드러지게 잘한 시즌이 거의 없는 탓에 그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평가절하되어 인식되는 측면이 있지만, 그의 조용한 카리스마는 허약하디 허약한 애리조나 타선을 이끌어 오는 거의 유일한 득점원이었다. 2003년을 기점으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며 41살의 그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초반 전성기에 핵심적인 선수였다는 사실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팬들에게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홈런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오늘날에 이르러 당시의 홈런 인플레이션이 스테로이드제 복용으로 인한 부정행위라고 치부되지만, 나는 스테로이드 복용에 대해서 관대한 입장이며 나름의 사유를 열거한 적이 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9회 주자를 루상에 둔 상태에서 마리아노 리베라의 공을 결승타로 끝내며 환호하던 그의 모습은 그가 은퇴하고 난 후라도 모든 애리조나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올해도 작년의 신화에 가까운 애리조나 타선의 기적(?)을 이어가지 못하고 41세의 백전노장 루이스 곤잘레스가 홈런 4개, 13타점으로 팀내 홈런/타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니 애리조나 타선이 약한 건지, 루이스 곤잘레스가 대단한 건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다.


- 커트 실링, 커리어 최초의 개막 4경기 4전승 기록

[지난 오프시즌, 도덕적 치명타를 입은 커트 쉴링(Curt Schilling)]

지난 오프시즌동안 결정적인 도덕적 치명타를 입으며 한껏 이미지를 구긴 커트 쉴링이 개막 4경기 선발 등판에서 4연승을 거두며 최상의 스타트를 끊었다. 아직 4월이 끝나기까지는 최대 2회의 선발이 더 남아 있기에 개막 첫 달 6승 투수 등극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오프시즌동안 팀내 동료들과의 극으로 치달은 불화와 동료들에 의해서 밝혀진 조작된 '피빛투혼(?)'의 진실, 그의 조작된 인격적 가식 등이 철저히 폭로되며 그야말로 인간으로서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대중이라는게 원래 그렇다. 배리 번즈처럼 '날 때부터 싸가지 없는 넘'은 그 싸가지 없음을 레파토리로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보이거나, 아니면 그 싸가지 없음을 매력으로 여기는 경우까지 있다. "저 녀석은 원래 저래~"하는 식의 야유 섞인 관심과 또 다른 의미의 독특한 애정은 그 선수의 매력포인트로까지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덕적/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여기던 사람이 사실 알고 보니 젠장맞을 녀석이더라..하는 경우에 대중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실로 엄청나다. '네가 그런 녀석일 줄은 몰랐다'는 큰 실망감은 보통의 악인(?)들에 대한 증오의 그것을 훨씬 상회한다. 어쩌면 쉴링은 그러한 부정적 요소를 호성적으로 덮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결국 실력 좋고 돈많은 놈은 무슨 짓을 해도 용인이 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며 잘하는 녀석에게 관대한 것 또한 대중들이다.

하지만 실망감 자체는 덮여질 뿐, 사라지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러하다.

- 'Master' Maddux, 선발 3경기 3승, 방어율 1.33

41세에 접어든 불멸의 컨트롤 마스터 그렉 매덕스가 쾌조의 스타트를 달리고 있다. 2005년 시즌 타선의 비협조(물론 이것 또한 경기 내용의 일부이며 타선의 폭발을 유도해 내는 것도 어떤 면에서 투수의 역할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경기일수록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로 인해서 사이영 어워드(Cy Young Award)의 주인공인 사이 영조차도 달성하지 못한 18년 연속 15승 이상 기록의 대기록이 달성되지 못했지만, 이미 현대야구에서는 절대 깨뜨릴 수 없다고 일컬어지던 사이 영의 15년 연속 15승 기록을 일찌감치 무너뜨린 그가 올해 다시 15승 이상을 달성한다면 사이 영의 기록인 18시즌 15승 이상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렉 매덕스와 로저 클레멘스의 통산 300승 기록에 대해 경외심에 젖은 장문(?)의 글을 쓰며 찬미했던 까닭은 스포츠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야구에서 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츠과학의 혜택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투수들의 기록, 그것도 전근대적인 동네야구 같은 야구를 하던 초창기 메이저리그의 기록들을 깨뜨려 가는 초인(超人)에 가까운 능력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로저 클레멘스보다 그렉 매덕스를 더 높이 치는 까닭은 오만한 성격의 로저 클레멘스에 비해 매우 가정적이고 온순한(?), 동시에 그의 성격 만큼이나 힘이 아닌 섬세함의 야구로서 최고의 힘과 정확도를 가진 타자들을 상대로 신화를 써내려 가는데 있다.

그렉 매덕스는 전형적인 제구력과 구속변화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4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애틀 매리너스의 1선발로서 활약하고 있는 제이미 모이어(Jamie Moyer)보다 더 잘하고 더 오래할 선수생활을 영위할 가능성을 가진 선수이기에 그의 다승 기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서 인정 받을만 하다.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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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도 박찬호가 이겼네.

학교여서 길게 쓰지는 못하겠고..

너무나 반갑게도 박찬호가 무려(?) 쿠어스필드에서 7이닝 3자책점으로 승리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박찬호의 퀄리티스타트에 정말 캐감동의 눈물이 난다. 어제 새벽 4시반까지 꾸역꾸역 기다렸다가 오늘 프리젠테이션 수업 때문에 잠을 잤는데, 그냥 안자고 볼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든다. - 어차피 학점은 이제 나에게 취미(.....)와 개인적 만족이 되었으니까.

지난 번에 내가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단체 부진에 작은 위안이었던 이승엽의 호성적을 글로 남긴 날부터 이승엽이 무안타에 허덕이고 있는데, 국내 메이저리거들도 내가 잘한다고 뭐라고 하면 꼭 다음 등판에서 포크레인질을 해서 앞으로 그냥 조용히 입닥치고(?) 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미신적 요인이 좋은 걸 좋다고 말도 못하게 만든다.]
4시 강의여서 자세하게 알아볼 수는 없고, 오래간만의 박찬호의 호투에 vod서비스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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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이 가는 MLB 단신들


[낯선 녀석. 메이저리그 최약체 Deitroit Tigers의 강타자(?) Chris Shelton이 현재 MLB홈런 선두다.]

나와 동갑내기(정확히 따지면 1살 더 많다.)인 크리스 쉘튼이라는 낯선 녀석이 현재 홈런/타점/타율/장타율에서 MLB 선두다. 10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타율이 5할이 넘고 타점은 15타점, 홈런은 7개, 장타율은 무려 1.293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에 이른다. 극초반에 반짝하는 선수로 작년의 Derek Lee와 같은 모습이 될 것 같지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최근 십수년간 워낙 약체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간만에 몬스터 시즌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 풀타임 2년차 선수의 활약이 낯설기만 하다.



[199승을 기록한 Pedro Martinez. 아무래도 300승은 힘들겠지?]

보호 받지 않으면 언제 부상으로 나자빠질지 모르는 유리몸의 선수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어느새 199승에 이르렀다. 올시즌도 무난히 15승 이상을 거둘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충분히 215승 정도에서 시즌을 마치지 않을까 예상된다. 한국 나이로 36세에 이른 페드로 마르티네즈이기 때문에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그에게 앞으로도 통산 100승을 이루길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가 따른다. 하드웨어가 특별히 강건하지도 않은 선수이기에 팀 동료인 탐 글래빈(Tom Glavine)과 함께 300승을 연달아 이루는 것에 대한 기대는 아무래도 기대에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 탐 글래빈은 뉴욕 메츠에 와서 야구 인생이 아주 제대로 꼬여 버렸다. 원래 페이스대로라면 벌써 300승 축하파티를 했어야 할 선수인데 아직도 277승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2경기 2승으로 출발이 좋은 탐 글래빈. 300승 달성 때까지 기여이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외에도.. 오늘 한국 선수 두 명이 모두 부진했다. 박찬호는 5이닝을 간신히 막아냈고, 김선우는 그랜드 슬램을 맞으며 침몰하고 말았다. 어제 밤샘을 하고 오늘 오전 내내 학교에서 애들과 토의를 한다고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결과를 보는 순간 따로 챙겨서 보기가 싫어졌다. 김병현은 부상이고 서재응도 부진한 편이고 최희섭, 추신수 등은 아직도 제 자리를 못찾고 있다. 올해처럼 한국 선수들의 스타트가 좋지 않았던 시즌이 있었나 싶다. 좋은 소식이 없으니, 제대로된 글을 적어는 것도 귀찮아지고 흥미가 없어진다. 대충 단막극처럼 몇 개 끄적여 봤다. 다들 부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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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박찬호

99년 당시 그의 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학교도 가지 않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박찬호를 메이저리그를 처음 보게 되었을 때, 그가 거두는 14승 15승의 의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가 던진 220이닝의 의미와 100개에 육박하던 사사구의 의미는 아직 데이터야구에 눈뜨지 못했던 내겐 더더욱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美메이저리그에 한국인 선수가 존재하며 그 선수가 수준급 투구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 하나도 만족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그는 내게 우상 같은 존재였으며 당시 인터넷을 몰랐던 내게 신문에서 그냥 지나치던 스포츠면을 좀 더 자세히 보게 만들었다.


99년이었다. IMF와 은행과 기업들이 무너지고 해외에 매각되는 소리로 뉴스가 도배되던 시절에 많은 대학생들이 '어서 군대나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일종의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던 당시에 나는 5일마다 한 번씩 인천방송을 통해서 나오던 MLB경기를 보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었다.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은 으례히 학교를 가지 않았다. 가도 그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꾸물꾸물 움직였다. [당연히 1학년 때 학점은 좋지 않다.]


그 해 5월의 어느 날(기록을 뒤져보니 4월 24일이다.), 유난히 그 해 초반에 난타를 당하며 힘든 시즌을 보내던 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戰에 등판했다. 부진한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도 99년 5월 당시만 해도 인터넷은 커녕 컴퓨터도 게임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었던 나는 소위 넷心이란 것을 모르기에 그에게 쏟아지던 비난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다. [내가 '인터넷'이라는 걸 처음해본 것은 99년 9월 경이다. 당시만 해도 완전 컴맹이었다.] 나는 언제나처럼 이번 등판에서는 그가 호투할 것을 기대하며 카디널스戰을 관전했다. 물론 학교도 가지 않고..

3회쯤인가, 그가 지독하게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번째 만루위기에서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3루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Fernando Tatis)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 때만 해도 참을만 했다. 단지 오늘도 부진한 기록을 쌓겠구나 싶었다. 당시 다저스 감독도 참았다. 그러나 난타는 이어졌고 또다시 같은 이닝에서 만루 상황에 몰렸다. 타자는 또다시 그 이닝에서 그랜드슬램을 날렸던 타티스다.
'사람의 감(感)'이라는 것은 왜그리 무서운 것인가. 또다시 홈런을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돌기 시작하자 곧바로 타티스의 타구가 외야펜스를 넘기며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최초의 1이닝 같은 타자, 연타석 만루홈런이라는 대기록이 박찬호의 손끝에서 수립되고 말았다. [이는 기술한 대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며 CNN이 99년 '올해의 경기'로 선정하였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다저스 감독(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데이비 존슨인가 그렇다.)도 참지 못했다. 그 경기는 박찬호 커리어를 통틀어 최악의 경기로 기록되었다. 그 해 시즌이 끝나고 페르난도 타티스는 후줄근한 그의 커리어에서 졸지에 MLB역사에 명예로운 이름을 올리고, 고액연봉자가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타티스는 그 해를 마지막으로 철저히 꼴아 박았고 2003년 이후 선수로서는 이름이 영원히 지워지게 되었다. [페르난도 타티스의 커리어 홈런은 90개에 불과하다.]

그 해 그는 전반기 동안 5승 5패를 기록했고 5점대의 방어율로 All-Star Break를 맞이했다. 내가 이걸 선명하게 기억하는 까닭은 그 해 유난히 올스타 브레이크 시기에 다승투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1999년 양대리그 선발투수였던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올스타 브레이크 당시 15승 4패였고, '커트 쉴링'은 14승이었다. 그 해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23승을 기록했고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솔직히 그 해의 박찬호는 정말 초라한 존재였다. [단지 그 해 13승을 올리며 체면치레는 했다.]

그가 절정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 이듬해(2000년)와 2001년에도 당시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던 배리 번즈(Barry Bonds)에게 모든 투수가 그가 세울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 회피하던 것을 소위 '깡'으로 정면승부를 벌이다가 MLB역사상 최다 홈런 기록인 71호 홈런과 72호 홈런을 안달아 허용하며 전성기의 작은 흠집을 남겼다. 당시에도 그 경기를 보며 말 그대로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 보았던게 생각난다. 2001년의 박찬호는 내가 생각하는 박찬호의 최전성기이며 짐 트레이시 감독과의 트러블로 부적절한 등판을 제외하면 2점대 방어율로 시즌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정도로 쾌투한 시즌이었다. 사실 그 홈런을 허용한 경기도 박찬호의 그 해 35번째 등판으로 굳이 등판할 필요가 없는 경기였음에도 무리수를 둔 것이다.

그마나 그 경기 이후, 어느 무명 투수가 73호 홈런을 허용함으로서 그의 치욕이 희석되었지만, MLB 역사를 다루는 FOX 하이라이트가 방영될 때쯤에는 어김없이 71호 홈런을 치는 배리 번즈와 그것을 얻어 맞는 박찬호의 뒷모습이 나온다. [묘하게도 페르난도 타티스처럼 배리 번즈도 그 이후 각종 약물의혹에 시달리며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Park's Curse인가.]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박찬호는 무척
불안한 위치에 있다. 그가 연간 1400만 달러의
연봉이 유지되는 올 한 해, 전향적인 성적 향상이
없는 이상, 지금의 불안정한 위치는 지속될 것이다.
인종차별의 벽은 오직 실력으로만 넘을 수 있다.

한때 ESPN에서 박찬호의 프로필에서는 '역사적인 홈런(Historical Home-Run)을 다수 허용한 투수'라며 조롱하는 기사가 있었다. 짐 트레이시와의 갈등으로 부적절한 기용도 있는데다가 FA에 대한 욕심 때문에 무리한 등판을 한 탓에 부상 후유증으로 거의 2년을 절반 정도 가동되는데 그쳤고 그 이후에도 몸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 오지 못하며 지금까지도 썩 좋은 모습은 보이고 있지 못하다. 냄비 끓기가 한국보다 더한 미국 언론들은 지금도 부화뇌동으로 박찬호를 씹지 못해 안달이 났고, 한국의 '박까'들은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처럼 마음껏 시냇물에서 흙탕물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박찬호는 별로 화려함이 없는 투수다. 내셔널리그 탈삼진 2위를 할 때도 220개가 채 못되는 탈삼진 2위치고는 다소 평범한 성적(당시 랜디 존슨이 300탈삼진 이상을 정신없이 찍어대던 시기였다.)을 기록했고, 15K 이상의 압도적 구위 말 그대로 도미네이트한 경기를 펼친 적이 한 번도 없다. 로저 클레멘스/그렉 매덕스 등의 경우처럼 완투 경기가 많아서 '이닝 히터(Inning-Hitter : 투구 이닝을 길게 끌어가는 선수)'로서의 자질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위기관리능력과 '슬러브(Sluve)'라 명명된 결정구 하나로 떨어지는 제구력을 극복하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지만 왠만해서는 외줄을 무사히 넘어오던 그런 투수였다.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박까들에게 2000-2001년 시즌의 탁월한 성적들이 이의를 제기 받고, 리그 사사구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그의 에이전트가 '공공의 적' Boras Coperation의 '스캇 보라스'라는 것도 박까들의 비난의 대상이다.

그러나 박까들이 아무리 비난을 해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박찬호가 내셔널리그 탈삼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가진 투수였으며 FA당시의 박찬호 나이에서 박찬호보다 좋은 승수를 기록했던 투수가 현대야구가 정립된 이후의 커리어에서 손으로 꼽을 정도의 우수한 성적이였다는 사실,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정 당시 내셔널리그 올스타 2번 선발이었다는 사실, 그가 조지 W. 부시가 구단주를 하던 보수 백인들의 천국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연간 1400만 달러라는 고액연봉을 보장 받는 것으로 그의 가치를 증명했었다는 사실이다. 박까들의 끊임 없는 '먹튀론'도 그들이 대런 드라이포트/케빈 브라운/대니 니글/마이크 햄튼/켄 그리피 주니어/새미 소사/버니 윌리엄스/탐 글래빈 등을 비난하지 않는 이상 설득력이 빈약하다. [이들 대부분은 백인이며 소위 '포텐셜(Potential)'과 통산성적(Carrer)라는 명목으로 열외를 타는 선수들이다.]


요즘 WBC때문에 박찬호가 무척 한국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번 WBC에 참가하는 한국팀을 국내 언론은 자신 있게 '역대최강'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역대 최강의 코리안 드림팀은 98년의 드림팀이다. 그 때의 드림팀 맴버나 지금의 드림팀 맴버가 핵심 전력은 사실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그 때도 박찬호가 있었고 그 때도 김병현이 있었고 그 때도 이승엽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때 그 '포스'를 가진 선수들이 8년이 지난 지금도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98년의 박찬호는 95마일 이상을 뿌릴 수 있는 박찬호였다. 지금이 박찬호는 90마일 초반으로 내려갔으면서도 제구력은 별로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더구나 소속팀 파드레스에서의 입지도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다.[개인적으로 비실한 '션 에스테스'따위에게 밀리는 현실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그 때 김병현은 '사이드암/언더쓰로'로 파릇하고 싱싱한 150km/h를 뿌릴 수 있는 오만한 영건이었지만, 지금의 김병현은 발목 부상 후유증과 자신감 결여, 팀내 입지를 끊임없이 위협 받는 힘든 처지다. 서재응이 그나마 가장 큰 전력이 되는 선수이지만, 그도 원 소속팀에서 5선발 경쟁을 해야 하기에 WBC에 올인할 수 있는 편한 상황은 아니다. 이들 이외의 해외파 선수들은 자신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직 한참 갈 길이 먼 햇병아리이며 국내선수들보다 별로 나을게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빅리그 물을 전혀 먹어본 적이 없는 국내파 선수들이 최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모든 포지션에 포진한 도미니카/미국 등을 제대로 상대해 낼 수 있으리라 여겨지진 않는다. WBC에서 만날 미국팀과 도미니카팀은 올림픽에서 보던 그런 후줄근한 미국팀, 도미니카팀이 아니다. 그 후줄근한 미국팀도 못이겼던 한국이 아닌가.

결국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박찬호로 시선이 되돌아 오는데, 지금의 박찬호가 내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시절의 박찬호가 아니다. 아직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동양인 선수의 신체적 한계인지, 부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망가진 것인지 예전의 그 박찬호가 아니다. 마치 옛날에 재밌게 봤던 '6백만 달러의 사나이'가 지난 주에 다시 봤을 때 너무나 촌스럽고 유치찬란하게 느껴졌던 것처럼 강한 모습의 박찬호를 기억하고픈 내 눈에는 지금의 박찬호가 도저히 받아들여지기 힘든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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