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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와 기업/서민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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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경향신문]

어느 가마솥 삼겹살 집에서 삼겹살에 냉면으로 밥을 먹을 일이 있었다. 자주 가던 삼겹살 집이어서 사장님도 안면을 트고 지내는 편이고 여느 삼겹살집보다 상당히 친절한 것이 마음에 들어 자주 가는 곳이다. (사실 삼겹살 자체는 냉동육인 듯 해 보여서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육즙이 좀 흐른다.)

TV에서 소위 말하는 대선주자들의 정치행보에 대한 기사가 흘러나오자 그가 이야기의 운을 뗀다. 이번에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지지율 순서대로 이변이 없는 이상 이명박이 한나라당 당내경선에서 승리하고 고건과 붙어서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박근혜를 찍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이 되면 나라 경제를 살리려고 기업이 잘살고 좋게 할 것이지만, 박근혜가 당선되면 서민들이 잘 살고 좋게 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인 듯 했다. 왜 박근혜가 서민과 코드가 맞는지에 대해서 의문스러웠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했기에 그냥 그의 이야기에 별다른 반박없이 순리대로 받아넘겼다. 손윗사람에 대한 나 나름의 '검증된 처세술'에 의해 그렇게 나와 함께 동석한 여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왜 이명박은 親기업적이고 박근혜는 親서민적인가? 무엇이 親기업적이고 무엇이 親서민적인가? 법인세, 상속세, 각종 서류절차를 단순화하고 주식거래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낮춰주면 친 기업적인가? 의료보험제도의 보장 범위만 더 넓히고 물가만 때려 잡으면 親서민적인가?

단순히 이 논리대로 하면 한국에서 가장 친기업적인 전직 대통령은 박정희와 김대중이 될 것이고, 親서민적인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이 될 것이다. (나는 적어도 전두환의 시대가 서민들이 살기 힘들었다..라고 말하는 일반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 세대를 본 적이 없다.) 그럼 전두환은 親서민적이므로 일심회 끄나풀들이 지껄여대는 성군(聖君)정치가인가? 親기업적이면 무조건 서민들이 죽어나는 건가? 기업이 잘되면 서민들은 무조건 망하는 건가? 그리고 이것은 바로 역으로 서민이 잘되면 기업은 무조건 힘든건가라는 물음도 된다. (현재 전 세계적인 조류가 소위 말하는 親기업적인 것이 대세임은 틀림없다.)


무엇이 유신공주라 불리는 박근혜와 서민을 연결시키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의문스럽다. 더불어 괜시리 그의 말 때문인지, 오늘 서울에서 붕어빵을 구워 팔았다는 이명박의 선거활동(?)이 괜시리 그 親기업적이라는 이미지를 떨치기 위한 몸부림같이 느껴지는 밤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재사는 재능 때문에 망한다.

그 옛날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에 보면 '양수'라는 모사꾼이 있다. 조조의 수하에 있었던 그는 영특한 재능으로 인해 조조의 후계자 책봉 과정에서 조식과 조비의 대립 구도에 개입하여 조조에게 미운 감정을 산 터였다. 이후 조조는 한중 공방전에서 힘들고 지쳐 자신을 '계륵'에 비유하였다. 충분히 흘려 들을 수도 있는 그 계륵이라는 말의 깊은 뜻을 헤아린 양수는 상관의 지휘도 없이 후퇴를 준비하다가 조조의 노여움을 사서 처형된다.

재사는 재능을 알아 주는 사람을 위해서 투신한다. 재능을 알아 주는 사람을 위해서 일할 때만 재사는 자신의 재능이 쓸모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조조는 재사를 알아보고 발탁할 줄 아는 현명함을 가진 군주였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여러 일화에서 나오듯이 그리 포용력 있는 군주상은 아니었던 듯 하다. 때문에 재능으로 교만을 부리던 양수를 처형한 것이리라.

고건을 보면 양수가 떠오른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조조의 그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물론 국민들이 조조만큼 영리하지는 않지만, 포용력이 없는 것은 일치한다. '관운(官運)'을 타고 났다는 고건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이자, 제 발로 찾아온 기회를 어리석은 국민들로 인해 놓친 탄핵 정국을 그야말로 복지부동의 공무원스럽게 무난하게 받아넘겼다. 그리고 정국이 회복되고 나서 그는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 시기가 그는 총리직 사퇴의 최적기라고 판단했던 듯하고 결과론적으로 그 판단은 비교적 적중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건을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칭송한다. 그리고 오늘날 고건의 인기는 바로 그 복지부동에서 비롯된 큰 흠집 없이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안다는 점이 베이스가 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거의 고건은 자신의 타고난 관운과 그에 따른 재능으로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았던 듯 하다.


- 고건의 계략?
오늘날 고건의 위기는 어떻게 초래된 것일까? 그 까닭은 바로 고건의 그 타고난 관운과 재능 때문이라 생각한다.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었던 여당, 민주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까지 고건을 영입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그 영입 노력에는 고건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고 고건의 '비교적' 깔끔한 이미지를 자신의 당에 투영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주인이 먹이를 가져다 주면 말(고건)은 가장 맛있는 먹이를 찾아 쫓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고건은 관운에서 비롯된 특유의 복지부동 성격으로 인해 분별력 없이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FA를 선언한 스포츠선수들처럼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데 한껏 주력했다. 그리고 그것에도 모자라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이 당에 한 번 슬쩍 요염한 미소를 지어주고 나서 여론을 살피고, 저 당에 슬쩍 요염한 미소를 지어주고서 또다시 여론의 동정을 살피는 등의 자신의 정치적 노선조차도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재능으로 인해서 자신을 흐리멍텅한 존재로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고건은 누군가의 수하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고건은 자신의 이름을 직접 내건 신당을 창당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고건 자신의 지지도가 전 같지 않았다는 점이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의 존재마저 희미해질 처지에 놓였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조차 흐리멍텅하게 만들었다가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을 선언하고 깃발을 꽂았으나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이제 많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장사치처럼 여기저기 모두 저울질해보다가 모두들 부르는 몸값이 시원찮아서 FA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처럼 독자노선을 선택하였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며 그를 고깝게 보기 시작했다.

나의 개인적 판단에는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열린우리당과 연립하여 최대 규모의 정당 안에서 유일한 대선주자가 되어 다음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다는 것이 고건의 최종적 구상이었던 것 같다. 규모나 지역적 지지기반에서 별로 힘이 못되는 '민주당'과는 별로 이득이 없고, 애초에 '국민중심당'과는 생각도 안해봤을 것이고, '한나라당'과 파트너쉽을 맺기에는 자기 당 안에서도 이명박의 강세 속에서 3강 대결 구도를 펼치는데 쓸데없이 소모전을 펼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믿을 만한 놈이 하나도 없어진 무주공산의 열린우리당은 '고건'이라는 말에게 가장 맛있고 양 많은 먹이였던 것이다.


- DJ/노무현 세력과 고건의 주도권 싸움?
나는 기본적으로 열린우리당과 고건의 연합전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싶다. 고건과 같은 복지부동 스타일은 결코 한나라당의 이명박과 대선 경쟁을 벌일 위인이 아니다. 그리고 이미 자신이 세운 신당의 기치는 '反한나라당'이다. 노선 자체를 열린우리당 쪽으로 코드를 맞추었다. 고건에게는 규모를 갖춘 배경이 필요할 뿐, 인물론적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비록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최악을 치닫고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조직력은 분명 고건에서 매력적인 먹이이며 자신의 가세를 통한 시너지 효과로 열린우리당의 낮아진 지지도를 일정 수준 이상 회복시킬 수 있다고 계산을 놓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청와대는 또 한 번 '정치꾼'으로서의 그들의 천부적 기질을 발휘할 요량인가 보다. 민주당을 수구꼴통으로 매도하며 처참하리만큼 민주당을 모독하고 탄핵정국에서 反민주 反개혁 反지역주의타파 세력으로 무참히 짓밟으며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 놓고서는, 지금와서 다시 한 번 김대중의 선동적 호남순례와 다시 한 번 결집하는 호남의 민심에 적잖게 고무되었는지 김대중과 민주당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김대중의 역할론이 전격 부각되면서 민주당의 '한민공조'도 한물간 분위기다. 김대중을 지렛대로 열린우리당/민주당 합당 혹은 호남지역 기반의 신당창당을 통해 고건영입에서의 주도권을 쉽게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한다. 고건이 영입되고 나서 독선적 노선을 걷는 것을 견제하거나 고건이 대통령이 된 이후까지도 염두해둔 권력유지를 위한 해바라기식 행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라 판단한다. 열린우리당 내 세력 간의 의견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청와대와 친노세력들은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과거의 행적이나 신념(?) 혹은 자신들이 구축한 정체성까지도 모두 내던져버릴 태세다.

그것도 아니라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이 고도의 역할분담을 계획하여 청와대/친노세력과 창당 주역들의 패배 시인과 신당창당 움직임이 엮여서 조금은 전략적 무리가 있지만 자연스런 '헤쳐모여'식 창당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그 과정에서 고건 세력이 흡수될 여지도 충분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고건이 독자노선으로 자폭을 하지 않는 이상 고건의 종착역은 열린우리당의 후계체제일 것이기에 고건과의 협상력은 분명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신념과 정체성은 고건이라는 새로운 선장 영입을 통해서 일정 부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선장이 새로운 깃발을 꽂고 기존의 기둥서방 역할을 한 선장이 물러나면 자연스레 물갈이가 되면서 '바지걸이 선장'을 만들어 당을 위해 희생하면 기존의 노선을 추구하기가 용이해진다. 바지걸이 선장에 대한 보상은 권력유지 이후에 얼마든지 노무현 정권 특유의 회전문 인사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건이 여전히 대중들에게 순결하게 보일까?

새롭게 등장하게 될 신당은 어떤 의미에서든지 현상황보다는 개선될 것이 명백하다. 적어도 '김대중 선생님'이라는 3金 중 여전히 호남 지역에서 영향력을 가진 아이콘이 기꺼이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현재의 열린우리당 세력과 민주당 세력의 결집은 민주당이 얼어붙은 마음을 열고 열린우리당 내의 정체성 논란이 해결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권력 획득이라는 단일한 목적추구 과정에서 모두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오늘 광주를 방문해 또 한 번 反지역주의적 연설을 한 노무현의 연설과 그의 행보는 표리부동함 그 자체이지만, 권력을 향한 투쟁 과정은 권력 획득이라는 결과 앞에 희석되고 순결해질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영입하려고 하는 새로운 선장 고건이 지금에 와서도 과거의 그런 '순결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소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이런 반문에 대한 근거는 당장 가장 최근에 조사한 여론 조사에서 고건의 국민적 선호도가 이명박, 박근혜 다음의 3위였으며 박근혜와는 5% 정도의 차이에 불과했지만, 이명박과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선호도 차이가 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것은 단순히 보수세력의 결집으로 단정지어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열린우리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2~30대 젊은층이 대거 열린우리당의 지지를 철회한 상황에서 고건이라는 카드를 영입한다고 해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선호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하다 못해 '유신공주'라고 불리는 군사독재의 세습체제인 박근혜에게조차도 지지도가 밀린다는 것은 현재 고건의 위상이 '작년 이맘때의 고건'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고건의 추락(?)은 자신의 몸값 부풀리기 과정에서 스스로 유발한 반감이 기초되어 있음을 지적하려 한다.

자수성가한 CEO출신의 대선주자성공한 개발독재의 후손 대선주자, 관료형 대선주자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하는 매우 흥미로운 대선 구도에 직면한 한국과 한국 국민들은 다소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나름대로 매력이 있고 흠집이 있다. 그러나 2가지 중요한 문제는 이들 3인 중 2명은 같은 당내 경쟁을 거쳐서 하나의 후보로 단일화될 사람이라는 점과 유일한 저항세력으로서 선택된 고건이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은 이명박과 박근혜 둘 중 누구든지 후보가 단일화된다면 둘의 지지율이 온전히 하나로 합쳐지지는 않겠지만, 상당 부분 둘의 선호도가 규합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단순 계산으로 고건과 한나라당 단일 후보 사이에 선호도가 '더블 스코어'가 된다는 의미다. 과거 청렴한 이미지에 45%가 넘던 지지도를 가진 고건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고건으로선 상대할 수 있는 적수가 아니다.

여기에 고건의 대선승리 열쇠를 쥐고 있는 김대중의 역할이 역설적으로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역효과를 우려해야 한다. '정치은퇴'를 선언한 김대중의 지속적인 정치활동과 지역주의적 발언들, 그리고 反지역주의를 외치면서도 지역주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열린우리당, 김대중의 입김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민주당의 줏대없는 모습에 실망할 일부 민주당 지지세력, 반세기에 걸친 3金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세력, 최종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조직력에 의지해야 하는 고건까지.

지금의 고건이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많다. 1년 전의 고건이었다면 충분히 할만한 승부였겠지만, 재사가 재능을 너무 부리다 보니 대세를 놓쳐 버렸다. 지금의 갈등하고 있을 고건을 보면 마치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다소 안타깝기도 하다.


Hedge™, Against All Odds..

오늘의 기사들 : 정치적 유산 시비, 일관성 부재

- 박근혜 출마 박전대통령 정치적 유산 시비는 비문화 비인격적
박통 시절 문공부 장관을 지냈던 김성진 씨가 김대중 납치사건의 비화와 함께 박근혜의 정치논란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김대중 납치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러한 '충성경쟁'이 과격 양상을 보이게 만들 정도로 경직된 지도층의 경직과 위계문화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5~80년대 전 세계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의 민족주의 성향과 그에 따른 권위주의 정부/군사 쿠데타의 발발을 통해 지구 상에 등장한 군사정권 중 유일하게 성공적인 발전상을 이룩해낸 정권이라는 박통의 영예(?)로도 그와 같은 치부들은 감출 수 없고 감춰져서도 안된다. 치부는 치부로서 평가되어야 하지, 치부를 다른 분야의 영예로서 희석시켜야 하는 명분과 이유는 없다.

박근혜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박근혜가 박통의 친딸로서 전형적인 정치인 출신 선대의 제왕학을 잇는 직계라는 이유로서 박근혜에 대한 음해와 비난은 부당하며 있어서도 안된다. 전 세계적으로 대를 잇는 정치인들은 수도 없이 많고 그 사례는 여러 선진국과 제3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면 그렇게 대를 이어 정치인으로서 중책을 맡은 자들은 하나 같이 여러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당장 George Walker Bush만 해도 Haliburton社와의 특혜 의혹을 중심으로 아브라모프 스캔들 등 수도 없이 친족/지인들과의 문제에 얽혀 있다.) 국가는 언제나 최상의 안전과 가장 낮은 리스크를 향해 순항되어야 한다. 박근혜가 그런 선례를 밟는다는 보장은 결코 없지만, 수없이 산재된 논란들을 일부러 한국과 한국민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그녀를 지지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 벨 사령관, 정상회담 직후 출국…`작통권` 행보 주목
세계에서 미국만큼 정책적으로, 외교적으로 그 뚜렷한 노선과 전략적 움직임, 정보수집능력과 그에 바탕한 예견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 절대 절대 결코 절대로 이 지구상에서 미국 이상의 정보력을 가진 나라는 있을 수 없다. 최고 수준의 정보력은 최고 수준의 인적자원과 최대 규모의 자본의 지원 아래 가장 가능성 높은 정책과 예상을 가능케 한다.그런 가운데에도 미국의 오판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상황이니 다른 나라들은 어떠할지 굳이 뒤적여볼 필요도 없다.

나는 최근 1년 사이에 미국의 행보를 돌이켜 보면서 점점 부시 행정부가 일관성을 잃어 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흔들리는 모습의 핵심에는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라는 원천적인 문제와 이란핵/북한핵 문제 해결 실패라는 부차적인 문제가 배경에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부시 행정부의 지지도 하락과 신보수주의 중에서도 초강경노선이었던 부시 행정부 중책들에 대한 미국민들의 반발은 그의 후원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연약한 심성을 가진 듯해 보이는 부시 대통령은 뒤흔들고 있는 듯 하다. 부시를 강한 '깡패'로 만들어 주었던 행정부 수반들의 국내외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되거나 심지어 퇴전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만큼은 아니지만 추락하는 자신에 대한 지지도는 점점 그를 과거의 유약한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듯해 보인다.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과 주한미군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말 미국이 주일미군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한국에서 이처럼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기꺼이 완전철수해도 했을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따위도 주일미군만으로도 주한미군의 역할을 완전 대체하고 미국의 동북아전략 수행에 아쉬움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주일미군이 재정비되는 과정이라도 당장 한국 정부에 던져버리고 떠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본국에서 '우리를 안지켜줘도 좋으니 빨리 돌려달라'라고 아우성인데 안줄 이유가 없다.

물론 그와 같은 한국 측의 반응에 다소 신경질적인 대응을 벌인 적이 있긴 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2009년 반환 발언이 그것이다. 달라고 아우성을 칠 때가 언제인데 금새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 때처럼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서 그렇게 빨리 줄필요가 없다고 하며 2012년 이후에나 달란다. 이에 일언반구 말도 없던 미국은 韓美정상회담에서는 또 전시작전통제권의 실무자들의 판단을 따라야 하며 정치이슈화 되어서는 안되는 문제란다. 그러면서 또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韓美연합사령관을 본국에 소환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노무현처럼 부시도 점점 국제정치적/국내정치적 핀치에 몰리면서 정책 노선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갈피를 못잡고 있는 듯 하다. 그들의 전가의 보도이며 동시에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결코 위협 받아서는 안되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안보'문제에서조차도 그들의 가장 강점인 동시에 그들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된 상황에서 어떤 정치/경제/문화적 지표도 그들에게 친화적이지 않다. 뒤로 엎어져도 코가 깨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2009년' 발언이다. 2009년이면 바로 3년 뒤인데다가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는 시기다. '아들 부시의 시대'가 끝나고 난 이후이며 이 말은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대해 "난 모르겠으니 내 후임자와 알아서 잘 얘기해보라"는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주한미군 문제는 후방지휘본부이자 병참기지로서의 주일미군과 달리 군사적/이념적 대립의 최전선(혹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극히 민감한 사안인 관계로 미국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자주 주한미군에 대한 정책이 변경되어 왔다. 부시가 2009년에 반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다음 대선에서 힐러리나 줄리아니가 백악관에 들어 앉아서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한국정부가 지금처럼 "2012년 이후에나 얘기합시다"라고 하면 또 그냥 버스 떠나가듯이 이야기가 물건너간다. 때문에 '2009년' 발언이나 벨 사령관 소환 등은 오랜 우방으로서의 존재했던 한국이 현재 미국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한국정부를 향한 환기와 유약해진 부시 대통령의 신경질적 대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해외주둔군 중 하나인 주한미군의 사령관을 소환하면서도 사령관조차도 본국에서 무슨 일정이 잡혀 있지 못할 정도라면 이번 소환이 얼마나 즉흥적인 결정이었는가 하는 것을 예상케 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시 행정부가 점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네가 하는 일들에 점점 불신이 쌓여 간다는 말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선거 : 선거유세 중에 야당대표 피습이 뭔가 했더니 이것이군.


오늘 오후 4시쯤인가? 내가 오후 4시를 조금 넘어서 집에서 나갔는데, 내가 나가기 전에 뉴스를 확인하고 갔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여튼 그냥 나갈까 하다가 옷을 사올 생각에 차를 끌고 나갔는데 도심에 선거철이어서 그런지 아주 사람으로 터져 나가고 차도 너무 많았다. 어찌나 많았는지 내가 주로 주차하는 모처는 물론이고 심지어 유료주차장까지도 만차가 되어서 주차할 공간을 찾기가 힘들었다.

어렵사리 주차장에 차를 집어 넣고 후배들을 만나서 노닥거리다가 중앙로 대구백화점 앞을 지날 때쯤이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장 후보 이재용 지지자들의 유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재용 지지자의 주장(상당히 왜곡되어 있었지만, 그렇다고 틀린 주장은 아니었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재용의 선거공약이 정말 실천된다면 '부도 대구를 부자 대구로'라는 그의 슬로건과는 무관하게 '1차 부도를 맞은 대구를 모라토리엄(지급불능선언)상태로' 만들 것이다.

이재용 지지자들의 유세가 끝나고 철수하자 조금 더 외곽쪽(왜 이재용 유세는 대구 시내 한복판의 노른자에서 하고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김범일의 유세는 그 구석에서 2~3분쯤하다가 영업에 방해된다고 저지를 당했는지 참 생각해볼 문제다.)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어차피 이재용의 선거공약 자체가 '아무런 계획도 없는 선언적인 공자님 말씀'이기 때문에 이 두 놈 중에 한 명을 찍어야 하는 대구 시민의 입장에서 참 도토리 키를 재기가 힘들다. [현재 나는 이재용의 선거공약에 극히 불신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김범일을 찍을 것 같다.]

그런데 김범일 지지자들의 짧았던 유세 내용 중에 나를 잠시 놀라게 한 것이 있었다. 그 내용은 '야당 대표가 테러를 당했다'는 것이다. 워낙 지나가는 말로 들어서 어느 야당 대표인지 몰라서 옆에 있던 후배들(우리 후배들은 정말 똘망하다.)에게 물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그 의문이 집에 와서 뉴스를 보자 의문이 풀렸다.

그냥 눈치를 봐서는 극렬 노사모틱한 수구극좌파(뭘 말이고?) 내지는 그냥 한나라당을 열나게 증오하는 꼴통이 여중/여고의 여깡들처럼 얼굴에 도루코질 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참으로 다양한 의혹들과 음모론이 나올만도 하다.


대충 근거 없이 머리에서 떠오르는 음모론을 몇 자 끄적여 본다. 모든 잡소리는 근거없다.

한나라당의 자작극(?)
아무리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선거 유세장이지만, 유력한 야당 대표[더구나 공대(?)공주 박근혜가 아닌가.]에 대한 경호가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현장의 모습을 알 길이 없으니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50대 꼴통의 주먹질과 공주님 용안(!)에 도루코질을 허용할 정도로 허술했다면 한나라당 경호팀은 오늘 자로 전원 해고되어야 할 것이다.

또 정말 박근혜가 그렇게 증오스럽고 죽이고 싶었다면 사시미질, 등산용 나이프질, 부억칼질 등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무기들도 많은데, 약하디 약해서 그냥 흉기로 쓸 때는 옷도 제대로 뚫지 못하는 커터칼질인가. 꼴통범인의 의도를 알 수야 없지만 자신이 현장에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리는 없을테고, 시기적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우발적으로 일어난 듯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치고는 꽤나 냉정하게 자신의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도 우발적인 정치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답지 않게 느껴진다.

사건 직후 여야 정당들 모두 이번 박근혜 테러사건이 한나라당에 대한 '일종의 동정표'가 쏠리지나 않을까 싶어서 즉각적으로 정치적 테러행위를 맹렬히 규탄하며 엄정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대만 총통선거에서 천쑤이볜 후보가 선거 유세중 저격테러를 당하면서 지지율이 역전된 사례를 감안해 볼 때, 이와 같은 정치테러에 대한 자작극 논란은 충분히 제기함직하다.
딱 깨놓고 말해서 사람 죽이려는 놈이 유치찬란하게 커터칼질이 뭐냐고. 의심 안하게 생겼어? 놈이 지능 수준이 딸리는 저능아이거나, 아니면 정말 우발적으로 박근혜 얼굴에 도루코 칼빵 한 방 먹이려고 박근혜 유세하는 걸 보자마자 인근 문구점에 가서 커터칼 사들고 뛰어 나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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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대한 정치테러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제국주의 시절 의화단의 난으로 청이 말년을 보내고 있을 때 일본제국주의에 물든 열혈경찰이 이홍장을 암살하고자 시도했다가 오히려 일본이 8개국 연합군 내부와 국제사회로부터 극렬한 성토를 당하며 오히려 협상에서 불리(했다기보단 더 달라고 할 수 있었는데, 분위기상 그러지 못했다고 할까..)한 내용의 베이징조약을 맺었던 사건이 생각났다. 머리에 든 것은 없고 가슴의 증오와 열기만 담긴 녀석이 자기는 의기(義氣, 그것이 의기인지 광기, 착각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에 넘쳐서 저지른 행동이 오히려 자기가 따르는 진영을 어렵게 만드는 사건. 안 그래도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근혜 공주께서 몸으로 도루코 칼빵 한 번 '묵으시고'(?) 아무 생각없이 있었을 부동표가 꿈과 희망의 21C에 발생한 정치테러에 분개하여 대거 한나라당으로 흡수될 듯 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어떠한 사유에도 이와 같은 정치적 테러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것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역할하고 기능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더불어 국민이 그 주인됨을 역할하는 것은 오로지 선거와 개인, 압력단체 등을 통한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그들의 수족(정치인)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의 책임이다. 그 책임을 정치인에게 묻고자 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선거와 탄핵(또는 국민소환)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며 어떠한 비정상적, 비합법적, 폭력적 방법이 사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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