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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추억 : '마'씨 집안 사람들을 다시 보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인간이 아닌 형이상학적인 존재로까지 느껴졌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그레이스(39)라고 하는 자신의 아이들을 맡아 길러온 유모와 결혼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처와 양육권을 가지고 다투고 있는 마이클 잭슨에게 일종의 정치적 돌파구로서 그레이스를 통한 이미지 쇄신과 유럽에서 발매될 새 앨범에 대한 홍보를 노린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내가 중학생 때, 결코 넉넉치 않았던 당시 우리 집안의 재정에 음반 구매는 꽤나 사치스러운 취미였던 것 같다. 내 용돈도 한 달에 5천원 남짓했을까? 지금 한 달에 쓰는 돈을 생각해 보면 도저히 상상이 안되던 시절이다. 내가 초등학생 때만해도 "엄마 50원만"이라는 말이 입에 달려 있었는데,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하루에 1천원 이하는 안받으려 한다고 하니, 나와 그들 사이의 15년의 갭을 내 잣대로 들이대려 함은 무리이리라. 그런 용돈을 가지고 음반을 산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우리 시절에는 으례히 하기 마련이었던 우유값 착복(?), 문제집 비용 창조(애초에 문제지가 없었으니까 '창조'다.) 등으로 음반 구입비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건데 그 때 내가 우유만 제대로 다 먹었어도 지금 내 키가 176cm인데 5cm는 더 컸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키 180cm가 정말 되고 싶다.]

[중고로 다 팔아 버리고 지금 남아 있는 당시의 작은 흔적들. 물론 모두 CD로 교체되었지만, 당시 저 앨범들을 테이프로 사고 또 사고 했었다. 다 팔아 버리려다가 그나마 저것들은 남겨 두었다. 왼쪽 아래는 You Are Not Alone의 싱글CD로 당시 중/고딩 주제에 노래방에 가면 꼭 불렀던 노래 중 하나였다.]

그런 식으로 돈을 모아서 샀던 음반(당시는 테이프였다.) 중 하나가 마이클 잭슨의 앨범이었고 그 중에서도 History(베스트 앨범)이었다. 당시 1만원 정도 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난 그걸 3번이나 구입했다. 한 번은 테이프가 씹혔고, 하나는 듣는거 또 하나는 요즘 빠순이들이 자주 하는 짓인 속칭 '소장용'으로 구입했었다.
상상할 수 있는가? 한달 용돈 5천원 수준이던 녀석이 1만원짜리 테이프를 3개나 똑같은 걸로 샀으면 자금조달을 위해서 얼마나 총력전을 펼쳤을지. 천삽 뜨고 한 번 허리펴기 운동을 한다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준에 비하면 오버가 심했겠지만, 거의 그 정도에 맞먹는 노력(?)이었을 것이라 능히 짐작된다. 그 정도로 그를 찬양했었다. 당시 지금도 그 때의 충격으로 개돼지처럼 인간취급도 하지 않는 '서태지'를 최고의 가수라고 떠받들다가 그의 표절과 '창작이 힘들다'는 눈물에 격분해서 그의 (당시 나의 재정으로서는)비싼 음반들을 쓰레기통에 처넣고 떠돌던 중딩의 눈에 그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Michael Jackson - You Are Not Alone (R.Kelly Main Remix)
[You Are Not Alone, 1995]


지금의 나는 나 스스로 변화를 추구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와의 관계를 계기로 그녀의 허무주의와 냉소적 성향을 물려 받은 탓인지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었고, 어느 누구도 그런 무형의 존재로 떠받들지도 숭상하길 거부하고(그래서 수령 동지, 위원장 동지를 혐오하는지도?) 음악적인 성향도 이 블로그에 걸려 있는 500곡 정도의 음악 관련 포스트처럼 변해 버렸지만 그에 대한 옛날 생각을 돌이켜 보는 마음의 여유 정도는 남아 있다.


그를 생각하면서 요즘 Jim Brickman의 Hear Me라는 곡 때문에 다시 부각되고 있는 Michael Bolton도 떠올리게 됐다. 어제 다음카페 내 휴대폰 동호회에서 Hear Me를 내 컬러링으로 입력하면서 그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 Said I Loved You, But I Lied 같은 곡으로 어린 시절의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마까진 장발 아저씨였다. 요즘은 꽤나 댄디 스타일로 변했지만, 그 때는 지금 말하는 스키니진 비슷한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서 셔츠 반쯤 풀어 해치고 바람에 머릿결을 흩날리며 서부 콜로라도 필하는 산악지대에서 바위에 한 발 걸치고 "널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야~"라고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로 개폼을 잡는 그가 참 멋있었다. 그도 '마'씨였다.

Michael Bolton - Said I Loved You, But I Lied


[이것들도 팔다가 남겨 놓은 그 때의 흔적들. 사실 왼쪽 상단의 Butterfly앨범은 팔려고 했는데 너무 '똥반'이어서 팔리질 않았다! ㅠ_ㅠ.. 상단 우측은 Fantasy 싱글, 하단은 George Michael의 Spinning The Wheel 싱글. 그 때는 빠돌이틱해서 싱글도 좀 샀었다.]

지금은 런던의 공중 화장실에서 DDR치다가 경찰에 딱걸려서 졸지에 개쪽은 있는대로 다팔고 완전 변태-게이틱한 아저씨로 전락해 버렸지만,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도 그 '마'씨 패밀리 중에서 군계일학의 팬터스틱 보이스로 나의 어린 시절의 귀를 자극하던 아저씨였다. 다른 어느 앨범보다도 Older앨범의 환상적인 무드가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

George Michael - Spinning The Wheel
[Older, 1996]


머라이어 캐리도 사실 마씨다. 그녀의 이름을 영어로 쓰면 '마'리아 캐리(Mariah Carey)이기 때문이다.(어릴 적부터 이렇게 우겼다.) 내가 어릴 때 머라이어 캐리는 그야말로 디바 중의 디바였다. Celine Dion이 Upclosed&Personal의 주제곡인 Because You Loved Me로 대히트를 하면서 디바계를 평정하기 전만 해도 휘트니 휴스튼의 뒤를 이을 가장 강력한 디바였다. 23살 차이 나는 남편의 배경이 필요했던지 콜럼비아 레코드 사장과 결혼해서 4번째 앨범 Daydream까지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질주하다가 3년만에 이혼하고 나서 계속 꼴아 박았다. 최근에 Mimi앨범으로 부활했다는데 지금은 내가 팝음악을 잘 안들어서 모르겠다. 요즘은 다른 음악에 집중한다고 그렇게 좋아하던 아트락/메틀도 잘 안듣는 판에.. = _ = ; ;

어쨌거나 당시에는 그녀의 4번째 앨범의 첫번째 타이틀곡 Fantasy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정말 팬터지로 흘러 들어갈 것만 같았다. 뽀삽질 만발의 그녀가 부연 얼굴로 I'm in Heaven. With my Boyfriend, My Laughing Boyfriends 할 때는 당시로서는 참 팬터스틱했다. 이 글 쓰면서 다시 한 번 들어 봤는데 12년의 시간차는 극복이 안되는지 곡이 좀 촌스럽네. 댄스필 나는 곡은 유행을 너무 심하게 탄다.

Mariah Carey - Fantasy
[Daydream, 1995]

1995~1996년 중반까지 팝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해 말부터 락음악을 들었고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 나 어릴 적에는 '마'씨 집안 사람들 다 은퇴하면 팝음악은 끝장나는 줄 알았다.(과장 천만 배해서..) 그 때 그 마씨 집안 사람들 중에서 지금은 쪽박찬 사람도 있고, 그 때부터 비리비리하다가 최근에 노땅되어서 부활한 아지메(이 아지메는 아주 욕먹을 짓은 다하고 다닌다고 들었다.)도 있고, 그냥 고만고만하게 계속 음반 내면서 용돈벌이 하는 사람도 있고 한 것 같다. 다들 잘 먹고 잘 사소. 배 안곯고 사는게 최고의 삶임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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