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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비단장수 왕서방 '왕첸밍', 아시아 야구의 새 장을 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誌에 난 왕첸밍의 컬럼]

뉴욕 양키즈가 대만에서 수입해 온 신형엔진 '왕첸밍'이 올시즌 드디어 대박을 터뜨렸다. 그의 성공이 대박으로 평가 받는 까닭은 그가 단지 2시즌을 치른 선수이며 이 정도의 고평가를 받았던 투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나는 그와 같은 평가를 내린다.

왕첸밍은 최근 몇 년간 투수들의 필수과제처럼 여겨지고 있는 싱커(Sinker)를 연마하여 미국 최대의 빅마켓 프렌차이즈인 뉴욕 양키즈에서 성공한 최초의 대만 출신의 메이저리그 선수로 기록되게 되었다. (물론 왕첸밍의 성공적인 한 시즌은 대만 야구 사상 처음으로 세계야구의 최변방인 '대만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그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5년 시즌 18경기에 등판(17경기 선발 등판)에서 뉴욕 양키즈의 폭발적인 타선과 계투진의 지원을 받으며 8승 5패 방어율 4.02를 기록한 데뷔시즌을 보낼 때만 해도 나는 첸친펑의 뒤를 이어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수많은 신인들 중의 하나로 치부했다. 그것은 마치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 첫 등판이자 선발 등판 경기를 노히트 노런(9이닝 동안 안타없이 완봉으로 선발투수가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것)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여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버드 스미스'와 같은 경우처럼 아직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수많은 대만리그 선수들의 일시적 발광(發光)현상과 같은 것으로 치부하기에 충분했다.

왕첸밍의 올시즌은 매우 성공적이다. 아무리 양키즈의 지구방위대 타선과 막강 불펜의 공수 지원을 받았다고는 하여도 19승이라는 수치는 능히 존중될 만한 가치가 있다. (올시즌 랜디 존슨이 5점대 초반 방어율로도 17승을 하게 해주는 팀이 뉴욕 양키즈다. 양키즈 소속이라는 것은 콜로라도 락키스의 타자라는 사실 만큼이나 성적표의 핸디캡이다.) 더구나 그는 수준급 제구력과 안정적인 피칭 메카니즘으로 많은 그라운드볼을 유도해 내어 앞으로 한동안 그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음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그의 성공에 대한 아주 치명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올시즌 218이닝을 소화했다. 선발투수로서 A급 선발투수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200이닝 이상을 돌파하며 팀의 주요한 버팀목이 된 그이지만, 그의 탈삼진 갯수는 80개가 안된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필연적으로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는 것이 정상적인데 그의 탈삼진 갯수가 현저히 낮다는 것을 꼬투리 잡아 적잖은 전문가들이 그의 롱런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다. (나 또한 그것에 어느 정도 동조하는 편이다.)

한때 Dr.K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박찬호나 박찬호보다 더 높은 이닝당 탈삼진 비율을 보였던 선수들은 하나 같이 1이닝당 1탈삼진의 비율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결코 그 투수의 성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확인했고 이론적으로도 검증이 가능했다. 하지만 탈삼진이 적은 투수치고 성공하는 투수들은 결코 탈삼진이 많으면서 성공하는 투수들보다 많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서 거의 없었다.

우리가 흔히 '핀포인트 컨트롤(Pin-Point Control)'이라며 환상적인 제구력을 통한 맞춰잡기 투수의 전형으로 부르는 그렉 매덕스(Greg Maddux)도 은연중에 통산 탈삼진이 3100개가 넘는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라는 사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왕첸밍과 같은 스타일의 투수들이 꿈꾸는 '완성형 그라운드-볼러'이라고 부를 만한 브랜든 웹(Brandon Webb)이나 데릭 로(Derek Lowe) 같은 투수들도 왕첸밍에 비해 거의 1.5~2배 이상 높은 탈삼진 비율을 가지고 있다. ('브랜든 웹'은 올시즌 16승 7패 방어율 2.88 투구이닝 231이닝에 탈삼진 173개를 기록했고 '데릭 로'는 올시즌 15승 8패 방어율 3.57, 투구이닝 212이닝과 탈삼 119개를 기록했다.) 美언론이 지적한 최악의 대비였떤 팀 웨이크필드조차도 그보다는 훨씬 높은 탈삼진 획득을 보였다.

사실 탈삼진은 단순히 수치적인 문제다. 160km/h를 찍어대는 강속구 투수들은 쓸만한 브레이킹볼 하나만 장착하면 홈런 공장장이 되든말든 방어율이 개떡이 되던지 간에 높은 탈삼진 비율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탈삼진은 방어율이나 경기운영따위를 모두 포기하고 기록을 목적으로 탈삼진을 잡으려고 작정하고 달려들면 기존보다 높은 비율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상징적인 기록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상징적인 기록은 투수들의 '구위(Stuff)'를 평가하는 가장 간편한 기준이 되기 쉽다.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 이론'에서 지적하는 '사회에 보편화된 고정관념에서 오는 현실에 대한 오판'을 일으키기 가장 쉬운 기록의 맹점인 것인다. 그리고 그 맹점이 맹점임을 알면서도 받아들여지거나 깨뜨리기가 쉽지 않은 것은 야구를 보는 사람은 바로 관중이고 관중들은 소비의 주체로서 야구 선수들이 가진 진정한 능력보다 1년에 열댓 번 정도 관전할 수 있는 자신에게 더 큰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선수들을 선호한다는 것에 있는 것이다.

현재의 왕첸밍은 분명 우수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의 올시즌이 그의 커리어에서 유일한 몬스터 시즌[선수가 다른 시즌에 비해서 한 시즌을 비정상적이라 싶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보낸 경우를 일컫는 야구 용어 : 2003년의 에스테반 로아이자(Esteban Loaiza)가 대표적]일지라도 올시즌의 그의 성적은 충분히 존중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그를 향한 존중감이 1회적인 존중이 아닌 "동양인 선수들이 그렇지 뭐.."라는 美본토 야구 애호가들의 조소와 올시즌 성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대만 리그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과 대만 야구의 국제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과거 노모 히데오와 박찬호과 그랬던 것처럼 더 높은 탈삼진 기록과 지속적인 Stats를 찍어줄 필요가 있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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