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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제국의 몰락 - 뉘렌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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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 못이룬 밤동안 기존에 봤던 영화와 새로 본 영화를 엮어서 글을 하나 남긴다.

영화 '제 3제국의 몰락'의 몰락과 '뉘렌베르크'는 2차 대전의 패배가 결정되는 45년의 5월과 전후처리과정을 담은 연속적인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 3제국의 몰락'은 독일이 만든 '회고적 영화'이고, '뉘렌베르크'는 헐리우드가 만든 '단죄형 영화'라는 점이다.

사실 '제 3제국의 몰락'은 온전히 독일군으로만 시점을 제한시켜서 히틀러 제국의 말기의 광적혼란 상태를 너무나 치명적으로 묘사하여 보는 내내 마음이 썩 편하지 않았다. 특히 독일 배우들의 연기력은 실로 압권으로 브루노 간츠(아돌프 히틀러), 울리히 마트데스(요제프 괴벨스)는 거의 광기에 젖은 당사자들이 되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열정적이다. 크랩스 / 카이텔 / 요들 등의 중요 배역을 받은 배우들의 연기도 짧지만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제 3제국의 몰락'은 영화가 처음 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으로 이슈가 되었을 때, 영상 상단에 타이머가 돌아가는 약간 불완전한 스크리너 버전으로 보다가 이번에 DIVX로 다시 보았는데, DIVX로 3번을 보고서야 무언가 짙한 여운이 남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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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헐리우드 영화나 역사책에서 광기에 젖은 선동가로만 그려진 채, 마치 50년대 반공 교과서 속의 북한괴뢰군 같은 이미지만 기억된 아돌프 히틀러. '제3제국의 몰락'은 우수한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무너져가는 히틀러 제국의 광란과 히틀러-괴벨스로 이어지는 히스테릭,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히틀러를 그려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의 관점이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물론이다.]

나는 약간은 일반적으로 주류라고 불리는 사고패턴에 편입되지 않는 사고패턴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나를 특징 지으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존재하는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두 가지 이미지(영웅적 카리스마와 전쟁미치광이) 이외에 다른 점을 묘사한 이 영화의 시점이 평소 내가 생각하는 소위 '독재자'라고 하는 자들의 또 다른 모습을 어느 정도 잘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장군들과 유태인에게는 무척이나 비정하지만, 자신의 어린 여비서에게는 자상한 할아버지가 되는 모습, 광기에 젖어 망상 속의 군대에게 진격 명령을 내리면서도 엄습하는 패배감에 좌절하는 무력한 모습은 이전의 전쟁 영화에서는 미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혹은 이미 존재했지만 극우 세력으로 매도되거나, 무한한 악마화를 통한 선동과 당위성 확보에 주력했던 과거와는 다른 노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최근 NPD(독일국가민주당)와 같은 네오나치즘을 표방하는 신흥 정당들이 자본주의에 지친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대하면서 약간의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독일의 사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매우 소수의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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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부 장관 요제프 괴벨스의 이미지를 빼다박은 영화 속 괴벨스와 그의 가족들. 아이들은 나와서 조금 뛰어놀다가 '국가-사회주의가 무너진 땅에서 내 자식들은 행복할 수 없다'라는 허황된 믿음에 젖은 괴벨스 부인에 의해 모두 독살되는 역할이다. 두 배우가 묘사하는 '광기어린 제국을 향한 짝사랑'은 살짝 공포스러울 정도다.]


'뉘렌베르크'는 알렉 볼드윈의 주연 영화로서 빈티(?)가 많이 난다. 알렉 볼드윈이 주연한 영화 중에서 잘 짜여진 영화가 거의 없었던 선입견이 내게 많은 탓인지, 뉘렌베르크는 내게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지 찾지 못해 표류하는 난파선과 같은 영화였다. 뉘렌베르크 재판을 맡은 미국측 대표인 잭슨 검사와 헤르만 '빌헬름' 괴링의 대립선을 그리는가 싶더니, 괴링과 미군병사의 우정도 있고, 유태인 정신과 의사와 A급 전범들의 미묘한 갈등선도 모자라서 잭슨 검사의 로맨스까지 그리려고 하다 보니 말 그대로 이도저도 아닌 짬뽕이 되어 버렸다. 완전 해물잡탕이다. 잡탕도 이런 잡탕이 있을까.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제 3제국의 몰락'과 '뉘렌베르크'에서 알베르트 슈페어, 카이텔, 요들 같은 중요 배우들이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헤르만 괴링은 뉘렌베르크에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완전 미국 뒷골목 떠벌이마냥 위트 섞인 조롱을 쏟아내며 주절주절 말 많은 이상한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다. 패배하는 현장에서 자결할 용기를 가지지 못했던 자들이었으니, 상대적으로 비장감이 떨어지는 가벼운 캐릭터로 묘사한 것일까? 시나리오의 펜을 잡은 사람의 국적이 다르니, 캐릭터들의 모습도 다르게 묘사되는 모양이다. 마치 모두가 A라고 말해도 혼자서 B라고 말하는 이 나라의 어느 언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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