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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펴보지 않은 일기장

내게 그 사람이라는 존재는 마치 2년간 펴보지 않은 채 마음으로만 암독한 일기장과 같은 존재다. 2년 동안 한 번도 펴보지 않았지만, 너무 많이 암독해서 이미 그 내용을 외워버릴 지경에 이른 일기장과 같은 존재라고 할까.

이제 그 2년간 펴보지 않은 일기장을 다시 펴보려고 책을 꺼내려 한다. 하지만 오래된 마음의 책장 속에서 꺼낸 그 일기장은 너무 많은 먼지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일기장에 소복히 쌓인 먼지를 털어 내어야 한다. 그 일기장이 내가 다시 펴보기를 2년간 기다렸던 것만큼 나 또한 그 일기장을 펴보기 위해서는 2년만큼의 먼지를 털어내어야 할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단다. 갑자기 수술을 하셔서 곁에 자신이 곁에 있어야 한다고 하는 걸 보니 꽤나 큰 수술을 하신 모양이다. 내 부모님보다 나이가 조금이라도 많으시니 조금씩 몸이 편찮아질 연배가 되시기도 하셨을 법하다. 세상은 너무나 공평해서 인간이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유산자든지 무산자든지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다 같이 안아프면 좋으련만 다 같이 아픈 것으로 공평하다. 마치 정일이 나라의 모두가 가난한 평등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한 입맛을 감출 수 없다.


너무나 다시 읽고 싶던 일기장이었지만 읽을 수 없었기에 2년이라는 시간을 마음으로만 암독해 왔다. 그리고 그 일기장을 다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그 일기장에 쌓인 먼지로 인해서 조금 더 기다림이 연장되었다. 단지 그 뿐이다. 2년의 시간에 며칠이 더해진 것뿐이다. 지금 당장은 속쓰림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곧 나는 그것을 언젠가는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꺼이 약간의 시일을 더 기다릴 것이다.

나는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 그것은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그것이 아니리라. 묻은 일기장 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어도 다시 펴보지 않고는 베길 수 없는 인간의 호기심만큼이나 재회의 순간을 고대한다. 그 순간이 단지 며칠 길어진 것 뿐이다. 단지 그 뿐이다. 더불어 그 기다림의 시간이 당신 부모님의 건강이 회복되는 시간으로 알차게 쓰여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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