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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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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나는 내 입맛이 '영감입맛'이라고 궁시렁거리지만, 나는 양식을 거의 손을 못대는 내 입맛이 지극히 '한국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한국의 음식문화 중 하나가 바로 '갈비'다. 그 만큼 한국인들에게 갈비는 익숙한 존재이고 갈비로 한 요리는 가장 한국적인 요리다.

갈비찜은 정말 맛있다. 너무 맛있어서 바닥에 눌러 붙은 양념장까지 숟가락으로 떠먹을 정도다. 일전에 부모님과 가서 맛있게 먹었던 집을 어제 찾았을 때는 순간 너무 썰렁한 가게에 TV를 보고 있는 주방 아주머니 3분의 존재 때문에 약간 당황했다. 이 집이 아니었나 하며 긴가민가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먹고 안죽으면 된다'는 주의로 가게에 일단 자리를 깔고 앉자, 주변 테이블이 하나둘 차기 시작하면서 그 때 그 집이 맞음을 재차 상기시켰다. 맛이야 여전했고.

어제는 정말 온종일 한숨만 푹푹 내쉰 것 같다. 함께 있던 친구도 졸업하는 내 모습을 보니 자기가 졸업한 것도 아닌데, 가슴이 답답한 무언가가 느껴진다며 그 한숨의 대열에 기꺼이 합류해 버렸다. 함께 했던 나보다 나이 많은 후배(생일이 빠른)는 집에 돌려 보내고 차가운 캔커피 하나를 따놓고서 가벼운 신세한탄을 했다. 21C의 청년들이여. 희망보다 비관이 더 앞서는 불운한 인생들이여.

* * * * * *

원래 졸업식에 안가려고 했는데, 학창 시절에 유난히 나를 많이 챙겨 주셨던 교수님께서 내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아서 많이 서운해 하셨다는 졸업식에 참석한 후배의 연락을 받고 나서 느즈막히 학교를 찾았다. 대학도 연공서열사회이다 보니, 학과장님부터 먼저 찾아뵙고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에 잠시 잠겼었다. 되돌아 보면 참 별 희안한 일이 많았던 우리 학번들이었다. 학과장님과 한 30분쯤 얘기를 하다가 나와서 아랫층에 연구실을 둔 그 교수님 방에 들어갔다가 1시간 정도 설교(?)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나를 어느 정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와의 대화 속에서 그러한 것들이 의외로 많이 느껴졌다.

어쨌거나.. 오늘부터 시한부이지만, 잠시동안 무적(無籍) 상태의 백수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옛날 90년대 초중반의 가벼운 소설에서나 그려지던 백수로서의 낭만을 느끼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각박하지? 난 이 세상에 조금씩 숨막힘을 느끼기 시작했어.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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