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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야구 애호가들은 참으로 놀라운 기록을 경험했다..
그것은 뉴욕 양키즈(New York Yangkees) 시절의 로저 클레멘스(現 Huston Astros)가 커리어 300승과 커리어 4000 탈삼진을 한 경기에서 동시에 수립하며, 향후 20년 내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기록을 세워버린 것이다.. (현재 20대 극초반의 투수 중 로저 클레멘스(Roger Clemens)의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80년대 이후 정립된 현대 야구의 시스템인 5인 선발 투수제에서 그 기록은, 실로 기록의 성립 자체가 놀라운 것이었고, 2년간 부진의 늪에 빠졌던 시기가 존재했던 투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스터프는 비인간적으로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올해 2004년 페넌트레이스에서 또 하나의 기적이 이루어 졌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선수 생활 말년을 시카고 컵스에서 보내고 있는 'Master' Greg Maddux 의 통산 300승 달성이다..

그렉 매덕스의 300승 달성은 로저 클레멘스의 기록과는 또다른 의미를 지닌다..
'로저 클레멘스'가 100마일(160km/h)에 육박하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구위를 펼쳤다면(데뷔 초창기 동시대를 풍미하던 강속구 투수인 드와이트 구든과의 일화 이야기도 있듯이..), '그렉 매덕스'의 300승은 90마일(145km/h 정도)도 넘길듯 말듯하는 느린 패스트볼과 70마일대로까지 떨어지는 패스트볼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체인지업, 1인치 제구력이라고 불리는 완벽한 볼 컨트롤을 통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으로 일관하여 쌓은 승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렉 매덕스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고 있으면 눈에 띄게 그의 투구가 느리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왜냐면 그처럼 공이 느린 투수가 생각처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전성기 시절을 보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도 케리 라이텐버그, 존 락커, 존 스몰츠 같은 95마일이 넘는 공을 펑펑 던져대는 투수들이 너무 많아서 그가 릴리버들에게 마운드를 넘겨 주면 갑자기 번개처럼 날아가는 릴리버 투수들의 공에 황당함을 살짝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느린 그의 공에는 왠만한 투수들은 잘 가지지 못한 면도날 같은 제구력이 갖춰져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살짝 걸치면서 들어가는 그의 공들과 90마일의 느린(?) 패스트볼과 70마일대의 더 느린(....) 체인지업의 구분하기 힘든 투구폼에서 오는 농락당하는 느낌은 타자로 하여금 여느 투수들보다 더한 도박을 하게 만든다..


그는 160km/h를 넘나드는 공에만 광분하는 현대의 많은 야구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빠른 공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음을 몸으로 보여주는 투수이며, 그러한 자신의 주장을 자신의 성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해 보였다..

그렉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 사이영 상('Cy Young' Award)를 획득한 최초의 선수(1992-1995)이며, 94년 2달, 95년 1달을 선수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손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16승과 19승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같은 시기에 시즌 방어율을 1.56 과 1.63 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수라 불리는 월터 존슨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1.70 이하의 방어율을 기록한 투수로 기록을 남겼고, 당연한 말이지만 아직 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것은 로저 클레멘스도 기록하지 못한 성적이다..


'1.56' 이라는 방어율이 어떤 정도의 방어율인지 짐작이 되는가?
일반적인 5인 로테이션에서 선발 투수는 1년에 30~35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가진다..
1994년에 그는 2달을 선수 노조 파업으로 인해 8경기 이상을 결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2 이닝을 투구하는데 성공하였고(정상적이라면 250이닝 이상이 가능했을 성적이다..) 방어율 1.56을 기록했다.. 그가 25경기를 등판하여 202이닝을 투구했으니, 단순 나누기를 하면 그가 1경기 당 평균 8.1이닝을 투구했다는 성적표가 나온다.. 아시다시피 야구는 9이닝이 한 경기다.. 8과 1/3이닝이 그의 평균 투구이니, 그가 나오는 경기는 거의 그와 1명의 릴리버만 있으면 경기가 끝이 난다는 결론이 나온다.. (1994년 25경기 선발등판하여 10번의 완투승을 거두었고, 3번의 완봉승이 있다..)

1경기 당 평균 8과 1/3이닝을 투구하는 동안에 과연 몇 점을 실점해야 1.56의 방어율이 나오는가? 야구는 9이닝이 한 경기이고 완투를 하면서 3실점을 하게 되면 그 투수의 방어율은 3.00 이 된다.. 3이닝에 1실점씩하면 방어율이 3.00 이 되는 것이다..
즉, 1.56 이라는 방어율은 1경기 전체를 완투하면서 그 투수가 실점할 수 있는 최대 허용 수치가 1.56점이라는 사실이고, 이것은 그가 8과 1/3이닝을 던지면서 한 시즌 전체를 1실점으로 막고, 간간히 2실점 경기가 터진다는 말이 된다.. (계산 공식이 있는데, 제법 까다로워서 좀 더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려니 좀 어렵다..) 야구 경기 보는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1경기에 보통 5점씩 터지는게 기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얼마나 상대팀 타자들이 그에 의해서 무기력하게 쓰러져 나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1.56이라는 방어율은 어렵다.. 어려워도 너무 너무 어렵다.. 비인간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꿈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4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면 쓸만한 선발 투수, 3.50 아래로 방어율을 찍으면 에이스 투수, 2점대 방어율을 찍으면 'Dominate.('그 투수가 경기를 자신의 의지대로 지배해 버렸다.'는 의미로 쓰임)'는 용어를 쓰고 있다는 점을 한 번쯤 생각해 보자..


그렉 매덕스는 1987년 풀타임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가 된 이후, 작년까지 15년을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였고, 그 중 220이닝 이상을 11년(그나마 2번은 219, 218로 한끗 차이로 빠진 것이다..), 240이닝 이상 투구를 7년, 260이닝 이상 투구를 3번이나 기록하는 이닝 히터로서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하여 왔다.. 이 수치도 그나마 94, 95년의 단축 시즌을 그대로 받아들인 수치라는 점과 그의 오늘 현재 통산 방어율이 2.93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가히 경악에 가까운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런 능력을 지니지 않고서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단 22번 밖에 기록되지 않은 통산 300승을 기록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또 하나 그가 지닌 놀라운 기록은 '16년 연속 15승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5승을 기록하면 '에이스 대열에 합류했다' 라고 표현한다.. 그런 15승 이상의 성적은 16년 연속으로 꾸준히 대부분의 시즌을 1~2점대 방어율을 오가며 기록했다는 점, 오늘날 매년 최고의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사이영 상의 이름의 주인인 '사이 영'조차도 '15년 연속 15승이상'의 성적에 그쳐 그렉 매덕스에 못미친다는 것을 감안해 보자..

아직 그가 66년생으로 38세이고, 그의 투구 스타일과 최근의 성적, 현재 그의 시카고 컵스와의 2년짜리 계약, 2년 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을 고려할 때, 그가 앞으로 340승 이상도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본인은 생각한다.. 매덕스 스타일의 투수로 비교되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제이미 모이어(Jamie Moyer)는 1962년생(한국 나이 43세)임에도 불구하고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이스로서 활약하고 있으며, 작년 2003년에는 21승 7패 방어율 3.27을 기록하며 회춘하기도 하였다.. (2002년 성적도 13승 8패로 승운은 없었지만, 풀시즌 등판에 방어율 3.32를 기록하여,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130여개 남은 3000 탈삼진 기록도 내년 시즌 말미쯤에 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300승의 도전자, Tom Glavine


이제 야구 애호가들은 새로운 한 남자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과거 애틀랜타 시절 그렉 매덕스, 존 스몰츠 등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타자의 바깥쪽을 철저하게 파고드는 제구력으로 2차례 사이영상을 거미 쥐었으며, 현재 뉴욕 메츠에서 뛰고 있는 탐 글래빈(Tom Glavine)이다..

비록 모든 기록 면에서 그렉 매덕스에 비해 한끗씩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20승 이상을 무려 5차례나 기록하였고, 통산 방어율 3.41에 현재 259승을 기록 중이며, 올시즌 성적도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 10패에 그치고 있지만, 방어율은 2.92로 타선만 뒷받침되고, 그가 지금처럼 오프스피드 피칭으로 안정적으로 던진다면 3년 안에 300승이 무난히 달성될 것이다..
그는 침착하고 냉정한 성품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의 대변인과 위원장 역할 또한 수행하고 있다..


그 외 랜디 존슨(241승)이 거론되고 있으나, 내년에 42살이 되는 강속구 중심의 피쳐가 40대 중반까지 매년 15승 이상을 거둬주리라 믿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은 듯하다..

운이 좋으면 21C 초반을 살고 있는 야구 애호가들은 3명의 300승 투수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 130년 동안 단지 22명이 나온 300승 투수가 5년 사이에 3명이 배출된다면 이보다 더 축복받은 시기가 어딨을까.. 싶다..



B.G.M. : Josh Rouse - Rise
[1972(앨범명), 2003(앨범 발표년도)]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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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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