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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꽤나 호사스런 취미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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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던 내게 유난히 익숙했던 이 카메라용 가방. 이 천으로 만든 녀석들의 가격이 20만원대를 넘나든다는 사실에 살짝 의식이 희미해짐을 느껴야만 했다.]


경통을 따로 분리해서 다니는 카메라가 제법 비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카메라를 담는 가방까지 비싼 줄은 미처 몰랐다. 더불어 배터리도 은근히 비싸다. 경통이 분리되지 않는 후지S6500(경통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저께 구입하고 나서 알았다. 전지현 카메라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얼마나 대충 급하게 구입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례다. 어차피 사진이라고는 CD를 찍은거 밖에 더 있나?)을 새로 사면서 괜시리 카메라 가방도 하나 가지고 싶어졌다. 카메라를 사면서 숄더백이 하나 따라오기는 했는데, 영 못생겨서 메고 다니기가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연히 알게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카메라 가방 제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두리번 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발견해서 클릭을 했는데, 최저가가 14만원이라고 떴다. 학교 다닐 때도 6만원이 넘는 가방을 메고 다닌 적이 없던지라(3/ 4학년 때는 워낙 강의 시간표가 한산해서 가방없이 교재를 손에 들고서 한량처럼 다니기도 했다.) 좀 비싸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녀석들은 확실히 비싸다. 일단 나중에 적당한 시기를 봐서 카메라 가방을 구입하기는 할 것 같지만, 지금 당장은 좀 힘들 것 같다.

일단은 새 카메라가 무척 마음에 든다. 덩치가 삼손만하고 꽤나 무거운데다가 배터리를 AA건전지 4개를 먹는다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지만, 이런 단점들은 비슷하게 생긴 카메라들의 공통된 단점이어서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XD Picture Card를 쓰는 하드웨어 구조는 분명 지금의 나에게는 단점이다. SD메모리 카드를 쓰는 제품과 호환해서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한 번 이번 구매가 얼마나 급조된 것인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단지 전지현 카메라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대충 기본 설정으로 좀 찍어봤는데도 올림푸스의 전지현(완전 전지현 까돌이 다됐다. 이제.) 따까리들의 똑딱이와는 사진이 확실히 다르다. 침대에 누워서 모니터에 켜놓은 'KBS스페셜 Divx)의 움직이는 영상을 찍었는데도 거의 흠잡을 곳 없이 선명하게 나왔다. 예전의 올림푸스 똑딱이는 못찍던 사진이다.

참 촌스럽게도 꼴랑(꼴랑? = =..) 40여만원짜리 디카를 구입해 놓고서 무척 기분이 설레었다. 그 옛날 70만원 주고 샀던 Mu400(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대 성능비다 - -..)에 순응하면서 살았던 지난 날이 원통하기까지 하다. 이래서 사람들이 더 좋은 카메라를 찾아 헤매는 것이었구나. 200만원짜리 디카도 있던데 그건 얼마나 잘나오려나. =_=..


P.S. : 한때는 청년 시절 라이카 카메라를 목에 메고서 나름 사진을 좀 찍으셨던 아버지께서도 덩치 좋은 새 카메라가 거실 바닥에 놓이자 무척 관심을 보이며 만지작거리셨다. 물론 시대를 적어도 3타이밍은 놓치신 아버지께서는 새 디카에게서 알아낸 것은 경통을 돌려서 줌인/줌아웃하는 방법과 찍는 방법 뿐이셨지만. 잠깐이었지만 자취를 하는 여동생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가족이 모여서 카메라를 신기하게 만지작거리는 우스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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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 S6500, 본의 아니게 힘들게 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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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s6500, 이 녀석이 내 소유물이 되었다.]

그야말로 '오욕의 3년(4년인가?)'이었다. 아무리 내가 풋내기 껄떡쇠였다고는 하지만, Mu400이라는 이름의 '전지현 카메라'는 허접초짜 물렁쇠인 내가 쓰기에도 정말이지 한계가 명백했다. 도대체 이놈의 카메라는 찍으라고 있는 물건인지, 도 닦아서 신선이 되라고 있는 물건인지 나의 정신세계를 시공간을 초월하는 이데아의 세계로 보내버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오래 전부터 사야지..사야지..했는데, 이제야 카메라를 바꾸게 되었다. 카메라를 바꿀 수 있는 때는 제법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무언가가 내 발목을 잡았다. 거의 자잘하게 애들이랑 다니면서 쓰는 돈이 내 소비패턴에서 꽤나 큰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라고는 썼지만, 아마 음반 구매를 하지 않고 클럽이나 공연장에 가서 뻘짓을 하지 않았다면 벌써 사고도 남았을꺼다.)

여튼.. 새 카메라를 샀으니.. 이제 물건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건가. ^^ㅋ
이 카메라가 오면 꼭 내가 찍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인물 사진에 특화된 카메라라고 하니까.. 어떻게 잘 되겠지?

P.S. : 카메라를 힘들게 구입한 이유는.. 공인인증서가 없어서.. 신용카드로도 체크카드로도 긁어대지 못했다. 실시간 계좌이체도 안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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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함(?)

나보다 8살이나 어린 고딩은 내게 꼬박꼬박 '오빠', '오라버니'라고 부르는데..

내 나이의 2배는 됨직한 어른은 나를 부를 때 종종 '아저씨'라고 부른다.

이런..


- 블로그 상단의 스크롤되던 부분이 갑자기 맛이 가버렸다. 왜이러지..

- 내 능력으로 수정이 불가능한 관계로 스킨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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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3주 만에..아니..4주 만인가?

4주만에...(달력 계산 중)..3주 만(최종 정정. 3월 3-4일에는 분명 서울에 있었다.)에 주말을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원래 집에서 보낼 생각이 없었는데,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게다가 일에 치여서 오후 8시가 다되어서야 구미에서 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런.. 나에게 무슨 시련인가.
ㄷ ㄷ ㅣ ㅂ ㅏ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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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내게 이런 시련이-!!]



오늘 집에 늦게 귀가해서 집에서 방콕을 하는데..
처음에는 엄청 싫었는데..
지난 3주간 느끼지 못했던 마음의 여유가 내게 되돌아 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엄청 좋다. - -;;
한가롭게 커피를 만들어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일하면서 커피를 다방레지애들이 만들어 주는 커피까지 포함해서 하루에 보통 4~5잔씩 마셨는데, 마음의 여유라는 것은 참으로 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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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 보게된 극소수의 애니메이션 中 머슬브레인 캐릭터인 토고. 믿는 건 힘과 테크닉 뿐!]


그나저나 오늘 밤을 새어 버렸다. 어제도 3시간 반 정도 밖에 안잤는데..
어제 일에 치여서 육체적 피로도 상당한데.. 왜 안자는 걸까.. 허허..


책을 사려고 했는데, 4권에 약 7만원 정도가 나왔다. 할인쿠폰이 4개 있어서(이래뵈도 문학소년......은 아니고 정치학 소년이다...?) 쓱싹쓱싹하니까 5만 몇 천원으로 되었는데.. 왜 사용을 2개 제한으로 하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2개 밖에 못썼다.

여튼, 결재를 하려고 카드를 꺼내려는 순간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이 돈으로 책을 사야 하나 유희(?)를 즐겨야 하나? 결론은....오늘 낮에 내 기분에 따라서. (?)

여기까지 쓰다가 갑자기 피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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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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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는 내가 블랙진을 17만 8천원을 주고 산다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입어보기만 하고 좀 더 저렴했던 캘빈클라인을 샀지만, 다음 달에는 내 녀석으로 내 하체를 감싸고 말겠어...라고는 했지만, 왠지 또 매장에 가면 돈 아까워서 다른걸 고르지 싶다.]

재나가 오늘 프랑스로 출장을 가버렸다. 거의 매일밤 온종일 얘기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허공으로 붕 떠버리니 공허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게 느껴진다.(나 혼자만 갈증을 느끼는 건가?) 최근 이틀 동안 나도 야근으로 바쁘고 재나도 정신없이 바빠서 거의 얘기를 못했더니 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다음 주 화요일에 온다는데 그 날짜에 오기는 올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흠.. 적적하구로..

이번 주말에는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번 주에 정말 정신없이 바빠서 일정을 못잡았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냥 안양에 올라가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는데, 이번 주에는 아무래도 현금을 좀 키핑(와인도 아닌 것이.. 와인보다 더 가치 있는 현금-!!)해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지난 2주 동안 쇼핑하고 모임에 나가서 3차까지 나가서 논다고 이틀 동안 40만원을 써버렸더니 주머니가 무척 가볍다. 아직 월급도 안받았는데. 일을 하고 나서 주말에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두려워졌다. 쉬는 날 쉬어야 정상이지만, 쉬는 날 정신없이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다음 한 주일을 못버틸 것만 같은 정식적 압박이 밀려든다. 사회 초년생의 어설픈 공포심이리라. 간만에 친구들을 보고 싶은데, 내가 일하는 걸 알기에 아직은 백수인 녀석들이 나보고 다 쓰라고 할 것 같아 약간 우려된다. (일을 안할 때도 내가 자주 내는 편이었으니 - -..) 울산으로 취직한 녀석을 대구에 불러서 뒤집어 씌우고 싶네.

윈도우즈 비스타 설치 시도...........................를 했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설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허허.. 그냥 XP로 사는게 아직은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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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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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던 시절의 내 모습?]

학교를 벗어난 내 삶은 언제나 윤택(?)했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의 내가 윤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닌데, 분명 어느 한 부분 가슴 한켠에는 늘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내가 학교와 학교 학생들에게서 무언가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결국 어린 아이의 반찬 투정에 가까운 살풀이인지도 모르겠다. 밥을 맛있게 먹을 줄 알면 그것이 (내가 무척 싫어하는) 시금치 들어간 김밥이던지, (내가 좋아하는)큼지막한 노란 단무지가 크게 들어간 김밥이던지 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요즘은 김밥을 먹을 시간조차 빠듯하지만, 김밥 안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맛있어져서 한결 마음의 굶주림이 덜하다. 이제는 먹을 것이 한결 많아졌는데, 받아 먹을 시간이 부족해진게 아쉽다.

이게 뭔소리냐? (나도 뭘 의도한 것인지 긴가민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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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20070321

1. 아악-!!
내일 출장간다면서-!! 다음 주 화요일에 귀국한다면서-!!
그런데 오늘 그렇게 훌쩍 가버리면-!! 그렇게 가버리면-!!
며칠동안 독수공방(?)-!! 무지막지하게 썰렁해지는 MSN-!!
어흑-!! 어흑-!! ㅠ_ㅠ..


2. 원래 자영업자라는 것이 일하면 일하는 만큼 돈이다 보니 늦게까지 일을 하게 되는게 일상이지만, 밤늦게 일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오늘 좀 늦게 집에 돌아왔더니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주말에 어버지께서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떠나셔서 토요일은 좀 일찍 문을 내리고 돌아올까 하는데, 원래 주말의 희망사항이었던 서울행이 출장간다는 소리에 털썩. 포항에 누나를 만나러 가려고 했는데, 계모임이라고 해서 또 털썩. (주말에 뭐하지?) '별이 빛나는 밤에' 방송에나 가볼까? (여기 또 같이 갈 사람을 구해야 하나? 나도 참 불쌍한 녀석이군.)


3. 오늘 알고 지내는 어떤 꼬마 아가씨(?)에게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27살이라고 하자 "헉! 오빠! 그 얼굴에 27살! 엄청 동안이네-"라고 놀라는 것이 아닌가. 그 다음 2차 공격으로 "그저저나 요새 여자들, 오빠 같은 남자 왜 안데려가?"라고 아첨(?)을 팍! 쏟아냈다. 고딩한테 들은 아부지만, 왠지 나쁜 기분이 아니었다. (이것이 바로 아첨을 최강의 무기로 하는 간신배들의 위력인가-) 그래서 대뜸 역공(?)을 펼쳤다. "그럼 네가 데려가지?" 그랬더니 "나이 차이가"라고 멋지게 반격해 버렸다. 한 8년쯤 차이 나나?

어쨌거나~ 썩 나쁘지 않은 달콤한 아첨의 목소리~
주변에 간신배들만 끼고 살고 싶다아~ (찌질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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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때 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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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때 보냈던 상자.

다소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난 그 유치함이 좋다. 그 유치함을 유치했던 시절에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에 그 유치함을 더 즐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번거로웠던 것들이 너무 그리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꼭 이번에는 하고 싶었다.

이 상자를 받았던 사람이 워커홀릭이어서 야근이 많고 대학원까지 다니느라 늘 피곤해 해서 약국에 가서 피로회복을 위한 자양강장제를 하나 사서 담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물로는 좀 안어울리는 것 같다. [약사에게 25살 여자/꼴초/알콜중독/잦은 야근의 환자(?)를 위한 약을 달라니까 한숨을 푸욱- 쉬었다. ^^..] 책상 한쪽 구석에 놓아 두면 예쁠 것 같아서 빛을 받으면 고개를 끄덕이는 '노호혼'을 샀는데, 케이스가 커서 그냥 알맹이만 상자에 넣으니 완전히 파묻혔다.

손재주가 없어서 다 담고 나서 포장지를 감싸는 것도 한참 머리를 굴려야 했다. 어차피 다 사온 것들을 모아서 담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상자를 가득 담으려고 머리를 굴리고 초컬릿을 까먹으며(!) 마음이 무척 편안하고 즐거웠고 행복감에 젖었었다. 사소함들 속에서 묻어나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아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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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ower Kings - Love Supr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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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피우기 시작한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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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담배를 내 돈으로 사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전에 담배를 피울 때는 Dunhill 레드만 고집했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무언가를 고집하기보다는 그냥 필이 꽂히는(?) 담배를 샀다. Marlboro 레드는 예전에도 종종 피우던 것이었지만, 아무래도 폐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저타르 담배를 고르게 되었다. (실제로 저타르 담배가 덜해로운 것은 아니다.) 슬라이드 형식이어서 담뱃재가 옷에 흐르지 않을 것 같아서 샀다.

오늘은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가 나답지 못한 극도의 소심함과 조심스러움을 노출하였고, 그것을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서 그것을 지적 받는 상황을 맞이(?)했다. 진실로 경솔함이 차라리 내게 근접한 인격이라면 모르겠으나, 소심함은 결코 나와 어울리지 않는 인격이다. 치명적인 경험(?)이 나에게서 당당함과 자신감을 대단히 많이 꺾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난 죽을 때까지 결코 다시는 당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 분하고 역겹고 구역질이 나던 그 경험을 어떻게 해야 완전히 떨쳐내고 내가 나로서 다시 존재하게 될 수 있을까. 더불어 오늘 나의 그러한 변화을 지적해 준 당신에게 감사하고 너무나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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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구나.

화이트데이다.

까칠한 사람들은 상업적이라고 빈정거릴테지만, 그 상업적 이벤트로서라도 삭막하고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 작은 위안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상업적이라고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비난하는 것이고, 조금이라도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즐겁게 보내며, 무적의 솔로부대로서 나름의 전투적 자세(?)로 하루를 색다르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그렇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난 조금이라도 좀 색다른 느낌으로 즐겁게 보내고 싶어. 요즘의 난 내 삶에 무척 빠르게 지쳐가고 있음을 느끼거든.. 어제는 정말 생명보험 2개쯤 미리 들어놓고 유사시(?)를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다.


발렌타인데이 때 다시 만나게 된 사람이 있다. 무척이나 그리웠고 또 보고 싶었는데, 누군가 내 운명의 끈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색욕에 빠져서 망나니로 지냈던 날 2년 동안 괴롭히다가 뒤늦게 용서한 것인지 그 인연의 끈을 다시 이어 주었다.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화이트데이를 위한 작은 선물상자를 준비했다. 주말에 급조해서 산 것이지만, 이미 머릿 속에 오래 전부터 어떤 것들을 담을 것이라고 구상했었고 어디에 있는지 알아 두었던 덕분에 금방 상자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택배를 보낼 시간이 없다. 구미의 일터에서는 일도 바쁘고(정확히 말해서 그렇게 바쁜 편은 아닌데, 일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택배회사에 전화해서 물건을 보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여동생에게 부탁을 하려 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서울에 올라갔고, 어머니께서는 그놈의 집안 말아먹을 자원봉사라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도무지 비협조적이다. 낮에 상자 좀 부탁한다고 3번 4번 전화해서 그렇게까지 부탁을 했는데도 어머니께서 그냥 맹탕으로 계셔서 10시 반쯤에 집에 들어와서 대뜸 짜증을 내버렸다. 원래 나와 그리 원만한 관계가 아닌 아버지께서는 늘 그렇듯이 무슨 일인지도 모르시면서 내게 화를 내시고 어머니께서는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다고 역정이다. 그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지칠대로 지친 요즘의 나에게는 그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차피 대화가 단절되어 가는 가족이라 해명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져 버렸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내 짧은 평생을 그렇게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어느새 선물상자를 담고 포장지를 감쌀 때의 그 설레이는 기분과 흥분되는 행복한 기분들은 절반쯤 저편으로 떠내려 버리고 말았나 보다. 집에서 늘상 겪는 일이지만 오늘따라 왠지 무척 서러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언제부턴가 집안에만 들어오면 말문과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에 더 익숙해져버린 나는, 그들로 인해 끝없이 삭막해졌던 가슴에 끝없이 물을 주며 풀 한포기를 틔워 보려고 하지만, 그 작은 풀 한 포기를 보는 것이 너무나 힘겹다. 내 가슴에 난 풀 한 포기를 보고 싶다.

Hank Mobley - No Argument

P.S. : 이거 보내는게 며칠 늦어지겠네. 보낼 때까지는 다시 즐거운 마음을 되찾아야지.(방법은 의외로 간단해.)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고 받는 사람도 마음이 편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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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야기.

1. 아침 7시 10분에 일어나서 밥먹고 씻고 7시 40분쯤에 출근을 위해서 집을 나섰다. 아버지께서는 동생을 태워주기 위해서 먼저 나가셨다. 원래 나도 함께 아버지차로 타고 나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버지께서 간밤에 내 차로 출근하라고 하셔서 오늘은 본의 아니게 차가 2대가 움직였다.

2. 남대구IC에 진입하기 위해서 출근길 교통 정체에 평소 출근길에서는 걸리지도 않던 신도등에 연달아 걸리면서 샛길을 통해서 남대구IC로 향하는 길에 아버지께서 전화가 오셨다. 전화에서 어디냐고 묻길래 "월드메르디앙 공사장 옆입니다"라고 했더니 아버지께서는 벌써 남대구IC의 유턴지점까지 오셨다고 남구미IC에 진입하면 우측에 차 세워서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냥 공장에 가면 되는데 왜그러지 하면서도 알았다고 그러고 전화를 끊었다.

3. 남대구IC의 유턴지점은 출근길 환상의 정체로 유명하다. 아마도 서울로 따지면 강남의 중심가 수준이 아닐까 싶다.(물론 거기처럼 새벽에도 정체가 있는 곳은 아니다.) 나는 나름대로 급한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테크닉(?)으로 남대구IC를 전화 이후 10여분만에 진입했다. 고속도로에서도 기존의 내 최고 속도 기록인 140km/h를 10km/h이상 상회하는 150km/h 이상을 밟으며 핑~하고 날아다녔다. 내 차는 한때 대한민국 양(아치)차의 양대산맥이었던 둔하고 무식한게 힘만 좋은 '란돌이'다.

4. 남구미IC를 진입하니 아버지께서 막 차를 주차하시고 계셨다. 그러고는 차에서 내리시더니 "아 자슥 왜그리 씨게 달리노?"라면서 한소리를 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거의 15분 정도 먼저 남대구IC를 통과하셨는데, 내가 미칠 듯이 달려대서 먼저 출발한 아버지차를 추월해서 달려가길래 아버지께서 핑~하고 날아가는 내 차를 보고 뒤따라 왔다가 남구미IC를 나와 함께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름의 프로정신(?)으로 출근 시간에 늦지 않고자 달렸건만 졸지에 란돌이틱하게 놀아버렸다.

5. 남구미IC에서 갑자기 아버지께서 천천히 뒤따라며 어디론가 나를 데리고 가셨다. 차량생산업체의 지정정비업소였는데, 일요일에 아버지께서 보현산 근처에서 바이크와 접촉사고를 내셔서 차를 수리하러 오신거였다. (어제 온종일 잠만 자서 사고난 줄도 몰랐다.) 그것 참 신기한 것이 69세의 언어장애가 있는 노인이 몰던 바이크(내가 고딩 때 양아치 바이크로 악명을 떨치던 'VF125'였다.)가 아버지 차 뒤에 따라오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좌회전을 하려고 하는데 VF125가 중앙선을 넘어서 아버지차를 추월하려다가 아버지 차의 본네트 부분(정확히 말해서 전륜 타이어 앞부분)에 충돌하고 꼬꾸라져서 어깨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반대쪽 뼈도 부서졌다가 치료한 흔적이 있어서 바이크 몰다가 사고난게 한 두 번이 아닌 양반인 듯 했다.

하여튼 뒤따라 오던 녀석이 앞차의 앞범퍼 부분을 때려박고 나자빠지는 희안한 교통사고를 당하신 아버지 차의 견적이 대충 40만원 안쪽으로 나온 것 같았다. 차 산지 6년만에 주행거리 30만km에 육박하는 아버지차가 이제 바꿀 때도 되었건만 이제는 SUV에서 대형승용차로 넘어가시려는 아버지를 어머니께서 만류하신다. 부자가 지프 스타일의 차를 몰고 다니니 이거 영 부전자전이란 소리를 면하기 어렵겠다.

6. 공단 한가운데에 있는 아버지 공장에 있으면 생전에 여자구경을 하기가 힘들다. 대학 다닐 때에도 단대 건물에 남자보다 (쌔끈한) 여자가 더 많은 학창 시절을 보내며 지나가는 여자애들 몸매 구경을 하며 평점을 매기며 놀던(?) 나였기에 아가씨는 커녕 아줌마도 구경하기 힘든 아버지 공장 주변의 분위기에 심하게 부적응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공단 주변에는 쌔끈한 아가씨들이 많은 다방이 즐비한가 보다. 공단 주변에서 젊고 예쁜 여자 구경을 하려면 적어도 근무시간에는 다방에 커피를 시키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안그래도 거칠고 무뚝뚝해서 심하게 이질감을 느끼는 공단 사람들은 다방에 커피를 시킬 때에는 마치 하인에게 명령하듯이 주문전화를 한다. 커피를 주문하면 나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또래의 여자애들이 커피를 가져 오는데, 대충 걔들 소득 수준이나 근로환경은 재작년쯤에 언급한 적이 있어서 생략. (다방레지들, '2차'을 하지 않아도 생각보다 상당히 많이 번다.)

하지만 오늘은 온종일 어느 누구도 다방에 커피를 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여자 구경을 한 번도 못했다. 안그래도 우리 공장에 오는 아가씨가 바뀌면서 나보다 더 튼튼한 다리(!)에 필로폰을 수십 대는 맞고 며칠 밤샘한 듯이 다크서클이 얼굴의 반쯤 되어 있는 누님 타입의 사람이 와서 굶주린(?!?) 나의 여자구경하기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데, 오늘 하루는 완전 강원도 철원의 무슨 군부대에 처박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과장 200%다.)

7. 9시 20분쯤에 퇴근을 해서 귀가를 하는데, 집 근처까지 다들어와서 어느 찐따 같은 '사모님 드라이버'를 만났다. 내 뒤를 10분 가량 졸졸 따라다녔는데, 상향 전조등을 켜놓고서 계속 따라왔다. 차고가 높은 내 차이지만, 상향전조등은 여전히 백미러와 사이드미러의 시계를 흐리게 만들고 심한 불쾌감을 초래한다. 나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손짓으로 불을 낮추라고 신호했지만, 여느 사모님 드라이버들이 그러하듯이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적당히 떨어지리라 생각했는데, 이 여자가 우리 집 바로 앞의 좌회전 신호까지 따라왔다. 내 뒤로 바짝 밀착해서 오길래 급정거해서 추돌사고를 유도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차종이 '마티즈2'여서 크게 뜯어먹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실제로 행동으로까지 옮기지는 않았다. 결국 스팀 입빠이 받고서 차를 정지시키고 고함과 삿대질로 헤드라이트 낮추라고 지시를 하고 나서도 약 15초 가량이 지나서야 뒷차량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깨닫고 전조등을 내렸다.


흠.. 나의 오늘 하루가 이러했군.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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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간다.



지금 간다-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던 것 같아. ^^..


그 곳의 날씨가 협조를 안해줘서 무척 아쉽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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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오늘의 즐겁고 설레이는 기분을 언제나처럼 한 방에 잡치게 만드는 우리 부모님.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없어지도록 구역질나게 한다.

도대체 매번 오랜만에 기분 좋아질 때마다 나타나서 삽질을 하는 이유가 뭘까.

내가 빨리 이 집을 나가는게 서로가 살 길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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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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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나는 내 입맛이 '영감입맛'이라고 궁시렁거리지만, 나는 양식을 거의 손을 못대는 내 입맛이 지극히 '한국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한국의 음식문화 중 하나가 바로 '갈비'다. 그 만큼 한국인들에게 갈비는 익숙한 존재이고 갈비로 한 요리는 가장 한국적인 요리다.

갈비찜은 정말 맛있다. 너무 맛있어서 바닥에 눌러 붙은 양념장까지 숟가락으로 떠먹을 정도다. 일전에 부모님과 가서 맛있게 먹었던 집을 어제 찾았을 때는 순간 너무 썰렁한 가게에 TV를 보고 있는 주방 아주머니 3분의 존재 때문에 약간 당황했다. 이 집이 아니었나 하며 긴가민가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먹고 안죽으면 된다'는 주의로 가게에 일단 자리를 깔고 앉자, 주변 테이블이 하나둘 차기 시작하면서 그 때 그 집이 맞음을 재차 상기시켰다. 맛이야 여전했고.

어제는 정말 온종일 한숨만 푹푹 내쉰 것 같다. 함께 있던 친구도 졸업하는 내 모습을 보니 자기가 졸업한 것도 아닌데, 가슴이 답답한 무언가가 느껴진다며 그 한숨의 대열에 기꺼이 합류해 버렸다. 함께 했던 나보다 나이 많은 후배(생일이 빠른)는 집에 돌려 보내고 차가운 캔커피 하나를 따놓고서 가벼운 신세한탄을 했다. 21C의 청년들이여. 희망보다 비관이 더 앞서는 불운한 인생들이여.

* * * * * *

원래 졸업식에 안가려고 했는데, 학창 시절에 유난히 나를 많이 챙겨 주셨던 교수님께서 내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아서 많이 서운해 하셨다는 졸업식에 참석한 후배의 연락을 받고 나서 느즈막히 학교를 찾았다. 대학도 연공서열사회이다 보니, 학과장님부터 먼저 찾아뵙고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에 잠시 잠겼었다. 되돌아 보면 참 별 희안한 일이 많았던 우리 학번들이었다. 학과장님과 한 30분쯤 얘기를 하다가 나와서 아랫층에 연구실을 둔 그 교수님 방에 들어갔다가 1시간 정도 설교(?)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나를 어느 정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와의 대화 속에서 그러한 것들이 의외로 많이 느껴졌다.

어쨌거나.. 오늘부터 시한부이지만, 잠시동안 무적(無籍) 상태의 백수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옛날 90년대 초중반의 가벼운 소설에서나 그려지던 백수로서의 낭만을 느끼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각박하지? 난 이 세상에 조금씩 숨막힘을 느끼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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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즐겁지 않은 졸업을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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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이상의 시간들은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망각의 저편에 묻힌 기억들을 굳이 꺼내려하기보다는, 내가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시간들의 범위 안에서 내가 살았던 시공간 속에서 함께 했던 것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긴 시간을 보내왔다고 여겨진다.

혹자는 너무나 한가로운 망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요즘처럼 무미건조하고 피폐한 국가경제 분위기 속에서 이와 같은 추상적 가치에 대한 막연한 회고와 반성은 어쩌면 현생인류가 살아오면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그 가치를 업신여기고 하찮은 낭만따위로 매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회고와 반성에 대해서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 이야기가 맞을런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의 모험적 도전 계획을 매우 현실적으로 수정하여 내 능력이 뒷받침되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의 범위 안에서 나의 진로를 비교적 정교하게 교정하였고, 그 상황을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골똘하는 상대적으로 일정 부분 안정적인 시간들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부에서 바라보는 나의 입지만큼 무작정 만고땡의 입지는 아니다. 일일이 내가 반박하고 변명하려들지 않을 뿐이다.)

지난 시간 내가 돌이켜봤던 내 짧은 삶 속에서 내가 잊고 싶지 않았던(때문에 끊임없이 되새김질을 하며 그 사람들과 함께한 순간들을 기억했던) 사람들과 최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짧은 기쁨 뒤에 숙명적으로 찾아온 커다란 쓰라림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비겁함을 보였고, 어떤 사람은 그 참을 수 없는 편안함이 그리워져서 지난 날의 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며 다시 잃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참으로 놀랍고도 신비롭게도 나는 그 사람들과의 재회를 일종의 예지몽을 통해서 미리 알 수 있었다. 예지몽이란 진정 존재하는 것인가?)

졸업을 앞두고서 이러한 마음의 여유와 값진 재회의 순간들을 경험한 것은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神이라는 절대자적 존재가 미천한 내게 하사한 작지만 거대한 선물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선물에 깊이 감사하며 그 선물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잃어버리지 않고자 혼신의 힘을 다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나간 시간들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당신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그 기회를 헛되이 허비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 내가 1년 이상의 시간동안 내 삶을 되돌아 보며 깨달은 작지만 큰 내 삶의 소박한 의미다.


이런 소중한 삶의 작은 가치를 깨닫게 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한 졸업의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는 전혀 유쾌하지가 않다. 때문에 최근 계속 밤잠을 다소 설치고 있다. 학생이라는 신분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과 '제3의 삶'을 살아가기에 내가 진정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나의 새 발걸음을 위한 첫걸음을 망설이게 한다. 어차피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확정을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식에 가기 위해서 새 정장을 사고 새 안경을 맞추는 나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면서 아직 나의 회고와 반성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그 미완의 한 조각은 내가 그토록 증오하던 '정치외교학과라는 학과 안에서의 나'에 대한 반성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한다.

물론 나는 그러한 나 자신의 미완의 깨달음을 결단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난 8년을 한 번도 내 선택에 후회하며 살아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서 아쉬움은 있었으나 후회는 없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좀 더 긍정적인 측면을 찾기 위해 그 곳에서 나왔고, 그 미완의 부분에 대한 굶주림은 그 안(의 분위기)에서는 결코 쌓을 수 없는 '독자적인 나'에 대한 벽돌을 어느 정도 쌓아올렸다는데에서 채워 나갔다. 새삼스레 그것에 후회할 이유도 없고 되돌아 봐야할 까닭도 없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지금의 나를 거부하는 것이며 지금의 나를 거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내 삶이 통째로 오류투성이임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내 선택이 틀렸을 리가 없음은 확신에 가까운 결과물에게서 확인할 수 있었고, 나 자신 또한 현재의 나의 내면 세계에 대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이라는 순간이 기분이 나쁜 것은 그 '아쉬움'이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존재로서 내게 인식되고 있음이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내 신념을 꺾고 타협할 생각은 없다. 그것이 내가 나로서 존재케 하는 힘이며 나를 두려움에 멈추지 않게 하는 역동성이다. 지금 내게 되돌아온 소중한 것들에 대한 보살핌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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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풍경..






이번 설날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카 (5개월)

[더보기]


이번 설날 동안 조카들 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다. 의외로 폰카메라도 동영상이 제법 쓸만하게 나온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앞으로 좀 자주 애용해 볼까? 다음 달에 디카를 새로 사려고 했는데, 왠지 캠코더가 더 탐이 나는데? - -;;

올해 새뱃돈을 4만원이나 받았다. 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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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 남기고 싶은 것들이 자꾸 밀리고 있어.

블로그에 들어오기는 매일 들어오고 컴퓨터를 켜놓으면 왠만해서는 멀티탭 브라우저에서 내 블로그가 꺼지지 않는데도 글은 최소화되고 있다. 클럽에서 놀던 때의 음악적인 이야기도 쓰지 않았고, 최근에 산 책에 대한 이야기도 쓰지 않았고, 역시 최근에 산 10여장의 음반들에 대한 이야기도 쓰지 않았고, 여행에 대해서도 그냥 사진만 덩그러니 올려 놓았고.


그리고 재나와 다시 연락하게 된 것도 쓰지 않았고. (이게 정말 요즘 최고의 하이라이트인데.)

그 이전에도 무언가 남기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이젠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래서 생각이 날 때 바로 남겨 주어야 하는데, 내 삶의 작은 단편들이 그냥 그렇게 망각의 저편으로 넘어가 버리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난다.


일단 지금 바로 생각나는 것은 아래의 음악이다.
라이오넬 리치(Lionel Ritchie)의 Truly.

MTV에서 선정한 최악의 러브송 리스트에서 당당 1위에 올랐다.
평단(?)은 라이오넬 리치에게 말했다.

"지쳐 졸릴 정도로 부드러운 곡을 쓸 수 있는 재주, 느끼멸렬한 노랫말을 쓸 수 있는 재주, 그걸 부를 수 있는 재주, 어색한 헤어스타일, 허색한 눈빛, 어색한 콧수염. 라이오넬 리치, 당신은 모든 걸 가졌어요."


라이오넬 리치가 좀 감당하기 힘든 느끼멸렬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 하하..
그래도 너무 적나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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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후우..


먼 길(?)을 떠나려니까 가슴이 살짝 떨리네.

긴장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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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러가서 한눈을 팔다.


오늘(이미 어제인가.) Egg Music社 소속 밴드들이 펼치는 일종의 쇼케이스 비슷한 클럽공연에 다녀왔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전형적인 창고형 지하클럽인 '헤비'는 그 협소함과 연계된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구 지역에서 11년 이상을 이어오면서 적잖게 굵직한 지하세계의 락/힙합 공연을 소화해낸 나름대로 전통이 있는 흥미로운 클럽이다. 오늘 공연은 온전히 The Mun의 무대가 보고 싶어서 찾아 갔었다. 예전에 앨범을 샀었는데 공연도 보고 간 김에 사인이나 받아 놓으려고 CD도 스포츠 가방에 챙겨 넣었다.

클럽에 가면 3가지 부류가 있다. 첫번째는 요란한 복장을 한 자칭 클러버/타칭 죽돌이죽순이.(자기들끼리는 무척 좋아하지만, 외부인들이 보기엔 그저 미친놈들일 뿐이다.) 두번째는 클럽 공연에 처음 와보는 병아리.(너무나 순진무구한 얼굴로 클럽 구석에 서 있거나 한가운데에 틴에이지 음악을 듣듯이 자리깔고 앉아 있으면 그 생경함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때때로 황당하기까지 하다.) 세번째로 오늘의 나처럼 혼자 공연 자체만을 즐기려고 모자 푹 눌러쓰고 매우 꾸지리하게 해서 나오는 독고다이들.(자기 자신은 진정한 음악 애호가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그저 고시촌 폐인들쯤으로 보일 뿐이다. 그나마 행색이 그 쪽보다는 낫다.)

오늘의 공연에서는 죽돌이죽순이들보다는 병아리들이 무척 많았고(특히 '어린 아가씨'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나처럼 독고다이들이 대여섯명 보였다. 그 좁아터진 창고에 어림잡아 1백명 안팎이 빽빽하게 들어찬 걸 보니, 오늘 공연의 맴버들이 나름대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나 보다. 설마 입장료를 내면 맥주 2병을 준다는 얘기에 일부러 그 곳까지 오지는 않았을 터.

사실 공연 내용을 이야기해야 마땅하지만, 난 오늘 공연장에서 살짝 한눈을 팔았다. 어떤 한눈이냐면 한창 공연을 보다가 우연히 내 옆에 다가온 '어느 어린 아가씨'에게 내 정신을 팔아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많이 봐줘도 22살 이하였는데, 약간 조숙하고 예쁘장한 타입이었다. 내가 그녀의 존재를 느끼게 된 것은 Hi, Mr.Memory 공연에서 보컬리스트가 클럽에 처음 와보시는 분 손들어 보라고 했는데, 그녀가 내 옆에서 손을 들어서 보다가 필이 딱 꽂혀 버렸다. (ㅋㅋ.. Hi, Mr.Memory 공연에서는 밴드가 관중들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해서 내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공연에 처음 왔다는 말에 최대한 능숙하게(?) 그녀의 주변을 파악해서 그녀가 독고다이로 왔음을 확신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헌팅을 해보려고 자리를 적절한 위치에 나를 배치하고 공연을 보는 척하면서 슬금슬금 접근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 -;; (엄청나게 허무했다.)


슬슬 3번째 밴드이자 로컬 밴드였던 '포장마차'(아직 Full-Length가 안나온 밴드인데도 음악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Explosions in the Sky의 연주에 보컬을 입힌 느낌이랄까?)의 공연이 끝나고 사실상의 메인이벤트인 The Mun의 공연이 준비되고 있었다. 나는 나대로 나의 자리를 무대가 잘 보이는 곳으로 재배치하고 섰는데, 내 눈 앞에서 또다시 어느 이름 모를 여체(女體)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어린 아가씨(라기보다는 나중에 보니 거의 '소녀'였다.)는 옆 모습만으로 나를 녹여 버렸다. 오호..

재빨리 눈을 굴려서 그녀(아직은 소녀인 줄 몰랐다.)의 주변을 내 머릿 속의 스카우터(?)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난관이 한둘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살펴보니 그녀는 일행이 한둘이 아니었다. 일행들도 모두 여자였지만, 역시 그녀는 나를 한눈에 홀릴 정도의 군계일학!!

초반에 그녀에게 인사하고 공연장을 떠나는 여자 2명이 너무 어려 보여서 순간 미성년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했지만, 왕년에 휴학생일 때 중3짜리를 공연장에서 만나서 키워서 고2때 잡아먹은(? 정확히 말해서 얘가 고1때 날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걸 내가 말렸었다.) 전력도 있는 내가 아닌가. 꿋꿋이 상황을 파악했지만, 그녀 옆에 딱 붙어 있는 또다른 친구가 엄청난 걸림돌이었다. 안면몰수하고 옆의 여자를 외면하고 말을 걸어볼까 싶었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성공해본 역사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주변의 풍문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꿋꿋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역시 그녀의 친구는 끝날 때까지 떨어지지 않을 기세다. 순간 머리가 핑핑 돌아갔다. 어떻게 그녀와 접선해 볼까. 그 때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그녀가 매고 있는 토드백에 내 휴대폰을 슬쩍 넣어서 나중에 폰을 잃어버렸다고 연락해 볼까 하는 아주 얄팍한 술수까지 떠올랐다. 하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꾼처럼 보여질 것만 같았다.(나는 꾼처럼 수완이 좋지도 못하지 않은가.) 그러다가 우연히 그 시끄러운 클럽의 사운드 속에서 비교적 또렷하게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녀의 바로 뒤에 거의 딱 붙어 있었음에도 목소리는 그 때 처음들었는데,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잘봐줘서 20살이거나 대학 입학 예정자 정도였다. 그걸 화장기로 한꺼풀 가린 정도랄까.

이렇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결정타가 들어왔는데, 그녀의 친구들이 우르르 그녀 주위로 몰려든 것이다. 이건 뭐.. 중학생 틱한 외모를 가진 애도 와서 서로 간다고 빠이빠이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양보해서 대입 예정자였다. (그녀들의 대화 내용을 좀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면 확실했을텐데, 공연장이 너무 시끄러웠다.) 이 때에 와서야 나는 내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어린 애들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내 임자는 남도의 섬 아닌 섬에 있다.'


피식.. (완전 핑계야. 한눈 팔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곁눈질할 녀석일꺼야. 난.. ㅋㅋ..)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난 2명의 어린 아가씨 때문에 공연의 절반쯤은 눈치 살피다가 보낸 것 같다. 갓땜..
나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야. 이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남자에게 여자 얘기를 빼면 뭐가 남겠어. -_)y-.o0

그래도 오늘 그 애들 2명 때문에 공연 외적으로 아주 즐겁고 흥미진진했다. 솔직히 첫번째 애는 그냥 좀 노는 애 같았는데, 두번째 애는 정말 착실해 보였어. (남자든 여자든 이미지로 먹고 사는 애들이 있으니까.. 나도 이미지의 덕을 많이 봤지. 언제 한 번 나의 이미지로 덕본 이야기도 풀어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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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8년을 잃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 게시물 / 동영상 등을 모아 두었던 E드라이브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오늘 윈도우즈를 포맷하면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정말이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 버렸다. 내가 지난 8년.. 대학 시절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E드라이브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대학동안의 나 그리고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함께했던 사진들과 내가 그 동안 작성했던 레포트 파일들과 각종 논문, 지난 날 내가 함께 했던 사람들과 숨쉬던 공간에 남겨져 있던 어린 글들까지 모두 날아갔다.

터질 것만 같은 엄청난 상실감에서 회복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려서야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말이지 내가 이런 일에 충격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맥이 풀리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다. 나의 개인적인 스토리지에 올려놓은 극히 일부분의 물건들만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눈물이 앞을 가린다. (물론 눈물이 난 것은 아니지만, 눈물이 났으면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내 머릿 속에 남아 있는 순간들을 이제는 사진으로도 동영상으로도 볼 수 없어져 버린 것인가. 아직은 이 현실을 감당하는 것이 벅차다. 2007년 1~2월은 나의 과거와 추억들이 현실 속에 혼재하며 너무나 많은 일들과 만남들이 내 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못했어.

차라리 아직 백업하지 못한 MP3들만 모아둔 D드라이브가 날아가 버렸으면 이런 참을 수 없는 아쉬움이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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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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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은 아무리 먹어도 입에서 물리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 좋다. 달콤하기까지한 보쌈 김치와 잘익힌 고기 2점에 마늘 하나, 무 하나, 씻은 김치 하나를 올리면 최상의 맛이 나온다. 배가 너무 고팠는데, 정작 식당 안에서는 배고픔이 속쓰림으로 변해서 다 못먹고 말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느끼지 못했는데, 동행이었던 애가 사람들 옷이 다들 검정색이라고 의아해 했다. 그래서 나도 생각이 난 김에 한컷 찍었다. 정말 상당수 사람들이 검정색 옷을 겨울의 옷으로서 입고 있었다. 겨울에는 파스텔톤의 따뜻한 색깔의 옷을 입으면 안되는 걸까? 나는 오늘 베이지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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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장이 준 생일선물

어제 생일을 맞아서 J.K.Lang(이니셜과 이름 마지막 글자만 쓰면 얘는 힙합 음악인 필이 난다.)이 보고 싶어져서 안동으로 올라갔다. 원래 어제 갈 생각은 없었는데, 28일 밤에 갑자기 29일에 집에 있고 싶지가 않아져서 어디론가 길을 떠날 궁리를 했다. 거제에는 당일치기가 힘들어서 1박을 계획하고 좀 더 체계적(?)으로 갈 생각이어서 가까운 안동으로 찾아가겠다고 28일밤에 J.K.Lang에게 통보하니 월요일은 쉬는 날이어서 와도 된단다.

J.K.Lang을 보러 갈 때마다 느끼지만, 나는 꼭 무언가 나사가 빠지는 경험을 한다. 지난 번에 갔을 때는 옷을 얇게 입고 갔다가 칼바람에 바들바들 떨다가 왔는데, 이번에는 불편한 꿈자리 때문에 수면이 부족해서 J.K.Lang과 만나고 나서도 계속 꾸벅꾸벅 졸았다. (안동까지 고속도로로 운전은 어떻게 했을지 참..) 안동까지 올라가는 과정도 최악이었다. 평일 월요일 고속도로에서 수km씩 차량들이 완전히 정지해 버리는 정체를 경험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을 경험했다. 다부터널 공사로 인해서 월요일 낮 11시에 생일기념 스페셜 고속도로 정체쇼를 즐겼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1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안전하게 돌아왔지만, 안동에서 안동시장 '김휘동'으로부터 아주 멋진 선물을 받았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써글넘..



[김휘동 안동시장이 내게 선물한 선물 보기 클릭]



김휘동, 안동시청에서 사제폭발물 터졌다는 보고 들어오면 내가 한 줄 알아라. - -..
도시 인구는 얼마되지 않는데, 시청 청사건물은 대구시청보다 훨씬 대지도 넓고 건물도 크더구만. 맨날 세수적자 쏟아내서 국고보조금으로 연명하면서 시청사 키울 돈은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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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함께 한 아침.

'하루의 일정은 한 사람(한 집단)하고만 보내는데 사용한다'라고 하는 나 나름의 철칙 아닌 철칙에도 불구하고 어제는 본의 아니게 두 탕을 뛰게 되었다. 두 탕을 뛰게 되면 두 사람(두 집단) 모두에게 소홀해지게 되고, 나는 내가 누군가를 소홀히 만난다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그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길 원하고 시간에 쫓겨서 원치 않거나 준비되지 않은 시간에 만남을 종료하는 것이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밤에 본의 아니게 두 탕을 뛰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이 쪽에서도 놀고 있는데, 다른 쪽에 있던 친구 무리들이 조인트(?)을 요구(요구다. 요청이 아니라.)하게 되면서 1.5탕쯤 되는 상태에서 첫번째 맴버들이 귀가하면서 두 탕이 되었다. (매우 애매한 계산법이군.) 차도 목적지에서 꽤 먼 곳에 주차해 놓고서 친구들과 길을 오래 걸었던 덕택에 본의 아니게 오늘 아침에 2시간 밖에 안자고 일어나니 콧물과 기침이 아주 인정사정없이 쏟아진다.

오늘 조금 멀리 다녀 오기로 되어 있는데, 잠을 적게 자서 약간 걱정이 된다. 새벽 3시쯤에 잠들었는데, 꿈자리가 좋지 못해서 5시에 깨고 말았다. 깨고 나서는 땀을 흘린 탓인지 잠도 오질 않아서 그냥 컴퓨터를 켜버렸다. 어영부영 씻고 나서 앉아 있으니 어머니께서 미역국 대신에 소고기국을 해주셨다. 나도 맛없는 미역국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소고기국이 훨씬 낫다. 간소했지만 나름대로 맛난 27주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인생에서 홈런은 언제쯤 터질까? 하긴.. 난 슬러거 스타일보다는 RBI Machine 스타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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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오늘 원래 불국사에 초등학교(난 국민학교 출신이지만..) 6학년 시절에 버스에서 지나치듯 본 불국사를 28살의 시근머리가 어느 정도 생긴 총각의 눈과 머리와 가슴으로 느끼고 싶어서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내가 오랜만의 여행에 너무 설레였던 것인지 오늘 밤을 거의 꼴딱 새어버리고 말았다. (내 이름만큼이나) 촌스럽긴..

일단 함께 가기로 한 사람에게 "오늘은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고 내일 맑은 정신으로 가자"라고 새벽에 문자메시지는 보내 놓았는데 어떤 답변을 듣게 될지 모르겠다. 약속도 못지키는 팔푼이따위로 매도당하지는 않을까. ㅠ _ ㅠ . . 오늘 가려면 갈 수는 있겠는데, 밤이 되면 비몽사몽하지 않을까 너무 걱정스럽다. 맑지 못한 정신으로 장거리 운전에서의 안전이 우려되기도 하고.


혹시 제목에 본의 아니게 낚여서 들어온 사람들에게 살짝 물어 보고 싶은게 있다면 "당신은 불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다. 한국인이라면 경주에 한 번 이상 안가본 사람이 없고 불국사와 석굴암 구경을 안해본 사람이 없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불국사가 언제 만들어졌고, 누가 만들었으며 어떤 역사의 시공간을 거쳐 왔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을 것이다. 다보탑과 석가탑도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 비록 인터넷에서 다 짜깁기한 설명들이지만, 이번 기회에 불국사와 불국사 안에 있는 주요 문화재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솔직히 나도 불국사에 이런 것들이 있는지 몰랐다.)

[불국사 관련 자료 보기]

P.S. : 정말 미안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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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모니터 문제 때문에 새로 살 것인가, 수리할 것인가를 두고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A/S기간이 지난 제품이어서 수리비가 제품값 수준으로 나올 것이 확실한 마당에 현실감각이 무딘 어머니와 어느 정도 전자제품에 대한 감각이 있으신 아버지 사이에 나의 보고 내용(?)을 두고 약간의 설왕설래가 있었다. 결국은 일단 서울 본사에 물건을 보내어 수리비 내역을 받아보고 결정할 것으로 타결(?)되었는데, 거의 새로 사야할 확률이 100%일 것이다. 내가 쓰던 19인치 LCD가 이제는 삼성/LG걸로 사도 30만원이 안된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

낮에 꾸무리한 날씨 속에서도 윤히메가 보고 싶어서 연락을 취했는데 묵묵부답이었다. (나중에 연락이 와서 서울에서 친구가 와서 만나느라 늦었다고 한다.) 혼자 꿀꿀하게 앉아서 어제 새벽 2시가 넘어서 윈도우즈 설치가 완료된 컴퓨터를 꼼지락거리며 이것저것 설치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부모님께서 오늘 안동에 가셔서 집에 안들어 오신다는 보고를 받았다. 여동생도 집에 없어서 졸지에 혼자 집구석에 남겨졌다. 하루를 좀 더 알차게 보낼 방법이 많지만, 내게 가장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윤히메가 묵묵부답인 관계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대뜸 우리 집으로 처들어 오겠다고 답신이 왔다.

친구들이 왔다. 집 근처 감자탕 집에서 감자탕을 포장해서 사왔는데, 의외로 집에서 감자탕을 해먹어도 맛이 썩 괜찮았다. 4명이서 집에 있던 밥통을 끼고서 후다닥 감자탕을 해치워 버렸다. 내 친구 녀석 중에 한 명은 이런저런 체력단련용 운동에 능하다. 그 녀석에게 이런저런 운동법을 배우면서 몸을 푸는 사이에 TV에서 온게임넷 스타리그2006 그랜드 파이널이 방송되고 있었다. 4명 중에 3명이 스타리그를 좋아하는 관계로 방송을 함께 봤는데, 임요환의 빠돌이인 '예언자 윤군'의 예지대로 'MBC게임 히어로즈'가 우승해 버렸다. 허미.. ('김캐리의 저주'는 어떻게 됐지?)

오늘 밤은 이 텅빈 집에서 무엇을 하다가 잠자리에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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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컴퓨터가 좋긴 좋군.

이번에 컴퓨터 본체의 임종에 이은 모니터의 사망 소식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컴퓨터 없는 내 방이 지독하리만큼 재미없는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현재의 나에게 '컴퓨터 수복작전'은 '어제의 재회' 다음으로 중요한 중대과제였다. 참으로 중대과제가 아닐 수 없다. 오 마이 지쟈쓰..

컴퓨터 임종 첫날, 본의 아니게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홀로 책을 읽으며 정리하던 나는 컴퓨터 책을 정리하려고 키보드에 저절로 손이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키보드로 언제나 정리하던 버릇이 되어서 그런 것이리라. 음악을 들을 때도 컴퓨터로 했고, 게임을 할 때도 컴퓨터로 했고, 신문을 볼 때도 컴퓨터로 했었다. 컴퓨터가 없는 이틀 동안 세상의 소식을 알기 위해 TV뉴스를 챙기고 종이 신문을 뚫어져라 완독하였고, 내 블로그가 궁금해지면 PC방으로까지 뛰어가서 슬쩍 보고는 했다.  컴퓨터는 이미 현대인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동반자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번에 컴퓨터를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던 '인텔 콘로'라는 녀석으로 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이미지에 전혀 걸맞지 않게 가격은 저렴했다. CPU (콘로6300)+마더보드(유니텍 I945P Pro)+VGA(Geforce7300)+RAM(디지웍스 1GB)+케이스('심바따'였던가.)+파워서플라이(400W짜리 한 번 달았다가 매장에서 테스트하고 집에 가져와서 전원을 꽂았더니 바로 불량이 나서 다른 모델로 교환받았다.)까지 현금가 57만원 카드가 60만원으로 구매했다. (한국의 후진적 상거래 특성상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른 것은 분명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염장염장' 그러길래 엄청 비싼 줄 알았는데, 6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갔던 내 예상가 안에 너끈히 들어와 버려서 약간 놀랐다.


그나저나 중소기업의 제품을 싼 맛에 몇 개 썼었는데, 이번 이레전자 19인치 모니터의 사망선고를 통해서 중소기업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게 되었다. 물건을 A/S 받으려고 했더니 서울 본사까지 택배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과 A/S기간이 끝나서 사실상 새로 사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중고를 경험하고 있다. 차라리 살 때 조금 비싸더라도 삼성/LG 제품을 살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든다. (하지만 당시 19인치 모니터의 이레전자 제품 가격은 73만원이었고 삼성/LG는 120만원대였다. - -;; 불가항력적 선택이었다.)

모니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_=..

P.S. : 피시 사양이 높아져도 윈도우즈 재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39분으로 동일하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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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난지역 선포

어젯밤, 메신저로 대화 상대에게 영화 '제3제국의 몰락'을 전송하려고 시작하려는 찰나, 갑자기 모니터 화면이 날아가 버렸다. 검은 정적 속에서 잠시 당황한 나는 컴퓨터를 끄고 모니터 케이블을 빼냈다가 다시 설치해보고 본체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고 그래픽 카드를 분리하여 접속 단자를 닦아내고 쿨링팬을 해체하여 묵은 먼지를 제거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한 번 타들어가 버린 그래픽 카드는 나의 응급처치에도 소생하지 않았다. 응급처치는 그 시기가 중요하거늘, 나는 응급처치를 해야 할 때를 놓쳐버린 것이다. 이에 나는 내 블로그를 컴퓨터의 임종으로 인한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 (?)

그리고 보면 최근 며칠 사이에 갑자기 모니터의 화면이 좀 어두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색감이 좀 Bright와 Contrast에 인위적으로 손을 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일시적으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싶으면 금새 회복되어서 별로 대단치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래픽 카드가 중증을 겪고 있다는 신호였을 줄이야. 나의 불찰이다.

어쨌거나.. 이번 사태로 어쩌면 내가 공돌이 4개월을 뛰어서 처음으로 구입했던 내 컴퓨터와 6년 2개월만에 이별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컴퓨터를 6년 2개월동안 쓰면서 하드디스크를 120GB, 200GB짜리로 교체했었고, DVD-ROM을 기존 삼성6배속에서 삼성 16배속으로 교체했다가 현재 LG 16배속 DVD-Rewriter에 이르기까지 교체했었으며 그래픽 카드를 당시 꽤 좋은 브랜드였던 ELSA의 지포스2를 쓰다가 지포스4MX로 교체하며 지금까지 써왔다. 중간에 키보드를 4번 바꿨고, 마우스도 MS옵티컬트랙볼(절대 게임 불가능 - -;;)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4번째 바꿔왔다. 마우스 패드도 최소 6번 이상 바꾼 것 같네.


아.. 돌이켜 보면 그야말로 장고의 시간이었구나. 내 컴퓨터. 이젠 내가 너를 쉬게 놓아주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지금은 집 근처(라고 하기엔 다소 먼) 피시방에서 끄적끄적.

내가 오늘 기분이 찢어지게 좋다. 좋으면서도 약간 불안하고 우울하다.
언제나 그렇지만 복잡다양한 상태. 내가 좋아하는 쪽으로만 진행되게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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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

몇 달 전부터 자극적인 제목(소위 말하는 낚시질. 뭐 내가 낚시질을 하려고 작정했던 적도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얻은 경우가 좀 있어서 더욱 피하고 있다.)을 피하려고 애쓰다 보니 글의 제목이 점점 이상한 시 제목처럼 되어 간다. 허허..


여튼 간밤에는 다소 낯익지 않은 곳인 바텐더가 있는 술집에 갔었다. 혹칭 '바'라는 곳에 거의 처음으로 가본 것 같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홀아비(?)처럼 외로워서 말동무할 아가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술이나 칵테일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보니 바에 갈 일이 그 동안 없었다. 그 곳은 분위기 자체가 이미 무언가 나른하게 수다를 떨며 살풀이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그런 곳이었다. 어두컴컴한 컬러풀 조명에 약간 단가가 높은 낯선 술과 칵테일들이 메뉴판에서 나의 간택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그런 곳.

작년 초쯤에 1~2달 정도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피한 적이 있다. 졸업 시즌이 되고나서부터 부쩍 늘어나는 주변인들의 한숨 소리와 신세한탄에 그렇잖아도 불안정한 나의 의식 세계를 더더욱 니트로-글리세린처럼 불안정하고 폭발위험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주변 사정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어느 정도의 피곤한 상태에 놓여 있었고, 그것에 다른 짐이 더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내가, 상대적으로 불안정 지위에 놓여 있는 친구들의 매번 똑같은 패턴의 신세한탄을 듣는 것이 어쩌면 내가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짓도 한 두 번이지, 사람 머릿 수대로 어떻게 다 듣고 다녀.' 하면서 거부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지만, 그 짓도 오래하다 보니 수완이 늘고 나름대로 지금보다 더 젊은 시절에 거의 10년지기 형님들과 오랫동안 어울리면서 보고 들은 많은 이야기들과 그 형님들을 통해서 보고 배운 경험들이 의외로 지금의 내 친구들에게 적잖은 할 얘기가 되었다. (그래도 사람에 관계없이 매번 똑같은 패턴의 신세한탄이 지루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마시던 알콜 없는 칵테일만큼이나 바텐더 아가씨를 뻘쭘하게 세워 놓고 남자 둘이서 떠드는 수다는 바가 내게 다소 어울리지 않는 낯선 곳임을 깨닫게 한다. 내가 바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저 멀리 앉아서 바텐더에게 주절주절거리다가 나가며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쓴웃음을 짓던 어느 이름 모를 중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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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오늘은 오전부터 무언가 좀 특별한 하루라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도 나름대로 다사다난했던 하루였다. 짧은 하루를 살짝 끄적여 볼까 한다.
 
오늘은 오전 6시에 일어났다. 어제 오전 1시에 잤으니 5시간 정도 수면을 한 셈이다. 대충 일어나서 어영부영하다가 아침을 먹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최근 몸 상태가 계속 안좋았던 탓인지 막바지 피로의 그림자가 엄습했다. 결국 못버티고 다시 침대에 누워서 짧은 잠을 청했다.
 
이 짧은 잠에서 꿈을 꾸었다. 조금은 낯익은 시골풍경(정확히 우리 큰댁의 옛날 모습)에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신 외조부님이 등장하셨다. 무언가 얘기를 잠깐 나눈 것 같은데, 내가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에 의해서 매우 서럽게 울었다. 대충 일종의 그리움 비슷한 감정이었는데, 나는 외조부님께서 살아계실 때에도 특별히 교감을 많이 나눈 적이 없다. 단지 외조부님께서 우리 집안 양가 조부님들 중에서는 가장 존경할 만한 삶을 살다가 가신 분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대1때까지도 무슨 생각으로 살아왔는지 알 수 없고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의 나였기에 외조부님에 대한 기억은 고1때 돌아가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단편적이고 비연속적이다. 하여튼 알 수 없는 짧은 수면 속의 꿈이었다.
 
* * * * * * * * * *
 
잠에서 깨니 꿈 때문에 알 수 없는 기분과 함께 그 동안의 묵은 피로가 싹 가셨다. 간만에 정말이지 가뿐해진 몸에 살짝 기분이 좋아서 타임앤테일즈에 접속을 했는데, 내가 새로운 패치를 위한 서버점검이 풀린 이후 데이지 서버 1채널에서 거의 10번째 안에 접속한 유저였다. 나는 재빨리 이번 패치에서 새롭게 추가된 용병의 재료를 파악해서 그 재료의 일정 가격 이하의 위탁 상품을 싹쓸이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구입가보다도 4.5배 비싼 가격에 되팔고자 위탁에 올렸다. 나도 드디어 시세차익을 노리는 중간 상인이 되어가는건가.
 
* * * * * * * * * *
 
이발을 하러 미용실에 갔다. 늘 가던 미용실이 오늘 임시휴업(이 미용실은 임시휴업이 잦다.)을 해서 조금 떨어진 이웃 아파트 단지의 미용실로 원정을 갔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왠지 상큼한 분위기의 미용보조 아가씨가 밝게 인사를 한다. 왠지 이 미용실에 자주 와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용솟음친다.
 
미용실에 아주 특별한(귀여운) 꼬마 손님이 2명 있었다. 한 명은 4~5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는데, 내가 들어올 때 머리를 깎고 있었다. 무언가 불만스러운 듯이 입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는데, 잠시 후에 갑자기 눈이 풀리면서 졸고 있다. 자는 애를 깨워서 머리를 깎고 가벼운 호들갑이 있었다.
 
다른 한 아기는 5개월짜리 여아였는데 거의 요정급이었다. 매우매우 큐트한 아기였다. 5개월짜리 아기가 무슨 머리를 깎는가 싶었는데 아기 머리는 깎지 않으면 머리가 빠져서 속칭 '땜통'이 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조카들 머리에서 베게가 닿는 부분에 머리가 없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아기가 머리를 깎는 것은 처음 봤는데, 아기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고서 아기 목에 가운을 둘렀다. 그리고 전기 면도기로 아기 머리를 밀어 올리면서 손으로 아기 머리카락을 받아 버리는 형식으로 깎아냈다. 아기가 엄마 품에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 봤는데, 입을 반쯤 벌리고 넋이 나간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을 철저히 믿고 실천하려는 나이지만,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자꾸 눈이 간다. 오늘 만난 아이들은 그야말로 수컷으로서의 나의 종속번식본능(?)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생명체들이다.
 
* * * * * * * * * *
 
학교 가는 길에 어느 미친 SM5구형 운전자 녀석의 개망나니질에 속도전(?)을 벌이며 녀석에게 Fuck You-!!를 날린 사건은 생략. 오랜만에 도로에서 본 제대로 미친 놈이었다. 뒈지고 싶거든 야산에서 혼자 차에 불지르기 바람. 도로에서 개망나니짓 하지 말고.
 
 
학교에 가서 열람실에서 책을 보는데, 오늘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몸살끼가 있는건지 집중력이 매우 흐트러졌다. 정신이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책을 보니 글귀도 잘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넋 나간 상태가 지속되어 조기귀가(라고 해도 이미 오후 6시만 되어도 캄캄한 밤)를 결정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대로변에서 우리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대구수목원 진입로 시작 부분에는 횡단보도가 있다. 대로에서 직진 신호를 받고 우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의 파란불만 보고 뛰어드는 꼬마를 내 차로 칠 뻔 했다. 내가 서행이었고 꼬마가 재빨리 달리기를 멈춰서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어두운 밤에 주변 지각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시야가 좁아지는 운전자 사이에서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에 내 차에 아이(아이'만'.)가 치여서 다치거나 죽기라도 한다면 제법 오랫동안 도로에 차를 몰고 나오는 것이 두려워질 것 같다.
 
 
집에 와서부터는 좀 쉬다가 느즈막히 뉴스를 보면서 저녁을 먹고.. 블로그 끄적이고..
오늘 하루는 이렇게 보냈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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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P가 이렇게까지 작아졌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이어폰의 크기 비교]

오늘 일전에 주문한 MP3플레이어가 도착했다. 연휴를 끼고 있어서 상당히 늦게 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받고 내심 조금 놀랐다. 사이트에 떠 있는 물품의 규격을 보고 대충 눈짐작으로 내 휴대폰과 비슷한 크기와 두께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건 완전히 애들 장난감 수준의 주먹에 들어오는 수준의 물건이 도착했다. 조작법은 다른 MP3P에서 이미 적응해 있어서 적응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내장 리튬 폴리머 건전지를 사용해서 전원 투입구는 없었고, USB충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따로 컨센트에 꽂는 충전기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무난했지만, 단점이 물건을 받자마자 바로 느껴졌다. 일단은 중간의 조그셔틀 부분에서 약간의 유격(裕隔)이 있었다. 특별히 문제 삼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 유격 때문인지 4방향 컨트롤 중에서 좌측으로의 입력이 약간 부드럽지 못하다. 디자인도 프레스 사진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건 물론 어떤 제품이라도 전문사진꾼(?)들이 만들어 내는 좀 있어 보이는 이미지를 현실에 구현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특별히 문제삼을 것이 없다. 규격도 나는 내 휴대폰 정도의 어느 정도 덩치가 있는 디자인인 줄 알았는데, 너무 소형이어서 조금 사용하는데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일단 낮은 가격의 2GB MP3P라는 태생적 매리트와 MP3P, FM Radio, 보이스 레코딩, FM녹음 등 왠만한 기능을 다 갖추고 있으며 SD카드 지원이라는 요즘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구시대적 기능이 그런 단점을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리고 나는 디자인적인 부분은 크게 문제 삼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라이터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 편한지도 모르겠다. 투명 케링 케이스가 다른 MP3P의 케링 케이스처럼 전혀 내 취향이 아닌데, 조만간 FY800용 금속제 스킨이 출시된다고 하니 출시되면 얼른 사서 끼워야겠다.

기대했던 수준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전체적으로 평점을 매기자면 B+에서 A0 정도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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