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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은 그리 크지 않다. 예전에는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와서 보면 생각보다 훨씬 좁다. 시내라고 불리는 곳과 불릴 만한 곳의 영역은 꽤 크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시내라고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범위는 그리 크지 않다. 오랫동안 만난 여자 중에는 시내(군소재지쯤으로 이동하면 '읍내'쯤?)라는 호칭이 존재하는 것을 촌스럽게 여기는 서울 아가씨도 있었다. ^^;;

아무래도 과거 '제3의 도시'라는 위용을 잃어버린지 오래된 도시이다 보니, 상권도 생각만큼 크지 않고, 활력을 얻는 시간도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주간 시간대와 토요일쯤에는 분명 폭발력이 느껴지지만, 일요일 오후 8시의 동성로의 한켠은 이토록 한산하기만 하다. 이 길은 동성로의 핵심이자 랜드마크인 대구백화점으로 향하는 직선로로서 동성로에서도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다. 전방 저 멀리에 보이는 곳이 매년 대구에서 가장 높은 평당 시세를 기록하는 땅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유화하기 힘든 영역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큰 의미는 없다. (대구에서 행사나 시위는 거의 저 곳에서 출발한다.)

공백지화 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한산해서 너무 놀라서 노파인더샷으로 한 컷 남겼다. 다행히(?) 동성로의 실질적인 상권 중심지인 대구백화점 저쪽(?)으로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벼서 조금은 안심했지만, 내가 20년 넘게 살아온 도시가 활력을 잃어간다는 것은 대단히 슬픈 일이다. 그것도 원래 활력이 없던 곳이 아니라, 활력을 잃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음이 더욱 화가 나고 슬프다.


이 상황은 어느 놈들 욕해야 할까? 욕할 놈이 너무 많다. 도시 발전은 국민의 의지가 아니라, 전적으로 정책입안자와 결정자들의 농간이다.
솔직한 말로 '참수' 혹은 '차우세스쿠式 처형'을 시켜 버리고 싶은 놈들이 좀 있다. 땅놀음에 빠져서 국민과 시민을 고통의 수렁에 빠뜨린 놈들.
(난 그 놈들에게 진심으로 미치도록 화가 나고 증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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