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F4e + AF 24-70mm F2.8 // 페르츠 프리메라 200 + 1스탑 증감현상 // 올리브컬러
영화 '킬 빌'에 나오는 전설(?)의 '칼 장인' 핫토리 한조.
핫토리 한조라는 이름은, 내가 어릴 적 하던 '사무라이 스피리츠'라는 게임에서는 암살닌자 캐릭터였고, '사무라이 픽션'이란 영화에서는 최강검객이었다. 아주 그냥..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공통점은 자기 분야에서 최강자라는 점?)
장터에서 칼을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다.(킬 빌을 언급했었는데.. 킬 빌은 칼을 만들어서 팔고.. 이 분은 물건을 떼와서 파는데.. 비슷하다고 우겨본다. - -;;..) 아주머니께서는 칼 사진을 찍던 나에게 플라스틱 의자를 가져다 주시며, 돈을 줄테니 높은 곳에서 전체 사진을 찍어서 액자에 넣어서 자기도 한 장을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저는 대구 사람이라 언제 또 올지 모릅니다."라고 했더니, 언제라도 나중에 다시 오게 되면 이 곳(간판에 간편한 '새 주소'가 있었다.)으로 오라고 하셨다. 나는 기꺼이 그러겠노라 하였다.
하지만 최근 새로 구입한 필름들 중 이번에 새로 수입된 '페르츠 프리메라 200'라고 하는 저가필름의 첫 롤이 문제였다. 프리메라200을 쓰기 전에 우시장에서 F4e가 한 롤을 마무리 지었던 필름이 '코닥필름 400TX'였다. F4e는 DX감도설정을 지원하지만, 내가 필름 감도를 자동설정하는 것이 못미더워 수동으로 ASA400을 설정해 뒀었다. 그리고 필름을 바꿀 때 ASA200으로 변환해 줬어야 하는데, 무심결에 ASA400으로 ASA200필름을 찍어버렸다. 때문에 현상소에서 1스탑 증감을 해서 현상했고, 덕분에 색상이 전반적으로 조금 탁한 느낌이 난다. (그나마 촬영 시간대의 문제로 인해 노출차 극복이 쉽지 않았고, 암부 측에 밝기 보정이 적용되었다.)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장터였지만, 장터의 분위기가 많이 변해 있었다. 예전과 조금 배치가 바뀐 것도 있지만, 있을 건 거의 그대로 다 있었다. 다만 변한 것은 사진기를 맨 사람을 바라보는 장터 사람들의 생각이랄까? 실제로 작년에는 아무 문제 없이 촬영했던 50~60대 남자분이 작업하시던 뻥튀기 촬영을 어제는 30대 남자 작업자의 촬영 거부로 촬영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해서 난 그냥 사진기를 어깨에 메고 뻥튀기 작업장 근처로 갔을 뿐인데, 사진 촬영하지 말라고 손사레를 쳤다.
우시장에서 만나 장터에서 국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장터와 우시장 사진을 2년간 찍어 오셨다는 40대 사진사분의 말씀으로는, 요즘 '정신 나간 사진사들의 진상짓'에 창녕 장터에서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불과 며칠 전에도 장터에 앉아서 쉬고 계시는 할머니를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망원렌즈를 꽂고서 빙 둘러싸서 한참 사진을 찍어대는 무례를 범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것을 지금 이 순간 '사진에 대한 열정'이라고 한껏 미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건 동물원에서 우리 속의 곰이나 원숭이를 보며 빙 둘러 앉아서 먹이를 던지며 사진을 찍는 것처럼 일종의 '구경거리'를 바라보는 관람객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밥집에서 함께 한 그 사진사 분은 '사진'을 '사격'과 비슷한 개념으로 비유하시기도 하셨다.) 물리적이지 않은 폭력과 같은 개념이랄까?
출사는 단체로 나오면 제대로된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떼샷으로 찍어봐야 제대로된 사진을 찍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고,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찍는 사진은 거의 없다.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찍어도 옆 사람은 앞 사람을 보며 따라 찍기 때문에 몰개성도 발생한다. 그런 문제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동안 나와 함께 하던 고정 출사팀이 사실상 없었다. 흐릿하게 있던 사람들도 겨울 동안 이것저것 하느라 거의 모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 봄이 와서 그런지, 동호회가 아니어도 거의 개인 출사팀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사진을 할 때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좋다. 사진기를 들고 찍게 되는 일요일에는 매력적인 이성과의 데이트보다 사진이 더 재밌고 흥미롭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러나 사진기를 놓게 되는 평일이면 내가 싱글임에 좌절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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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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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 2009/03/10 12:01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런 이유로 점점 사진찍을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몇몇 사진사들은 제3세계 쪽으로 빠지기도 한다는. ㅡㅡ;
사진만큼 소통이 중요한 매체도 없는데, 저를 포함해 겁이 많은 일반인들은 그걸 커버하려고 도촬을 하죠.
카메라의 발달로 찍기가 쉬워진만큼 예전의 그 예의와 마음가짐은 점점 희미해지는것 같습니다.-
얼음구름 2009/03/11 01:19
저도 렌즈 적당히 큰 것(?)들을 몇 개 가지고 있는데, 우시장에 갈 때는 자그마한 애기번들만 달고 들어갔었습니다.
뭐랄까.. 장비에 익숙한 사람들이야 모르지만, 장비가 낯선 이들에게는 큰 렌즈는 사진이기 이전에 위압감 같은게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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