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 아마겟돈
오늘(이젠 어제인가?) 구미에 있을 때, 한가한 시간(사실 한가하진 않았는데, 나는 일이 없었다.)에 영화 '투모로우'를 봤다. 물론 나도 일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본 것은 아닌데, 투모로우를 이미 본 상태였기 때문에 드문드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난 지금껏 보아온 몇 안되는 재난 영화 중에서 '투모로우'와 '아마겟돈'을 가장 좋아한다. 왜 하필이면 싸구려 저질 헐리우드 영화냐 싶겠지만, 돈이 많이 드는 재난 영화는 헐리우드를 따라갈 수 없다. 1
'투모로우'는 헐리우드표 재난영화이면서도 가볍게나마 제3세계와 제1세계 간의 부의 격차에 대해 아주 잠깐이지만 강렬하게 다룬다. 그리고 다른 재난영화와 달리 과감히 죽일 사람을 죽인다. 재난은 말 그대로 '희생'이다. 희생이 없는 재난은 재난이 아니다. 아들을 구하러 가는 아버지 일행이 동료를 잃는 장면이라던지, 도서관 일행이 죽음을 자초하는 장정에 오르는 것 등은 재난영화의 자연재난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임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되도 안한 판타지스런 영상이나 설정도 많고 가족애에 부성애(부성애 없이 대충 막자란 나 같은 놈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에 나쁜 정치인도 마지막에 착한 녀석으로 회개하고 등등은 전형적인 헐리우드물이기도 하다.
'아마겟돈'은 무게만 잔뜩 잡는 재난영화들에게 가벼운 펀치를 날리는 것 같아서 좋다. 나사 몇 개 빠진 '3류 인생(?)'들이 지구를 지키러 떠난다는 설정(물론 여기에도 희생이 가미된다.)부터가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가 진하게 묻어난다. 특히 러시아 우주인이라는 캐릭터의 명대사("미국꺼나 러시아꺼나 부품은 모두 대만제야!!"라며 때려서 고치는 부분.)나 곤란에 처한 미국우주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러시안 수퍼히어로 설정은 한없이 코믹하다. 하지만 그런 코믹 속에서도 재난영화의 백미인 희생이 존재한다. 물론 극히 아름답게 미화되긴 하지만, 투모로우와는 다른 재난이기에 그 희생 또한 중반까지 끌고온 코믹 분위기를 심하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친다. ('딥 임팩트'나 퍼펙트 스톰 같은 것들은 정말 돈아깝다. DVD가 1DISC짜리도 2만 5천원이 넘던 초창기 때 샀었는데, 한없이 피눈물 흘렸다. 타이타닉 한정판이 4만원이 넘던 시절이었다. 그것도 샀다가 시원찮은 OST상태에 피눈물.)
이 글과 Aerosmith의 상관관계는?
투모로우를 보다 보니, 재난영화로서 재밌게 봤던 '아마겟돈'이 생각났고, 아마겟돈을 생각하니 아마겟돈에 Aerosmith의 애절한 곡이 없었다면 영화의 절절함이 반감되었을 것이고, 아마겟돈OST의 Aerosmith를 생각하니, 영감들이 회춘한 곡이 된 훗날 대스타가 된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초창기 뻘짓하던 시절에 출연한 Aerosmith의 Amazaing 뮤직비디오 속의 예쁘고 늘씬한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보고 싶어졌다.
결론.. 나는 잘 시간이 넘었다. 자야지. - -;;
아. 내일은 차도 따로 몰고 가서 운전을 해야 하는데 졸음운전하겠네.
얼음구름,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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