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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집행유예

애비 잘 만나서 출세한 정씨 일가의 실질적 장남 정몽구 회장이 집행유예와 다소 독특한 내용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사회봉사 명령의 내용은 준법경영에 대해서 강연과 기고를 할 것, 그리고 낸다는 돈 1조원을 성실히 헌납(?)할 것 등이 그것이다.

사실 재벌총수들의 위법/탈법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단위가 큰 경제관 속에서 행동하다 보니 불법행위의 금전적 규모도 천문학 적인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그 규모만큼이나 사회적 파장 또한 엄청난다. 게다가 정말 국민대중들을 짜증스럽게 하는 것은 이번 조직폭력배 두목인 한화 총수의 '구차한 구걸'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나라 경제를 위해서 선처를 호소'하는 저열하고 치졸한 작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지금도 삼성 총수 이건히와 그의 장자 이재용을 죽은 막내동생의 발톱의 때만도 못한 인간쓰레기 취급을 한다.) 한마디로 온갖 거드름은 다 피우면서도 지켜야할 것은 지키지 않는 B급 인간들의 전형이 바로 '한국형 재벌총수'들인 것이다.


왜 그냥 재벌총수라는 일반형이 아니라, '한국형' 재벌총수임을 강조하는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이 나라 젊은이들의 적잖은 수가 미국을 아니꼬워 하지만, 미국에서 21C초반을 초토화 시켰던 '엔론 스캔들(역시 분식회계/주가조작 사건)'에서 미국은 재계 서열 10위권의 거대 기업이었던 앤론社를 법의 이름으로 분쇄하여 경제의 논리로 해체시켜 버렸다. 미국에서는 옛날 우리의 조선시대처럼 탈세는 최대의 범죄 중의 하나로서 탈세로 살아남은 부자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1890년대에 재물포에서 조세를 탈취한 관리 3명이 참형에 처해졌다는 기록이 내가 알고 있는 마지막 탈세에 관한 우리 선조들의 처벌내용이다.) 우리 만큼이나 재벌을 중요시하고 과거 정책적으로 재벌을 육성했고 지금도 보호하고 있는 미국에서 엔론社가 가지는 엄청난 비중을 몰랐을 리 없지만, 그들은 '시장의 논리'를 믿은 탓인지, 아니면 포화상태에 이른 미국 정유업계의 합법적 구조조정쯤으로 여겼는지 가차없이 엔론社를 내쳤다.(덕분에 현재 박찬호가 소속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구장 이름도 '엔론필드'에서 간판을 내렸다.) 지금도 각종 신문사에서 엔론을 치면 그 영웅담(?)이 수도없이 나온다. 그 만큼 미국에서 사회정의와 경제정의를 지키기 위한 기념비적 판례로 나름의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간접 증명하고 있다.


이건희/이재용, 정몽구 등의 한국형 재벌들도 그렇게 '처분'해버리고 사회정의과 경제정의를 구현하면 될 것이 아닌가하고 얘기할 수도 있다. 아니,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 한다. 누구나 법이 지켜지고 사회정의가 실천되는 빛의 세계를 꿈꾸기 마련이다. 악을 행한 자가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세상 논리가 참 더럽게도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세계적으로 경제대국이 된 나라들은 여지없이 여러 대기업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들 대기업들은 국가 경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통계적 영향력 이상의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운운하면서 아무리 떠들어 대도 결국 세계 각국의 국민들을 먹여살리고 있는 것은 굴뚝이 세워진 대기업들의 생산공장들이고 그들 생산공장들이 내보내는 엄청난 양의 하도급 물량들이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아무리 커봐야 먹여살릴 수 있는 인원이란게 뻔하다. 기술집약적인 산업구조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실업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의 흥망은 국가 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해 숙명적 운명 공동체다.

혹시 당신이 산업현장에 있거나 영업전선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일 당장 삼성이 부도난다고 가정해 보라. 아마도 그것은 악몽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삼성이 없는 한국은 상상할 수도 없다. 특별히 삼성을 지목하긴 했지만, 삼성이 아니라 다른 대기업이라도 마찬가지다. 나 또한 아직은 풋내기 업자(?)이다 보니, 예전에도 삼성공화국이니 뭐니 하며 삼성이 없어야 나라가 산다는 식의 글을 끄적이는 애들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대기업들의 영향력이란 것은 실로 절대적이다. 이 구조가 잘못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겔브레이스의 주장대로라면 시장체제)체제 아래에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더럽고 아니꼽지만, 대기업이 없으면 진짜 나라가 휘청거린다. 그들은 어떤 죄를 저지르더라도 사실상 '다양한 형태'의 집행유예가 사실상 예정되어 있다. 공판과 항소심 과정에서 머무르는 구치소 생활이 그들의 실질적인 복역생활인 것이다. 이왕 집행유예를 해야 한다면 이번 법원의 정몽구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은 꽤나 전향적이고 긍정적 측면이 있다.

물론 결국 돈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인간들에게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길을 공식적으로 열어줬다는 시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건희/이재용 인간쓰레기 부자들처럼 속이 뻔히 보이는 뻘짓거리를 하고도 유유히 샛길을 빠져나간 놈들을 생각하면 정몽구 회장은 (현실적 측면에서) 나름 성실히(?) 복역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과연 주요 일간지에 준법경영에 대한 기고문 투고를 정몽구 회장 자신이 직접 쓸 것인가 하는 점과 정몽구가 그런 글빨이 되는가 하는 원천적 의문이 남긴 하지만, 일단 자기 이름을 걸고 올라가는 글귀이니 만큼 자신이 사전 검열(?)은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개한 글이니 만큼, 차후의 재범(!)을 저지를 경우에 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더 엄중히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곧 일흔이 되는 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짜증난다. 더럽고 아니꼽다. 그러나 현재의 좁고 작은 한국의 경제 규모에서는 미국처럼 불법을 저지르는 대기업들을 마음껏 파괴할 수 없다. 힘없고 약한 나라이기에 감수해야 하는 또 하나의 부조리함이다. 단지 그 뿐이다. 졸라게 역겹지만.


(타짜) 고광렬 : 정몽구/이건희는 위험해. 그 놈들 돈 많이 먹으면 탈 나. 그 놈들은 말이야. 아주..그.. 뭐랄까.. 씨..씨..씹새끼?

얼음구름,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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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BlogIcon Newtype 2007/09/08 20:39 address edit & del reply

    도둑질이든 뭐든 아주 크게 해먹으면 거물이 되는거죠. -_-

    밑에 타짜 고광렬의 비유는 아주 아주 적절합니다.

    • BlogIcon 얼음구름 2007/09/08 22:23 address edit & del

      옛날에 영삼씨가 '대도무문'이라고 했었죠.
      大道無門..

      大盜無門..
      큰 도적에겐 걸리적거릴 것이 없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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