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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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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가 있다. 알고 지낸지는 햇수로만 따지면 8년째가 되니 무척 긴 시간동안 알고 지낸 사이다. 정상적인 사이에서 그 정도 햇수라면 동성 간의 관계와는 또다른 특수성을 가진 남녀간의 관계로 인해 정말 알거 모를거 다 아는 사이쯤 될거다. 한때는 나름대로 서로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나는 그녀에 대해서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도 나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충분히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까워지려 할 때마다 서로 멀어졌다. 정확히 말해서 회피와 추격의 관계였던 것이다. 묘한 것은 이 쪽에서 멀어지면 저 쪽에서 찾아왔고, 저쪽에서 멀어지면 이 쪽에서 찾아가는 이상한 관계. 물론 서로를 필요로 하는 목적은 달랐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많은 기회들이 지나갔다. 관계를 증명하는 연결고리는 한 개인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사실상 끊어졌다.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모르게 되었다. 원래도 잘 몰랐을텐데 더욱 더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녀는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엄청나게 많이 변했다. 나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버렸고, 극소수에게만 작은 문틈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있다. 더 이상 열아홉살의 순진하고 순정을 아무에게나 퍼주는 그런 어린 남자가 아니게 되었다. 설사 그런 순정과 순수가 있더라도 지금의 그 감정들은 다른 사람을 향해 있다.

그녀는 그런 나의 순정과 순수에 대해서 일종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은가 보다. 원래 자신의 것이었으니, 여전히 자기 것이길 요구하는가 보다. 하지만 그녀로 인해 견디기 힘든 내상을 입었던 나는, 더 이상 과거의 그런 무르고 연약한 마음의 문을 가진 남자가 아니다. 있더라도 다른 사람을 향해 열려 있지, 지금의 그녀를 위해서는 아니다. 지금의 나는 그 때 나의 외로움과 아픔에 대해 당신이 무관심 했듯이, 당신의 외로움과 아픔에 대해서도 사실 별로 큰 관심은 없다. 진짜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당신이 나의 관심을 받을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당신은 아직도 날 어린 시절 당신의 의지대로 움직여 주던 손쉬운 노리개 쯤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당해주던 그런 시절은 지났다. 당신이 반년쯤 전의 재회 후의 내게 그토록 강조했듯이 나도 이젠 예전의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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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영. 그녀가 이 여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눈매와 얼굴 윤곽이 정말 많이 닮았다. 이 사진 때문에 사람이 생각이 났고, 이 글까지 나왔다.]


그녀는 나에 대해 거의 아는게 없다.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안다. 그녀는 그 거짓과 교만한 내숭을 버리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그녀가 그토록 읊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깃든 만남과 사랑만이 존재하리란 것을 말이다.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 들지 마라. 당신이 소중한 만큼 나와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그녀에게 진심에서 우러나 하는 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충고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이것을 보게 되지는 않겠지만.


사람이란 존재는 정을 준 존재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그저 망각하고 있을 뿐이다. 보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궁금하지 않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허위와 교만이 존재하는 이상, 나는 계속 이해하고 싶지 않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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