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와 녹색D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근길의 내 차 안에서 내 아파트 근처 아파트 건설현장.]

비온 후의 도시 사진만큼 도시가 회색에 물들어 있음을 증명해 주는 사진이 있을까? 도시에서 무채색인 회색 이외의 색을 본다는 것은 사실상 모두 인위적으로 회색의 숲 속에 아로새긴 또다른 인위적 구조물일 뿐이다. 도로변에 심어놓은 가로수조차도.

도시인에게는 회색은 아주 친숙한 색이다. 도시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회색과 친해진다. 회색만이 도시에서 회색은 도시인들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 바로 우리들의 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인들은 이 회색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가장 가깝고 가장 친숙한 색인데도 불구하고 도시인들은 인간이 가장 불편함과 갑갑함을 느끼는 색 중 하나다. 그리고 도시인들은 결코 익숙하지 않은 색일 녹색에서 본능적으로 평온함을 느낀다.

낯설은 것에 대해서 경계심과 두려움이 아닌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의 DNA 속에서 자연이 보여주는 빛깔에게만 본능적인 편안함을 느끼도록 인간의 사고체계가 세팅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아침유난히 정신없이 여기저기를 오가는 가운데, 빗 속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우리 집 근처 풍경에 잠시 당황하는 사이에 그런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자연을 향해 잠시 길을 떠나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피곤한 몸과 지친 정신을 이끌고서 얼마동안은 계속 지금의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나는 계속 지쳐갈 것이다. 하지만 내겐 다행히도 지친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들 덕분에 이 회색의 도시 속에 갇혀서도 조금은 버티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들에게 감사한다.

음악을 하나 넣을까 했는데.. 그렇게 하면 너무나 작위적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느낀 그 감정과 생각들이 포장될 것 같다.


Hedge™, Against All Odds..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그가 사는 방식 >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급격한 다운.  (0) 2007/07/28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다.  (0) 2007/06/26
마음치료.  (0) 2007/06/24
가르침을 되새기며.  (0) 2007/06/20
야생마 길들이기.  (0) 2007/06/19
회색 도시와 녹색DNA  (0) 2007/06/15
가식.  (0) 2007/06/07
21C형 히피.  (2) 2007/05/03
내게 새벽은 아름다우면서 추하다.  (0) 2007/05/03
미숙함.  (0) 2007/04/28
쉬고 싶다.  (2) 2007/04/27

About this en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