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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억누르기와 Dexter G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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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내 차로 출근을 했다. 물론 이유없이 내 차를 움직이는 않는다. 아버지께서 성서공단에서 근무하시는 어머니 친구분의 남편분(?)의 공장에서 일거리가 있어서 아버지에게 일을 부탁하셨기 때문에 물건을 싣기 위해서 내 차가 필요했다. 실제로 오늘 성서에 가서 아버지께서 물건을 보시고 견적을 내시길 그냥 새로 파는게 더 빠르다는 판단으로 실제로 물건을 싣지는 않았지만, 일단 출근은 내 차로 이루어졌다.

퇴근 시간에는 내가 운전을 하게 되었다.(아침에는 아버지께서 운전하셨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은 아는 일이지만, 나는 아버지를 매우 불편한 사이다. 그에게 칭찬이란 것을 들은 것은 아마도 내가 그에게 처음으로 제대로된 작업을 마무리 지어서 돈을 쥐어 주었던 얼마 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서로의 대화는 긴 세월동안 단절되어 있었다. 그의 눈에 내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라도 있을까 싶을 정도다. 밥먹을 때 밥을 씹으며 나직히 '음-'하는 소리조차도 시끄럽다고 호통을 치는 사이이니.

나는 경력에 비해서 운전을 좀 하는 편이다. 소위 말하는 양아치 운전에 능숙하다. 혼자 다닐 때는 거칠게 몰 때도 있지만 거의 왠만해서는 여유로움 그 자체다. CD한 장을 걸어놓고 고속도로 1차선 추월로에서 100km/h로 달리며 140~160km/h씩 달리는 미친 놈들의 속에 염장을 질러대기도 하지만, 머리에 뚜껑 열렸을 때는 아침 출근시간 러시아워에서도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남구미IC를 통과하고 강변도로에 진입까지 30분이 안되게 내달리기도 한다.(자신하건데, 내 차와 동종 차량으로 러시아워에 이만큼 주파할 수 있는 운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옆에 그가 앉아 있으면 나는 완전히 굳어버린다. 그에 대한 두려움? 전혀. 그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에 대한 일종의 증오심으로 인해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는 내 일거수일투족에 입에 담기 거북한 단어와 어투로 내 신경을 날카롭게 긁어댄다. 내가 혼자서 내 맘대로 운전을 배웠기 때문에 운전하는게 더럽다고 한다. 내가 선택한 해결책은 시덥잖은 소리나 해대는 라디오를 끄고 내 CD를 돌리는 것이다.

때마침 오디오에 걸려 있던 CD가 Dexter Gordon의 음반이었고 바로 흘러나온 음악은 5번 트랙인 Where Are You였다. 딱 그 순간, 내 옆 자리에 그가 아닌 '당신'이 있길 바랬던 내 마음을 이 사고할 수 없는 미물인 오디오가 읽어낸 것일까? 아니면 CD가 읽어낸 것일까. 그 때 그 순간 당신이 정말 보고 싶었다. 나의 예리한 칼날과 광기를 통제할 수 있는 당신.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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