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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다음은 무엇이 나올까?

- 제목은 본문과 별 상관이 없다. 글도 3일에 걸쳐서 찔끔찔끔 써서 별로 일관성이 없다. 그냥 쓴게 아까워서 공개하기는 하는데, 역시 이런 정치적인 글은 자리 깔고 앉아서 그 날 다 써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글이 이따위로 되어 버린 것이 너무 아깝다.



[백악관 로맨스(?)의 주인공 빌 클린턴과 차기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의 중간선거 승리 자축. 새로운 명문 정치인 가문의 탄생인가? Photo : 로이터]


2006년 11월 7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와 그 후속조치에 대해서 국내에서 말이 많다. 세계인이 주목한 패권국가 미국의 차기대선에서 권력의 향배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이니만큼 세계인이 미국 권력의 손잡이가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대해서 발빠르게 그 소식을 타전하였고 새로운 칼을 쥐게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인과 쇠약해져 가는 지금의 칼주인과의 관계 재정립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갈등과 논쟁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변화가 세 가지 생겼다. 하나는 '북핵 사태에 대한 접근법'의 변화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동북아에서 다른 의미의 긴장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주한미군의 재배치(GDPR : 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에 의한 해외주둔미군의 신속기동군화 계획으로 닉슨행정부 시절에 구상되어 카터행정부 시절부터 점진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하였으며 부시행정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를 계획하고 있는 미국의 '주한미군의 역할변환과 韓美상호방위조약의 위상 변화에 대한 속도조절'이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 선진국들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지 간에 기존 정권이 추진하던 국가적 규모의 사업의 진행이 쉽게 바뀌거나 변경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좀 더 직설적이고 쉽게 표현하면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보는 눈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단시간에 폭발적 변동을 시도할 수가 없는 공룡과 같은 신세인 것이다. 선진국/강대국일수록 그만큼 더 정책과 노선 결정에 대해서 후진국들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서 훨씬 더 정교하고 진보된 시스템과 의사결정과정으로 신중하게 추진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거나 의회의 다수당이 바뀐다고 쉽사리 노선이 급변하지는 않는다.(문제는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들은 곧잘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재정 규모가 더 적은 다른 나라들의 사정은 볼 것도 없다.) 일부 초보적 시각을 가진 모리배들(H모 언론사 같은. 언론사 취급도 안하는 O모 사이트보다도 못한 꿈을 꾸는 듯한 소설을 쓰는 기사와 논조를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은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한 것만으로 미군의 이라크에서의 철군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것을 보고 '역시'하며 박장대소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시각 또한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을 정도로 부시 행정부의 정책적 실패(특히 이라크에서의 전쟁 조기종결 실패와 엄청난 인명피해)에 대한 미국민의 울분이 증폭되었다는 현실 또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 부시행정부의 승부수였던 이라크 전쟁이 부메랑이 되어 그의 목을 치다.
기본적으로 이라크 전쟁은 명백히 실패한 미국의 또다른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기치 아래 9.11테러 지원국에 대한 응징 여론과 WMD(Weapon of Mass Destruction) 제거라는 명분(WMD제거 사유는 사실상 한껏 예민해져 있는 미국과 국제정세를 오판한 후세인의 '모호성 유지 전략'으로 위기상황을 자초했다.)이라는 십자군적 마인드로 포장하여 '중동 지역의 신국제질서'를 노렸지만, 이라크에 대한 접근법이 결론적으로 틀렸음이 현실로서 증명되었고 WMD제거라는 명분에서도 정보조작 가능성 제기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채 부시행정부의 이라크行이 자멸의 늪으로 제 발로 들어간 꼴이 되고 말았다.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상징적 목표를 달성하는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어리석고 무지몽매한 이라크 무슬림들은 민주주의가 주는 가치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라크 과도정부를 단지 親美정부로서 평가절하하며 정부요인에 대한 암살과 치안유지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순교자적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국이 얻은 것은 드러나지 않았던 미국의 또 다른 목적이었던 이라크 석유자원 채굴권의 탈취와 재분배(기존의 이라크 석유채굴권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독일/러시아/프랑스/중국 등에게 배분되어 있었으며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 승리선언 이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변하며 이라크 내에서 자국의 유전 채굴권 보장을 요구하다가 미국에게 묵살되자 다시 '평화론자'들이 되었다.)를 통해서 딕 체니 부통령이 CEO로 재직하던 중규모의 석유사업체였던 헬리버튼社 등을 최대 수혜자로 만들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갖가지 특혜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제석유자본들의 사업 규모와 그들이 이라크 유전에 대해 가질 관심의 정도와 영업망을 감안할 때 충분히 핼리버튼社에 대규모 스톡옵션을 가진 딕 체니 부통령의 특혜의혹이 생길 여기를 가진다.

여기에 이라크 전쟁 수행 과정에서 헬리버튼社의 자회사이자 민간병참기업체인 'KBR'은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새로운 전쟁수행기법인 'LOGCAP 프로그램'(미군은 온전히 전투병력만 파견하여 전투만 수행하고 이와의 베이스캠프 설치, 수송, 식량공급, 군수품 공급 등의 모든 분야를 민영화하는 프로젝트로 17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국방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하였는데, 이후 LOGCAP 프로그램의 배타적이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로서 딕 체니 부통령이 대규모 스톡옵션을 가진 핼리버튼社의 자회사인 KBR이 미국방성의 독점 사업대상자로 선정되어 연평균 17조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계약으로 이라크 전쟁 이전인 2003년 세계 100대 군사기업들 중 61위였던 KBR은 2004년 재계 서열 16위, 2005년 10위로 방산업계의 신흥강호로 급부상하였고, KBR과 모기업 핼리버튼의 승승장구는 딕 체니 부통령이 2005년 핼리버튼社의 스톡옵션 행사로 882만 달러의 순수익을 올렸다. 미국의 교육 수준이 낮은 하층계급들(미군은 심각한 병력부족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실업률이 높은 빈곤지역의 젊은이들을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 이와 관련된 망언 사건도 있었다.)이 흘린 피로 최고위층 인사들의 지갑이 두꺼워진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폭로되면서 이라크戰에 대한 미국민의 반감은 극에 달했다. 여기에 잭 아브라모프 스캔들을 비롯한 굵직굴직한 스캔들까지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이 결과다. 12년전 민주당의 부패를 청산하겠다는 기치로 지지를 얻어 다수당이 되었는데, 지금은 역설적으로 자신들의 타파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힐러리가 당선된다고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이 쉽게 바뀔까?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미국의 對北접근법이 바뀔 것인가 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現노무현 정부과 前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의 기치는 '북한의 핵도발 억제'인 동시에 남북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과 북한이 쌍방 간의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극복하자는 일종의 '당사자주의'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와 같은 당사자 간의 해결을 거부하였고, 오랜 기간동안 대북원조와 북한의 논리를 묵시적/공개적으로 지지해 오던 한국의 요구사항인 북핵 실험 중지를 무시한 채 무자비한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에 더불어 6자회담 이후에도 '우리민족끼리'를 주창하며 한국을 미제국주의의 앞잡이쯤으로 여기는 북한이지만 6자 회담 이전까지(심지어 제1차 북핵 위기를 해결한 제네바 회담에서조차도) 북한은 한국을 한 번도 국제회담의 회담 당사국으로서 인정한 적이 없다. 지금도 북한은 北美양자간 회담을 요구하고 있으며 6자 회담 무용론을 흘리고 있다. 결국 미국하고만 대화하겠다는 북한에게 미국 정부의 색채는 매우 중요한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 된 지금, 2년 후의 대선에서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말 미국의 대북접근법이 획기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우선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다.

우선 민주당과 힐러리가 과연 양자 회담에서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서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의문을 가진다. 기존의 부시 행정부가 벌여 놓은 장기적 플랜을 승계하지 않을 리도 없겠지만, 그런 상식적인 접근법을 모두 배재하고서라도 이미 빌 클린턴 시절에 제네바 핵협정을 위반하고 클린턴과 민주당이 안겨준 미국발 북한행 선물꾸러미(?)를 내팽개치고 HEU(High Enriched Uranium : 고농축 우라늄은 오로지 군사적 목적으로만 활용된다.)를 개발하여 93년 핵위기 때보다 더 진보한 무기로서의 핵기술을 개발한, 즉 94년 제네바 핵협정 이후에도 전혀 핵기술 개발을 중단한 적이 없다고 자인해버린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는 정권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은 0%다.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미국은 부시 행정부가 주장했던 CVID(Completely, Verifiable, Irreversable, Dismentlement) 수준의 고강도 검증행위를 요구할 것이다. 그것 자체가 이미 '은둔의 나라' 북한에게는 강한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이는 6자 회담이든(민주당이 들어와도 더 높은 강제력을 가지는 6자 회담을 포기할 리가 없지만) 94년 제네바 회담 때처럼 양자회담이 되든지 IAEA사찰단의 광범위한 검증활동 보장요구는 필연적으로 수반될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북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또 한가지, 공화당은 공세적 대북정책을 가졌기 때문에 부시행정부가 물러나고 민주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식의 논란도 아주 단세포적인 주장이다. 1993년 동해에 美항공모함을 띄우고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주요 군사요충지에 대한 광범위한 폭격계획을 세운 것은 다름 아닌 빌 클린턴 前대통령이며 민주당 정권이다. 공화당의 2차례 9.11테러에 대한 응징전쟁과 對테러전쟁으로 공화당은 호전주의자, 민주당은 평화주의자라는 삐뚤어진(?) 이미지가 최근 많이 형성되어 있는데, 미국 뿐만 아니라 어떤 강대국/패권국이더라도 패권의 속성은 변화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패권을 행사하는 기법이 세련되거나 거칠 뿐이다. 민주당은 평화주의자라는 착각은 완전히 떨쳐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은 現수준에서 더 포용력을 가지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조건들 중에서 실행의 先後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 좀 더 유연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소한 점들을 부각시켜 부시와 차별화된 모습을 부각시키면서도 회담결렬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 민주당發 경제전쟁이 발생할 것인가?
미국의 차기 정권이 민주당에서 출범할 것이라는 예상을 증명하는 자료들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9.11 테러 이후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을 보이는 미국의 정당들과 유권자들의 성향은 더욱 보수적 성향을 띄게 되었고, 안보에 대한 위협은 공화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강력히 주장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 보수정당으로 이름을 알린 공화당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정계에서 '진보적 성향'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지만,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민주당에서도 오히려 분야에 따라서는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공화당보다 더 강한 강경보수노선을 주장하는 사례를 여럿 볼 수 있고, 또 그런 노선들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對中공세에 대해서는 중국을 세컨더리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잠재적 패권도전국'으로 내정하고 정치군사적 의미에서 對中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을 구사한 것에 비해 민주당의 핵심 인사들은 對中경제압박에 훨씬 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하원의장이 된 낸시 플로시의 인권문제에서의 對中강경노선이 대표적이다. 군사적인 분야보다 경제적 분야의 갈등이 더 낮은 레벨의 충돌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美中간의 직접 무력충돌이라는 가정 자체가 제3차 세계대전의 확전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는 현실에서 실제로 6자 회담이나 WTO협상 등에서 충분히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을 보여온 양국의 지도부가 직접 무력충돌을 할 가능성은 0%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분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언제든지 양국이 격렬한 무역분쟁으로 국제무역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전쟁에 대한 위협이 오는 군사적인 문제는 일반 국민들에게 잘 감지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먹고 사는 것에 직결되는 경제적인 문제는 최하층민에게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동북아의 안정에 '反부시'가 최상의 선택인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붙인다.

물론 지금와서 美中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중국도 WTO가입국으로서 예전처럼 美의회의 최혜국대우를 받기 위해서 숨을 죽여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자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 강짜를 놓으면 미국이 뚜렷하게 대응할 만한 수단이 많은 것도 아니다. 미국으로서도 자국 경제의 12.5%를 떠받치고 있는 중국 경제가 갑자기 타격을 입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위 조절에 있어서 어떻게 될 것인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사안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그 갈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한국에 어떠한 형태로든지 간에 불똥이 튈 것이다.


- 한국과의 상호방위조약과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한국의 대북정책과 함께 한국 안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韓美연합사령부 해체 논의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북한의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이상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논의 자체를 반대하지만, 매년 연 8% 국방비 증액을 통해 추진할 예정인 국방계혁 2030이라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독자적 전시작전권 확보이니 시기가 어느 때이던지 간에 (이 위험천만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를 기정사실화해야 할 것 같다.

[사실상의 불신임 선고를 받은 조지 W. 부시의 남은 임기는 노무현의 그것만큼은 아닐지라도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이 명백하다. 부시는 변화한 정국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대처 속도 또한 빠르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게 하고는 있지만, 노무현처럼 워낙 벌여놓은 일이 많고 그 일이 수습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권력누수현상을 연착륙시키는데에도 그 정치적 역량을 모두 소진해 버릴 것이다. Photo : ap연합]


먼저 가장 중요하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 사건이 럼즈펠드 美국방장관의 전격적인 경질이다. 이라크 전쟁을 사실상 주도하였고 민주당의 강력한 사퇴 압력과 콘돌리자 라이스 美국무장관의 국방장관직 요청에도 굴하지 않고 자리를 보전했으며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비호를 받았던 럼즈펠드였지만, 급격히 냉각된 民義를 확인하는 순간 부시로서도 더 이상 럼즈펠드와 함께 가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하다. 럼즈펠드에 이어 초강경 노선을 고수하던 존 볼튼 美UN대사 또한 임기연장안이 거부되면서 교체가 확실해지며 신보수주의 노선이 정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급격한 쇠락을 보이고 있다. 럼즈펠드는 바로 한국이 불필요한 갈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환수를 주장해온 대표적인 反韓론자였다. 조기환수를 통한 미국의 한국 방위부담을 덜려고 하던 그가 경질됨으로서 한국측의 요구가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여권일각에서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신보수주의 성향의 정치인들이 쇠락세를 보인다고 지금까지의 노선까지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은 다소 섣부른 감이 있어 보인다. 우선 기본적으로 신보수주의 성향이 적극 투영되었던 부시 1기 공화당 정부에 비해서 부시 2기 정부는 기존 민주당의 노선을 많이 투영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1기 행정부 때만 해도 적극적이었던 對北무력공세론이라던지 北美양자회담 절대불가, CVID 등이 지금은 아예 목소리 자체가 증발했거나 아주 미약해졌다. 북한 핵실험 이후 다시 CVID가 부활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對北직접무력공세와 같은 극적 수단을 사용하자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부시 2기 행정부는 對北정책에서 미국이 양보할 수 있는 수준만큼을 거의 다 양보한 채 현재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美유권자들은 이라크전쟁 실패에 대한 심판을 주로 지적했지 對北정책의 평가에 대해서는 뚜렷한 可不논의가 되어 있지 않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기본적으로 反韓적 성향을 보이던 럼즈펠드와 신보수 노선의 쇠락으로 한국 측의 입장이 많이 반영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현 상황을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와 연계시켜서 판단하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美 국내적 심판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실패(?)까지도 포함한 의견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전혀 별개의 문제로 수용할지는 차기 회담에서 논의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럼즈펠드가 있을 때보다는 대화가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사안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이미 전시작전통제권을 최대한 빠른 시기에 반환하기로 확정지어 놓은 상태이고 이라크 전쟁의 늪에 빠져 한시라도 상호방위조약의 사실상의 자동개입조항이나 다름없는 전시작전통제권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 결국 그 때가 되어봐야 아는 건가?
9.11테러는 정말이지 엄청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진정한 '세계제국' 미국으로 하여금 이성과 광기를 넘나들게 만들었고 그 이성과 광기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폭발한 2차례의 전쟁과 몇 건의 정책들이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고, 지금의 국제정치 패러다임, 안보 패러다임,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러한 변화의 한축으로서 한국이 존재하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3대 현안 중 하나인 '불법적인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가장 위협을 가하고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삶을 압박한다.

여기에 한 번 더 한국을 확인사살하자면 이러한 우리의 위기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과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저 김정일 세습왕조의 전횡에 7천만 한민족이 함께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 '의식 있는 바른 한국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넓디 넓은 태평양 너머에 있는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에 우리가 이토록 숨죽여 지켜봐야 하고 그 후폭풍을 염려해야 하는 현실은 비단 우리 만의 딜레마는 아니지만, 이와 같은 딜레마를 더욱 심화시키는데는 북한이라고 하는 '불법적 범죄조직'의 우롱이 한몫 단단히 했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난다.

우리는 앞으로 2년간 미국의 변화를 더욱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북한이 계속 北美양자회담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이상, 미국이 전형적인 비둘기파였던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 차관보처럼 6자 회담에 회의를 느끼고 양자 회담 혹은 강경 노선으로 완전 선회한다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은 미국의 손에 달린 것이고, 6자 회담의 틀이 지켜진다고 하더라도 북한으로 하여금 한국의 역할과 중요성을 북한에게 주지시킬 수 있는 국가는 오로지 미국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어떤 정권이 등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 나라 자체에 어떤 정권이 들어오는가 하는 문제보다 더욱 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입만 데면 자주, 反美, 親中, 親北을 외쳐대던 노무현 정권이었는데, 오히려 우리의 입지는 더 객체적 존재가 되어 버렸다. 어리석고 비전 없는 무능한 지도자가 국가와 민족을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지 더없이 좋은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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