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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농민의 이름을 들먹인 사기행각이군.

오늘 학교에서 면담을 하고 마음이 좀 가라앉아서 집에 일찍 돌아왔는데, 씻고 나오는 사이에 아파트단지에 왠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쌀수입 개방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농민들이 어렵다느니 외치며 쌀을 홍보하는 의미에서 기장쌀을 나눠준다는 것이었다. 쌀을 얻어서 밥이나 해먹을까 하는 생각에 나가서 쌀을 얻으러 나갔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제일 빨리 나갔었다. 내 뒤로 아주머니, 할머니, 학생, 애들이 조금씩 모여서 열댓명 정도 모였다. 작은 천막에 이런저런 잡곡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쌀은 보이지 않았다. 홍보요원(?)인 듯한 사람들이 여럿 단지 내에 있다가 하나 둘 단지에서 철수하면서 모인 사람들을 천막 아래로 모았다.

그리고 일장연설. 콩과 조, 보리를 나눠 주면서 '이건 무슨 농협이다, 이건 무슨 농협이다'하면서 한참 얘기를 하더니, 자기들이 금산농협에서 왔다면서 홍삼엑기스(맞는지 모르겠다. 홍삼을 3일간 달여서 파는 정관장의 그거라고 하던데..)를 금산에서 농민들이 직거래로 판다면서 29만 8천원이니까 많이들 애용해 달란다. 그러면서 뭐 3사람에게만 30일분 한 통씩 나눠 준다고 하더니 한 사람씩 직원(?)이라는 사람들끼리 매치를 시켜서 뒤로 빠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내 차례까지 왔다. 진짜 아무 생각 없었다. 직원이라는 녀석이 내게 오더니 한 통은 서비스로 주는 것이고 한 통은 29만 8천원을 6개월 할부로 판매하는 거란다. '농민들을 위하는 의미'이라면서. 그래서 '일 없다'고 그랬지.

생각해 보면 내가 참 멍청했다. '기장 쌀'을 준다는 자리에서 쌀이 없었을 때 벌써 눈치채고 있었으면서 왜 그 양반의 이건 무슨 농협 저건 무슨 농협 하는 이야기를 거의 30분 정도나 듣고 있었을까?
길거리에서 농협 직원이 외판원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수상해서 금산농협에 가서 일종의 제보글을 쓰고 나서 그 곳 게시판 글을 좀 살펴보니, 이 녀석들의 정체가 명확해졌다. 다른 동네에서는 무슨 계란을 준다고 사람을 모으고 금산의 홍삼이라며 판매하고 다녔나 보다. 거기에 금산농협 직원이 '자기들은 절대 전화판매/거리홍보를 하지 않는다'고 끄적여 놓았다.

'21C판 약장사'랄까? 여튼 웃겼다. 더불어 농민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약팔아 먹으며 농민들 이미지에 X칠을 하고 다니는 놈들을 보니, 오히려 '정부에서 철저히 관리하는 수입쌀(쌀만 철저히 관리하지.)'이 국적불명의 국산 쌀보다 더 안전할 것만 같은 기분마저 든다. 다행인 건 거기서 그 양반들에게 속아서 그걸 산 사람이 적어도 내가 본 사람들(할머니들) 중에서는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영리해서 그런 저질놀음에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이젠 이런 초딩스러운 약장사 놀음은 이 땅에서 사라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참 바퀴벌레처럼 질긴 생명력이구나.

- 그 천막에서 봤던 제품 모델. 금산농협 쇼핑몰에서 찾아 봤는데, 그런 모델은 없더구만. 나무 상자에 '금산 홍삼'이라고 인두로 찍어 놓고 식약청 인증번호까지 새겨 놓았던데, 어디서 만든건지도 모를 짝퉁이 거리를 나도는데 식약청은 뭐하나 몰라. (사실 관심없겠지?)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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