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구(Young Leader's Club이라고 하는 전경련 산하의 학생 모임 회원이다.)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그는 자유시장경제를 갈망하며 기업에 대한 제재가 철폐되는 사회를 열망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며 국가는 외교, 안보, 환경 등의 제한된 분야에 대해서만 활동해야 하며 무능력자는 이 사회에서 도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고전주의적 시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그것과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 차이점에 대해서는 시간상 듣지 못했다. [아마도 YLC의 지도부인 전경련 측의 마인드가 이식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가에 대한 그의 안목은 소위 전경련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기업가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집단으로 최고의 이익을 내는 기업인이 최고의 기업가라는 마인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돈만 잘벌면 최고의 기업가가 될 수 있다는 주의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기업가의 존재를 일종의 착취적 존재라는 구조주의적 시각을 도입하여 접근한다. 기업은 소득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한다.
내가 말하는 '착취'는 꼭 빼앗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업화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소외, 노동소외 현상을 통해서 인간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그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발생하는 노동자의 해고와 임금 동결/삭금 등이 바로 착취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들의 소득은 보전/증가하지만,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을 마이너스로 낮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약자 층에 대해서 나는 기업에 책임을 부여하고자 한다. 사회 전체의 부의 과반수를 착취를 통한 자본으로 확보하고 그 격차를 고착화시켜 나가는 기업이 법이 정한 최소한의 규정(법은 최소한의 사회 도덕이라는 점에서 기인) 이외의 기업이 가지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도 역할해야 하는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들은 사회가 불필요한 존재라 하여 도태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그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불필요한 존재로 낙인 찍었고, 그로 인해서 그들이 도태 아닌 도태가 된 것이다. 고도 산업화 사회를 만든 것은 기업이고, 그 과정에서 이윤을 착복하는 것도 기업이므로 그들의 특수한 지위를 이용하여 정의한 사회 구조 속에서 부당하게 착복한 이윤을 그들이 도태시킨 자들에게 환원시켜 주어야 함은 법리적으로는 부당할지 모르나, 보이지 않는 그들의 또다른 의무인 것이다.
물론 그들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그들에 의해 규정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합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얻은 이익을 무상으로 환원하는 것에 대해 노동의 가치를 손상시키고 일할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등의 주장으로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여하는 이 의무는 그런 일할 의욕을 걱정할 부류가 아닌, 최소한의 생존이 위협 받는 자들을 위한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그런 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기업인의 상징적 재단이라 할 수 있다. 빌 게이츠를 꼽게 보는 사람들은 빌 게이츠가 1년에 버는 돈이 얼만데, 그 정도 기부로 모범적인 기업인이라고 하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에는 이만큼도 안하는 기업인들이 절대다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가진 자들을 법이 정한 의무 이외에도 자발적인 사회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명성을 유지/상승시키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그들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력을 재건케 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것을 내가 준 돈을 내가 다시 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것은 마치 은행이 기업인 당신에게 돈을 빌려 주고 당신이 은행에 원금과 이자를 갚고도 돈이 남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그들은 당신만큼 주어진 재화를 효과적으로 불리지 못하고, 원금마저 까먹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당신은 당신과 당신의 분신(기업)을 향한 적의(敵意)를 삭일 수 있을 것이고 당신이 만드는 제품에 대한 신뢰성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으로 하고 싶은 두 가지는 그 정도 재화를 사회에 환원해도 당신의 재산에는 별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당신이 지배하고 싶다면 지배 당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과 우간다의 대통령이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보면 금방 이 단순한 논리를 이해할 수 있을리라 믿는다.
- 개인적으로 젊은 대학생들의 YLC 가입에 반대한다. 나 또한 가입하려고 했던 적이 있으나, 최근 몇 번의 사례를 겪으면서 완전히 돌아섰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세뇌교육의 산실일 뿐, 결코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다.
- 삼성과 같은 한국 재벌들이 비난 받는 이유는 법이 정한 최소한의 도덕조차도 지키지 않기 때문이지, 反기업 정서따위가 아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모른 척하며 엄살만 부릴 뿐이다. 反기업 정서는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것이다. 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그들이지, 우리가 아니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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