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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걸맞는 정부를 가진다. // 사진은 클릭으로 리사이즈.
간밤에 친구 녀석과 방에 앉아서 DVD를 레코딩하면서 몇 가지 분야에서 긴 토론(?)을 하였다. 진보의 만용과 보수의 자학에 대한 논란, 한국 사회의 개혁광기(狂氣), 국가와 개인에 대한 논란 등.

그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음악인을 아티스트(Artist)라는 표현으로 높여 부르는 음악인(스스로를 그렇게 높여 부른다.)들과 그들의 애호가(스스로는 '팬', '매니아'라고 부른다. 나는 매니아, 팬이라는 표현을 경멸하기에 '애호가'라고 칭한다.)들은 그들의 피조물들에 대해서 '예술'이라는 표현을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팬들은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예술성을 지칭하는 음악 세계에서 불리는 또 다른 이름인 '음악성'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과학적이지 못한 그들만의 주관을 통해서 그 음악의 '예술성'을 평가한다. [예를 들면 서태지의 자칭 '태지 매니아'들은 서태지를 문화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 서태지에 대한 나 개인적인 배신감과 사적 감정은 가급적 배제하고자 한다. 이미 서태지의 비열함에 대해서 수차례 언급했었다.]

우리는 모나리자의 미소를 인류 최고의 미소라고 손쉽게 떠올린다. 나는 모나리자가 미인인지, 그녀의 웃음이 가장 아름다운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주류에 속한 소위 평론가들은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며,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미소이며 예술이라고 격찬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화는 인간의 남긴 가장 아름다운 예술 중 하나로 추앙 받는다. 그 작업 도중에 미켈란젤로가 목뼈가 부러졌다느니, 목 디스크가 와서 평생 고생을 했다느니 하면서 다양한 확인되지 않은 영웅담을 붙이며 그의 숭고한 종교적 믿음을 칭송하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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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언제나 돈이 궁하다. 많은 락밴드에게 음악은 취미 활동인 경우가 많고, 공연 수입과 음악 외적인 직업에서 생활을 위한 재화를 벌어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이저급 밴드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부류의 애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대형 스폰서를 등에 업고 큰 공연 한 번으로 목돈을 챙기거나, 대중의 말초적인 면을 자극하는 섹스어필과 영상과 공연으로 손쉽게 돈을 벌어 들이고, 그 재화를 자신들의 사치와 향락을 위해서 기꺼이 소비한다.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늘날 대표적인 천재 화가로서 칭송 받는다. 재작년쯤, 한국에서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열풍이 서점가를 휩쓴 적이 있으며, 나 또한 그 당시 빈센트 반 고흐의 확인되지 않은 자서전 한 권을 산 적이 있다. 그 자서전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한 번도 자신의 그림을 예술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팔고자 노력했다. 그는 몇 명의 매춘부를 사랑하였고 동거를 하면서 생활비를 위해 평생동안 재력가인 동생에게 의지하며 팔기 위한 그림을 그렸고, 그 덕분에(?) 몇 장의 완성본이 아닌 스케치 그림을 동정하는 마음을 가진 일부 인척들에게 팔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인간이 창조해낸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 중 하나로 평가 받는데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동양인의 시각에서도 놀랍도록 찬란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영화에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대성당 천장화를 그리기 위한 과정에서 교황 율리우스 2세와 미켈란젤로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종교적 일치감으로 인한 대승적 화해, 미켈란젤로의 숭고한 믿음과 천재성에 대해서 찬미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에서 미켈란젤로는 율리우스 2세와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화에 대한 스케치 완성본을 들고서 전쟁터에서 전쟁을 수행중인 율리우스 2세에게 도안을 펼쳐 보이고,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서 천장화를 그리는데 대한 대금을 놓고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극적인 표현이라 예상되지만, 그만큼 미켈란젤로는 그 그림을 그리면서 큰 돈을 벌고자 하는데 집착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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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상업적이며 어디까지가 대중적인가? [많은 이들이 상업성과 대중성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평소에 가졌던 이것에 대한 깊은 회의가 토론 과정에서 더욱 확고하게 다가왔다. 상업성과 예술성, 대중성을 평가하는 잣대는 결코 개인이 아니다. 개인의 평가는 그 자신과 일부 주변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며 대다수의 군중들에게는 미디어가 전달하는 소위 '전문가의 평론'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 개인의 평론은 그 글 속에 사회적 권위가 부족하다. 많은 이들은 전문가를 능가하는 음악적 이해나 포용력을 지닌 사람을 발견하여도 그가 자신이 익히 들어온 전문가 집단의 사람들보다 높은 자리에 올려 놓는 것을 꺼린다. 일개 개인의 평가에는 사회적인 권위가 함축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술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선 나부터 그림을 모른다. 또 미술 대학을 중심으로 미술의 세계도 지극히 위계화, 계층화 되어 있고, 서로가 저마다의 밥그릇을 나눠 놓고서 상대방의 밥그릇을 존중하며 자신의 밥그릇의 권위를 다른 권위적 집단으로부터 인정 받는다.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와 용어에 휘둘리며 그들의 해석에 대해 거부감과 동시에 권위를 느낀다. 만약 일반인 누군가가 '모나리자의 미소는 추악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하다'라고 비난한다면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하여도 그는 엄청난 반대와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사회적 권위를 가지지 못한 평론에 대한 다수 대중의 폄하이다.


그들이 말하는 '예술'이란 매우 애매모호하다. 대중은 흔히 예술성은 금전적인 것과 괴리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오늘날 자칭 아티스트라고 칭하는 그들 모두는 돈을 벌기 위해 그들의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그들 자칭/타칭 예술가들은 우리가 말하는 '상업적 측면'을 위해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들은 그들의 작품을 팔기 위해서 활동했고, 팔지 못할 때는 끝없이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날 아티스트로 추앙 받는다.

서태지(내 안에서 그는 음악과 그를 좋아한 많은 이들의 배신자이며 스스로와의 약속조차 어긴 비겁자일 뿐이다.)가 졸지에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리며, 일부 극렬팬들 속에서는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추켜세워 진다. 서태지는 우리 나라에서 어느 누구보다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활동하였고, 많은 돈을 벌여 들였다. H.O.T./젝스키스/동방신기 모두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상업적 측면을 위해서 뛰어 들었다. 하지만, 대중과 소위 전문가들에 의해서 한 쪽은 아티스트로 추켜세워지고, 한 쪽은 장사꾼 취급을 받는다. (한 쪽은 먼저 시작했고, 다른 쪽은 나중에 시작했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관성이 많이 떨어진다. 예술이라고 하는 비과학적이고, 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만들고서 저마다의 관점에 따라서 예술과 상품의 경계를 구분 짓는 현 상황에 묘한 불합리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왜 미켈란젤로는 예술가이지만, 이름 모를 화가의 길거리 액자 작품은 상품으로 취급 받는 것일까? 만약, 모나리자의 그림이 동일한 시대에 똑같은 그림으로 그려졌고, 만약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것을 모작한 것이라고 오늘날 갑자기 밝혀진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모나리자의 미소를 최고라 칭했던 많은 소위 전문가들은 어떤 주장을 할 것인가? 전쟁터에서조차 시스티나 대성당 그림의 가격을 흥정하느라 율리우스 2세와 갈등을 빚었던 미켈란젤로는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인가?


* * * * * *


둘이 앉아서 예술의 경계를 구분하고자 노력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권위가 없는 평범한 학생 두 명이 모여서 예술을 정의 내린다면 지금 한국에서 삐리하게 이렇게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고, 벌써 미국의 무슨 사회과학연구소 등에서 스카웃해 갔을 것이다.

나름대로 예술가(Artist)는 아니어도 현대 사회에서 저작 활동을 통해서 추앙 받을 만한 인물을 선정하는 기준 하나를 정해 보았다. 그것은 '자신의 수익 사업을 통해서 자신이 수익을 올리는 그 분야에 재투자하고 있는 자'로 한정 짓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자신이 여전히 그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전제(창작 활동을 접고, 프로듀서나 매니저 등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제외)'를 다시 한 번 깔아 놓는다.

이 정도 틀이라면 최소한의 물(?)은 걸러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거에 번 돈으로 프로듀서, 매니저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기에는 그 명성을 미끼로 대중을 호도하는 좋지 않은 선례(서세원, 이수만, 양현석 등이 예라 생각한다.)가 너무나 많다는 판단 하에서 제외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정도의 틀이라면 적어도 턱없이 '어린 재벌'들과 반짝 스타가 부각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한다.

결국 '예술'이라는 것은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예술은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듯하다. 하지만, 한가지 내 안에서 분명해진 것은 아티스트(Artist)는 없다. 있다고 하여도 더이상 그들이 존경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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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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