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전에 썼어야 할 글인데 너무 피곤해서 자느라 못썼고, 1시쯤에 보일러 수리 때문에 일어났을 때는 특유의 새머리 근성 때문에 기억나지 않았고[....], 다시 자다가 일어나서 이제야 글을 써보게 되었는데 이미 상당수 기억은 망각의 강 저편에 두고 온 뒤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 * * * * *
일요일 오전에 방송되는 '일요진단'이라는 프로그램에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출연했다. [꼽사리(?)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기정 교수가 출연했는데, 너무 피상적인 말만 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간 배분 때문에 출연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정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이라면 누구나 할 만한 그 정도 수준의 얘기 밖에 할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배분받은 '주인공' 힐 대사도 1시간 밖에 안되는 촉박한 시간과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사회자의 질문에 충분히 자신이 전달하려던 의사를 전하지 못했던 듯 마지막에 끝인사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일요진단'을 보며 한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역시 21C 탈냉전 완성 1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최우선 관심사는 여전히 '안보'이며 그 안보로 인해 한국 정치/외교는 여전히 족쇄를 차고 있고, 그 원인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북한 괴뢰군'에 있음을 재확인하게 하게 되었다.
사회자의 질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군사력(주한 미군 문제)과 안보와 관련된 내용의 질문에 집중되었고, 힐 대사 또한 그렇게 반복되어 제기되는 이슈에 따라 흘러갈 수 밖에 없었다.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민의 이해와 감정적인 문제 또한 엄연히 군사적인 문제로 취급하고자 한다.]
가장 핵심되는 사안은 역시 한국민에게 널리 퍼져 있는 반미 감정과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 : 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에 따른 지역 주둔군 형식의 미군의 신속 기동군화에 대한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와 그에 따른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변화에 따른 것이 주요 화두였다.
힐 대사의 대답은 늘 우리가 들어왔던 보수계[세상 젊은이들 모두가 욕을 해도 나의 블로그에서 '보수주의(Conservatism)'은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나의 블로그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어줍잖은 진보'는 발붙이지 못한다.] 언론의 보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힐 대사는 GPR로 인한 해외주둔미군의 성격 변화가 동북아 지역의 안보 공백을 의미하지 않으며 군의 성격 변화에 따라 분쟁 지역에 예전보다 더 빠르게 관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미 관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 없음'을 강조하며 일요일 오전의 TV 시청자들로 하여금 현재 언론계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한미 동맹(한-미상호방위조약은 자동개입 조항이 없는 '미국법에 준하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후에 발동되는 조건부 군사협력조약'이므로 정확히는 동맹이 아니나, 편의상 '동맹'이라 지칭한다.)균열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쓰는 부분이 역력히 노출되었다.
또 힐 대사는 '反美 감정', '反韓 감정'이라고 하는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외교적 용어로서의 유감을 구사한 것은 아니다.)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한국 내 20대 대학생들에게 실시된 설문 조사를 근거로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전개되었고(한국 안보를 위해 미군의 필요성에 대해 대학생 70%가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미국에 대한 평가는 50%가 부정적이었다.) 한국 내 미군의 국내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사례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서 국민을 선동하려는 행위에 대해서 경계할 것을 지적하였다.
그는 한국인들이 말하는 '反美감정'이란 것이 미국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것이라 표현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지난 11월 美대선에서 미국인의 48~49%가 미국의 현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여 그들이 反美세력이라 간주할 수 없듯이, 한국 내에서 미군의 특정한 사건/사고로 인해 촉발된 한국민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서 그것을 '反美감정'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를 표명하였다.
미국내의 反韓 감정에 대해서도 그는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기대(?)와는 달리 주한 미군에게로 제한되어 있으며 '한국 내의 주한 미군의 입장과 한국 내의 국내적 입장과 정계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는 다소 피상적이고 외교적인 발언으로 질문을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 다른 사회자의 질문은 노무현 정부가 크나큰 착각 속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오는 '韓-美 양국의 대등한 입장에서의 대화'에 대해서 이제는 상호 존중 속에서 양국이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힐 대사는 역시 매우 외교적인 발언[외교적인 발언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치/외교적인 인식에는 다분히 그 거리가 존재한다.]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 속에서 대화를 해왔고, 미국 정부 또한 그러한 정책 기조는 조금도 변화가 없음을 피력하였다. 그러면서도 힐 대사는 한국과 미국 관계를 '자신의 한국인 친구의 이야기'라고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가운데 피력한 주장에서 韓美관계를 '대기업과 그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중소 기업의 관계'로 비유하면서 두 기업은 납품과 대금 지불 등의 외견상으로는 대등한 관계이지만 실제적으로 그렇지 않듯이 한국민 내부적으로 현실적인 국력의 차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였다.
[이에 대한 힐 대사의 주장은 기존의 나 개인적인 입장과 완전히 일치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조지 W. 부시의 기존 입장에 충실하면서 사회자가 질의 중에 내밀었던 존 캐리 후보 진영의 대북 정책관을 강하게 반박하였다.
외교적 발언으로 일관되게 주장된 대북 정책과 6자 회담에 대한 힐 대사의 입장은 한반도에서 한국민의 운명을 다루는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협상을 원할히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해 양자 회담을 추진할 수 없으며, 한국민의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에 한국민이 제외되어 미국이 한국민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형식의 정책이 구사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말은 뻔지르르하지만, 실상으로는 6자 회담을 통해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들러리로 세우며 사실상의 양자 회담을 추진하여 동북아의 정치적 헤지머니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토론의 끝 인사에서 힐 대사는 韓-美간의 경제적인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세계 10위권의 산업국가인 한국과 미국이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가 맺어져야 함을 지적하며 자유무역협정은 韓-美 양국에게 호혜적인 Win-Win Trade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부분은 내가 21세기에서도 변할 수 없는 한국의 숙명적 한계를 절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모두가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지금도 한국은 여전히 안보 문제에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보적인 문제는 여러 차례 블로그에서 글로서 다뤄본 적이 있어서 특별히 추가적인 언급은 필요없을 듯하지만 힐 대사의 FTA 체결 희망 발언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당면 관심사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핵심적인 발언이었다.
특히, 힐 대사의 FTA 발언은 우회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발생 가능성을 사실상 0%로 파악하고 있음을 이면적으로 시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쟁 위험이 높은 나라와 FTA를 체결해서 득될 것은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과 FTA를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단지 일개 외교관(토론 중에 힐 대사 자신도 특수한 정치 이론적인 문제는 평범한 외교관인 자신보다, 김 교수에게 문의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이 하는 말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대사'가 가지는 정치적 위상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해외 공관의 '대사'의 원래 직함은 '특명 전권 대사'로서 한국에 상주하는 조지 W. 부시 美대통령과 유사한 신분이다. (한국 국민들은 대사관 직원들을 너무 '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전체적으로 새해 벽두의 일요진단에서 힐 대사의 초청 대담은 한국에서 미국이 가지는 절대적인 위치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단히 차갑지만, 미국은 오늘날 한국이 이 자리에 올라서는데 지속적인 지원(해방 이후 1960년대말까지 지속적인 억달러 단위의 무상원조, 1970년대 초반 주한미군 일부 철수의 댓가로 받은 15억 달러의 무상 군현대화 지원금은 분명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과 결정적인 전기 마련(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전쟁특수는 한국의 재도약의 전기임에 틀림없다. 서툰 인본주의(Humanism)와 원론적 문제에 대한 갈등은 국제 사회에서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해준 것임에 틀림 없다. 또한 국제 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발언권 강화에 있어서 미국은 충실한 한국의 배경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금와서 '보은(報恩)을 해야 한다'따위의 웃기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미국의 세계전략 안에서 행동할 때 미국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협력적 자주 국방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재논의와 정치적 후진국 국민 특유의 냄비 근성(냄비 근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치 후진국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다.)이 가져 오는 정치 혼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금의 이 혼란은 정치인들이 쓰레기여서가 아니다. 그 정치인들을 뽑은 사람들은 국민 개개인이다. '정치가 썩었다'는 말은 곧 '그 나라 국민이 썩었다'는 말과 동일시 된다. 학연/지연따위가 정치를 병들게 한다는 말은 한마디로 국민들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피해망상'에서 비롯된다. 미국 하원 의원 중에서 10선 의원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역 의원에 대한 특혜와 미국민 특유의 보수적 성향, 학연/지연에 대한 호소, 정치자금 모금행사 등에서 생기는 현역 의원들의 프리미엄 등에 대해서 미국민 모두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고, 국민과 정치의 괴리를 우려한다. 하지만, 그들의 정치는 적어도 우리보다 깨끗하고 의원 개개인은 다분히 능동적이며 의회는 투명하다.
현재의 우리 정치권은 각성을 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선동성 구호을 외치며 국민을 꿈꾸게 하고, 현실 감각없는 정책으로 국부의 낭비와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행위가 과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좀 더 넓은 안목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에게 미국을 부가적인 의미로 두고 우리가 동북아와 같은 구도 속에서의 한반도 안보를 수호하는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협력적 자주 국방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실제적으로 우리가 중/일 등의 군사적 위협에 자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국력이 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 지금보다 전쟁 위협이 더 절실했던 냉전기에 우리의 군사 정권들은 어떻게 당면 과제를 '지혜롭게' 극복해 나갔는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적어도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군사 정권 시절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좌파적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민족 자주성을 침해하고, 배알 없는 외교일지 모르나, 적어도 그들이 주장하는 자주 국방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 왔으며 또 지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 왔다. 아직도 서희의 담판으로 강동 6주를 획득하고, 강감찬의 귀주 대첩 같은 전설적인 역사에 젖어 '외세의 침략을 우리 힘으로 막아 내자'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에 젖어 있다면 시대를 잘못 태어난 스스로를 먼저 탓해야 할 것이다.
이제 지구상에서 '자주 국방'을 외치는 국가는 현실적으로 북한과 한국 밖에 없다. 그나마 한국도 2004년 도널드 럼즈펠드 美국방장관의 연례국방장관안보회의 협의차 방한한 이후 '협력적' 자주 국방으로 그 수위를 한 단계 낮추었다. 왜 이렇게 국제 사회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 관점이 변화해 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 * * * * *
일요일 오전에 방송되는 '일요진단'이라는 프로그램에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출연했다. [꼽사리(?)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기정 교수가 출연했는데, 너무 피상적인 말만 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간 배분 때문에 출연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정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이라면 누구나 할 만한 그 정도 수준의 얘기 밖에 할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배분받은 '주인공' 힐 대사도 1시간 밖에 안되는 촉박한 시간과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사회자의 질문에 충분히 자신이 전달하려던 의사를 전하지 못했던 듯 마지막에 끝인사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일요진단'을 보며 한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역시 21C 탈냉전 완성 1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최우선 관심사는 여전히 '안보'이며 그 안보로 인해 한국 정치/외교는 여전히 족쇄를 차고 있고, 그 원인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북한 괴뢰군'에 있음을 재확인하게 하게 되었다.
사회자의 질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군사력(주한 미군 문제)과 안보와 관련된 내용의 질문에 집중되었고, 힐 대사 또한 그렇게 반복되어 제기되는 이슈에 따라 흘러갈 수 밖에 없었다.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민의 이해와 감정적인 문제 또한 엄연히 군사적인 문제로 취급하고자 한다.]
가장 핵심되는 사안은 역시 한국민에게 널리 퍼져 있는 반미 감정과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 : 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에 따른 지역 주둔군 형식의 미군의 신속 기동군화에 대한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와 그에 따른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변화에 따른 것이 주요 화두였다.
힐 대사의 대답은 늘 우리가 들어왔던 보수계[세상 젊은이들 모두가 욕을 해도 나의 블로그에서 '보수주의(Conservatism)'은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나의 블로그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어줍잖은 진보'는 발붙이지 못한다.] 언론의 보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힐 대사는 GPR로 인한 해외주둔미군의 성격 변화가 동북아 지역의 안보 공백을 의미하지 않으며 군의 성격 변화에 따라 분쟁 지역에 예전보다 더 빠르게 관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미 관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 없음'을 강조하며 일요일 오전의 TV 시청자들로 하여금 현재 언론계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한미 동맹(한-미상호방위조약은 자동개입 조항이 없는 '미국법에 준하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후에 발동되는 조건부 군사협력조약'이므로 정확히는 동맹이 아니나, 편의상 '동맹'이라 지칭한다.)균열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쓰는 부분이 역력히 노출되었다.
또 힐 대사는 '反美 감정', '反韓 감정'이라고 하는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외교적 용어로서의 유감을 구사한 것은 아니다.)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한국 내 20대 대학생들에게 실시된 설문 조사를 근거로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전개되었고(한국 안보를 위해 미군의 필요성에 대해 대학생 70%가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미국에 대한 평가는 50%가 부정적이었다.) 한국 내 미군의 국내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사례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서 국민을 선동하려는 행위에 대해서 경계할 것을 지적하였다.
그는 한국인들이 말하는 '反美감정'이란 것이 미국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것이라 표현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지난 11월 美대선에서 미국인의 48~49%가 미국의 현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여 그들이 反美세력이라 간주할 수 없듯이, 한국 내에서 미군의 특정한 사건/사고로 인해 촉발된 한국민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서 그것을 '反美감정'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를 표명하였다.
미국내의 反韓 감정에 대해서도 그는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기대(?)와는 달리 주한 미군에게로 제한되어 있으며 '한국 내의 주한 미군의 입장과 한국 내의 국내적 입장과 정계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는 다소 피상적이고 외교적인 발언으로 질문을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 다른 사회자의 질문은 노무현 정부가 크나큰 착각 속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오는 '韓-美 양국의 대등한 입장에서의 대화'에 대해서 이제는 상호 존중 속에서 양국이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힐 대사는 역시 매우 외교적인 발언[외교적인 발언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치/외교적인 인식에는 다분히 그 거리가 존재한다.]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 속에서 대화를 해왔고, 미국 정부 또한 그러한 정책 기조는 조금도 변화가 없음을 피력하였다. 그러면서도 힐 대사는 한국과 미국 관계를 '자신의 한국인 친구의 이야기'라고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가운데 피력한 주장에서 韓美관계를 '대기업과 그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중소 기업의 관계'로 비유하면서 두 기업은 납품과 대금 지불 등의 외견상으로는 대등한 관계이지만 실제적으로 그렇지 않듯이 한국민 내부적으로 현실적인 국력의 차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였다.
[이에 대한 힐 대사의 주장은 기존의 나 개인적인 입장과 완전히 일치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조지 W. 부시의 기존 입장에 충실하면서 사회자가 질의 중에 내밀었던 존 캐리 후보 진영의 대북 정책관을 강하게 반박하였다.
외교적 발언으로 일관되게 주장된 대북 정책과 6자 회담에 대한 힐 대사의 입장은 한반도에서 한국민의 운명을 다루는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협상을 원할히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해 양자 회담을 추진할 수 없으며, 한국민의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에 한국민이 제외되어 미국이 한국민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형식의 정책이 구사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말은 뻔지르르하지만, 실상으로는 6자 회담을 통해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들러리로 세우며 사실상의 양자 회담을 추진하여 동북아의 정치적 헤지머니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토론의 끝 인사에서 힐 대사는 韓-美간의 경제적인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세계 10위권의 산업국가인 한국과 미국이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가 맺어져야 함을 지적하며 자유무역협정은 韓-美 양국에게 호혜적인 Win-Win Trade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부분은 내가 21세기에서도 변할 수 없는 한국의 숙명적 한계를 절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모두가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지금도 한국은 여전히 안보 문제에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보적인 문제는 여러 차례 블로그에서 글로서 다뤄본 적이 있어서 특별히 추가적인 언급은 필요없을 듯하지만 힐 대사의 FTA 체결 희망 발언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당면 관심사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핵심적인 발언이었다.
특히, 힐 대사의 FTA 발언은 우회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발생 가능성을 사실상 0%로 파악하고 있음을 이면적으로 시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쟁 위험이 높은 나라와 FTA를 체결해서 득될 것은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과 FTA를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단지 일개 외교관(토론 중에 힐 대사 자신도 특수한 정치 이론적인 문제는 평범한 외교관인 자신보다, 김 교수에게 문의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이 하는 말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대사'가 가지는 정치적 위상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해외 공관의 '대사'의 원래 직함은 '특명 전권 대사'로서 한국에 상주하는 조지 W. 부시 美대통령과 유사한 신분이다. (한국 국민들은 대사관 직원들을 너무 '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전체적으로 새해 벽두의 일요진단에서 힐 대사의 초청 대담은 한국에서 미국이 가지는 절대적인 위치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단히 차갑지만, 미국은 오늘날 한국이 이 자리에 올라서는데 지속적인 지원(해방 이후 1960년대말까지 지속적인 억달러 단위의 무상원조, 1970년대 초반 주한미군 일부 철수의 댓가로 받은 15억 달러의 무상 군현대화 지원금은 분명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과 결정적인 전기 마련(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전쟁특수는 한국의 재도약의 전기임에 틀림없다. 서툰 인본주의(Humanism)와 원론적 문제에 대한 갈등은 국제 사회에서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해준 것임에 틀림 없다. 또한 국제 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발언권 강화에 있어서 미국은 충실한 한국의 배경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금와서 '보은(報恩)을 해야 한다'따위의 웃기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미국의 세계전략 안에서 행동할 때 미국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협력적 자주 국방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재논의와 정치적 후진국 국민 특유의 냄비 근성(냄비 근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치 후진국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다.)이 가져 오는 정치 혼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금의 이 혼란은 정치인들이 쓰레기여서가 아니다. 그 정치인들을 뽑은 사람들은 국민 개개인이다. '정치가 썩었다'는 말은 곧 '그 나라 국민이 썩었다'는 말과 동일시 된다. 학연/지연따위가 정치를 병들게 한다는 말은 한마디로 국민들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피해망상'에서 비롯된다. 미국 하원 의원 중에서 10선 의원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역 의원에 대한 특혜와 미국민 특유의 보수적 성향, 학연/지연에 대한 호소, 정치자금 모금행사 등에서 생기는 현역 의원들의 프리미엄 등에 대해서 미국민 모두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고, 국민과 정치의 괴리를 우려한다. 하지만, 그들의 정치는 적어도 우리보다 깨끗하고 의원 개개인은 다분히 능동적이며 의회는 투명하다.
현재의 우리 정치권은 각성을 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선동성 구호을 외치며 국민을 꿈꾸게 하고, 현실 감각없는 정책으로 국부의 낭비와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행위가 과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인가를 좀 더 넓은 안목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에게 미국을 부가적인 의미로 두고 우리가 동북아와 같은 구도 속에서의 한반도 안보를 수호하는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협력적 자주 국방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실제적으로 우리가 중/일 등의 군사적 위협에 자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국력이 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 지금보다 전쟁 위협이 더 절실했던 냉전기에 우리의 군사 정권들은 어떻게 당면 과제를 '지혜롭게' 극복해 나갔는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적어도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군사 정권 시절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좌파적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민족 자주성을 침해하고, 배알 없는 외교일지 모르나, 적어도 그들이 주장하는 자주 국방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 왔으며 또 지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 왔다. 아직도 서희의 담판으로 강동 6주를 획득하고, 강감찬의 귀주 대첩 같은 전설적인 역사에 젖어 '외세의 침략을 우리 힘으로 막아 내자'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에 젖어 있다면 시대를 잘못 태어난 스스로를 먼저 탓해야 할 것이다.
이제 지구상에서 '자주 국방'을 외치는 국가는 현실적으로 북한과 한국 밖에 없다. 그나마 한국도 2004년 도널드 럼즈펠드 美국방장관의 연례국방장관안보회의 협의차 방한한 이후 '협력적' 자주 국방으로 그 수위를 한 단계 낮추었다. 왜 이렇게 국제 사회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 관점이 변화해 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성은 비관하되, 의지는 낙관하라..
Melancholic Genesis™,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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